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뚫은 한국ST거래…소상공인 토큰증권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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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정법근 한국ST거래 전략기획실장 인터뷰
30년 된 ‘백년가게’에 투자하는 토큰증권 나온다
투자계약증권 장외거래소…금융위 샌드박스 첫 인가
샌드박스 200대1 경쟁 뚫고…‘백년가게 STO’ 첫발
“모든 토큰증권 유통 구조 품는 장외거래소가 목표”
  • 등록 2025-06-21 오후 2:10:00

    수정 2025-06-21 오후 2:10:00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200대 1 경쟁이었죠. 그중 샌드박스 문을 연 건 오직 한국ST거래였습니다”

지난 5월 한국ST거래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 인가를 받고 투자계약증권 유통 사업에 나섰다. 당시 샌드박스에 지원한 토큰증권 관련 기업은 약 200곳. 치열한 경쟁을 뚫고 토큰증권 기업 중 유일하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냈다. 높은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을 넘어선 한국ST거래의 첫걸음에 대해 정법근 전략기획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정법근 실장은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의 실무를 총괄한 핵심 인물이다. LS전선, 효성그룹 등을 거쳐 2023년 9월 효성 계열사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한 한국ST거래에 합류했다. 정 실장은 사업 구조 설계부터 샌드박스 신청, 금융위 협의까지 전 과정을 주도해 2025년 5월 최종 지정을 이끌어 냈다.

정법근 한국ST거래 전략기획실장. (사진=한국ST거래)
‘맛집 조각투자’는 어떻게 당국의 시선을 끌었나

한국ST거래의 구상은 이렇다. 30년 이상 고유의 사업을 유지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인증을 받은 점포인 백년가게가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고, 한국ST거래가 이를 유통하는 것이다. 백년가게 투자계약증권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맛집 조각투자’다. ‘백년가게’의 매출수익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계약증권 상품인 것이다. 회사는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당국의 샌드박스 인가를 받았다. 서비스의 공식 명칭은 ‘소상공인(백년가게)의 사업에 기반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위한 장외거래 플랫폼’이다.

금융위는 이 서비스에 대해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 수단이 다양해지며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성이 높아지고 △개인투자자의 투자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ST거래 역시 샌드박스 신청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어필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투자계약증권으로 소상공인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

백년가게 투자계약증권은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은행 대출 위주의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매출 기반의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백년가게라는 인증 자체가 투자계약증권 발행의 자격이 되고, 이는 곧 사업성과 신뢰도를 인정받는 ‘금융 라이선스’로 기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백년가게는 이미 ‘잘 되는 식당’이라는 평가를 받은 곳이지만, 정부 지원은 간판 설치나 금리 우대 수준에 그친다”며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면 보다 실질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매출에 연동되기 때문에 소상공인도 사업을 책임감 있게 운영하려는 동기가 생기고, 투자자와의 신뢰 구조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해당 아이디어는 회식자리에서 나왔다. 정 실장은 “식사하던 식당 사장님이 코로나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며 “일시적 지원이나 대출 만기 연장은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피부에 와닿는 금융수단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곧 매출 기반 투자계약증권이라는 사업 모델로 구체화됐다.

이후 한국ST거래는 법무법인 태평양, LS증권, 중소벤처기업부 지역상권과와 협업을 시작했다. 특히 중기부도 백년가게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 방향성이 맞아떨어졌다. 최근에는 2~3세대 자녀들이 백년가게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창업자인 고령 점주들이 제도에 접근하기엔 여전히 허들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금융지원 모델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법근 한국ST거래 전략기획실장. (사진=한국ST거래)
투자계약증권 유통성 높이고 개인 투자 기회도 확대

한국ST거래는 국내 최초로 장외거래 방식의 투자계약증권 유통 플랫폼에 대해 샌드박스 인가를 받았다. STO 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계약증권 유통 구조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부여받는 것이다.

정 실장은 “신탁수익증권의 발행과 유통은 이미 다른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고, 한국거래소(KRX)의 신종증권시장도 있지만, 장외 거래와 관련한 샌드박스 인가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ST거래는 샌드박스 신청 당시 STO 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 시장을 선제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막혀 있던 투자계약증권 유통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크다.

백년가게와 같은 ‘맛집’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생기면서,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실물경제와 밀접한 투자 기회가 열리게 됐다. 미술품, 한우 등 특정 자산군에 한정됐던 투자계약증권 시장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확장된 셈이다. 매출 기반 수익에 연동된 구조인 만큼 투자 대상의 실적과 성과를 체감하며 투자하는 경험 또한 가능해질 전망이다.

투자 대상이 생활밀착형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생소한 금융상품보다 접근성이 높고, 소비와 투자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MZ세대 등 신규 투자자 유입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ST거래, 한국의 ‘로빈후드’를 꿈꾸다

한국ST거래는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출발점으로 삼아, 단계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1차 목표는 투자계약증권의 발행과 유통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정 실장은 “현재 LS증권이 백년가게를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플랫폼에서 상품이 유통되도록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백년가게 투자계약증권을 기반으로하는 유통시장은 1000억원 규모까지만 운영이 가능하다. 정 실장은 “유통시장 구조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더라도 제도화 이전에 실증 기회를 확보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ST거래는 ‘로빈후드’와 같은 종합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쉽게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하겠단 구상이다.

정 실장은 “향후에는 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등 세분화된 규제를 하나로 통합한 구조가 필요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유형의 토큰증권이 장외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확장형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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