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이정훈의 증시이슈

  • 22년래 최악의 금리역전…경기침체 먹구름 성큼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단기 금리인 2년 만기 미 국채금리와 장기인 30년 금리 간 역전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2년과 30년 금리 간 차이(=스프레드)가 2000년대 들어 최대폭까지 벌어지면서 향후 경기 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채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0년 만기 금리에 비해 장중 최대 35bp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0년 8월 이후 무려 22년 만에 최대폭까지 벌어진 것이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보니, 이처럼 만기가 짧은 2년 금리가 30년 금리를 이렇게 웃도는 것은 좀체 보기 힘들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은, 만기가 짧아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크게 상승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주 들어서만 2년물 국채금리는 23bp나 올라 전날 장중 근 15년 만에 처음으로 3.8%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면 3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bp 상승에 그쳤다.지난 13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전년동월대비 8.3% 상승하자 시장에서는 당장 다음 주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75bp, 상황에 따라서는 100bp까지도 정책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을 75%로 점치고 있고, 100bp 인상 확률도 25%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또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지금의 2.25~2.50%보다 175bp 높을 확률이 40.1%, 200bp 높을 확률은 39%로 각각 점쳐지고 있다.존 매드지위어 뱅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 지표 이후에 단기와 장기 금리 간 차이가 좁혀지면서 채권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다 못해 이처럼 역전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앞으로 미국 경제가 경착륙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금리 역전은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 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2%가 “향후 12개월 내에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8월 설문조사에서의 67%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 7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프리야 미스라 TD증권 글로벌 금리전략부문 대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그에 따른 정책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지금처럼 단기 금리가 계속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결국 장-단기 금리 역전은 계속해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 경제가 이를 상쇄할 수 있는(=침체 국면으로 가지 않을)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2022.09.1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단기 금리인 2년 만기 미 국채금리와 장기인 30년 금리 간 역전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2년과 30년 금리 간 차이(=스프레드)가 2000년대 들어 최대폭까지 벌어지면서 향후 경기 침체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채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0년 만기 금리에 비해 장중 최대 35bp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0년 8월 이후 무려 22년 만에 최대폭까지 벌어진 것이다. 통상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보니, 이처럼 만기가 짧은 2년 금리가 30년 금리를 이렇게 웃도는 것은 좀체 보기 힘들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은, 만기가 짧아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크게 상승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주 들어서만 2년물 국채금리는 23bp나 올라 전날 장중 근 15년 만에 처음으로 3.8%를 넘어서기도 했다. 반면 3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bp 상승에 그쳤다.지난 13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전년동월대비 8.3% 상승하자 시장에서는 당장 다음 주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75bp, 상황에 따라서는 100bp까지도 정책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을 75%로 점치고 있고, 100bp 인상 확률도 25%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또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지금의 2.25~2.50%보다 175bp 높을 확률이 40.1%, 200bp 높을 확률은 39%로 각각 점쳐지고 있다.존 매드지위어 뱅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 지표 이후에 단기와 장기 금리 간 차이가 좁혀지면서 채권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다 못해 이처럼 역전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앞으로 미국 경제가 경착륙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금리 역전은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 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2%가 “향후 12개월 내에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8월 설문조사에서의 67%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 7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프리야 미스라 TD증권 글로벌 금리전략부문 대표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그에 따른 정책금리 인상 우려로 인해 지금처럼 단기 금리가 계속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결국 장-단기 금리 역전은 계속해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 경제가 이를 상쇄할 수 있는(=침체 국면으로 가지 않을)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20년래 최고 달러값, 언제까지 증시 발목 잡나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20여년 동안 이렇게 강했던 달러화는 목격한 적이 없었다. 이처럼 계속되는 달러화 강세는 결국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최대 악재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8일(현지시간)에도 미 달러화는 상승세를 보였고, 미 국채금리도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성공할 때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발언을 하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29%까지 다시 다시 3.3%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2000년대 들어선 이후 달러인덱스 추이주요 6대 교역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올라 110선을 직전까지 갔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서만 14% 올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간밤 1달러는 1.44.99엔까지 치솟아 엔화대비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는 1.1407달러까지 올라 무려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처럼 달러화 가격이 뛰면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 강세는 주로 해외에서 돈을 버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수익을 줄인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미국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의 30~3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 떄문에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나 존슨앤존슨(J&J), 나이키 등이 달러화 강세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경고한 바 있다. 또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금리 인상과 함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성장성이 높은 테크 기업들의 가치를 갉아먹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연준이 언제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게 달러화 흐름이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이제라도 연준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올리고 언제쯤 멈출 것인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일단 연준이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에 비해서는 앞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던 만큼, 향후 먼저 속도를 늦추면서 달러화 가치가 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연준은 올 들어 제로(0) 금리 수준에서 2.25~2.50%까지 인상한 데 이어 이달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세 차례 연속으로 75bp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에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이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호주 중앙은행도 50bp 금리를 인상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지금은 외환시장이 굉장히 비상한 시기”라며 “뒤늦게 금리 인상에 나섰던 연준이 서서히 선제적 수준까지 속도를 따라 잡으면서 다른 선진국들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 달러화가 강해진 것인데, 앞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달러화는 다시 약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에 추가로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 1분기까지 금리를 4% 수준 정도로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4%가 연준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추는 최종 정책금리 수준(terminal rate)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크 챈들러 내노크번 글로벌 포렉스 수석전략가는 “이런 전망대로 라면 달러화 강세는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도대체 어느 지점까지 정책금리를 올릴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만약 전망대로 4%에서 인상을 멈춘다면 주식시장은 그 즈음에서 반등랠리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지속 시기와 관련해선, 최근 연설에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발언한 내용이 나름 시사점을 준다. 브레이너드 부의장 “통화긴축 사이클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위험이 양면적일 수 있다“며 “금리인상 속도가 과도해지면 그와 관련된 위험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연준 스스로도, 서서히 통화긴축의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1년 기준 S&P500 기업들의 국가별 매출 비중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주식리서치부문 대표는 “작년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책 실패를 했던 연준이, 이런 인플레이션 대응에 따른 위험의 양면성을 무시하게 될 경우 정반대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면서 “이미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5년 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평균 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 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선 6월에 9.1%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가 7월에 8.5%로 낮아진 만큼 이번 8월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가능성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아울러 연준의 속도 조절과 달리,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계속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은 더 커지는 셈이다. 