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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의 IT 세상읽기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페이센스가 놓친 것
    페이센스가 놓친 것
    김현아 기자 2022.06.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코로나19 광풍이 지나가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하루 이틀 날을 잡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몰아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OTT 별로 볼 수 있는 콘텐츠도 다르다 보니, 여러 OTT를 옮겨가며 볼 필요성도 커지고 있죠.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만들어진 서비스가 ‘페이센스’입니다. 페이센스는 ‘OTT 1일 이용권 페이센스, 넷플릭스 하루만 빌려보세요’라는 슬로건으로 넷플릭스 1일권을 600원, 웨이브·티빙·왓챠 1일권을 500원, 디즈니 플러스 1일권을 400원, 라프텔 1일권을 5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요금제가 월 9,500원(동시접속 1명)부터 17,000원(동시접속 4명)까지 있으니 휴가기간에 몰아보려는 사람들로선 솔깃한 정보입니다.친구 3명과 계정을 공유해도 월 4,250원을 내야 하는데 반해, 페이센스에서는 1일 600원으로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페이센스’가 놓치고 있는 게 적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사업을 접거나 서비스 모델을 바꾸길 희망합니다.이유는 ① 콘텐츠 투자를 힘들게 해서 젊은이들의 좋은 일자리를 없애고 ②콘텐츠 수급이나 투자에 노력한 OTT에 비해 페이센스가 가져가는 이익이 과도하며 ③이용약관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웨이브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소개 [사진=웨이브]①콘텐츠 투자 여력 줄여=젊은이 일자리 감소 가장 심각한 일은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 여력을 줄인다는 점입니다. 월 구독료만으로 수익을 내는 OTT 기업들은 얼마 전부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말할 것도 없고 토종 OTT들도 수십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제작하기로 했죠. 웨이브만 해도 단독으로 선보인 ‘유 레이즈 미 업’,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을 제작한 데 이어,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 등 연내 방송사 콘텐츠 제작 투자를 더해 총 30편 규모의 오리지널 시리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은 티빙이나 왓챠도 마찬가지입니다.그렇다면 OTT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을까요? 웨이브는 지난해 5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티빙은 같은 기간 762억원, 왓챠는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TV 시청 시간은 줄고 OTT로 영상을 즐기는 시대에, 콘텐츠 투자의 젖줄인 OTT들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제작과 관련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흐르지 않는 메마른 땅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생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②봉이 김선달? 페이센스 과도한 이익 OTT 상품 중 프리미엄 상품은 계정을 최대 4개(동시접속 4명)까지 쓸 수 있어 계정 공유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OTT회사들은 커뮤니티 상에서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계정 공유는 문제 삼기 어렵지만, 링키드 같은 계정 공유를 지원하는 사이트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등 카드사들이 ‘OTT 구독공유 프로모션’을 했을 땐 이용약관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죠.그런데 페이센스 모델은 조금 다릅니다. 업체가 아이디를 직접 보유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공유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1,7000원 이용권(프리미엄 이용권)을 예로 들면 넷플릭스 매출은 한 달에 1,7000원이지만, 페이센스는 이를 사서 4명에게 하루 600원씩, 30일 동안 팔기 때문에 단순 계산하면 최대 7,2000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어렵게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수급하고 콘텐츠에 투자하고 플랫폼 관리까지 해온 회사(넷플릭스)보다 4배 넘는 매출을 페이센스가 올리는 셈이죠. 쪼개 팔기 덕분입니다.③명백한 이용약관 위반페이센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약관 위반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모두 계정 재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이용약관에 ‘회원은 회사의 명시적 승인 없이 유료서비스를 이용한 어떤 영리행위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해뒀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가족 외 제3자 타인 공유 자체를 금지한다는 점을 못 박았죠.이에 따라 OTT 기업들은 페이센스에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페이센스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법정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습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정책의 자신감과 고집스러움 사이
