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폐기되면서, 탄핵 불발로 인한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이어 암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나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기업들의 근심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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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만 다섯 곳이 IPO를 추진하다 취소 또는 연기하는 등 공모주 시장 부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을 해도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를 기록하는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자 몸집이 큰 비상장기업들은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이 확실시될 때까지 당분간은 속도를 조절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측된다.
자본시장에서는 이처럼 일명 ‘계엄 리스크’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상장을 시도할 때는 정치적 안정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정치적 불안이 기업의 재무 상태와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일 계엄 선포 직후 미국에 직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장중 10%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
모건스탠리 또한 “많은 투자자가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한국 주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언급하며 “불확실한 정책 환경을 고려할 때, 탄핵 가능성과 대통령 교체가 경제 전망에 대한 가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수·투자 활동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투자 심리가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태인데 정치적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