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이 피자 시키면 세계 안보가 위험? [데이터인사이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90년대 美언론서 처음 등장한 ‘피자 가설’
피자집 주인 “걸프전 직전 美정보국서 피자 주문 폭주”
13일 중동 분쟁 발발하자 일주일간 피자 주문 활발
  • 등록 2025-06-21 오전 6:00:00

    수정 2025-06-2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 받으며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엉뚱하게 미국 국방부 인근 피자 가게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는 ‘미 주요 정보기관 인근 피자집에 주문이 몰리면 전쟁 등 유사 상황이 발생한다’는 낭설이 퍼져 있었는데,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당시에도 이런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안보 위협과 바쁜 피자집이라니. 어찌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는 황당한 주장같지만, 나름대로 근거는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수십년 전 미 당국 인근에 위치한 한 피자가게 주인의 언론 인터뷰에서 시작됐습니다.

1990년 8월 1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걸프전’ 발발 직전에 CIA 본부 인근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던 프랭크 믹스는 황당한 일을 겪습니다. 심야 시간에 느닷없이 CIA가 21개의 피자를 주문한 것입니다. 심야 시간에 이런 주문을 받는 것이 처음이었던 피자 가게 주인은 이를 언론에 이야기했고, 미 언론에서는 앞다퉈 이 에피소드를 다뤘습니다. 그 누구보다 ‘피자 배달부’가 무언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 재미있는 소재였을 겁니다.

걸프전 상황이 악화되며 결국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1991년 1월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미국은 ‘사막의 폭풍’ 작전을 시행하며 공습을 시작했는데, 매일 3건 정도의 주문만 있던 펜타곤 인근 매장에서 101개의 주문이 쏟아져나왔다고 합니다. 백악관 인근 피자집에서도 새벽 시간대에 55개 주문이 밀렸죠.

이후 1998년 12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사건,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등 굵직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피자 배달이 늘었다는 관계자 증언들이 나오면서 ‘피자 가설’이 공고해졌습니다.

이후 SNS가 발달하면서 ‘펜타곤 피자 리포트’라는 미 주요기관 인근 피자집의 판매 데이터를 감시하는 계정도 나타났습니다. 펜타곤 피자 리포트는 펜타곤 인근 도미노피자, 디스트릭트 피자, 위 더 피자 등 여러 피자 체인점들의 구글 주문량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알려줍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기습 공습을 단행했을 때도 펜타곤 피자 리포트는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이달 들어 펜타곤 피자 리포트는 드문드문 게시글을 올리다가, 13일에 “펜타곤 인근 피자집들이 붐비고 있다”는 게시글을 연달아 올렸습니다. 그리고 1시간 뒤, 이란 공영 방송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발표했죠. 이날 펜타곤 인근 도미노피자는 마감 시간 직전까지 엄청나게 붐볐다고 합니다.
16일 펜타곤 인근 피자집들이 붐비고 있다고 알리는 펜타곤 피자 리포트. (사진=엑스 갈무리)
지난 16일 G7정상회의 참석 차 캐나다에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급히 귀국길에 오르며 “테헤란을 떠나라”고 발표했을 때도 ‘피자 가설’이 적중했습니다. 당시 펜타곤 피자 리포트는 트럼프의 ‘경고’ 1시간 전에 “현재 흥미로운 지표가 있다. (펜타곤 인근) 두 개의 피자집에서 손님이 많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피자 가설’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일 뿐입니다. 펜타곤이 야근을 하며 바쁘게 돌아가면 저녁 식사로 피자 주문을 시킬 수 있지만, 이를 ‘인과관계’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게 주된 시각입니다. 미 국방부에서도 펜타곤 내부에 피자를 팔고 있다며 이러한 ‘피자 가설’을 부인한 적이 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도 배달 정보를 근거로 의미있는 다른 정보를 도출하는 일은 종종 있는데요. 최근 건진법사 의혹을 추적하는 검찰은 주요 인물들의 실거주지 확인을 위해 ‘배달 앱’ 사용 내역을 압수 대상 목록에 포함해 화제가 됐습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국내 배달앱 사용자는 매달 3700만명 이상인데, 국민 10명 중 7명이 사용할만큼 일상적인 앱이기 때문입니다. 단순 휴대전화 추적은 당사자가 꺼버리면 무용지물이지만, 배달 앱이 가리키는 정보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유용한 정보’기 때문이죠. 아무튼 세계 정세를 읽는 방법은 거창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동네 피자집 주문표가 가장 빠른 뉴스가 될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두돌 생일 파티해요
  • 수지 맞은 '청순미' 대폭발
  • '뒤태' 미인들
  • 조수미 "떨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