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홍명보엔 “나가!”, 선수단엔 한없이 응원

홍명보 감독, 대표팀 감독 내정 후 첫 경기
울산 서포터즈, 비판 걸개로 불만 드러내
선수단 향해서는 변함없는 응원 보내
홍명보 감독, "팬들 불만 충분히 이해해"
  • 등록 2024-07-10 오후 9:29:58

    수정 2024-07-10 오후 9:29:58

울산 서포터즈가 선수단을 향해 응원하고 있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시작 전 벤치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수=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처용 믿고 뛰어. 우린 떠나지 않아.”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울산HD와 광주FC의 경기. 울산 서포터즈 ‘처용 전사’의 응원은 오로지 한 곳만을 향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단연 홍명보 울산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날이 대표팀 감독 내정 발표 뒤 첫 공식 석상이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은 대표팀 이야기가 나오자 “경기 후 심경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팬들의 불만에는 “충분히 이해하고 그분들의 감정이 맞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울산 서포터즈의 분노는 더 강하게 드러났다. 울산 팬들은 경기를 앞두고 여러 걸개를 통해 시즌 중 감독을 잃게 된 상황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의 이름, 이니셜(MB) 등을 인용한 문구로 심경을 표현했다. 문구에는 ‘축협의 개 MB’, ‘피노키홍’, ‘거짓말쟁이 런명보’, ‘명청한 행보’,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축협 위한 MB의 통 큰 수락’, ‘Where is 의리?’ 등이 있었다.

협회를 향해서도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협회의 명복을 빌지 않겠다’, ‘삼류 협회’ 등의 문구를 통해 비판했다.

또 킥오프가 임박한 시점에선 야유와 함께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를 외치며 식지 않는 분노를 전했다. 후반전 시작 때도 똑같이 걸개를 들어 올리며 불만을 드러냈다.

울산 서포터즈가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를 들고 있다.
10일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울산 HD와 광주FC의 경기가 열리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내정된 울산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고, 박주호 해설위원을 응원하는 걸개가 각각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선수단을 향한 응원은 변하지 않았다. ‘처용을 믿고 뛰어. 우린 떠나지 않아’라는 걸개처럼 선수들의 듬직한 기둥이 됐다. 오히려 더 뜨거웠다. 후반 21분 광주에 선제 실점한 상황에서도 응원가는 멈추지 않았다. 또 후반 중반 신입생 정우영이 투입될 땐 큰 환호로 호랑이굴 입성을 반겼다.

울산 서포터즈가 이날 유일하게 응원을 보내지 않았던 건 수장 홍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 2020년 12월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2022년 팀에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엔 2연패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11승 6무 4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울산의 엠블럼에 별 두 개를 달아준 감독이었으나 이별 과정에서 미흡함으로 박수가 아닌 손가락질 속에 떠나게 됐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혀왔던 홍 감독이기에 팬들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울산 팬을 비롯한 K리그 팬들은 자국 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했다.

여기에 감독 후보를 추천하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의 일원이었던 박주호도 감독 선임 과정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회의 시작 전부터 ‘국내 감독이 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말을 했다”라며 “외국 지도자에 대해선 장단점을 말하는데 국내 감독에겐 아무것도 없이 ‘좋다, 잘한다’고만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감독님께서) 계속 고사하셨는데 계속 언급되길래 뭔가 있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영표 해설위원마저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 올 거란 기대가 있었기에 ‘조금만 믿고 기다리자’라고 했다”라며 “결론적으로 다시 협회를 믿자는 이야기를 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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