[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31일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인근 철조망에는 추모객들이 두고 간 술, 음료, 빵, 떡, 초코파이 등이 놓여 있었다. 동시에 179명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손편지가 남겨졌다.
|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유가족이 쓴 편지가 놓여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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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참사로 동생을 잃은 형의 마음이 담긴 편지가 남겨져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편지에는 “우리 왔다.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옆에는 김밥과 핫팩이 함께 놓여 있었다.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형의 슬픔이 담긴 글에 추모객들은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고 쪽지를 바라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직전 동체 착륙을 시도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감사를 전한 손 편지에는 “승객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셨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정말 감사합니다”, “탑승객 모두가 좋은 곳에 가셔서 편하게 영면하셨으면 한다”는 바람이 함께 적혔다.
|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철조망에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손 편지와 술잔 등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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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이날 기체 주변에서는 참사 희생자의 신체 일부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경찰 과학수사대와 소방관들은 기체 주변 구획을 세부적으로 나눠 감식과 수거 작업을 벌였다.
이날까지 희생자 179명 중 174명은 신원이 확인돼 DNA 분석, 검시·검안, 유족 인도 등 절차가 차례로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5명은 DNA 정밀 분석을 통해 신원을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희생자 4명만이 유족 품에 안겨 빈소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