그렉 파라넬로 아메리베트증권 미국 금리부분 대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올린 뒤에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강한 발언을 계속 하고 있는 만큼 달러화는 더 뛰고 주식은 조정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올해 내내 유지해 온 달러화 강세 전망을 서서히 낮추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달러화가 계속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준은 정책금리 4% 수준이라는 종착점을 거의 앞두고 있는 반면 다른 중앙은행들은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하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증시는 반등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훈 기자 2022.09.0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20여년 동안 이렇게 강했던 달러화는 목격한 적이 없었다. 이처럼 계속되는 달러화 강세는 결국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최대 악재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8일(현지시간)에도 미 달러화는 상승세를 보였고, 미 국채금리도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성공할 때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발언을 하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29%까지 다시 다시 3.3%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2000년대 들어선 이후 달러인덱스 추이주요 6대 교역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올라 110선을 직전까지 갔다.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서만 14% 올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간밤 1달러는 1.44.99엔까지 치솟아 엔화대비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는 1.1407달러까지 올라 무려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처럼 달러화 가격이 뛰면서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 강세는 주로 해외에서 돈을 버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수익을 줄인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한 미국 기업들은 전체 매출액의 30~3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 떄문에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나 존슨앤존슨(J&J), 나이키 등이 달러화 강세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경고한 바 있다. 또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금리 인상과 함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성장성이 높은 테크 기업들의 가치를 갉아먹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연준이 언제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게 달러화 흐름이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이제라도 연준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올리고 언제쯤 멈출 것인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일단 연준이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에 비해서는 앞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던 만큼, 향후 먼저 속도를 늦추면서 달러화 가치가 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연준은 올 들어 제로(0) 금리 수준에서 2.25~2.50%까지 인상한 데 이어 이달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세 차례 연속으로 75bp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에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이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호주 중앙은행도 50bp 금리를 인상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지금은 외환시장이 굉장히 비상한 시기”라며 “뒤늦게 금리 인상에 나섰던 연준이 서서히 선제적 수준까지 속도를 따라 잡으면서 다른 선진국들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 달러화가 강해진 것인데, 앞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달러화는 다시 약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에 추가로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 1분기까지 금리를 4% 수준 정도로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4%가 연준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추는 최종 정책금리 수준(terminal rate)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크 챈들러 내노크번 글로벌 포렉스 수석전략가는 “이런 전망대로 라면 달러화 강세는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도대체 어느 지점까지 정책금리를 올릴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만약 전망대로 4%에서 인상을 멈춘다면 주식시장은 그 즈음에서 반등랠리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지속 시기와 관련해선, 최근 연설에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발언한 내용이 나름 시사점을 준다. 브레이너드 부의장 “통화긴축 사이클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위험이 양면적일 수 있다“며 “금리인상 속도가 과도해지면 그와 관련된 위험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연준 스스로도, 서서히 통화긴축의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1년 기준 S&P500 기업들의 국가별 매출 비중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주식리서치부문 대표는 “작년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책 실패를 했던 연준이, 이런 인플레이션 대응에 따른 위험의 양면성을 무시하게 될 경우 정반대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면서 “이미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5년 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평균 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 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선 6월에 9.1%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가 7월에 8.5%로 낮아진 만큼 이번 8월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가능성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아울러 연준의 속도 조절과 달리,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계속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은 더 커지는 셈이다. 그렉 파라넬로 아메리베트증권 미국 금리부분 대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올린 뒤에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강한 발언을 계속 하고 있는 만큼 달러화는 더 뛰고 주식은 조정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올해 내내 유지해 온 달러화 강세 전망을 서서히 낮추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달러화가 계속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준은 정책금리 4% 수준이라는 종착점을 거의 앞두고 있는 반면 다른 중앙은행들은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하는 만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증시는 반등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고용지표, 연준 속도 늦출까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상태. 미국의 8월 고용지표를 두고 월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 만큼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파르게 정책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강한 성장은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는 얘기다. 연준도, 미국 경제도 연착륙(Soft landing)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수는 전월대비 31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앞선 7월의 52만8000명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월가가 예상했던 31만8000명에 비해서도 다소 적었다. 실업률 역시 50년 만에 최저였던 전월 3.5%와 같을 것이라던 전망을 깨고 8월에는 3.7%로 0.2%포인트 깜짝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치였다. 다만 이는 실업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노동시장 참가율 자체가 0.3%포인트 높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8월 중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인구는 78만6000명 늘어 1억6470만명을 기록했다. 또 시간당 평균 임금은 시장 예상보다 적은 전월대비 0.3% 증가에 그쳐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낮췄다. 연율로도 3.7%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12개월 평균 5.2% 증가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월별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 추이이처럼 노동시장도, 인플레이션도 완만하게 둔화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월가에선 연준도 너무 가파르지 않게, 그로 인해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지 않게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마이클 개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적으로는 8월 고용지표 자체가 연준이 9월에 다소 완만하게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 같다”며 “경제 연착륙을 위해 가장 확실한 길은, (가파른 금리 인상보다는) 공급망 차질을 완화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 노동시장 참가율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의미있다”고도 했다. 즉, 공급망 차질을 해소하고 미국 노동시장 공급이 늘어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뜻으로, 이번에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개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일부 해소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월별 시간당 평균 임금 전월대비 증가율 추이실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만 해도 9월 FOMC 회의에서 75bp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확률이 80%에 육박했지만, 발표 이후 65%까지 그 비율이 낮아졌다. 그렉 패러넬로 아메리베트증권 이코노미스트도 “75bp 금리 전망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50bp 인상 쪽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제 관심은 오는 13일에 있을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로 쏠리고 있다. 패너렐로 이코노미스트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연준 의사 결정에 경제지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다이앤 스웡크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8월 소비자물가를 둘러싼 전망들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지수 발표 이전에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봤다.그는 “7월 8.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더 내려가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연준이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4%까지 인상하는 것을 막아내길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쉽사리 양보하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며 “설령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내려간다 해도 연준 인사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지표들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2022.09.0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상태. 미국의 8월 고용지표를 두고 월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 만큼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파르게 정책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강한 성장은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는 얘기다. 연준도, 미국 경제도 연착륙(Soft landing)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수는 전월대비 31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앞선 7월의 52만8000명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월가가 예상했던 31만8000명에 비해서도 다소 적었다. 