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업계에서는 메모리 공급사 우위의 분위기가 심화하면서 이런 소문까지 돌았다. ‘오늘이 제일 싼’ 메모리 가격 흐름이 이어지다 보니, A사는 초기 계약 단계에서 아예 가격을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라도 지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만큼 완제품 제조업체들이 D램, 낸드플래시 등을 간절하게 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 반도체 심장’ 평택캠퍼스는 요즘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들떠 있다. 넘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고자 평택 5공장(P5)을 짓고 있는데, 지반을 다지기 위한 항타기(파일을 땅에 박는) 작업 등을 하는 데도 1만명을 훌쩍 넘는 인부들이 일하고 있다. 공사 진척 정도에 따라 하루 5만명 넘는 인력들을 투입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메모리 기업들은 화색이 가득한데, 스마트폰, PC 등 완제품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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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는 수원사업장에서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 S26’ 완성품을 두고 각 실무 파트들이 모여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최대 화두는 가격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내부의 메모리사업부와 MX사업부는 모두 갤럭시 S26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메모리 제품이 스마트폰 생산 원가의 20%가 넘는데,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세를 감안하면 스마트폰 가격을 동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급등에 수입 부품 가격이 뛰는 악재까지 겹쳤다. 노태문 DX부문장 사장은 최근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원가 부담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다. 애플은 역시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8 시리즈 가격을 인상할 게 유력하다. 중국 샤오미와 오포, 비보, 아너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 역시 원가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신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PC업계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PC 시장 1위인 레노버는 올해 1월부터 주요 고객사와 유통사에 가격 인상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 에이수스, 에이서 등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메모리플레이션 탓에 거의 모든 업체들이 올해 판매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올해 IT 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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