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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2025년 1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기업들의 신규 구인 인원은 13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7%(10만 1000명) 감소했다. 1997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20년 1월에도 7.7%(1만 4000명) 감소한 데 그쳤고, 이듬해 1월엔 기저효과로 11.2%(1만 9000명) 늘었다.
이 지표만으론 기업들이 올해 채용 규모를 낮게 잡았는지, 채용을 잠시 미룬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기업들이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현 경기를 안 좋게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 효과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인배수가 하락한 것은 공급(구직자)보다 수요(기업) 측면에서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기업들이 채용을 유보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2월 동향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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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고용보험 가입자 지표에서도 엿보인다. 고용부의 이날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7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11만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 기준으론 사상 첫 0%대 증가율로 2004년 1월(1.0%)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전체 기간을 놓고 보면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 12월(0.8%)과 증가 폭이 같다. 사회안전망에 편입된 일자리 증가세가 카드대란 때만큼 둔화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60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는 20만명 늘었지만 29세 이하와 40대에선 각각 9만 1000명, 3만 5000명 줄었다. 지난달에도 60세 이상 가입자는 6만 3000명 증가했으나 29세 이하와 30대에서 총 6만 1000명 감소했다.
이와 함께 경기 둔화 등으로 업황이 악화한 업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많이 줄었다. 특히 건설업에선 지난달 2.7%(2만 1000명) 줄어 감소폭을 키운 동시에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던 2013년 8월~2015년 1월(18개월 연속) 이후 최장 감소세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한 달에 2만명 이상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