실업률 역시 50년 만에 최저였던 전월 3.5%와 같을 것이라던 전망을 깨고 8월에는 3.7%로 0.2%포인트 깜짝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치였다. 다만 이는 실업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노동시장 참가율 자체가 0.3%포인트 높아진 데 따른 것이었다. 8월 중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인구는 78만6000명 늘어 1억6470만명을 기록했다. 또 시간당 평균 임금은 시장 예상보다 적은 전월대비 0.3% 증가에 그쳐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낮췄다. 연율로도 3.7%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12개월 평균 5.2% 증가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월별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 추이이처럼 노동시장도, 인플레이션도 완만하게 둔화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월가에선 연준도 너무 가파르지 않게, 그로 인해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지 않게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마이클 개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적으로는 8월 고용지표 자체가 연준이 9월에 다소 완만하게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 같다”며 “경제 연착륙을 위해 가장 확실한 길은, (가파른 금리 인상보다는) 공급망 차질을 완화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 노동시장 참가율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의미있다”고도 했다. 즉, 공급망 차질을 해소하고 미국 노동시장 공급이 늘어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뜻으로, 이번에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개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일부 해소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월별 시간당 평균 임금 전월대비 증가율 추이실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만 해도 9월 FOMC 회의에서 75bp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확률이 80%에 육박했지만, 발표 이후 65%까지 그 비율이 낮아졌다. 그렉 패러넬로 아메리베트증권 이코노미스트도 “75bp 금리 전망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50bp 인상 쪽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제 관심은 오는 13일에 있을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로 쏠리고 있다. 패너렐로 이코노미스트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연준 의사 결정에 경제지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다이앤 스웡크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8월 소비자물가를 둘러싼 전망들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지수 발표 이전에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더 하락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봤다.그는 “7월 8.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더 내려가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연준이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4%까지 인상하는 것을 막아내길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쉽사리 양보하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며 “설령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내려간다 해도 연준 인사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지표들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연준에 맞서지 말라` 경고한 파월…증시랠리 끝? [이정훈의 증시이슈]
    잭슨홀 미팅에서 환담하는 파월(맨 오른쪽)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가운데), 존 윌리엄스 연준 부의장[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속도 조절론을 처음으로 촉발시킨 뒤 한동안 침묵하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의 가장 큰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다시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설마 설마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현실화하자 주가는 하락하고 단기금리는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연준이 맞서지 말라(Don‘t fight the Fed)”는 증시 격언을 재차 새겨야 할 상황이 됐다. 한 주 내내 시장을 긴장시켰던 잭슨홀 미팅 연설에 나선 파월 의장은 1970년대의 초(超)인플레이션 상황까지 소환하면서 “경제에 일부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고 했다. 이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단 번에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기대도 늦춰지게 됐다.미국 CPI 상승률과 정책금리 추이파월 의장은 역대 가장 짧은 8분 정도의 연설에서 무려 45차례나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그는 “(중립금리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고 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말하는데, 그 이상으로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건 경기 침체까지 감내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그는 “더 높은 금리, 더 느린 성장, 덜 빡빡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면서도 “이것들은 불행한 비용들이지만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더 길어지고, 첫 금리 인하 시기는 더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했다. 실제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3월 3.81%가 연준이 최종적으로 인상할 정책금리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 중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내년 중 50bp 금리 인하 전망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달라진 정책금리 전망이 주식시장 상승랠리에 급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퍼지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하면서 “연준이 내년 초까지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린 뒤엔 인상 사이클을 끝내고 정책을 선회할 것이라 예상한 시장 전망을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실제 간밤 뉴욕 증시는 예상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2%, 나스닥지수가 2.7% 하락하는 등 비교적 큰 충격을 받았다.손더스 투자전략가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인상하고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증시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미래 이익 전망에 기초해 주가 프리미엄을 받는 테크주(株)에게 더 불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경고했다. 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위축된 투자심리가 시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이후엔 기업 이익 하향 압박이 시장을 억누를 수 있다”고 봤다. 데이비드 페이지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거시경제 리서치 대표도 “확실히 파월 의장은 자신의 연설 이후에 주식시장이 상승랠리를 펼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썼던 것 같다”고 해석하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기대했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장에 차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2022.08.27
    잭슨홀 미팅에서 환담하는 파월(맨 오른쪽)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가운데), 존 윌리엄스 연준 부의장[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속도 조절론을 처음으로 촉발시킨 뒤 한동안 침묵하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의 가장 큰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다시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설마 설마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현실화하자 주가는 하락하고 단기금리는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연준이 맞서지 말라(Don‘t fight the Fed)”는 증시 격언을 재차 새겨야 할 상황이 됐다. 한 주 내내 시장을 긴장시켰던 잭슨홀 미팅 연설에 나선 파월 의장은 1970년대의 초(超)인플레이션 상황까지 소환하면서 “경제에 일부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고 했다. 이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단 번에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기대도 늦춰지게 됐다.미국 CPI 상승률과 정책금리 추이파월 의장은 역대 가장 짧은 8분 정도의 연설에서 무려 45차례나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그는 “(중립금리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고 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말하는데, 그 이상으로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건 경기 침체까지 감내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그는 “더 높은 금리, 더 느린 성장, 덜 빡빡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면서도 “이것들은 불행한 비용들이지만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더 길어지고, 첫 금리 인하 시기는 더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기 시작했다. 실제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3월 3.81%가 연준이 최종적으로 인상할 정책금리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 중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내년 중 50bp 금리 인하 전망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달라진 정책금리 전망이 주식시장 상승랠리에 급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퍼지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하면서 “연준이 내년 초까지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린 뒤엔 인상 사이클을 끝내고 정책을 선회할 것이라 예상한 시장 전망을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실제 간밤 뉴욕 증시는 예상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2%, 나스닥지수가 2.7% 하락하는 등 비교적 큰 충격을 받았다.손더스 투자전략가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인상하고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증시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미래 이익 전망에 기초해 주가 프리미엄을 받는 테크주(株)에게 더 불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경고했다. 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위축된 투자심리가 시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이후엔 기업 이익 하향 압박이 시장을 억누를 수 있다”고 봤다. 데이비드 페이지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거시경제 리서치 대표도 “확실히 파월 의장은 자신의 연설 이후에 주식시장이 상승랠리를 펼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썼던 것 같다”고 해석하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기대했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장에 차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멈춰선 强달러에 증시 안도랠리, 앞날은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들어 달러화 강세 랠리가 다소 잦아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 정도 수준에서 달러 강세가 멈출 것이라 믿지 않고 있다. 대체로 내년까지는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달러화 강세가 글로벌 경제 둔화를 초래하고 일부 취약국가의 경제 위기를 야기하면서 강(强)달러 사이클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머지 않아 달러 강세 사이클이 끝난다면 주식시장의 강한 반등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싹트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 들어 17% 정도 상승한 달러인덱스는 108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유로화를 `패리티(1유로=1달러)` 아래로 내려가게 할 정도의 달러 강세는 주춤하고 있다. 