    정책의 자신감과 고집스러움 사이
    김현아 기자 2022.06.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LG유플러스가 요구한 5G 주파수(3.4㎓ 대역 20㎒)에 대해 단독으로 할당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한 지 11개월 만이고, 정부 계획상 2월 할당공고를 내려던 게 4개월 미뤄진 셈입니다.경쟁사들(SK텔레콤, KT)은 “유감”이라는 견해를 밝혔지만,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별로 유불리가 갈릴 순 있지만 정책 수립 단계에서 특정 기업의 유불리를 고려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존중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공정경쟁 문제 보완게다가 지난 1월 정부안과 비교하면, 최종 방안은 공정경쟁 문제를 다소 보완한 측면도 있죠. 1월에는 할당조건으로 ‘25년까지 15만 무선국을 구축하라는 게 전부였지만, 이번에 발표된 정책에는 인접대역 사업자(LG유플러스)가 할당받을 할당받은 주파수를 활용해 신규로 1.5만국의 5G 무선국을 구축해야 기존 5G 무선국에서 할당받은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농어촌 공동망은 제외)이게 어떤 의미냐고요? LG유플러스가 해당 주파수를 가져갈 경우 1.5만 국을 투자해야 화웨이 장비를 기존 80㎒ 폭에서 100㎒ 폭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경쟁사들이 국산장비 개발 일정을 문제 삼으며 국산 장비가 나올 때까지 수도권 서비스는 기다려달라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담당 국장은 “인접 사업자(LG유플러스)가 가져갈 경우 기지국 투자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사용 가능해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조건을 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해당 주파수는 LG유플러스에만 필요한 주파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업자들이 가져가면 1.5조 원(각사 주장)의 투자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죠.소비자 편익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정부는 LG유플러스 요구 주파수를 먼저 할당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 편익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기자들이 6.1 지방선거일 오후에 갑자기 브리핑 일정을 알리는 등 너무 급하게 이뤄진 게 아니냐, 지난 2월 전임 장관과 통신3사 CEO 간담회 때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는데 이후 충분한 의견수렴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정부는 “전파법상 주어진 권한이다”, “사업자간 이견 해소가 정부 역할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습니다.정부는 아마 5G가 상용화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니 주파수를 가져가 품질을 높이려는 기업의 시도에 더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고, LG유플러스가 인접 대역 주파수를 가져가 품질을 높이면 SKT와 KT도 설비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충분한 설명 안 한다면 고집스럽게 비칠 우려그런데 말입니다. 결론은 같다고 하더라도 정책 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좀 더 친절하게 밝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연구반을 수차례 돌렸다고 하지만, 정책 수혜자인 기업들은 깊이 있는 정책 조율 과정이 생략됐다고 하소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옛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통신의 원료가 되는, 그래서 눈치 보기가 치열한,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나눠줄 때 견지했던 원칙들이 지켜졌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2013년 KT에 인접 대역 LTE 주파수를 줬을 때에는 지역별 서비스 시기를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LG유플러스와 SKT가 반발했고 결과적으로 지역별 제한 조건이 붙었습니다.정부의 정책 중 어느 한 가지가 100% 옳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요. 또, 정책 방향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이번 결과는 “새 정부의 주파수 정책은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공정경쟁 같은 것보다는요. 그렇다면, 과기정통부는 ‘앞으로의 주파수 정책은 이렇게 간다(소비자 편익 증진이 최우선)’는 예측 가능성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다소 달라진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데 주저하거나 짜증을 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자칫 고집스러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재판에 등장한 '배달론'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재판에 등장한 '배달론'
