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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교육여건과 주변환경 등이 우수해 울산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남구 문수로아아파크 2단지(전용 101㎡)가 지난달 말 11억원(16층)에 거래됐다. 해당 타입은 집값 급등기인 2020년 11월, 최고 13억 9000만원(6층)을 찍은 후 2023년 2월, 9억 2000만원(21층)까지 떨어졌지만 전고가의 79.1%까지 회복한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남구 대공원대명루첸 역시 전용 83㎡ 기준 지난 2020년 11월에 9억원(26층)을 찍고 2022년 12월 5억 500만원(12층)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억 7000만원(28층)까지 올라 전고점 대비 85.6%까지 올라왔다.
지방 대부분 아파트 값이 2020~2021년 전국 급등기, 이로 인한 폭락 후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울산의 선방은 남다르다는 평가다.
울산 아파트 가격의 힘은 전세가격 변동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울산의 올해 누적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무려 0.24% 상승을 보였는데, 전국이 -0.03%이고 서울(0.02%), 충북(0.10%), 경남(0.02%)만 상승한 것을 보면 놀라운 수준이라는 목소리다.
울산 부동산 힘의 원천 중 하나는 자동차·조선 등을 필두로 한 경제력이라는 평가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명목)은 89조 9000억원를 기록했다. 특별·광역시 중 4번째다. 경제성장률(실질)도 3.2%로, 전국에서 인천, 대전 다음으로 높았다.
이에 더해 타지역보다 공급이 더 부족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울산의 연간 적정 입주수요는 5500여가구다. 하지만 2020년에는 1544가구, 2021년에는 1087가구, 2022년에는 3352가구에 불과했다. 그나마 2023년에 8882가구가 입주했으나 이내 4189가구(2024년)로 줄었다. 문제는 향후 3년간 입주물량도 매년 1000~4000여가구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대구는 지난 5년간 적정수요(약 1만 2000가구)보다 많은 가구가 입주했다. 특히 2023년에는 무려 적정수요의 3배인 3만 5673가구가 입주해 가격폭락, 미분양 폭탄을 일으켰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분양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울산 면적(1057.1㎢)이 광주(501.31㎢), 대전(539.79㎢)보다 2배가량이 넓어 특정 인기지역에만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미분양현황을 보면 울산은 4131가구(준공 후 미분양 102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인천(3086가구), 부산(4720가구)과 비교해 양호하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울산 아파트 가격 추이는 공급보단 수요 문제라 본다. 최근 미분양도 늘었다”면서 “하지만 지역 경기 때문에 전월세(사용가치)는 많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오히려 울산은 공급이 없어 상승할 만한데 안 오른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실수요만으로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