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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흑자 1182억달러 vs 대중 적자 290억달러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국가는 단연 미국이었다.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1182억 3000만달러로 전년(877억 6000만달러) 대비 300억달러 이상 늘었다. 1998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흑자이며, 4년 연속 최대치를 새로 쓰고 있다.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경상수지 흑자(990억 4000만달러)를 웃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IT) 기기 등 주요 품목의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권 투자 증가로 배당수입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폭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대중 경상수지는 290억 4000만달러 적자로 2023년(292억 5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로선 역대 2위 적자 규모이지만, 아직 잠정치인 만큼 역대 최대 대중 적자 기록인 전년도의 액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대중 경상수지는 2022년부터 3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상품수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화공품 등의 수입 감소로 개선됐으나,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대미 수출 확대와 대중 수입 의존도 증가 구도는 미국의 통상 압력이나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등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성준 한은 경제통계1팀 국제수지팀장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올해는 더 줄어들 것이고 내년은 더 감소할 것”이라며 “대중 경상수지는 증가, 감소 양쪽의 요인이 모두 있는데, 1~5월 통관 무역수지를 보면 작년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미·중에 대한 (우리나라 경상수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미국에 대해서는 그 규모가 줄겠지만 흑자가 지속되고 중국은 비슷한 흐름(적자 지속)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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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증권투자도 美 중심…EU·동남아 투자 확대
우리 국민의 해외직접투자는 485억 9000만달러로 전년(321억 7000만 달러)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미국에 대한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EU에 대한 투자는 증가전환했으며, 동남아에 대한 투자도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52억 3000만달러로 전년(190억 4000만 달러)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동남아로부터의 투자는 확대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도 증가로 돌아섰으나 미국, EU 등으로부터의 투자는 축소됐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자산)는 722억 5000만달러로 1년 전 454억 2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 국민의 전체 해외 주식 투자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219억 6000만달러로 전년(371억4 000만달러) 대비 감소했다. 주식투자는 감소했으나, 채권투자는 일부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