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부

정병묵

기자

사사건건

  • “노점상 못 열어서, 온수 안나와서”…설연휴 방화범들[사사건건]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나 60여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연휴 기간, 서울 다른 곳에선 일부러 불을 지른 이들도 있습니다. “노점상을 못 열어서”, “온수가 안 나와서” 등의 이유였습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나 고물가와 한파로 고통스러운 때에, ‘홧김’에 불 지른 이들로 이웃의 고통은 배가됐습니다.‘가짜 뇌전증’으로 병역의무를 면제받거나 면제를 도운 이들이 이번주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십시일반의 후원금을 등친 ‘경태아부지’ 택배기사와 그의 전 여자친구는 징역형의 죗값을 받았습니다.◇ 청계천 일대, 숭인동 옥탑방서 ‘방화’(사진=연합뉴스)설 연휴 마지막날이던 지난 24일 청계천 일대 ‘연쇄 방화’(현주건조물방화·일반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50대 남성 A씨가 구속됐습니다. 설날인 지난 22일 오전 1~3시 서울 중구 신당역 인근 주택가와 황학동 상가 건물 앞, 종로구 창신동 상가 건물과 숭인동 골목 등 4곳에 고의로 불을 낸 혐의입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5시쯤 강서구 방화동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화재들로 상가 내 가게와 인근에 쌓여 있던 박스 등이 불탔습니다.현재 직업이 없는 A씨는 “과거 청계천 근처에서 노점상을 열고 싶었는데 인근 주민들에게 도움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 “서민들이 어렵게 살고 있어 사회에 경각심을 울리려 했다”고 경찰에 밝힌 걸로 전해집니다.지난 26일엔 60대 남성 B씨가 전날 오후 7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다세대주택 옥탑방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민 신고 덕분에 그는 방화 이십여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옥탑방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B씨가 경찰에 밝힌 범행 동기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추워서”입니다.◇ 법정에 선 ‘병역의 신’…면탈자들도 줄기소 병무청의 징병검사(사진=연합뉴스)‘가짜 뇌전증(간질) 환자’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알선한 브로커, 병역면탈자들이 줄줄이 심판대에 섭니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이 지난해 12월초 꾸린 합동수사팀의 수사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먼저 프로배구선수 조재성(OK금융그룹)씨와 아이돌그룹 소속 래퍼 라비 등의 병역면탈을 도운 40대 구씨는 지난 27일 첫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군 행정사 출신으로 스스로를 ‘병역의 신’이라 칭했던 이입니다. 총 7명의 병역면탈자와 공모해 거짓말로 뇌전증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구씨 측은 재판에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뇌전증에 대한 객관적인 병역 판정 기준을 재정립해 제도적으로 병역면탈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뇌전증 판정 기준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도 탓을 했습니다.합동수사팀은 지난 26일 구씨 밑에서 부대표로 일한 병역브로커 김씨(37)를 포함한 22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브로커에게 컨설팅을 받은 의사·프로게이머·골프선수 등 병역면탈자 15명, 범행에 적극 가담한 면탈자의 부모·지인 6명 등을 무더기 기소했습니다.◇ “강아지들 아프다”…기부금 ‘먹튀’로 실형택배견 ‘경태’ (사진=‘경태아부지’ SNS)유기견 출신의 택배견 ‘경태’를 이용해 유명세를 얻은 후 기부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 C(34)씨가 징역 2년형, 주범으로 지목됐던 여자친구 D(39)씨가 7년형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7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 결과입니다.2020년 C씨는 유기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경태아부지’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 유기견 ‘태희’를 추가 입양했습니다. C씨와 당시 그의 여자친구이던 D씨는 이듬해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택배 차량이 고장 나 일을 할 수 없는데 강아지들이 아프다, 도와달라”는 글을 올려 기부금 6억원가량을 받았는데, 이후 돌연 잠적했습니다.경찰은 이들이 잠적한 지 6개월여만인 지난해 9월 붙잡았습니다. 검찰은 후원금 대부분을 계좌로 받은 D씨를 주범으로 지목해 구속 기소하고, C씨는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D씨는 지난해 11월 임신중절수술을 받겠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허가를 받곤 한 달여간 도주하다 다시 붙잡혔습니다.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법정에 선 이들에 재판부는 “둘의 사기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반복돼왔다”며 “1차 기부금 피해자는 2306명, 2차 피해자는 1만496명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감과 선한 감정을 이용해 본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한 만큼 범행 수법이 불량하고, 동기가 불순하다”고 질책했습니다.
