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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굴기까지…위협 커지는 中 메모리
중국 메모리 굴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중국 1위 D램 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지난해 말부터 양산한 것으로 알려진 DDR5 D램이다. DDR5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D램 제품이다. 특히 구공정 제품이 된 DDR4에서 중국 기업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로 공정을 전환해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려 했다. CXMT의 DDR5 D램 수율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중국이 K반도체의 주력 먹거리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중국이 DDR4를 추격하는 데는 6년이 걸렸는데 DDR5는 국내 기업이 출시한 지 4년 만에 따라잡았다. 중국의 D램 발전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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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HBM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CXMT는 이미 HBM2 및 HBM2E 제품을 양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램 적층 기술은 고난도로 꼽히는데 중국이 HBM 기술마저 차츰 정복하고 있다. D램이든 낸드든 안정적인 수율이 나오지 않더라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기술 개발을 넘어 양산에 나서는 상황이다.
첨단 D램에 CXL 이해 필요한 CXL 메모리
그러나 중국이 CXL 메모리까지 넘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XL 인터페이스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고품질 D램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다. 단순히 제조 역량만 받쳐준다고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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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석좌연구위원은 “CXL 메모리는 칩 설계부터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고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있다”며 “당장 중국이 따라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CXL 메모리는 D램 기반이 메인”이라며 “CXL 기술을 알고는 있어도 실제 양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시장 개화 시작…“3년 뒤 150억달러로 성장”
국내 기업들이 양산에 나서더라도 CXL 메모리 시장이 주요 수익원이 될 정도로 성장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여전히 엔비디아 GPU가 AI 칩 주류인 탓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양산 노하우를 쌓고 시장을 지속 선점할 필요성은 크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는 CXL 시장이 2022년 170만달러에서 오는 2028년 15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석좌연구위원은 “CXL 메모리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제한된 상황에서 메모리 활용을 높여야 하는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응용처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