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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날은 류현진의 38번째 생일이라 호투가 더 의미있었다. 류현진은 한국과 미국에서 활약하면서 생일날 등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총 81개 공을 던진 가운데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직구(43개), 체인지업(22개), 컷패스트볼(12개), 커브(3개), 슬라이더(1개)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개막전 선발 등판을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에게 양보하고 3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1회말 첫 타자 홍창기를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말도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을 뿐 이후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3회말에는 박해민과 구본혁을 연속 삼진 처리하는 등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5회말에도 선두타자 오지환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박동원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대타 김현수와 박해민을 연속 내야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말에도 구본혁, 홍창기, 송찬의를 삼자범퇴로 잡아낸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7회말 수비 때 구원투수 박상원과 교체돼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 구원투수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류현진이 내려가자마자 한화 불펜은 기다렸다는 듯이 볼넷을 남발하며 실점을 헌납했다.
한화는 8회말 4점이나 내주면서 추격의지가 꺾였다. 특급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볼넷, 안타,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됐다.
또다시 거저 찬스를 잡은 LG는 급하게 올라온 좌완 김범수를 상대로 오스틴이 중전 적시타, 문보경이 2타점 우측 2루타를 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는 LG의 5-0 완승.
한화 방망이도 할 말은 없었다. 이날 한화는 LG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에르난데스는 7회까지 단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잡는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에르난데스에게 꽁꽁 묶인 한화 타선은 8회 김진성, 9회 김강률로 이어진 LG 불펜도 공략하지 못하고 영봉패를 당했다. 야구는 슈퍼스타 한 명의 활약으로 절대 이길 수 없는 스포츠라는게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