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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안고 2022년 미국 무대에 데뷔했지만 기대와 달리 아직 우승은 없다. 그러나 주눅 들지 않았다. 안나린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노력하면 언젠가 좋은 결과를 낼 거라는 자신감이 늘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봤고 그 경험에서 자신감이 나온다. 노력이 이제 결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2년 뛰어든 LPGA 투어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첫 해 26개 대회에서 ‘톱10’에 5차례 이름을 올렸고 상금 랭킹 47위로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24개 대회에서 ‘톱10’은 한 차례에 그쳤고 컷 탈락도 9번이나 당했다. 상금 랭킹은 72위로 뚝 떨어졌다.
안나린은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정말 많아서 우승이 더 힘들다. 그날 잔디 상태와 환경, 운 등 모든 걸 종합해야 우승할 수 있는 곳이 LPGA 투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승은 미세한 차이에서 결정된다. 미세함이 틀어져 크게 어긋나는 실수가 나온다. 재작년까지 샷 콘택트가 잘 이뤄지지 않아 샷이 부정확했다. 작년에는 그 부분이 많이 줄어들어 스코어를 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다만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 안나린은 “지금까지 미국 활동을 100점 만점으로 매긴다면 70점만 주겠다. 우승을 했을 때 남은 30점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나린은 KLPGA 투어 활동 시절 ‘숨은 퍼트 고수’로 불렸다. 스스로 “2~3m 거리 퍼트는 거의 놓쳐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퍼트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국내에선 그랬다. 미국에선 쉽지 않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안나린은 “미국은 잔디가 정말 어렵다. 지역마다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다르다. 잔디 특성에 따라 스트로크, 스피드, 거리 등을 다 다르게 계산해야 해서 실수가 잦다. 퍼트는 물론 샷을 할 때도 기압, 온도까지 다 따져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나린은 경기 중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KLPGA 투어에서 우승했을 때 활짝 웃은 게 유일할 정도다. 아쉬운 플레이를 해도 화 한 번 내지 않아 ‘선비 같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경기 중 실수는 필드에 두고 나온다. 골프장을 떠나면 골프 생각은 거의 하지 않고 웃긴 영화, 드라마, 예능을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일상에서도 감정 변화가 없는 편이지만 첫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가득하다. 안나린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클럽을 더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플레이를 하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직 선배들이 겪어온 많은 우승을 경험하진 못했기 때문에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며 몸을 낮췄다. 안나린은 “저에게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두 손 모아 꼭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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