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멍뚫린 정신질환 교사 관리, 교육 당국 책임 무겁다

  • 등록 2025-02-13 오전 5:00:00

    수정 2025-02-13 오전 5:00:00

초등학교 40대 여교사가 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숨을 빼앗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범행을 저지른 교사가 정신질환으로 휴직과 복직을 반복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직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당 교사가 이번에도 6개월 병가를 신청했다가 20여 일 만에 복직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직 사유인 정신질환 치료가 제대로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업무 복귀가 허용됐다는 점에서도 교육 당국의 소홀한 관리가 비난받을 만하다.

문제는 해당 교사처럼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교직원이 적지 않은 것은 물론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교직원은 2020년 4819명에서 2023년 9468명으로 3년 사이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고교의 경우도 같은 기간에 4449명에서 7335명으로 증가했다는 게 국민건강보험의 집계 결과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겠지만 앞으로 교실 안전이 더욱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교사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해서 모두 위험 단계에 이르렀다고 단정해서도 곤란하지만 위험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예방조치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가동돼야 마땅하다. 이번 범행을 저지른 교사도 불과 나흘 전에 폭력적인 처신으로 동료 교사들과 몸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평소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보고를 받은 관할 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학생들과 분리하라고 권고했으나 이 조치는 곧바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장벽은 정신질환을 앓는 당사자에 대한 온정적인 분위기다. 이제는 이러한 태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교육부가 어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유사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경찰의 협조를 받는 조치도 필요하다. 보호를 받아야 하는 어린 학생이 학교에서, 더구나 교사에 의해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반복돼선 곤란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골프여신의 스윙
  • '강인아, 무슨 일이야!'
  • 한고은 각선미
  • 무쏘의 귀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