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최근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사업부가 연이은 낭보를 전하고 있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의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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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와 HBM3E, HBM4 협력에 이어 파운드리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NV 링크퓨전 생태계에 합류했다. NV 링크는 엔비디아가 자사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전용 인터페이스다.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의 칩 간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해주는 기술로, 기존에는 엔비디아의 GPU끼리만 고속 연결이 가능했다.
엔비디아는 ‘NV 링크 퓨전’ 생태계를 통해 외부의 CPU를 엔비디아 GPU에 연결하는 등 다양한 제품을 연결할 수 있게 했는데, 이번에 삼성 파운드리가 그 파트너사로 합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는 더 많은 팹리스 고객으로부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협업 기대감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대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모두 만들고 있다”고 했다. 황 CEO는 이어 “우리는 젯슨(Jetson)이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젯슨은 로봇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첨단 공정을 활용해 엔비디아와 로보틱스용 반도체에서도 협업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테슬라와 차세대 완전자율주행(FSD) 칩 ‘AI 6’ 생산 계약을 맺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가동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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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메모리 사업부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양산하는 HBM4 가장 아랫단 ‘베이스 다이’에 파운드리사업부의 4나노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가 단순 GPU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에서 더 나아가 신호 지연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등 고성능 연산을 도와주는 중요 역할을 맡기 때문에 미세 공정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이같은 흐름 속 기술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해 생산한 AP 엑시노스 2600 등을 통해 최선단 공정 기술력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된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최근 들어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업들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협업을 하며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점점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라며 “향후 수율을 더 올릴 수 있다면 점유율을 더 높여 TSMC와의 경쟁 구도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