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철강 관세를 최대 50%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 철강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인 EU에서 고율 관세와 수입쿼터 축소가 동시에 실행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고 수익성 붕괴라는 최악의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7일 철강 부문 보호조치를 담은 새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운 정책은 기존 쿼터 초과분 철강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상향하고, 무관세 수입쿼터 물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중국발 과잉 공급과 미국발 고율 관세에 맞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 철강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EU 철강 수출액은 44억8000만달러(약 6조2800억원)로 단일국가 기준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보다 많았다. 국내 철강사들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의 고율 관세라는 충격을 맞닥뜨리는 동시에 저탄소·고부가가치 전환을 가속해야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미국에 이어 EU까지 관세를 50%로 올리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막대한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유럽이 자동차 강판 등 고급재를 단기간에 자국 물량으로 대체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 | 현대제철 후판 제품.(사진=현대제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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