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생명은 13일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화재는 이달 12일 실적발표회(IR)를 통해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해 주주 총회 이후 4월 중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생명은 우량 자산인 삼성화재 주식의 보유, 정부 밸류업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절차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에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구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12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사업 운영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특별히 변할 것은 없다”며 “지금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가능성은 지난달 31일 삼성화재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으며 처음 제기됐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고, 보유 중인 15.9%의 자사주 비중을 5% 미만으로 축소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었다. 이로인해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14.98%)이 15%를 넘어 16.93%까지 상승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현행 보험업법(제109조)상 보험사가 다른 회사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오버행(잠재적인 과잉 물량 주식)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 이전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으면 오버행 리스크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삼성생명은 금융위원회에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한 것이다.
한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법 위반 리스크(10% 초과 금지)를 해소하기 위해 12일 주식시장 개장 전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약 2800억원 어치를 매각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2337억 7471만 9680원),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408억 5288만 5504원)를 각각 매각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8.44%,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은 1.48%로 낮아졌다.
 | 삼성화재 사옥 전경.(사진=삼성화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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