    김미영 기자 2023.01.28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 구룡마을에서 큰 불이 나 60여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연휴 기간, 서울 다른 곳에선 일부러 불을 지른 이들도 있습니다. “노점상을 못 열어서”, “온수가 안 나와서” 등의 이유였습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나 고물가와 한파로 고통스러운 때에, ‘홧김’에 불 지른 이들로 이웃의 고통은 배가됐습니다.‘가짜 뇌전증’으로 병역의무를 면제받거나 면제를 도운 이들이 이번주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십시일반의 후원금을 등친 ‘경태아부지’ 택배기사와 그의 전 여자친구는 징역형의 죗값을 받았습니다.◇ 청계천 일대, 숭인동 옥탑방서 ‘방화’(사진=연합뉴스)설 연휴 마지막날이던 지난 24일 청계천 일대 ‘연쇄 방화’(현주건조물방화·일반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50대 남성 A씨가 구속됐습니다. 설날인 지난 22일 오전 1~3시 서울 중구 신당역 인근 주택가와 황학동 상가 건물 앞, 종로구 창신동 상가 건물과 숭인동 골목 등 4곳에 고의로 불을 낸 혐의입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5시쯤 강서구 방화동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화재들로 상가 내 가게와 인근에 쌓여 있던 박스 등이 불탔습니다.현재 직업이 없는 A씨는 “과거 청계천 근처에서 노점상을 열고 싶었는데 인근 주민들에게 도움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 “서민들이 어렵게 살고 있어 사회에 경각심을 울리려 했다”고 경찰에 밝힌 걸로 전해집니다.지난 26일엔 60대 남성 B씨가 전날 오후 7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다세대주택 옥탑방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민 신고 덕분에 그는 방화 이십여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옥탑방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B씨가 경찰에 밝힌 범행 동기는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추워서”입니다.◇ 법정에 선 ‘병역의 신’…면탈자들도 줄기소 병무청의 징병검사(사진=연합뉴스)‘가짜 뇌전증(간질) 환자’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알선한 브로커, 병역면탈자들이 줄줄이 심판대에 섭니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이 지난해 12월초 꾸린 합동수사팀의 수사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먼저 프로배구선수 조재성(OK금융그룹)씨와 아이돌그룹 소속 래퍼 라비 등의 병역면탈을 도운 40대 구씨는 지난 27일 첫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군 행정사 출신으로 스스로를 ‘병역의 신’이라 칭했던 이입니다. 총 7명의 병역면탈자와 공모해 거짓말로 뇌전증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구씨 측은 재판에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뇌전증에 대한 객관적인 병역 판정 기준을 재정립해 제도적으로 병역면탈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뇌전증 판정 기준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도 탓을 했습니다.합동수사팀은 지난 26일 구씨 밑에서 부대표로 일한 병역브로커 김씨(37)를 포함한 22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브로커에게 컨설팅을 받은 의사·프로게이머·골프선수 등 병역면탈자 15명, 범행에 적극 가담한 면탈자의 부모·지인 6명 등을 무더기 기소했습니다.◇ “강아지들 아프다”…기부금 ‘먹튀’로 실형택배견 ‘경태’ (사진=‘경태아부지’ SNS)유기견 출신의 택배견 ‘경태’를 이용해 유명세를 얻은 후 기부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 C(34)씨가 징역 2년형, 주범으로 지목됐던 여자친구 D(39)씨가 7년형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7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 결과입니다.2020년 C씨는 유기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경태아부지’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 유기견 ‘태희’를 추가 입양했습니다. C씨와 당시 그의 여자친구이던 D씨는 이듬해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택배 차량이 고장 나 일을 할 수 없는데 강아지들이 아프다, 도와달라”는 글을 올려 기부금 6억원가량을 받았는데, 이후 돌연 잠적했습니다.경찰은 이들이 잠적한 지 6개월여만인 지난해 9월 붙잡았습니다. 검찰은 후원금 대부분을 계좌로 받은 D씨를 주범으로 지목해 구속 기소하고, C씨는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D씨는 지난해 11월 임신중절수술을 받겠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허가를 받곤 한 달여간 도주하다 다시 붙잡혔습니다.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법정에 선 이들에 재판부는 “둘의 사기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반복돼왔다”며 “1차 기부금 피해자는 2306명, 2차 피해자는 1만496명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감과 선한 감정을 이용해 본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한 만큼 범행 수법이 불량하고, 동기가 불순하다”고 질책했습니다.