    김현아 기자 2022.05.2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부장판사 정승규·김동완·배용준). 세계 최대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기업인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료를 내야 하는가를 다투는 2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IT 기자들뿐 아니라 외신 기자들까지 관심을 보여, 법원에서 재판정의 세 번째 줄은 외신 기자 3명을 포함한 법원 기자에게 배정할 정도였습니다.그런데, 재판의 쟁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니,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니, 상호무정산(빌앤킵)이니, 피어링(직접접속)이니, 트랜짓(중계접속)이니 하는 각종 용어가 난무하기 때문이죠. 이날 양측의 발표(PT)가 끝난 뒤, 재판부는 ①넷플릭스 측에 ‘넷플릭스가 송신 ISP라면, 콘텐츠기업(CP)이 ISP와 연결할 땐 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가’를 ②SK브로드밴드 측에는 ‘2018년 5월 이후 일본 망을 연결할 때 비용 정산은 유보했다는 근거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네트워크 구조는 이 재판에서 중요합니다. 재판부는 ③ 양측에 피어링(직접 접속)무정산과 관련된 계약 내용, 범례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 초까지는 일반 망에 연결됐고, 2018년 5월 이후부터 넷플릭스만을 위한 전용망에 직접 접속된 만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은 2018년 5월 이후부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좀 머리가 아프죠. 그런데 대중적으로 다가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재판 끝자락에 불거져 나온 ‘배달론’이 그 것이죠. 넷플릭스, 배달앱에서 음식점이 돈내냐?원고 측 대리인은 ‘배달앱’을 예로 들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배달받는 저희가 배달료를 내는 이상, 음식점에서는 낼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배달서비스 자체는 유상이나 음식을 시키고 배달료를 내는 건 소비자다. 음식점에서 배달서비스 이용해서 음식이 가긴 가지만 음식점에선 돈 낼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용자가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내니까, 넷플릭스는 별도로 망 이용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SK브로드밴드, DVD 배송료는 넷플릭스가 낸다그러나 피고 측 대리인은 ‘DVD 렌탈 구조를 보면 대가를 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는 OTT를 제공하기 전에 우편배달 방식으로 영화 등의 DVD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에게 전달했고, 이때 넷플릭스는 DVD 배송료를 미국우정청(USPS)에 지불했다”면서 “지금도 약 200만명의 넷플릭스 가입자가 우편배달방식으로 DVD 렌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죠.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바뀌었을 뿐 넷플릭스가 배송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망의 유상성 인정한 재판부, ‘무정산합의’여부가 쟁점넷플릭스의 온라인 콘텐츠 배달은 배달앱 모델일까요? DVD 배송료 구조일까요?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처럼 일단 망의 유상성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재판 끝자락에 “피어링이 대규모 CP(넷플릭스)와 착신 ISP(SK브로드밴드)에 대해서도 적용될 것인가, 무정산합의 존재 여부, 부당이득반환에 대한 성립 여부 등이 쟁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음번 재판은 6월 15일 오후 5시, 양측은 ‘무정산 합의’가 존재했는가를 두고 맞붙습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어린 연차 직원들 신경쓰는 IT기업들
    어린 연차 직원들 신경쓰는 IT기업들
    김현아 기자 2022.05.1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당근마켓이 직원들에게 ‘근무 개월 수’에 비례해 주식을 나눠주기로 해 화제입니다. 직급이나 직책이 아니라 회사에 얼마나 오래 다녔는가가 기준이죠. 300여 명에게 평균 5000만 원 정도 준다고 합니다. 일정 시기가 지나야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수선택권)이 아니라 증여와 동시에 권리 행사가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IT 업계는 “근무 개월 수에 따른 차등 지급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습니다. 당근마켓은 설립 7년 차에 불과해 분란 없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요. 그보다는 함께 회사를 혁신하고 성장시킬 인재를 ‘지키는 일’에 관심을 둔 모습이라는 평입니다. 