현재 1유로는 1.0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럼에도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주요국 통화가치는 달러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엔화와 유로화는 물론이고 여타 신흥국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다. 신흥국 통화 중 올해 달러화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통화는 거의 없을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원화가 달러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는 7% 정도, 중국 위안화는 6% 정도 각각 하락하고 있다.이번 사이클에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 금리 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서둘러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상대 금리가 높은 달러화표시 자산에 투자하려 하고 있다. 둘째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 성장률 격차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이뤄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미국 경제 성장률이 유럽이나 주요 아시아 경쟁국들보다 더 좋을 것이란 쪽에 베팅하고 있다. 셋째는 안전자산 선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달러화와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달러 강세기 평균 절상률과 현재 수준 (자료=코메리카)반면 최근 달러화 강세가 조정 쪽으로 돌아선 건, 다른 국가들의 빨라진 통화긴축과 투기적 달러 매수세력들의 차익실현 때문으로 풀이된다. ING는 최근 달러화가 200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조정을 보이는 것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예상치 않게 100bp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한국은행도 역사상 첫 50bp 인상을 단행하는 등 미국과 여타 국가 간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봤다. 유럽중앙은행(ECB)도 50bp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또 최근 달러화에 베팅했던 매수세력들이 이익실현 차원에서 달러를 내다 팔고 있는 것도 달러 조정의 배경이라고 봤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달러화를 매수하려는 거래가 예외적으로 붐볐던 만큼 다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화 강세가 부담스러운 건 미국 주식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달러화가 8~10% 절상하면 미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1%포인트 정도 낮아지고, 그로 인해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달러화 조정이 뉴욕증시 상승랠리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만 달러화 절상기가 끝나는 시점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강한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코메리카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달러화가 극도로 강하게 뛸 때 주식과 채권, 원자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분석한 뒤 “달러 강세기에 주식은 대체로 약했지만, 터널의 끝에 빛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기에 최고점을 찍은 뒤 12개월 간 주식은 에너지 관련주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업종군에서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달러 정점 이후 주요 지수 및 업종별 수익률 (자료=코메리카)그는 “달러화가 정점을 찍었던 과거 40년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개월 평균 10% 상승했다. 특히 대형 소비재나 내구재 등을 포함하는 임의소비재와 금융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세는 미국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신흥시장과 선진국시장 모두 달러 강세 이후 동반 랠리를 보였다. 린치 CIO는 “연준이 이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가야할 길이 먼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가격 붕괴로부터 피하기 위해 거의 반사적으로 돈을 달러화에 넣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달러화의 매력을 일부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달러화 가치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로도 ICE 거래소의 미 달러인덱스는 2000년 8월과 2015년 3월까지의 달러화 강세장에 평균적으로 24% 정도 올랐다. 지금까지 달러 가치가 17% 정도 뛰었으니 추가 상승여력은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글로벌 경제나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쪽도 있다. 미국 경제는 달러화 강세로부터 큰 위협을 받지 않고 있지만 장기간의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 스탠더드뱅크 스티븐 배로우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는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외국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가 있고 동시에 통화 헤지 비용을 늘림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달러화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빌린 국가들은 상황이 더 어려워져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존 투렉 JST어드바이저 창업자 역시 “달러 강세가 글로벌 무역을 침체로 몰아가고 이는 다시 미국에 비해 유럽 등 다른 선진국 경제 성장을 압박하곤 한다”면서 “이번 절상 사이클에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 성장을 무너뜨릴 때까지 이어지면서 스스로 강세를 강화할 위험도 있다”고 봤다.
    이정훈 기자 2022.07.2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들어 달러화 강세 랠리가 다소 잦아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월가 투자은행들은 이 정도 수준에서 달러 강세가 멈출 것이라 믿지 않고 있다. 대체로 내년까지는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달러화 강세가 글로벌 경제 둔화를 초래하고 일부 취약국가의 경제 위기를 야기하면서 강(强)달러 사이클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머지 않아 달러 강세 사이클이 끝난다면 주식시장의 강한 반등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싹트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 들어 17% 정도 상승한 달러인덱스는 108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유로화를 `패리티(1유로=1달러)` 아래로 내려가게 할 정도의 달러 강세는 주춤하고 있다. 현재 1유로는 1.0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럼에도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주요국 통화가치는 달러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엔화와 유로화는 물론이고 여타 신흥국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다. 신흥국 통화 중 올해 달러화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통화는 거의 없을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원화가 달러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는 7% 정도, 중국 위안화는 6% 정도 각각 하락하고 있다.이번 사이클에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 금리 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서둘러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 간 금리 역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상대 금리가 높은 달러화표시 자산에 투자하려 하고 있다. 둘째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 성장률 격차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이뤄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미국 경제 성장률이 유럽이나 주요 아시아 경쟁국들보다 더 좋을 것이란 쪽에 베팅하고 있다. 셋째는 안전자산 선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달러화와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달러 강세기 평균 절상률과 현재 수준 (자료=코메리카)반면 최근 달러화 강세가 조정 쪽으로 돌아선 건, 다른 국가들의 빨라진 통화긴축과 투기적 달러 매수세력들의 차익실현 때문으로 풀이된다. ING는 최근 달러화가 200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조정을 보이는 것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예상치 않게 100bp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한국은행도 역사상 첫 50bp 인상을 단행하는 등 미국과 여타 국가 간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봤다. 유럽중앙은행(ECB)도 50bp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또 최근 달러화에 베팅했던 매수세력들이 이익실현 차원에서 달러를 내다 팔고 있는 것도 달러 조정의 배경이라고 봤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달러화를 매수하려는 거래가 예외적으로 붐볐던 만큼 다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화 강세가 부담스러운 건 미국 주식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달러화가 8~10% 절상하면 미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1%포인트 정도 낮아지고, 그로 인해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달러화 조정이 뉴욕증시 상승랠리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만 달러화 절상기가 끝나는 시점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강한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코메리카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달러화가 극도로 강하게 뛸 때 주식과 채권, 원자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분석한 뒤 “달러 강세기에 주식은 대체로 약했지만, 터널의 끝에 빛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기에 최고점을 찍은 뒤 12개월 간 주식은 에너지 관련주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업종군에서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달러 정점 이후 주요 지수 및 업종별 수익률 (자료=코메리카)그는 “달러화가 정점을 찍었던 과거 40년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개월 평균 10% 상승했다. 특히 대형 소비재나 내구재 등을 포함하는 임의소비재와 금융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세는 미국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신흥시장과 선진국시장 모두 달러 강세 이후 동반 랠리를 보였다. 린치 CIO는 “연준이 이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가야할 길이 먼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가격 붕괴로부터 피하기 위해 거의 반사적으로 돈을 달러화에 넣고 있다”면서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달러화의 매력을 일부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달러화 가치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로도 ICE 거래소의 미 달러인덱스는 2000년 8월과 2015년 3월까지의 달러화 강세장에 평균적으로 24% 정도 올랐다. 지금까지 달러 가치가 17% 정도 뛰었으니 추가 상승여력은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글로벌 경제나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쪽도 있다. 미국 경제는 달러화 강세로부터 큰 위협을 받지 않고 있지만 장기간의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 스탠더드뱅크 스티븐 배로우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는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외국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가 있고 동시에 통화 헤지 비용을 늘림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달러화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빌린 국가들은 상황이 더 어려워져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존 투렉 JST어드바이저 창업자 역시 “달러 강세가 글로벌 무역을 침체로 몰아가고 이는 다시 미국에 비해 유럽 등 다른 선진국 경제 성장을 압박하곤 한다”면서 “이번 절상 사이클에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 성장을 무너뜨릴 때까지 이어지면서 스스로 강세를 강화할 위험도 있다”고 봤다.