  • "동료 죄수가 엉덩이 만졌다"…위증 50대男 '실형'[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도소 수감 중 동료 재소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하고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50대 남성이 위증 혐의로 실형 판결을 받았다.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최선상 판사)은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A씨는 안양교소도 수감 중이던 2020년 2월 같은 수형실에서 생활하던 B씨와 갈등을 겪자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그는 “교도소 내 수감자 목욕탕 탈의실에서 B씨가 제 등에 로션을 발라주던 중 갑자기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A씨는 거짓 신고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재소자 C씨에게 거짓 증언을 부탁하기도 했다. C씨는 A씨 부탁에 따라 교도소 조사 과정은 물론 수사기관에서도 “B씨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A씨와 C씨의 이 같은 거짓 진술로 인해 B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B씨가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가운데, A씨는 직접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재차 “성추행을 당했다”며 “다른 동료 재소자들이 B씨의 성추행을 직접 목격했고, 이들에게 거짓진술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구체적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이 달라지며 결국 위증이 탄로 났다. 아울러 피해 사실을 거짓 증언해 준 동료 재소자 C씨도 법정에서 “A씨로부터 증언을 부탁받았다. 법정까지 올 줄 모르고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했다”고 실토했다.결국 B씨가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은 A씨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자신의 재판에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한 것이 아닌 만큼 위증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재판부는 A씨 주장을 일축하고 “위증죄는 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하고 사법절차의 적정성을 저해하는 범죄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광범 기자 2023.01.27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도소 수감 중 동료 재소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하고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50대 남성이 위증 혐의로 실형 판결을 받았다.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최선상 판사)은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A씨는 안양교소도 수감 중이던 2020년 2월 같은 수형실에서 생활하던 B씨와 갈등을 겪자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했다.그는 “교도소 내 수감자 목욕탕 탈의실에서 B씨가 제 등에 로션을 발라주던 중 갑자기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A씨는 거짓 신고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재소자 C씨에게 거짓 증언을 부탁하기도 했다. C씨는 A씨 부탁에 따라 교도소 조사 과정은 물론 수사기관에서도 “B씨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A씨와 C씨의 이 같은 거짓 진술로 인해 B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B씨가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가운데, A씨는 직접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재차 “성추행을 당했다”며 “다른 동료 재소자들이 B씨의 성추행을 직접 목격했고, 이들에게 거짓진술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구체적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이 달라지며 결국 위증이 탄로 났다. 아울러 피해 사실을 거짓 증언해 준 동료 재소자 C씨도 법정에서 “A씨로부터 증언을 부탁받았다. 법정까지 올 줄 모르고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했다”고 실토했다.결국 B씨가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은 A씨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자신의 재판에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한 것이 아닌 만큼 위증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재판부는 A씨 주장을 일축하고 “위증죄는 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하고 사법절차의 적정성을 저해하는 범죄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학폭 가해자만 발뻗고 잔다"…피해학생 부모들 '응징소송'[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0대 자녀를 둔 40대 남성 A씨는 자녀를 괴롭힌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그 부모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판결을 통해 결정된 배상액은 백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승소에 의미를 두고 있다.A씨 사례처럼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피해 학생과 부모들의 소송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의 징계조치로 만족하지 못해 가해 학생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것이다.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변호사업계에선 학교폭력 사건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엔 가해 학생 부모들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 심의와 처분에 대해 불복해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다수였다면, 최근엔 피해 학생 부모들이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전언이다.