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히던 중고차 시장이 기업들의 전문 플랫폼 출시와 소비자 서비스 강화로 피치마켓으로 진화하며 소비자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정보 비대칭과 낮은 신뢰도로 인해 저품질의 상품만 거래되던 시장에서 투명한 정보와 고품질의 상품이 판매되는 마켓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9일 롯데렌탈에 따르면 중고차 소매 브랜드 ‘T car’는 서비스 개시 1년을 앞두고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T car의 1월 대비 8월 판매 대수 증가율은 478%로 급등했고, 같은 기간 반납·환불율은 1%대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T car는 지난 5월 브랜드명과 사업 방향성을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시작한 이후 월 판매 대수가 7월 400여대, 8월 600여대로 꾸준히 증가해 9월 800대, 연내 1000대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3배 이상 높은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페이지 방문객도 월 80만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플랫폼 시장의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렌탈의 T car 서비스가 성공적인 출발을 보인 것은 확실한 품질 보장 덕분이다. T car가 판매하는 차량은 모두 롯데렌터카가 신차로 직접 구매해 운용한 차량이다. 여러 고객이 이용한 단기렌터카는 제외하고 법인 임원·관리자 전용으로 운행된 장기렌터카 차량 위주로 판매해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했다. 주력 판매 차량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연식 3~4년 차 현대차·기아 차종이 중심이다. 차량은 3개월마다 정비 전문가가 관리하며 법정 성능검사·보험 이력·신차 구매 시점부터 관리 이력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된다. 업계 최초로 엔진·미션·제동장치 등 핵심 부품에 대해 6개월 무상 보증 수리도 제공한다.
기존 중고차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쇼룸을 열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등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엔카닷컴은 올해 7월 비교견적 믿고 플러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들이 번거로워 했던 타사 견적 검토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AI 기술을 적용했는데, 견적서를 앱에 올리면 AI가 실시간 검증한 뒤 다른 딜러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도록 했다. 케이카 역시 AI 분석을 통해 차량 개별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카는 이 같은 서비스 고도화 덕분에 올 2분기 매출액 6088억원을 기록해 최대 실적을 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지난달 수입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를 오픈하고 BMW·아우디·볼보 등 수입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