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화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국내 기업 유상증자 사례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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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보통주는 총 595만500주로 증자 비율은 13.05%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5월 29일 결정되며, 기준가는 전일 종가 대비 15% 할인된 60만50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방산 산업 투자 확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조달 규모 및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안유동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유래 없는 글로벌 재무장 시대에서 발 빠른 투자는 필연적”이라면서도 “3~4년에 걸쳐 집행될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 1조4000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였으나, 필요한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점에서 일부 우려가 나온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방산 및 조선해양 거점 확충을 위한 대규모 M&A와 글로벌 기업과의 JV(합작투자)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올해 동사가 넘어야 할 산은 매출 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주잔고 성장률인데 유상증자를 통한 인수합병(M&A)로 장기 성장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을 고려해 75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