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보다 경청, 무관심보다 동반”…정순택 대주교, 사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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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주제
"사순은 혼자 아닌 함께 걷는 시간"
  • 등록 2026-02-12 오후 2:55:32

    수정 2026-02-20 오전 10:00:4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사순 시기를 맞아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의 율법을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갈라 6장2절)를 주제로 사순 메시지를 발표했다.

12일 천주교서울대교구가 발표한 ‘2026 사순 메시지’에서 정 대주교는 “사순은 단순히 새로운 의무를 더하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하느님 앞에서 우리 자신과 공동체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며, 복음의 빛 안에서 삶의 방향을 새롭게 식별하는 은총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세대 간 인식 차이 속에서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간다”며 “겉으론 괜찮은 듯 보이지만 마음 한편엔 말로 다 못한 피로와 외로움, 불안과 상실을 품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순택 대주교(사진=천주교서울대교구).
정 대주교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갈라 6,2)를 언급하며 이 말씀이 “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삶의 방식”이라고 밝히며 “그리스도의 율법은 다른 이의 짐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함께 짊어지는 사랑 안에서 완수된다”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는 오늘날 공동체가 지녀야 할 태도로 ‘경청’과 ‘동반’을 제시했다. 그는 “판단보다 경청을, 무관심보다 동반을 택해 서로 다른 처지와 생각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며 “이러한 태도가 오늘날 교회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조용하지만 분명한 증언”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이번 사순 여정이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여정과도 맞닿아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묵주기도 10억 단 바치기 운동’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짐을 기도로 나누고 이를 주님께 맡겨 드리는 공동의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가톨릭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2026년 4월 5일) 전 40일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참회와 희생, 극기, 회개, 기도로써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를 보낸다.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2026년 2월 18일)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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