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할 안건을 논의한다. 삼성전자는 통상 정기 주주총회 한 달 전인 2월 중하순께 이사회를 연다.
檢 상고에 이재용 등기이사 선임 불발
가장 주목할 점은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다. 그간 이 회장이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긴 했으나 책임 경영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4대 그룹 중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총수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역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삼성 핵심 사업인 반도체의 부진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 등도 책임 경영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23조4673억원)에 밀렸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관세전쟁을 예고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멕시코에 있는 삼성전자 가전 공장은 그 사정권에 있다.
당초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사건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오를 여지가 생겼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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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이 지난 7일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면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는 이번 이사회 안건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심과 2심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가 나온 만큼 대법원에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쨌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사회 내부에서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여부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관련 얘기는 아직 없다”며 “상고 리스크가 커서 삼성은 당분간 ‘로키(low key) 모드’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표이사 내정’ 전영현 사내이사 합류
이번 이사회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이사진 교체 여부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이정배 상담역(전 메모리사업부장) 등의 사내이사와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조혜경 한국로봇학회장 등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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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규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이 물러나며 생긴 사내이사직 공석을 누가 채울 지도 관심사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박 사장은 사업지원TF로 이동하며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놨다. 후임 박순철 CFO의 직위가 부사장인 만큼 사장 직급 인물이 새로 사내이사를 맡거나, 사내이사 3인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부사장이 오르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며 “전혀 다른 인물이 사내이사에 새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이사장과 김준성 CIO가 다음달 임기를 마친다. 김준성 CIO는 연임이 예상된다. 다만 김한조 이사장은 사외이사로 6년 동안 활동한 만큼 교체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