더 이상 학교 당국의 처분에만 의존하기엔 피해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학폭위에서 내려지는 가장 강력한 징계가 통상 ‘강제전학’인 만큼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변호사를 찾는 피해 학생 부모들의 시각이다. ◇가해학생 부모와 갈등도 소송 배경다수 학폭 사건을 대리한 한 변호사는 “피해 학생 부모들 중에선 학폭위 단계 이전부터 민사소송은 물론 가해 학생에 대한 형사고소까지 염두에 두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온 경우가 많다”며 “중고등 학생 부모는 물론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도 상당수”라고 전했다.학폭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해 학생 측과의 갈등도 소송 결심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A씨의 경우 학폭위를 앞두고 마주친 가해 학생 부모의 태도가 소송의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A씨는 “내 아이가 아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걱정만 늘어놓던 가해 학생의 부모들 모습에 화가 치밀어 소송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학폭 소송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아직 미성숙한 나이인 초등학생, 중학생에게까지 학폭 소송을 거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것이 부정적 시각의 요지다. 또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해 진술을 수차례 해야 하는 피해 학생도 고통이 클 수 있다는 것도 부정적 시각의 배경이다.A씨 역시 소송을 결심한 후 주변에서 ‘아이 사건을 너무 키우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얘기를 듣기도 했다. 아울러 소송 준비 단계와 진행 과정에서 자녀에게 다시 학폭 피해에 대해 물어야 할 때면 자녀에 대한 미안함에 소송 취하를 고민하기도 했다.◇법원도 학폭 배상 책임 폭넓게 인정A씨는 “피해자인 우리 아이는 움츠러들고 숨기에 급급한데,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즐기는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이도 여기에 동의해 소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학폭 소송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변호사 시장의 무한경쟁 체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폭 소송 수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변호사들이 증가하며 이에 맞춰 소송도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인터넷 검색에서 ‘학폭 소송’을 검색하면 관련 사건과 관련한 본인의 경력을 홍보하는 변호사들의 글을 다수 볼 수 있다.법원의 판결도 학교 폭력에 대한 배상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중학교 여학생에 대한 거짓소문을 퍼뜨린 동급생과 그 부모에게 160여만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고, 집단 폭력을 가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겐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2000만원 배상 판결이 선고됐다.또 2019년 경북의 한 지역 중학교에서 자녀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부모는 학교가 가해학생에 대해 ‘학교 내 봉사 3일’ 징계만 내리자. 이에 반발해 가해 학생과 부모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1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법조계 관계자는 “학폭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피해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추세”라며 “가해 학생의 잘못이더라도 부모도 연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광범 기자 2023.01.25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0대 자녀를 둔 40대 남성 A씨는 자녀를 괴롭힌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그 부모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판결을 통해 결정된 배상액은 백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승소에 의미를 두고 있다.A씨 사례처럼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피해 학생과 부모들의 소송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의 징계조치로 만족하지 못해 가해 학생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것이다.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변호사업계에선 학교폭력 사건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엔 가해 학생 부모들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 심의와 처분에 대해 불복해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다수였다면, 최근엔 피해 학생 부모들이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전언이다.더 이상 학교 당국의 처분에만 의존하기엔 피해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학폭위에서 내려지는 가장 강력한 징계가 통상 ‘강제전학’인 만큼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변호사를 찾는 피해 학생 부모들의 시각이다. ◇가해학생 부모와 갈등도 소송 배경다수 학폭 사건을 대리한 한 변호사는 “피해 학생 부모들 중에선 학폭위 단계 이전부터 민사소송은 물론 가해 학생에 대한 형사고소까지 염두에 두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온 경우가 많다”며 “중고등 학생 부모는 물론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도 상당수”라고 전했다.