  • `화들짝` 9%대 美물가가 던지는 경고들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설마했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1981년말 이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9%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국에서 재현됐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까지 훌쩍 뛰어 넘으며, 이달 말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 한 차례 큰 폭의 정책금리 인상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9.1% 상승했다. 앞선 5월의 8.6%는 물론이고 월가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였던 8.8%까지 크게 앞질렀다. 이 같은 상승률은 1981년 12월 이후 약 41년 만에 최고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5월의 6.0%보다 소폭 하락한 전년동월대비 5.9%에 머물렀지만, 이 역시 5.7%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비단 에너지와 곡물 가격만으로 이처럼 높은 물가 상승률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게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물가 오름세가 경제 전반에 널리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에너지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41.6% 급등했고, 식품값도 10.4%나 뛰었다. 외식비도 1년 만에 최대인 7.7%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3분의1 가량이나 차지하는 주거비는 5.6% 뛰었다. ◇뚜렷해진 `서비스 인플레이션`시장을 가장 놀라게 만든 건 흔히 `헤드라인 지수`라 불리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 장기화로 예견하긴 했지만, 근 41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 9%대 물가 상승률은 시장에는 분명 쇼크였다. 에너지 가격은 6월 한 달에만 전년동월대비 41.6% 폭등했다. 세부적으로는 휘발유 가격이 무려 60%나 치솟았고, 전기요금도 13.7% 올랐다. 또한 음식료 물가도 10% 이상 올랐고, 밥상물가는 12%나 뛰었다.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여기서 그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서비스분야까지 번진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체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7% 올라 5월의 0.6%보다 높아졌다. 전년동월비로는 5.5%나 올랐다. 4~5월 오름세가 컸던 항공요금은 6월에도 전년동월대비 34.6%나 상승했다. 월별 미국 소비자물가 전년동월대비 상승률 추이미 재무부 경제정책 고문을 역임했던 스티븐 마이런 앰버웨이브파트너스 창업주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넘어선 것보다 더 좋지 않은 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상품과 맞먹는 수준으로 뛰고 있다는 점”이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되며,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 한 이를 낮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원물가 높이는 임대료 급등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함으로써 경제 기저의 물가 흐름을 파악하기 좋은 근원 소비자물가는 6월에 전년동월대비 5.9%를 기록했다. 앞선 5월의 6.0%보다 0.1%포인트 내려가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5.7%를 넘었다. 석 달 연속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아직 낙관은 일러 보인다.이 근원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린 가장 큰 요인은 주거비용이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 이전 석 달 간 1.7% 상승에 불과했던 주거비는 6월 들어선 전년동월대비 5.6% 올랐다. 우려스러운 건, 최근 1년 간의 가파른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 주거비가 지속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낸시 데이비스 퀘드래틱캐피탈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는 “올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대비 20% 가량 올랐다”며 “최근까지도 주택가격지수와 주거비 간에 괴리가 컸던 만큼 앞으로는 임대료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다른 길 가는 음식료값그나마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장 긍정적인 대목 중 하나는 6월에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뛴 것이 전체 헤드라인 지수를 높였지만, 7월 들어선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에 휘발유값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크게 기여하긴 했지만, 이달 들어선 갤런당 5달러를 넘었던 무연 휘발유 값이 4.6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다만 에너지와 달리, 음식료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푸드 인플레이션`은 6월에도 지속됐다는 건 여전한 골칫거리다. 음식료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0.4%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미국 최대 비은행 농업대출기관인 애그어메리카의 커트 코빙턴 이사는 “금리 상승뿐 아니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그밖의 비용 상승이 농산물 가격을 끌어 올린다”며 “특히 이로 인해 이익이 줄어든 농가가 추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만큼 푸드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자이언트 스텝`으론 역부족?결국 시장 한편에서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기대는 아직까진 섣부른 감이 있어 보인다. 이제는 ‘인플레 파이터’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보다 쎈 놈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단숨에 100b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확률을 40% 이상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만 해도 확률은 제로(0)에 가까웠다. 실제 하루 전 캐나다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시장 전망을 깨고 단번에 100bp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러스티 배너먼 오리온어드바이저솔루션즈 최고투자전략가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같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단초들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 물가가 피크아웃되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 개월은 더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통화긴축에 나서곤 있지만 여전히 ‘뒷북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클리프 호지 코너스톤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6월 물가지표가 너무 좋지 않게 나온 만큼 연준으로서도 달리 선택지가 없게 됐다”며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더라도 보다 공격적인 통화긴축의 길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2022.07.1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설마했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1981년말 이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9%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국에서 재현됐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까지 훌쩍 뛰어 넘으며, 이달 말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또 한 차례 큰 폭의 정책금리 인상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9.1% 상승했다. 앞선 5월의 8.6%는 물론이고 월가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였던 8.8%까지 크게 앞질렀다. 이 같은 상승률은 1981년 12월 이후 약 41년 만에 최고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5월의 6.0%보다 소폭 하락한 전년동월대비 5.9%에 머물렀지만, 이 역시 5.7%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비단 에너지와 곡물 가격만으로 이처럼 높은 물가 상승률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게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물가 오름세가 경제 전반에 널리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에너지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41.6% 급등했고, 식품값도 10.4%나 뛰었다. 외식비도 1년 만에 최대인 7.7% 상승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3분의1 가량이나 차지하는 주거비는 5.6% 뛰었다. ◇뚜렷해진 `서비스 인플레이션`시장을 가장 놀라게 만든 건 흔히 `헤드라인 지수`라 불리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 장기화로 예견하긴 했지만, 근 41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 9%대 물가 상승률은 시장에는 분명 쇼크였다. 에너지 가격은 6월 한 달에만 전년동월대비 41.6% 폭등했다. 세부적으로는 휘발유 가격이 무려 60%나 치솟았고, 전기요금도 13.7% 올랐다. 또한 음식료 물가도 10% 이상 올랐고, 밥상물가는 12%나 뛰었다.