당장 주식을 파는 걸 허용한 것은 자유분방한 MZ세대 직원들의 욕구를 고려한 조치로도 보입니다.지금까지 IT 업계의 인력 화두는 ‘개발자 영입 경쟁’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봉 6000만원(크래프톤·직방 등)을 주거나, 경력 합격자 스톡옵션 1억원 지급(토스), 전원에게 스톡옵션 제공(SSG닷컴) 같은 일들이 벌어졌죠. 그런데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익숙해진, 실력이 검증된 MZ세대(1980~2000년대생)직원들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직원들을 향하는 기업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NHN은 10년 차 이상에 집중했던 복지 혜택을 5년 차로 낮추는 일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우수 인력을 영입해 오는 것도 중요하나, 자체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일할 만 해졌을 때 퇴사해 다시 뽑는 것보다 5년 차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MZ 세대 직원들의 혁신성을 믿고 사내 문화를 바꾸려는 기업도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신입 직원들이 MZ세대의 트렌드에 대해 임원들에게 멘토링하며 세대 간 차이를 좁혀나가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운영 중입니다. ‘MBTI 알아보기’, ‘당근마켓으로 물건팔기’, ‘채식식당 가기’ 등을 젊은 직원과 나이 든 임원이 함께 한다고 하죠. 이외에도 어린 연차 직원들에게 신경 쓰는 IT 기업들은 적지 않습니다. 국내 IT 스타트업(초기벤처)의 사관학교가 된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주3일이상 출근이냐, 원격근무냐’를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새로운 근무제 ‘Connected Work’를 도입합니다. “근무 형태가 아니라 업무 몰입이 중요하다”는 게 41살 알파걸 최수연 대표의 생각이죠. 통신회사에서 인공지능(AI)기반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업의 본질을 바꿔가는 SK텔레콤은 유영상 CEO가 최초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신세대 직원들과 말랑말랑한 소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MZ 세대 직원들 눈치까지 봐야 하는 게 서글픈가요? 그런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저도 그러하니까요. 인재를 뽑는 것에서 나아가 회사와 함께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고 햇볕을 주는 일, 쉽지는 않죠. 하지만, 성공한다면 혁신 기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IT기업인 출신 장관, 좋습니다
    IT기업인 출신 장관, 좋습니다
    김현아 기자 2022.04.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밀려 관심은 덜 받지만, IT 업계에선 오늘(1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영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당장,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1세대인 이금룡 (사)도전과 나눔 이사장(전 옥션 대표)이 페이스북에 “기업인 출신 장관을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이금룡 이사장이 이영 의원의 중기부 장관 지명을 환영한 것은, 이 후보자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언급한 바 있는 ‘기업가(起業家)’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맨(businessman)인 기업가(企業家)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기업가(起業家) 말이죠.이영 의원은 IT 보안 전문기업인 테르텐을 창업해 강소기업으로 일궈낸 벤처 창업가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죠. 이번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는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선거운동을 책임졌습니다. 그는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과 혁신벤처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좌담회에 참석했을 때 함께 행사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당시 대선후보가 1월 28일 오후 2시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좌담회에 참석해 강삼권 혁신벤처단체협의회 회장(왼쪽)과 노준형 ICT대연합 회장(오른쪽)으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윤석열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에는 IT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선거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IT 공약이 약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있습니다. 