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진단서 끊어줄게"…장애 영아 살인, 산부인과 의사가 도왔나

  • 등록 2024-11-26 오후 4:59:16

    수정 2024-11-26 오후 4:59:1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장애를 갖고 태어난 신생아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30대 친모가 구속된 데 이어 범행을 공모한 의심을 받는 산부인과 의사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청주지법은 26일 살인 혐의를 받는 청추지역 모 산부인과 의사 A(60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청주흥덕경찰서는 A씨가 영아의 죽음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숨진 영아의 부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해 A씨가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산후조리원 장소를 알려주는 등 범행 장소와 범행 이후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사망진단서를 끊어주겠다고 알려준 대화 녹음을 볼 때 B씨가 살인을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생후 1주일 된 영아는 지난달 10일 청죽 흥덕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숨졌다. 신고자는 아기 아빠 B(30대)씨였다. 당시 B씨 부부는 경찰에 “자고 일어났더니 바르게 누워 있던 아기가 엎어진 자세로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영아는 한쪽 팔에 장애가 있었으며 사망 직전까지 부모와 함께 산후조리원 내 모자동실에서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신생아가 홀로 자세를 바꿀 수 없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면서 범행이 밝혀졌다.

경찰은 휴대전화에서 아이를 고의로 숨지게 하려 한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 부부에 대한 혐의를 과실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아이 엄마 C(30대)씨는 지난 25일 구속됐다.

당초 경찰은 B씨에 대해서도 영장을 신청했으나 부양가족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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