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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최근 유로화 환율 급등 등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점이 주요 요인”이라며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이카는 일본 소니·니콘·캐논 등 일반 카메라들과 달리, ‘명품’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주요 제품군인 ‘Q 시리즈’나 ‘M 시리즈’의 경우 최소 1000만원대 이상이다. 렌즈군까지 포함하면 2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브랜드 전략도 일반적인 패션 명품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라이카는 지난해 7월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당시 ‘Q3’는 900만원대에서 1000만원대로 인상됐다. 거의 매년 가격 인상을 하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새롭지 않은 모양새다. 명품 업체들의 전략에 소비자들이 길들여지는 상황이다.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도 4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력인 시계뿐만 아니라 액세서리류도 함께 인상한다. LVMH그룹 계열의 명품 패션 브랜드 불가리도 4월부터 시계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과 크리스챤 디올도 4월부터 화장품 제품군 가격을 인상한다. 특히 샤넬 코스메틱의 경우 매년 2월마다 가격을 인상해 왔는데 올해는 4월로 미뤘다.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포멜라토 역시 4월부터 일부 제품군에 한해 5~8%가량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대부분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든다. 하지만 가격 인상의 터울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짧으면 3~6개월 주기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명품은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명품을 관성적으로 구매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높아졌던 국내 명품 수요는 지난해 다소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내수 침체와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도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 심리는 여전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 카드로 구매 심리를 더 자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