국회에서 디지털 혁신을 지원할 기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위원장 조명희 의원)’가 주인공입니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우아한형제들 총괄이사),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트앤로부문 부문장, 최재붕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창조경제본부장(기계공학부 교수)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위의 목적은 디지털 경제시대의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특위의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있습니다.미래에는 일자리보다는 일거리가 중요해지니, 이름을 ‘미래산업일거리특별위원회’로 바꾸자는 것이죠. 구태언 변호사 의견입니다. 아날로그 시대는 한 회사에 출근해 자리에 앉아 고용관계로 일하는 ‘일자리’가 중요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직장에서 해방돼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일거리’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가상자산 환전서비스 ‘체인저’ 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는 ‘DAO형 채용’이라는 인사 실험을 얼마 전 시작했습니다. ‘DAO형 채용’이란 한 회사에 독점적으로 소속되지 않으면서 자기가 원할 때 원하는 서비스를 회사에 제공하는 새로운 고용 형태죠. ‘DAO’란 탈중앙화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인데, 이를 채용과 연결한 것입니다. 체인파트너스는 ①우리 회사만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요되지 않고 ②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항상 정해진 일을 하지도 않으며 ③회사에 필요해 보이는데 아직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일을 거꾸로 제안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받느냐고요? ④매월 말 본인이 제공한 서비스 내역을 정리해 보상을 청구하면 체인파트너스가 이를 검토해 급여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미래의 모든 일거리가 ‘DAO형’으로 바뀌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지속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무형태를 유연화하고 조직적인 관리보다는 직원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문화가 퍼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SK텔레콤 ‘스피어’SK텔레콤이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 등 3곳에 거점형 업무공간 ‘Sphere(스피어)’를 만들어 교통지옥에서 해방되려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나, 회사 사무실 자체를 두지 않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SK텔레콤의 첨단 오피스는 PC를 가져가지 않아도 자리에 비치된 태블릿에 얼굴을 인식하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과 연동돼 편리하다고 합니다. 직원수 90명이 넘는 업스테이지는 몇몇 병역특례 직원들이 출근하는 광교 부근 사무실을 빼곤, 원격근무가 기본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집중이 안 돼 공유오피스나 커피숍에서 일하면 회사가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하죠. IT기업인 출신 장관이 만드는 벤처 생태계, 미래 일거리를 만들 규제혁신을 이끌 국회 특위가 활성화될수록 기업에도 권위보다는 자율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실용적인 문화가 뿌리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 디지털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디지털 파워업 정부를 기대하며
    디지털 파워업 정부를 기대하며
    김현아 기자 2022.03.2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출장 가서 나흘을 대기했는데 결국 실명계좌를 못 받았죠. 이유는 모른채로요.” 이데일리가 주최한 ‘제11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에 참석한 한 교수는 지난해 9월, 지방은행과 실명계좌 발급계약 체결 막바지까지 갔다가 무산된 가상자산거래소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게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겁먹은 것은 가상자산거래소를 껄끄럽게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도 한몫했다는 얘기죠.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 반가워그림자 규제란 명시적인 법규는 없지만, 정부가 행정지도나 구두지시 등으로 기업들을 건건이 간섭하는 걸 의미합니다. 금융이나 통신 같은 전통 산업에서 자주 발생하죠. 규제의 강도가 셀수록, 내수 산업일수록 법에 근거한 합리적인 규제보다는 그림자 규제가 횡횡했던 게 사실입니다.그림자 규제는 디지털 시대에는 영 어색합니다. 지금도 일부 존재하나, 갈수록 설 자리를 잃을 것이죠. 세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면서 정보의 격차는 줄어드는 반면, 정보의 공유는 5G급으로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방과 협업으로 편리함을 찾아가는 디지털은 속성상 그림자 규제와 안 어울립니다.