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높아지면 뎅기열 발병 증가···과학적 근거 나와

IBS, 수학모델로 기후변화가 뎅기열에 주는 영향 분석
  • 등록 2025-02-13 오전 4:00:00

    수정 2025-02-13 오전 4: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후 변화가 뎅기열 확산을 가속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김재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수학 모델로 기후 변화가 뎅기열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필리핀의 기온 상승과 강우 패턴 변화가 뎅기열 발생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감염 사례만 2000년 50만 명에서 2019년 520만 명으로 20년 만에 10배가량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사진=IBS)
급격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가 지목된다. 이상 고온 현상과 극단 강우 현상이 모기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 요인과 뎅기열 발병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과학적 결과는 아직 부족했다. 특히 높은 강우량이 뎅기열 발병을 유발한다는 결과와 억제한다는 결과가 비슷한 숫자로 존재했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인 ‘GOBI(General ODE-Based Inference)’를 활용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필리핀 16개 지역의 기후·뎅기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모든 지역에서 기온 상승이 뎅기열 발병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우량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 동부 지역에서는 강우량 증가가 뎅기열 발병을 증가시켰고, 서부 지역에서는 감소시켰다.

연구진은 강우 효과가 지역별로 달라지는 원인도 찾아냈다. ‘건기의 규칙성’이 강우와 뎅기열 발병 간의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건기가 규칙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서부)에서는 강우가 뎅기열 발병을 억제했지만, 규칙성이 약화된 지역(동부)에서는 강우가 뎅기열 발병을 촉진했다.

건기가 규칙적인 지역에서는 건기 동안 물이 고여 있는 모기 서식지가 강우에 의해 쉽게 제거돼 뎅기열 발생을 억제하는 ‘플러싱 효과(Flushing Effect)’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와 달리 건기가 불규칙적인 지역에서는 강우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플러싱 효과가 약화되고, 오히려 모기 번식지를 형성해 뎅기열 발생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김재경 CI는 “‘건기의 규칙성’은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부분으로 우리 연구는 뎅기열 발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후 변화가 뎅기열, 말라리아, 독감, 지카 등 기후 민감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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