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0·1` 2진법 디지털 개념 전환"..`3진법 반도체` 세계 최초 구현

UNIST 김경록 교수 연구팀 '초절전 3진법 반도체 기술' 대면적 웨이퍼 세계 최초 구현..초절전·고성능·소형화
AI·자율주행·사물인터넷·바이오칩·로봇 등 파급효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서 3진법 반도체 구현 검증
  • 등록 2019-07-17 오전 9:14:23

    수정 2019-07-17 오전 9:14:23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연구진이 ‘0’과 ‘1’로 표현되는 2진법의 기존 디지털 방식이 아닌 ‘0’·‘1’·‘2’인 3진법으로 구현되는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김경록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초절전 ‘3진법 금속 산화막 반도체(Ternary Metal-Oxide-Semiconductor)’를 세계 최초로 대면적 실리콘 웨이퍼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영국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발표됐다.

반도체 업계는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대규모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집적도를 높여 왔다. 또 현재 2진법 기반의 반도체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성능을 높일수록 증가하는 소비전력을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으로 ‘3진법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3진법 반도체는 0, 1, 2 값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3진법 반도체는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줄어 계산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소비전력도 적다. 반도체 칩 소형화에도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숫자 128을 표현하려면 2진법으로는 8개의 비트(bit·2진법 단위)가 필요하지만 3진법으로는 5개의 트리트(trit·3진법 단위)만 있으면 저장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여 단위면적당 집적도를 높여 급격히 증가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려면, 소자의 소형화로 인한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이 커져 누설 전류가 증가한다. 또 그로 인해 소비전력도 증가하는 문제가 크다.

김경록 교수 연구팀은 소비전력 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누설 전류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반도체 소자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상태를 구현하는데 활용한다. 연구팀은 누설 전류의 양에 따라 정보를 3진법으로 처리하도록 구현했다.

김경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2진법 반도체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해 초절전 3진법 반도체 소자와 집적회로 기술을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대면적으로 제작돼 3진법 반도체의 상용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3진법 반도체는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바이오칩, 로봇 등의 기술발전에 있어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김경록 교수팀 연구지원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팹(FAB)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2017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로 선정해 지원해왔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 5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32개 과제에 6826억원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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