그런데 이처럼 소통을 극대화하는 디지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대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부의 대국민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스마트하게 최적화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정부 내 ‘디지털 혁신 가속화 및 규제 철폐 전담기구’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죠.한마디로 정치 이념보다는 국정 전반에서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인 의사 결정을 하겠다는 겁니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서 부처 위에 군림했던 기존의 청와대를 탈피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그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의 역동적인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어젠다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죠.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디지털 활용 과감한 규제혁신 나서야하지만, 현재의 인수위 구성을 보면 차기 정부 국정 운영 원리에서 중심에 서야 할 ‘디지털’은 공허해 보입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을 설계한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정도가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임된 까닭이죠. 자칫 전자정부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구축하거나 과학기술교육부를 만드는 정도로 끝이 날까 걱정됩니다.윤석열 당선인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려면 공유, 합리, 탈권위 같은 디지털의 속성을 활용해 규제개혁을 힘있게 이끌어야 합니다. 정부 주도 국정운영에서 민간 중심, 시장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바뀌는데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죠. 그런데, 현재 인수위에는 디지털 전문가가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실무위원이나 전문위원이 추가로 선임될 때에는 기술베이스를 이해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인력들이 대거 포함되길 바랍니다.또한, 무엇보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에서 통섭적으로 디지털 파워를 키우는 정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디지털 파워업 정부가 된다는 게 ICT 부처를 어떻게 만들까도 중요하나 그것만은 아니기 때문이죠.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꿀지, 미래세대를 위한 규제혁신을 담당할 민관합동위원회는 어떤 모습으로 구성할지 등도 핵심 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통신호텔과 주파수 공정성
    통신호텔과 주파수 공정성
    김현아 기자 2022.01.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통신사업은 국영 호텔과 비슷하죠. 남산, 잠실, 반포에 대형 호텔이 있는데 정부가 반포 공원부지 땅을 추가로 호텔이 사용할 수 있게 내놓는다면 어찌 될까요? 남산이나 잠실 호텔들도 반포에 주차장을 짓고 셔틀버스로 옮기면 된다 해도 동등한 효용을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최근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토론회’에서 오병철 연세대 교수가 던진 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 인접 대역 5G 주파수(3.5㎓ 대역 20㎒ 폭, 3.4㎓~3.42㎓)에 대해 2월 중 경매하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이죠. 남산(SKT), 잠실(KT)호텔은 경매에 반대합니다. 객실이 차지 않은데다(5G 주파수가 부족하지 않은데다), 추가 투자 없이 당장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되는 반포(LG유플러스)호텔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들이 반포 부지를 사서 개발하려면 2년의 세월에 1.5조 정도가 추가로 든다고 합니다. 극심한 논란에도 정부가 밀어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정부는 △노는 땅을 그대로 두면 국가 자산 낭비이고 △땅을 내놓으면 반포 호텔 이용자들(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편익이 좋아지며 △반포 호텔 품질이 좋아지면 덩달아 남산과 잠실 호텔(SKT와 KT)도 투자를 늘릴 테니 결과적으로 모든 호텔 이용자들(통신 이용자 모두)의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 했습니다.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입니다. 최저 경매가격인 1355억 원 이상의 돈이 정부에 들어가고,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통신품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은 맞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매긴 호텔 품질평가(5G 품질평가)에서 반포(LG유플러스)호텔은 남산(SKT), 잠실(KT)호텔보다 뒤졌는데, 정부의 반포 공원부지 경매 덕분에 품질이 좋아질 것이죠. 정부 논리에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습니다. 