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여기서 그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서비스분야까지 번진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체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7% 올라 5월의 0.6%보다 높아졌다. 전년동월비로는 5.5%나 올랐다. 4~5월 오름세가 컸던 항공요금은 6월에도 전년동월대비 34.6%나 상승했다. 월별 미국 소비자물가 전년동월대비 상승률 추이미 재무부 경제정책 고문을 역임했던 스티븐 마이런 앰버웨이브파트너스 창업주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넘어선 것보다 더 좋지 않은 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상품과 맞먹는 수준으로 뛰고 있다는 점”이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되며,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 한 이를 낮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원물가 높이는 임대료 급등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함으로써 경제 기저의 물가 흐름을 파악하기 좋은 근원 소비자물가는 6월에 전년동월대비 5.9%를 기록했다. 앞선 5월의 6.0%보다 0.1%포인트 내려가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5.7%를 넘었다. 석 달 연속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아직 낙관은 일러 보인다.이 근원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린 가장 큰 요인은 주거비용이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 이전 석 달 간 1.7% 상승에 불과했던 주거비는 6월 들어선 전년동월대비 5.6% 올랐다. 우려스러운 건, 최근 1년 간의 가파른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 주거비가 지속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낸시 데이비스 퀘드래틱캐피탈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는 “올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대비 20% 가량 올랐다”며 “최근까지도 주택가격지수와 주거비 간에 괴리가 컸던 만큼 앞으로는 임대료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다른 길 가는 음식료값그나마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장 긍정적인 대목 중 하나는 6월에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뛴 것이 전체 헤드라인 지수를 높였지만, 7월 들어선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에 휘발유값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크게 기여하긴 했지만, 이달 들어선 갤런당 5달러를 넘었던 무연 휘발유 값이 4.6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다만 에너지와 달리, 음식료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푸드 인플레이션`은 6월에도 지속됐다는 건 여전한 골칫거리다. 음식료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0.4%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미국 최대 비은행 농업대출기관인 애그어메리카의 커트 코빙턴 이사는 “금리 상승뿐 아니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그밖의 비용 상승이 농산물 가격을 끌어 올린다”며 “특히 이로 인해 이익이 줄어든 농가가 추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만큼 푸드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자이언트 스텝`으론 역부족?결국 시장 한편에서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기대는 아직까진 섣부른 감이 있어 보인다. 이제는 ‘인플레 파이터’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보다 쎈 놈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단숨에 100b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확률을 40% 이상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만 해도 확률은 제로(0)에 가까웠다. 실제 하루 전 캐나다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시장 전망을 깨고 단번에 100bp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러스티 배너먼 오리온어드바이저솔루션즈 최고투자전략가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같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단초들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 물가가 피크아웃되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 개월은 더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통화긴축에 나서곤 있지만 여전히 ‘뒷북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클리프 호지 코너스톤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6월 물가지표가 너무 좋지 않게 나온 만큼 연준으로서도 달리 선택지가 없게 됐다”며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더라도 보다 공격적인 통화긴축의 길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설마 9% 찍을까…美 소비자물가 관전포인트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선 단기적인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였던 5월 상승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7월부터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물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에 대한 기대도 싹트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1.1%, 전년동월대비 8.8%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1981년 이후 최고였던 지난 5월의 1.0%와 8.6%를 앞서는 수준이다. 특히 유럽계 투자은행 UBS와 도이체방크는 상승률이 9%대를 찍을 수도 있다고 본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6월 CPI 상승률이 높을 것”이라며 예고하기도 했다.그러나 톰 사이먼스 제프리즈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시장 전망치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확실히 물가가 피크아웃됐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반면 예상치보다 낮게 나와도 물가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고 받아들일 것이라 어느 쪽이든 증시에서의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에너지 가격 향방이 불확실한 만큼 낙관할 순 없겠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조심스럽게 물가 피크아웃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우선은 국제유가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다. 7월 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나 하락했고 휘발유 선물가격도 7.6% 내려갔다. 실제 주유소에서의 무연 휘발유 가격도 6월14일에 갤런당 5.016달러의 피크를 기록한 뒤 현재 4.65달러까지 내려가 있다. 마이클 개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경제부문 대표는 “하반기에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 절대적인 정점이 아니라 단기적인 정점에 불과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단기 정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유럽의 러시아산(産)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짐작할 수 없다”며 “또한 유럽인들이 금수조치 시한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킬 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올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다음으론 공급망 차질이 일부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펜 대표는 “최근 들어 컨테이너 운송이나 항공 운송 등과 같은 운송비용이 하락하는 징후가 뚜렷한 만큼 공급망 문제가 다소 풀리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먼저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6월에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포인트, 음식료 가격이 1%포인트 각각 높일 것으로 예상한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4월부터 항공요금 같은 항목들이 근원 소비자물가를 크게 끌어 올렸는데, 6월에는 그만큼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구와 전자제품 등도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잘못 계산한 결과로, 이제는 가격을 내리거나 적어도 더 이상 인상하진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도 시장에서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5.7%로, 앞선 5월의 0.6%와 6.0%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 3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에 이르렀고, 이후 이번 6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근원 물가 상승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개펜 대표는 “물가지표와 이달 말 발표될 소매판매지표를 연계해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6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5월에 0.3% 하락했던 소매판매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것인데, 소매판매 호조의 상당 부분은 치솟은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휘발유 구매액이 늘어난 덕이다.
