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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정육점’이라는 컨셉을 앞세우고 있는 더 베지테리언 부쳐는 2010년 설립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로, 완두콩과 밀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와 비슷한 맛 및 질감을 가진 제품을 생산한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비건 버거 패티와 식물성 미트볼, 비건 베이컨, 소시지 대체품 등이 있다.
유니레버가 잘 뻗어나가던 대체육 브랜드를 돌연 매각하고 나선 이유로는 △유니레버의 전략 변화와 △대체육 시장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우선 유니레버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정체된 탓에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탓에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대체육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유럽의 대체육 산업이 시장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유니레버의 매각 결정에 큰 몫을 했다. 대체육이 기존 육류만큼 맛과 질감을 재현하지 못하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감소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대체육 브랜드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육이 일반 육류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수준으로 비싸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기존 육류가 더 가성비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무엇보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대체육 제품에 ‘고기’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성장에 제약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비베라는 더 베지테리언 부쳐 인수로 글로벌 대체육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비베라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식물성 단백질 제품 생산기업으로, 유전자 변형(GMO) 없는 원료를 사용해 다양한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비베라는 스테이크와 너겟 등 정통 유럽식 요리에 적합한 대체육을 개발해왔고 더 베지테리언 부쳐는 패스트푸드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레스토랑부터 패스트푸드, 슈퍼마켓 등 다양한 채널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