학폭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해 학생 측과의 갈등도 소송 결심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A씨의 경우 학폭위를 앞두고 마주친 가해 학생 부모의 태도가 소송의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A씨는 “내 아이가 아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걱정만 늘어놓던 가해 학생의 부모들 모습에 화가 치밀어 소송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학폭 소송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아직 미성숙한 나이인 초등학생, 중학생에게까지 학폭 소송을 거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것이 부정적 시각의 요지다. 또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해 진술을 수차례 해야 하는 피해 학생도 고통이 클 수 있다는 것도 부정적 시각의 배경이다.A씨 역시 소송을 결심한 후 주변에서 ‘아이 사건을 너무 키우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얘기를 듣기도 했다. 아울러 소송 준비 단계와 진행 과정에서 자녀에게 다시 학폭 피해에 대해 물어야 할 때면 자녀에 대한 미안함에 소송 취하를 고민하기도 했다.◇법원도 학폭 배상 책임 폭넓게 인정A씨는 “피해자인 우리 아이는 움츠러들고 숨기에 급급한데,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즐기는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이도 여기에 동의해 소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학폭 소송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변호사 시장의 무한경쟁 체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폭 소송 수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변호사들이 증가하며 이에 맞춰 소송도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인터넷 검색에서 ‘학폭 소송’을 검색하면 관련 사건과 관련한 본인의 경력을 홍보하는 변호사들의 글을 다수 볼 수 있다.법원의 판결도 학교 폭력에 대한 배상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중학교 여학생에 대한 거짓소문을 퍼뜨린 동급생과 그 부모에게 160여만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고, 집단 폭력을 가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겐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한 2000만원 배상 판결이 선고됐다.또 2019년 경북의 한 지역 중학교에서 자녀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부모는 학교가 가해학생에 대해 ‘학교 내 봉사 3일’ 징계만 내리자. 이에 반발해 가해 학생과 부모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1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법조계 관계자는 “학폭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피해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추세”라며 “가해 학생의 잘못이더라도 부모도 연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 "北 접촉" vs "공안몰이"…국정원의 민주노총 압수수색[사사건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관들이 18일 압수수색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한 건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국정원과 경찰은 북한과 접촉 의혹으로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공무집행이라고 했지만, 민주노총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압수수색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이번 주 사사건건 키워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뚫린 민주노총 심장부 △설 앞두고 구룡마을에 큰불 △검찰, ‘이태원 참사’와 ‘블랙리스트 의혹’ 공무원들 기소 등입니다.국정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압수수색에 나선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뉴스1)◇ 국정원·경찰, 민주노총 압수수색…국보법 위반 혐의 경찰청과 국정원은 지난 18일 오전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등 각지에서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민주노총 본부뿐 아니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와 경기, 광주, 전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10곳 안팎의 사무실 등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를 두는 민주노총 관련 인사는 현재까지 4명입니다. 민주노총 조직국장 등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서 북한 노동당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 인사와 접촉했다고 국정원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당시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압수수색으로 서울 중구 정동 일대는 삼엄했습니다. 투입된 경력은 700여명에 달했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사다리차와 에어 매트까지 설치됐습니다. 국정원이 기관명칭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압수수색에 나선 장면은 이례적이었습니다.이에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근거 없는 ‘공안몰이’, ‘색깔 공세’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은 법률 개정에 따라 2024년부터 경찰로 이관되는데 이를 되찾기 위한 ‘쇼’라고도 주장했습니다.다음날엔 양대 노총 압수수색도 이어졌습니다. 