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단 4명 있는 남북 경험 대사…“북한사람도 우리와 같아”[대사열전]②

2012~2014년 주북한 스웨덴 대사 역임
10년 지났지만 北 많이 변하지 않아
팬데믹으로 외부와의 접근 더욱 차단
  • 등록 2025-02-20 오전 5:01:00

    수정 2025-02-20 오전 5:01:00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스웨덴대사가 4일 서울 성북구 대사관저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옆에 그림은 그가 주북한 대사 시절 평양에 있던 동료 외교관으로부터 선물받았다는 북한 풍경 그림.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이소현 기자]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전 세계에 단 4명 있는 남한과 북한을 모두 경험한 대사라는 것. 그는 2012년과 2014년 주북한 스웨덴 대사를 역임했다. 10년 전 경험한 북한과 지금 여기서 보고 있는 북한이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안데르손 대사는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데르손 대사는 “일반 북한 사람들의 삶은 매우 힘들고 그들은 매우 가난했다”며 “특히 평양 외곽의 사람들은 더욱 그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이 운영하던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참관하는 과정에서 이를 생생하게 느꼈다고 했다. 북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안데르손 대사는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필요와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들은 가족들을 위한 좋은 삶, 교육, 식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음식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손 대사는 북한 사람들이 가족애가 강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매우 감성적인 사람들이라는 것도 느꼈다고 밝혔다. 아울러 70년이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국사람과 북한사람들이 언어와 음식, 음료, 전통, 사회적 관계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1950년대 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고 증언했다.

주북한 스웨덴 대사로서의 주된 역할로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서방국가를 위한 이익대변국 역할을 하는 것을 꼽았다. 이들 국가는 북한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없어 북한에서 이 나라 국민들이 체포되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안데르손 대사가 재임하던 시절에도 여러 명의 미국인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었고 다행히 그들을 안전하게 귀국시킬 수 있었다. 그는 “매우 보람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있으면서 놀랐던 부분으로는 ‘외국인이 매우 적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과 러시아인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500여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팬데믹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북한을 떠나야 했고, 돌아오는 이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제는 더욱 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외부 세계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정보가 더욱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군을 파견한 것을 언급하며,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웨덴은 서방국가와 북한을 잇는 조력국(facilitator)으로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북미회담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의욕을 보이는 만큼, 이번 2기 행정부에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역할에 대해서 안데르손 대사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스웨덴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장기적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상황이 적절하다면 앞으로도 더욱 기여할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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