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 중국 칭화대 교수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103세다.
 | | 양전닝 중국 칭화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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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양 박사는 1922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태어나 중일전쟁이 격화되던 1942년 서남연합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칭화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45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48년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주로 입자물리학과 장이론, 통계물리학, 응집물질물리학 등의 분야를 연구했다. 특히 1954년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밀스와 함께 제창한 ‘양-밀스 이론’은 입자물리학 표준 모델의 기초를 마련한 현대 물리학의 초석 중 하나다. 이 이론은 맥스웰 방정식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비견되는 기초 물리 이론으로 평가된다.
1957년에는 리정다오 박사(1926~2024)와 함께 ‘패리티 비보존 이론’을 제시해 물리 현상을 기술하는 방정식의 반전성이 항상 유지되지 않음을 설명했다. 이 공로로 두 사람은 중화권 최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통계물리학과 수학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연 ‘양-백스터 방정식’도 잘 알려진 업적이다.
양 박사는 1964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1970년대 미·중 화해 무드가 조성되자 중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모국 발전에 힘을 썼다. 2017년에는 결국 다시 중국 국적으로 돌아왔다. 당시는 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해외 석학 영입에 힘을 쏟기 시작한 상황이기도 했다.
자국 석학의 별세에 중국 매체들은 일제시 부고 기사를 전하며 추모했다. 포털 바이두는 그를 설명한 백과사전 페이지를 흑백으로 전환하며 애도를 표했다. 양 박사가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칭화대는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의 일대기와 평가를 정리한 생평(生平)을 발표했다.
칭화대는 “양전닝이 두 세기를 뛰어넘어 중국과 서방 문화를 연결한 것은 미지를 탐색하는 불멸의 전설(傳奇)이자 조국을 가슴에 품은 영원한 울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