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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이익 전망치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상장사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4분기 초 345조원을 정점으로 줄곧 하향 조정되면서 9일 현재 285조원까지 내려앉았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늘 가변성을 띠지만 현 시점에서 한국 경제와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지속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강세는 단연 돋보인다. 코스피의 2025년 상승률(9월 9일까지)은 35.8%로 블룸버그에서 집계하고 있는 세계 주요 증시 91개 중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보다 성과가 좋은 증시는 케냐, 파키스탄, 슬로베니아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방국가들이기 때문에 한국 증시가 올 들어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주요국 중 단연 1위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미국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2025년 상승률은 각각 13.3%와 10.7%, 일본 니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의 성과는 각각 8.9%와 7.9%에 불과하다.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라고 본다.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유동성 등이 그것이다. 펀더멘털은 경제의 성장 활력, 상장사들의 이익 사이클 등을 반영하고 밸류에이션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과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의미한다. 유동성은 특정 자산에 대한 수요, 즉 한국 주식을 사고자 하는 돈의 규모를 의미한다.
앞서 논의한 것처럼 펀더멘털로는 최근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 주가의 상승은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 대한 기대와 우호적인 유동성 여건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유동성이 풍부하면 동일한 펀더멘털에 대해서도 시장은 높은 가격을 부여한다. 최근 한국 증시의 유동성 환경을 개선하고 있는 트리거는 달러 약세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지만 그래도 1488원까지 상승하면서 15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던 2분기 초와 비교하면 100원 넘게 하락했다. 달러가 약해지면 한국주식을 비롯한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게 된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원화 강세’로도 부를 수 있고 ‘달러 약세’로도 부를 수 있는데 최근 상황은 후자 쪽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수출 호조 등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아니라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를 완화하고자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 가치 조정 움직임 등이 환율에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베팅이라기보다는 환율 변화에 따른 국가간 자산 선호의 기계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주가는 경제의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주가지수는 국민경제의 전반적 상황이 투영돼 결정된다는 뜻인데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다. 한국 경제도 걱정이 많지만 한국보다 더 나을 것 없어 보이는 독일과 일본 증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게 이미 오랫동안 지속해 온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아닐까 싶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대처에도 너무 펀더멘털에만 집착하면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개선은 오랜 시간을 두고 진행할 이슈이기 때문에 중기 시장 흐름은 원·달러 환율에 연동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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