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號 '중도층 확장' 하겠다지만…친윤·극우 이미지 탈피 난항

31일 비대위 정상 가동…한동훈 사퇴 후 15일 만
"외연 확장" 하겠다지만…대국민 사과 요구는 '일축'
강성 지지층 영향 여전…전문가 "尹과 분리 해야"
  • 등록 2024-12-31 오후 4:22:59

    수정 2024-12-31 오후 6:53:39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이 31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절차를 마치면서 당 지도부가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다만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12·3 계엄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메시지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외연 확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하루빨리 차별화를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차 상임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비대위원 4명(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용태)에 대한 임명안을 의결하면서 당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사퇴한 지 15일 만이다.

이에 권 비대위원장은 첫 업무보고를 받으며 본격적인 당 수습에 나섰다. 권 비대위의 첫 회의가 끝난 후 나온 메시지는 ‘외연 확장’이었다. 조정훈 국민의힘 신임 전략기획부총장은 “여론조사를 포함한 여러 수치에서 대략 3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세대별로 확장하고 중도층을 확장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 비대위원장이 12·3 계엄 관련 추가 사과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외연 확장은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업무보고 도중 기자들과 만나 계엄 관련 추가 사과를 계획하고 있는지를 묻자 “이제는 앞을 보고 가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추가 대국민 사과 요구를 일축하고 취임 직후 있었던 서면 사과로 갈음한 셈이다. 그는 전날 있었던 취임사에서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비대위원장이 취임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 12·3 계엄 사태와 탄핵과 관련한 사과 문구가 나오자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는 “사과를 왜 하나”, “권영세는 사퇴하고 대통령에 사과하라”는 등의 댓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앞서 당 내에서는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반복해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많은 국민이 사과가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다”며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사과를 할 계획이고, 국민 마음이 풀릴 때까지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하고 같이 간다는 느낌만 주지 않으면 된다”며 “계엄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면 구체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권 비대위원장이 추가 대국민 사과 요구를 일축한 것을 두고도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면으로만 사과한다면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며 “당직자 구성도 친윤(친윤석열)계가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당이 바뀌지 않았다는 의문을 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원의 구성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정성국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비대위 구성을 두고 “한 대표와 함께 쇄신과 변화를 이야기했던 분들은 보이지 않는다”며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모두 친윤계”라며 “같이 일하는 분들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분들이 포진돼야 하지 않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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