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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해 중동 전역으로 확대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군사 개입을 단행하면서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유가 상승 우려는 더욱 커졌다. JP모건은 “이란과 같은 주요 산유국에서 정권 교체가 발생하면 국제유가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1979년 이란 혁명과 2011년 리비아 내전 등 산유국 정권교체 때마다 유가는 평균 76% 이상 급등했고,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평시 대비 30% 이상 높은 수준이 지속됐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세 번째 산유국으로, 하루 평균 약 330만~3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 특히 세계 원유의 약 20~25%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군사적·정치적 위기에 몰릴 경우 언제든 봉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다.
이에 JP모건뿐 아니라 골드만삭스, 씨티, RBC 등 주요 IB들도 국제유가 전망을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상향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받으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물론, 글로벌 경제 전체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 역시 물가상승률이 6%에 달할 수 있다고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중국 등 주요 수입국의 대체 조달이 쉽지 않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봉쇄할 경우, 미국 해군 등 국제사회가 신속히 대응하더라도 해운·에너지 시장 혼란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란 정권이 단기간에 붕괴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이란의 극단적 대응 가능성만으로도 유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 각국 정부와 에너지 시장은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란발 정권교체 시나리오는 국제유가 폭등과 글로벌 경제 충격을 촉발할 수 있는 변수”라고 평가했다. 이른바 ‘블랙스완’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