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전문가인 김지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초빙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세계정세 속에 한국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묻자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오는 6월 16일·17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SF)에서 ‘경쟁과 분절의 시대, 선택의 기로에 선 국가들’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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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미국이 패권 유지 방식 자체를 더욱 노골적으로 바꿔 안보·무역 등에서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이상 미국이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분쟁에 개입하거나 군사 원조, 동맹 질서를 충실히 수행해 온 과거와 달리 개입 범위와 비용까지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동맹국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 미이 전쟁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난색을 보이는 동맹국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두고서는 “도움이 안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나 주한미군 규모를 실제(약 2만8500명)보다 많은 4만5000명으로 부풀리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이른바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는 미국의 변화한 기조가 19세기 제임스 먼로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고립주의 대외정책과 비슷하다는 취지에서 등장했다.
그는 이러한 미국의 변화가 트럼프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리더의 문제가 아닌 미국이라는 국가의 구조적 변화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민주당계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게 얘기한다”며 과거와 달리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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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미국이 패권 유지 방식을 바꾸고 중국이 이에 도전하며 미·중 경쟁 구도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미국은 여전히 패권국이지만 과거처럼 압도적이진 않다”면서도 “중국은 미국의 국제질서 아래에서 성장했고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 데다 기존 질서를 대체할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강대강 경쟁으로 한국은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압박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우려다. 한국은 중국과 산업 분야가 대체로 겹치는 데다 산업의 핵심인 에너지 확보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중국의 부상이 한국에는 기회인 동시에 부담 요인이다”며 “전쟁으로 에너지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현 세계의 모습은 한국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선택이 중요해진 이 시점을 두고 “한국은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놓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모호성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현실적 계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정치는 결국 강대국 정치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것과 받을 것을 명확히 계산해야 한다”며 “중국과의 협력 여지는 유지하되 어느 쪽에 설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대해서도 “단순히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 동맹과 국제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봐야 한다”며 “지금은 그런 함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윤 교수는…
△ 연세대 정치외교학 학사 △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 매사추세츠공과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 민주주의 학술연구원 선임고문(현) △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초빙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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