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해 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는 약 601만대로, 전년 대비 6.1% 늘어났다.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 1위는 테슬라였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보면, 테슬라가 6.0%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1위를 유지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보급형 신차 모델 생산을 목표로,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아우디, 포르쉐, 스코다 등이 속한 폭스바겐 그룹은 전년 대비 1.7% 성장률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인 ID.3·4·5의 판매량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유럽 시장이 주 타겟인 차량들이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 심화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SNE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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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약 54만 5000대를 판매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2.7%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기아(000270)의 EV3와 EV9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북미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의 전기차 인도량을 앞지르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과 함께 2025년 최소 5종 이상의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해 최대 7500달러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IRA 폐기 또는 보조금 삭감을 공언하고 있어 현대차(005380) 그룹은 변화하는 환경과 정책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SNE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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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절반을 넘은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0% 역성장하며 정체기를 맞이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HEV) 판매량이 22.1% 증가하며,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차량 가격 경쟁력 저하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의무화 명령 폐기와 고율 관세 정책이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캐나다산 전기차에 25%,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중국산 전기차의 우회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완전자율주행(FSD) 승인이 전기차 침투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전기차 수요 확대를 유도할 수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성장 둔화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중국 제외)와 기타 지역의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 국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OEM들은 전기차 후발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며 신흥국들의 전기차 보급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외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이 이어진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국가별 정책 변화에 따라 차별화되리란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단기적인 정책 리스크를 고려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내년 이후의 시장 반등을 대비한 기술 혁신과 생산 체계 확립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고 SNE리서치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