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에 내수부진의 골 깊어져…“내수회복? 올해도 녹록지 않다”

통계청,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 3년 연속 감소…통계 작성이래 최장
작년 12월도 0.6%↓…계엄·탄핵, 여객기 참사 등 여파
반도체 수출 영향 등에 생산·투자는 ‘호조’
  • 등록 2025-02-04 오전 8:35:57

    수정 2025-02-04 오전 8:53:05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권효중 기자] 내수 경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이 21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내며 소비절벽에 따른 내수 침체 우려가 더 커졌다. 특히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올해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고,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가 이끄는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생산, 투자 늘어났지만…소비 지표는 부진 이어져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보다 2.2% 줄었다.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대 지표인 생산·소비·투자 가운데서 생산·투자는 증가한 반면 소비만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금리와 고물가 탓에 지난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기간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소매판매액 감소 폭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대출이 몰고 온 신용카드 대란으로 소비가 급감했던 2003년(-3.2%) 이후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비재별로 보면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일제히 판매가 감소하며 내수 부진의 여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내구재와 비내구재·준내구재 소비는 2년 연속 감소했는데, 이 역시 199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이다.

소비를 나타내는 다른 축인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3.2%)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수치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2.0%) 이후 4년 만에 최소 증가 폭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등에서 감소했고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에서 증가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3년 동안은 이자율이 높았고 임금상승률도 크지 않았다”며 “임금이 많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처분 소득이 떨어지고 물건(재화)을 사는 데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걸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서비스업은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물건 판매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며 “올해는 금리 인하, 임금 상승으로 소매판매도 개선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사라진 ‘연말 특수’…美 신정부와 환율도 우려 요소

그러나 정부의 기대 섞인 전망과 달리 최근까지도 소비는 쉽사리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은 0.6% 감소하면서 같은 해 9월 이후 4개월째 내리 감소했다. 연말 특수가 나타나는 시기지만,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으로 반등은 없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작년 12월은 정치적 상황이나 국가애도기간 등도 소매판매의 부진에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11월의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기저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건도 녹록지 않다고 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신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작년 연말부터 일어난 환율 상승의 영향이 나타나면 내수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회복, 파업 종료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 해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1.0%)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1% 늘어났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2.9%)와 기타운송장비를 비롯한 운송장비(7.8%)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공사실적이라 할 수 있는 건설기성은 토목(1.8%)에서 늘었으나 건축(-6.9%) 실적이 줄어들며 4.9%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건설기성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작년 12월 1.3% 늘면서 반등했다. 김귀범 과장은 “둔촌 주공을 비롯한 아파트 마감공사 등이 건축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며 “건설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부침 속에 등락하겠지만 하반기 이후엔 건설수주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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