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한국 증시에 대해 성장 슈퍼 사이클과 개혁 조치가 결합한 국면이라며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3250에서 3800으로 대폭 상향했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K-컬처 등 구조적 성장산업이 장기 상승세를 이끌고,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이 맞물리며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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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슈퍼사이클과 개혁의 결합’ 보고서에서 내년 6월까지의 코스피 목표가를 기존 3250에서 38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스피의 3~6개월 예상 등락 범위는 3400~3800으로 제시하면서 초강세 시엔 42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책 추진 지연 등으로 약세장이 전개될 시엔 3100선까지의 하락 가능성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 긴장 재점화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구조적 성장 스토리와 개혁이 결합하면서 코스피 하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인공지능), 전력발전, 국방, K컬처의 슈퍼사이클이 코스피의 상승 잠재력을 견인하고 있다”며 “조정이 나타날 경우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한국 테크 산업에 대한 평가를 ‘중립’에서 ‘매력적’으로 상향 조정하며 SK하이닉스(000660)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AI 확산이 범용 반도체와 기판 등 전방 기술로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산 부문도 지정학적 긴장 심화와 글로벌 무기 교체 주기가 맞물리며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K-콘텐츠 역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K-컬처 모멘텀’이 증시 내 주요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리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또 “시장은 이미 정부의 개혁에 동참하고 있다”며 “배당소득세 최고세율이 30%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자사주 제도 개편 역시 시행 여부가 아닌 시기의 문제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까지 자본시장법 개정, 유동성 제고 조치, 주주친화 정책이 이어지며 구조적 밸류업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며 “배당주와 자구 노력이 뚜렷한 기업, 증권·은행·자동차·저평가된 지주사 등에 대한 비중 유지가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장기화, 국내 정책 혼선, 원화 약세 등은 여전히 핵심 리스크”라며 “이 같은 외부 요인이 일시적 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