    이정훈 기자 2022.07.1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선 단기적인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였던 5월 상승률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7월부터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물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에 대한 기대도 싹트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1.1%, 전년동월대비 8.8%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1981년 이후 최고였던 지난 5월의 1.0%와 8.6%를 앞서는 수준이다. 특히 유럽계 투자은행 UBS와 도이체방크는 상승률이 9%대를 찍을 수도 있다고 본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6월 CPI 상승률이 높을 것”이라며 예고하기도 했다.그러나 톰 사이먼스 제프리즈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시장 전망치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확실히 물가가 피크아웃됐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반면 예상치보다 낮게 나와도 물가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고 받아들일 것이라 어느 쪽이든 증시에서의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에너지 가격 향방이 불확실한 만큼 낙관할 순 없겠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조심스럽게 물가 피크아웃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우선은 국제유가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다. 7월 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나 하락했고 휘발유 선물가격도 7.6% 내려갔다. 실제 주유소에서의 무연 휘발유 가격도 6월14일에 갤런당 5.016달러의 피크를 기록한 뒤 현재 4.65달러까지 내려가 있다. 마이클 개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경제부문 대표는 “하반기에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 절대적인 정점이 아니라 단기적인 정점에 불과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단기 정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유럽의 러시아산(産)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짐작할 수 없다”며 “또한 유럽인들이 금수조치 시한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킬 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올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다음으론 공급망 차질이 일부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펜 대표는 “최근 들어 컨테이너 운송이나 항공 운송 등과 같은 운송비용이 하락하는 징후가 뚜렷한 만큼 공급망 문제가 다소 풀리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먼저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6월에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포인트, 음식료 가격이 1%포인트 각각 높일 것으로 예상한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4월부터 항공요금 같은 항목들이 근원 소비자물가를 크게 끌어 올렸는데, 6월에는 그만큼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구와 전자제품 등도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잘못 계산한 결과로, 이제는 가격을 내리거나 적어도 더 이상 인상하진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도 시장에서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5%, 전년동월대비 5.7%로, 앞선 5월의 0.6%와 6.0%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 3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에 이르렀고, 이후 이번 6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근원 물가 상승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개펜 대표는 “물가지표와 이달 말 발표될 소매판매지표를 연계해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6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5월에 0.3% 하락했던 소매판매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것인데, 소매판매 호조의 상당 부분은 치솟은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휘발유 구매액이 늘어난 덕이다.
  • 막 오르는 2분기 어닝시즌이 걱정스런 까닭 [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 반등에 성공한 뉴욕증시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게 됐다. 이번주 은행과 항공사, 소매업체를 필두로 2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이 개막하면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기업 실적이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뉴욕증시에서 2분기 어닝시즌이 막을 올린다. 오는 12일 펩시코를 시작으로, 13일에는 델타에어라인과 패스테널이, 14일엔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콘애그라,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즈, 신타스, TSMC가, 15일엔 웰스파고, 씨티그룹, PNC파이낸셜, BNY멜론,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나이티드헬스가 각각 실적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오는 기업 실적 발표인지라, 이번 어닝시즌은 향후 경기 침체와 증시 본격 반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변수다. 그렉 패속 AXS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증시 내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해 이번 어닝시즌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아직까진 미국에서 기업 이익의 급격한 악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시장조사기관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소의 하향 조정이 나타나곤 있지만, 올 3분기와 4분기에는 이보다 높은 각각 10.9%와 10.5%의 이익 증가율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도 EPS는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이를 애널리스트들의 보수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른 착시로 보는 쪽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은 이미 올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0.7%까지 하향 조정했는데, 기업 이익 전망치를 이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오히려 이번 2분기 어닝시즌에 이익 하향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기업 매출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고 이익 마진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이익 전망치를 잘 낮추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실적 눈높이를 재조정해야 한다면 이번 어닝시즌이 그 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닝시즌을 앞두고 당사자인 기업들이 자사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미리 낮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103곳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무려 71곳이 2분기 EPS 전망치를 당초보다 낮춰 잡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59곳, 10년 평균인 66곳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2019년 4분기의 73곳에 이어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EPS 전망치를 높인 곳은 32곳에 불과했다.이를 반영해 팩트셋은 현재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EPS가 4.0%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대로 라면 이익 증가율은 2020년 4분기의 3.8%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설령 2분기 EPS가 양호하게 나온다 해도 이익의 질(質)적인 면은 그 만큼 충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역사상 최고 이익을 내고 있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옥시덴탈 등의 주요 에너지 기업 이익을 제외하고 보면 나머지 상장사 이익은 전기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3분기, 또는 하반기,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에 좀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슨 프라이드 프라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표면적으로 2분기 이익이 여전히 강할 것으로 나오겠지만, 최근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올해 기업들의 이익 마진은 악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테크기업이나 주요 수출업체들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오라클 같은 업체인 달러화 강세로 인해 4분기 매출이 5%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번 어닝시즌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적어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좀더 우세하다. 부크바르 CIO는 “이번 어닝시즌에는 양호한 2분기 실적과 보수적인 3분기 전망이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이 높아진 생산원가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가격으로 전가하고 있는지, 또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가격 전가력이나 이익 유지 능력에 따라 종목을 선별하는 뜻이다. 또 마이클 에어론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시장은 이번 어닝시즌이 매우 도전적일 것으로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며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실적 전망은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기업들 입장에서도 3분기에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번 어닝시즌은 시장을 실망감을 안겨줄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2022.07.1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 반등에 성공한 뉴욕증시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게 됐다. 이번주 은행과 항공사, 소매업체를 필두로 2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이 개막하면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기업 실적이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뉴욕증시에서 2분기 어닝시즌이 막을 올린다. 오는 12일 펩시코를 시작으로, 13일에는 델타에어라인과 패스테널이, 14일엔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콘애그라, 아메리칸아웃도어브랜즈, 신타스, TSMC가, 15일엔 웰스파고, 씨티그룹, PNC파이낸셜, BNY멜론, US뱅코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나이티드헬스가 각각 실적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 국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오는 기업 실적 발표인지라, 이번 어닝시즌은 향후 경기 침체와 증시 본격 반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변수다. 그렉 패속 AXS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증시 내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해 이번 어닝시즌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아직까진 미국에서 기업 이익의 급격한 악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시장조사기관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소의 하향 조정이 나타나곤 있지만, 올 3분기와 4분기에는 이보다 높은 각각 10.9%와 10.5%의 이익 증가율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도 EPS는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이를 애널리스트들의 보수적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른 착시로 보는 쪽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은 이미 올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0.7%까지 하향 조정했는데, 기업 이익 전망치를 이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오히려 이번 2분기 어닝시즌에 이익 하향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기업 매출 성장세가 다소 줄어들고 이익 마진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이익 전망치를 잘 낮추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실적 눈높이를 재조정해야 한다면 이번 어닝시즌이 그 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닝시즌을 앞두고 당사자인 기업들이 자사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미리 낮추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103곳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무려 71곳이 2분기 EPS 전망치를 당초보다 낮춰 잡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59곳, 10년 평균인 66곳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2019년 4분기의 73곳에 이어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EPS 전망치를 높인 곳은 32곳에 불과했다.이를 반영해 팩트셋은 현재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2분기 EPS가 4.0%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대로 라면 이익 증가율은 2020년 4분기의 3.8%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설령 2분기 EPS가 양호하게 나온다 해도 이익의 질(質)적인 면은 그 만큼 충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역사상 최고 이익을 내고 있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옥시덴탈 등의 주요 에너지 기업 이익을 제외하고 보면 나머지 상장사 이익은 전기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3분기, 또는 하반기,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에 좀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슨 프라이드 프라이빗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표면적으로 2분기 이익이 여전히 강할 것으로 나오겠지만, 최근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올해 기업들의 이익 마진은 악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테크기업이나 주요 수출업체들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오라클 같은 업체인 달러화 강세로 인해 4분기 매출이 5%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번 어닝시즌은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적어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좀더 우세하다. 부크바르 CIO는 “이번 어닝시즌에는 양호한 2분기 실적과 보수적인 3분기 전망이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이 높아진 생산원가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가격으로 전가하고 있는지, 또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가격 전가력이나 이익 유지 능력에 따라 종목을 선별하는 뜻이다. 또 마이클 에어론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시장은 이번 어닝시즌이 매우 도전적일 것으로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며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더라도 향후 실적 전망은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만 기업들 입장에서도 3분기에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기 편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번 어닝시즌은 시장을 실망감을 안겨줄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경기침체 잣대 된 국제유가, 더 떨어질까[이정훈의 증시이슈]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급락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가의 추가 하락과 재반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발빠른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유가 움직임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사이에서의 시장심리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8.2%, 8.93달러 떨어진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11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며, 이날 낙폭도 근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하루 만에 9.5%나 급락하면서 배럴당 102.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이 같은 국제유가 급락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그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가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이날 원유 외에도 밀과 은(銀)은 물론이고 경기 전망을 보여준다고 해서 `닥터 코퍼(Dr. Kopper)`로도 불리는 구리 가격까지 동반 추락했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하루 만에 4.5% 주저 앉았다. 이날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도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공포는 시장지표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3월과 6월에 이어 다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이른바 장단기금리 역전이 재차 나타났다. 흔히 장단기금리 역전은 경기 둔화 혹은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실제로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을 확률은 38%에 이르고 있다. 케네스 폴캐리 슬레이트스톤웰스 선임 시장전략가는 “만약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려고 한다면 당장 짐을 싸고 집안의 불을 꺼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발등의 불인지라 연준은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높아진 유가 수준과 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나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한 달 간 평균 휘발유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갤런당 5달러를 돌파했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최근 평균 4.80달러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석유 컨설팅회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하반기 경기침체 전망이 급물살을 타면서 수많은 원자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초래돼 수요가 줄어들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 내년 말엔 45달러까지 가파르게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씨티는 “미국 경제가 침체까지 갈 것 같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약 경기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원유 수요가 줄고 유가도 한계비용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굳이 경기침체가 오지 않더라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가운데 영국 등에서도 사우디의 원유 증산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에 따른 유가 하락을 점치는 쪽도 있다. 다만 여전히 원유 수요가 탄탄한 데다 증산 자체가 단기간 내 나타나기 힘든 만큼 재차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앰리타 센 에너지어스펙츠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유 매도세는 주로 원유시장 내 펀더멘털보다는 막연한 경기침체 우려나 안전자산 선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유 수요는 강하고 공급은 제한적인 만큼 조만간 다시 유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점쳤다. 또한 일부 휴전 가능성이 점쳐지긴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 지도 유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말 JP모건은 “서방권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인다면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정훈 기자 2022.07.0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급락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가의 추가 하락과 재반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발빠른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유가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유가 움직임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사이에서의 시장심리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8.2%, 8.93달러 떨어진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11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며, 이날 낙폭도 근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하루 만에 9.5%나 급락하면서 배럴당 102.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이 같은 국제유가 급락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정책이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그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가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이날 원유 외에도 밀과 은(銀)은 물론이고 경기 전망을 보여준다고 해서 `닥터 코퍼(Dr. Kopper)`로도 불리는 구리 가격까지 동반 추락했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하루 만에 4.5% 주저 앉았다. 이날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도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공포는 시장지표에서도 잘 드러났다.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3월과 6월에 이어 다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이른바 장단기금리 역전이 재차 나타났다. 흔히 장단기금리 역전은 경기 둔화 혹은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실제로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을 확률은 38%에 이르고 있다. 케네스 폴캐리 슬레이트스톤웰스 선임 시장전략가는 “만약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려고 한다면 당장 짐을 싸고 집안의 불을 꺼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발등의 불인지라 연준은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높아진 유가 수준과 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나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한 달 간 평균 휘발유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갤런당 5달러를 돌파했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최근 평균 4.80달러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석유 컨설팅회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하반기 경기침체 전망이 급물살을 타면서 수많은 원자재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초래돼 수요가 줄어들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 내년 말엔 45달러까지 가파르게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씨티는 “미국 경제가 침체까지 갈 것 같진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약 경기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원유 수요가 줄고 유가도 한계비용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굳이 경기침체가 오지 않더라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가운데 영국 등에서도 사우디의 원유 증산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에 따른 유가 하락을 점치는 쪽도 있다. 다만 여전히 원유 수요가 탄탄한 데다 증산 자체가 단기간 내 나타나기 힘든 만큼 재차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앰리타 센 에너지어스펙츠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유 매도세는 주로 원유시장 내 펀더멘털보다는 막연한 경기침체 우려나 안전자산 선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유 수요는 강하고 공급은 제한적인 만큼 조만간 다시 유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점쳤다. 또한 일부 휴전 가능성이 점쳐지긴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 지도 유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말 JP모건은 “서방권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줄인다면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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