경찰이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양대 노총 산별노조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건설노조를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화물연대 총파업을 제압한 것을 계기로 ‘노동 현장에서의 불법행위 근절’을 노동 개혁 과제로 삼은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큰 불이 나 소방관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소방청)◇ ‘강남 유일 판자촌’ 구룡마을, 10개월 만에 또 큰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6시27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순식간에 판잣집 60여채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큰불은 약 5시간 만인 오전 11시46분께 완전히 꺼졌습니다. 소방당국은 오전 7시2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헬기 10대를 투입했습니다. 화재 진압에 동원된 인력은 소방·경찰 등 900여명에 달합니다.1980년대 후반 강남 도심 개발로 주거지에서 밀려난 영세민 1000여 가구가 모여 판자촌을 이룬 구룡마을에서 화재는 2009년부터 최소 16차례에 달합니다. 비닐과 합판 같은 가연성 물질로 집을 지은 판자촌 특성상 불이 났다 하면 크게 번지곤 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도 발생한 화재로 11채가 소실됐고, 2017년 3월에도 주택 29채가 불에 탔습니다. 2014년 11월에는 고물상에서 벌어진 화재가 63가구를 태우고 주민 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민 약 500명은 대피했으며, 화재로 집이 소실된 이재민은 총 62명입니다. 구룡마을 주민은 설 연휴를 앞두고 덮친 화마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재난에 취약한 구룡마을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이임재(왼쪽)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사진=이데일리, 연합)◇ ‘이태원 참사’, ‘블랙리스트 의혹’ 공무원들 재판行검찰에서 이태원 참사와 블랙리스트 의혹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가 잇따랐습니다.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8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정현우 용산서 여성청소년과장(경정)과 112상황실 박모 팀장(경감), 생활안전과 소속 최모 경위 등 용산서 경찰관 3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허위 상황보고서 작성에 연루된 용산서 정 과장은 검찰에서 새로 입건·기소된 인물입니다.지난 20일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과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청의 부적절한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을 시켜 사고 현장 도착 시간 등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도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최 전 과장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현장 수습을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이들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늘었습니다.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9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옥 전 인사수석비서관,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의 실체가 있다고 보고 당시 장관과 청와대 인사참모들을 재판에 넘긴 것인데요. 백 전 장관 등의 기소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년 만입니다.
    이소현 기자 2023.01.2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관들이 18일 압수수색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한 건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국정원과 경찰은 북한과 접촉 의혹으로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공무집행이라고 했지만, 민주노총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압수수색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이번 주 사사건건 키워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뚫린 민주노총 심장부 △설 앞두고 구룡마을에 큰불 △검찰, ‘이태원 참사’와 ‘블랙리스트 의혹’ 공무원들 기소 등입니다.국정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압수수색에 나선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사진=뉴스1)◇ 국정원·경찰, 민주노총 압수수색…국보법 위반 혐의 경찰청과 국정원은 지난 18일 오전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등 각지에서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민주노총 본부뿐 아니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와 경기, 광주, 전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10곳 안팎의 사무실 등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를 두는 민주노총 관련 인사는 현재까지 4명입니다. 민주노총 조직국장 등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서 북한 노동당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 인사와 접촉했다고 국정원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당시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압수수색으로 서울 중구 정동 일대는 삼엄했습니다. 투입된 경력은 700여명에 달했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사다리차와 에어 매트까지 설치됐습니다. 국정원이 기관명칭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압수수색에 나선 장면은 이례적이었습니다.이에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근거 없는 ‘공안몰이’, ