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달러' 쏟아내자…원·달러 환율 23개월 만에 1330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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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육박에도 원화 강세 지속
반도체 수출 호조에 달러 공급 지속
7월 고점서 219.7원 급락
  • 등록 2026-09-09 오후 4:15:17

    수정 2026-09-09 오후 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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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23개월 만에 1330원대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1500원대를 넘어섰던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급락한 가운데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9.5원 내린 1336.1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 시간 1330원대로 거래를 마친 건 2024년 10월 4일(1333.7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장중 1330원대를 터치한 데 이어 이날 마침내 주간거래 종가 기준 134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종가 기준 최근 고점인 지난 7월 2일(1555.8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19.7원 떨어졌다.

이날 중동 지역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원화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됐음에도 환율 하락세는 꺾이지 않았다. 통상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오전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환율 상승 요인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이 환율 하락을 이끄는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실제 8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 유입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 등 저가 매수와 해외 주식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 등은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통해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달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환율 방향을 좌우할 변수다. 다만 당분간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이 환율 하락 압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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