당장 잠실(KT)호텔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반포(LG유플러스)호텔보다 품질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서울 5G 다운로드 속도는 SKT 948.91Mbps, KT 819.26 Mbps, LG유플러스 816.78Mbps였는데, 인접대역 5G 주파수가 LG로 가면 KT가 품질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쟁회사들은 이번에 인접대역 5G 주파수가 LG유플러스로 가면 LG만 100m 달리기 시합에서 20~30m 앞에서 출발하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일인데 뭐가 문제냐고 단순화하기는 찜찜합니다. 게다가 반포호텔의 기자재(기지국 장비)는 외국산 아닌가요? 외산 기자재의 풀 성능을 정부 정책 변화로 도와준다면 정부 말을 듣고 국산 기자재를 고집했던 남산호텔과 잠실호텔은 불공정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노는 땅의 효용도 높이고 공정경쟁과 산업 생태계도 챙기는 길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부가 기왕에 반포 땅을 내놓기로 결정했다면, 반포 호텔 혼자(수도권)독식하는 게 아니라 당장은 남산과 잠실, 반포 호텔 이용자 모두(농어촌 공동망)가 쓰도록 용도를 제한하고, 1~2년 뒤 국산 기자재 성능이 올라가는 걸 보고 반포호텔 이용자(수도권)만 쓸 수 있게 조건을 거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균형 잡힌 대책을 만들 시간이 없다면 차라리 차기 정부로 넘기던지 말이죠.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강남언니, 로톡 쓰는 이유는 품질보다 '편리함'
    강남언니, 로톡 쓰는 이유는 품질보다 '편리함'
    김현아 기자 2021.12.2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디지털 플랫폼의 화두는 소위 ‘전문직역 플랫폼’을 둘러싼 갈등입니다. 지난해 택시업계와 ‘타다’ 분쟁이 세상을 달궜다면, 올해는 의료, 법률, 세무, 부동산 분야에서 전문직 이해관계자들과 ‘강남언니’, ‘로톡’, ‘삼쩜삼’, ‘직방’ 사이의 갈등이 전면화됐죠.성형 정보를 공개하는 ‘강남언니’는 의료광고 심의 기준 위반 논란에, 중개 수수료 없이 변호사 정보를 안내하는 ‘로톡’은 불법 사무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종합소득세 환급 신고와 세금 환급 정보를 제공하는 ‘삼쩜삼’은 무자격자 세무대리 행위라는 비판을, 비대면으로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는 ‘직방’은 거대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에 섰습니다.전문직 협회들 “서비스 접어라” 압박이들에게 서비스를 접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쪽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같은 이해관계자들입니다. 이들은 전문직 시장에는 아예 플랫폼이 들어올 수 없게 해야 한다며 법안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타다금지법’ 처럼 기사와 차량을 함께 빌려주는 특정한 서비스 유형(렌터카 기반 택시호출)을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면 금지시키고 나니 걱정했던 일들이 사라졌을까요?국토부가 밀어붙인 타다금지법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은 실종됐고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만 남아 독과점을 부추겼다는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당시 택시업계는 타다 앞에서 시위를 했지만 이후에는 카카오모빌리티로 달려갔죠. 비판 대상이 바뀌었을 뿐입니다.전문직역 플랫폼 필요한 이유 1위는 편리함지난 22일 열린 ‘2021 열린혁신정책플랫폼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유리 연구위원이 진행한 인터뷰 결과가 공개됐죠. 각 분야에서 일반 이용자 설문조사(1009명) 및 전문직 FGI(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74.9%(필요한 편이다 59.9%, 매우 필요하다 15.0%)가 ‘전문직도 플랫폼화가 필요하다’라고 답했습니다.설문 결과, 이용자들이 전문직역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쉽게 이용할 수 있고(44.9%)▲다양한 정보가 공개돼 있다(26.8%)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서비스 가격이 낮아질 것 같아서(15.5%)나 서비스 품질이 향상될 것 같아서(7.5%), 정보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 같아서(5.2%)는 후 순위였죠.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쓰지 않는 이유로 ▲현재도 불편하지 않아서(56.1%)▲ 전문직 서비스가 플랫폼에 종속될 것 같아서(14.6%) 순이었죠. 품질이 낮아질 것 같아서(12.2%), 능숙하지 못한 사람은 이용하지 못할 것 같아서(9.8%), 허위 과장 정보 유통이 증가할 것 같아서(7.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자격자가 전부 제공 안해서 드는 걱정은 기우되새겨 보면, 법으로 정해진 자격자가 직접 서비스 전부를 제공하는 게 아니어서 불안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거나, 플랫폼 간 과당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해 시장이 파괴될 것이라는 걱정은 플랫폼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강남언니’, ‘로톡’, ‘삼쩜삼’, ‘직방’ 등을 쓰는 최대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고 안 쓰는 이유 역시 현재 불편하지 않아서이지, 협회들 걱정처럼 품질이나 가격 하락은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니었습니다.