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미국 주택가격 상승에 주거용부동산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긴 했지만, 섣부른 투자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향후 투자를 회수할때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부동산 투자는 법률, 세금, 현지 부동산 시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묻지마’식 투자는 위험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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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50원대에 머물고 있다. 작년 12월 초만 해도 14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한때 1486원대로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며 환율의 뉴노멀이 1500원이 될 위험도 있다는 점이다. 달러화 초강세 현상과 더불어 국내 정치 불안 지속 등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지수도 상승하고 있다. 환율이 높은 상태에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면 향후 환율이 하락할 때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환율 상황에서는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미국 부동산 투자는 법률, 세금, 현지상황 등 각종 정보가 뒤따라야 한다. 각 주마다 세금 구조가 달라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또 한국처럼 아파트를 투자용으로 소유해서 직접 거주하거나 임대를 주고 시간이 흐른 뒤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구조는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일례로 아파트형 콘도를 임대 수익을 기대하고 매입했을 경우 대출 이자 뿐만 아니라 HOA(Home Owners Association·집 관리비) 비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매년 보유세가 부동산 감정가의 1.1~1.2% 부과되는데, 대략 10억원 가치의 아파트를 소유했을 때 매당 3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빠져 나가게 된다. 아울러 보험 등 기타 비용도 추가된다.
한진 그린리프캐피탈 이사는 “미국에서는 주거용 부동산를 소유할 경우 발생되는 유지비용이 높아서 소유 비용과 임대 비용을 비교하는 별도의 지수가 존재한다”며 “높은 임대료만 기대하고 투자용 콘도를 구입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를 이유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가 아닌 투자의 목적일 경우 부동산 자산을 담고 있는 투자 상품, 즉 공모의 경우 리츠, 사모의 경우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며 “전문 관리회사를 통해 유지비용, 세금, 관리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