이는 ‘전문직역 플랫폼’의 속성과 관련됩니다. 택시 운전보다 전문적인 의료 행위나 법률 대리인 업무와 관련된 플랫폼이다 보니, 디지털 플랫폼화 돼도 전문직에 대한 의존이 클 수밖에 없죠. ‘로톡’ 서비스의 품질은 편리한 UI(사용자환경)외에도 좋은 변호사들이 광고해야(모여있어야) 좋아집니다.플랫폼화는 거스르기 어려워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전문직역 플랫폼을 쓰지 않는 이유 중 첫 번째가 ‘현재도 불편하지 않아서’라면 디지털 전환이 확산할수록, 디지털에 익숙한 2030 세대가 경제의 중심에 설수록, 전문직역 플랫폼은 대세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반대하는 협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를 진행한 박유리 연구위원은 “특정 플랫폼을 금지하기 보다는 우려 사항을 보완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서로 협업해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동의합니다. ‘법으로 독점 시장을 보장받았으니 아무도 들어오면 안 돼’라는 시각보다는 ‘나의 전문성이 고객들에게 더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IT 기업과 협업하겠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좋겠습니다.그리하면 의료나 법률, 세무, 부동산 서비스의 품질은 더욱 좋아질 것이고, 사회 전체로 보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단순함’에 빠진 CEO들
    ‘단순함’에 빠진 CEO들
    김현아 기자 2021.12.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는 ‘단순함’을 사랑합니다. 그가 2006년 NBC Nightly News에서 언급한 “제가 항상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 중 하나는 ‘집중’과 ‘단순함’이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는 말은 창의성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되새기는 명언이죠.단순함이 어려운 이유는 본질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단번에 핵심을 드러내야 하죠. 또한, 단순함에는 오해를 감수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상대방을 믿지 못하면 불가능합니다.갑자기 왜 ‘단순함’을 말하느냐구요? 디지털전환으로 세상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긴터널 속에서 배달앱으로 밥 먹고, 온라인으로 회의하고, 택시호출앱으로 택시 타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OTT앱으로 영화를 보고, 식당에 들어가기 전 QR체크인을 켜서 백신 접종을 증명하기도 하죠.그런데 이런 ICT서비스들을 이용하는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복잡함 때문입니다. 기술은 첨단으로 얽혀 있더라도 쓰임은 편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을 만드는 일은 ICT 회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데일리 DB)앞서 가는 디지털 회사의 CEO들은 스스로 ‘단순함’을 실천하고 있더군요. 최근 SK텔레콤 CEO가 된 유영상 대표는 바뀐 명함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리고 앞면에는 회사 주소가 없었습니다. 회사와 본인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이 전부인 그의 명함은 깔끔하고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유 대표는 “굳이 회사 주소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습니다.2018년,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건넨 명함이 생각났습니다. 이름 석 자 크기가 명함의 3분의 2를 차지했죠.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염 소장은 “항상 업의 본질을 고민하는데 명함의 본질은 이름이 아닐까 했다”라며 웃었습니다. 커다란 이름 석 자만 보이는 명함의 주인공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도 있습니다. 필요 없는 것은 정리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일, 바로 ‘단순함’입니다.양지을 티빙 대표(이데일리DB)그런데, ‘단순함’이 성공하려면 고려해야 할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 생활에서 그렇죠. 호칭을 없애고 직급을 단순화하는 일이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내 질서가 흐트러진다거나 하는 반발을 살 수 있죠.이때 중요한 게 CEO의 태도 아닌가 합니다. 얼마 전 만난 티빙의 양지을 대표는 별도 사무실이 없었습니다.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죠. 같은 층 회의실 옆 일반 책상을 사용하더라고요. 직원들과 다른 점은 책상 위에 놓은 ‘CEO 양지을’이라는 명패뿐이었습니다. 양 대표의 ‘단순함’은 사무공간뿐 아니라, 티빙 앱 전략에도 묻어났습니다. 양 대표와 직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전날의 고객 피드백을 확인해 공유하고, 앱 편의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탭은 지우고 핵심만 남기는 방향으로 변했다 하죠. 스티스잡스의 말처럼, 본질에 대한 탐구와 용기가 필요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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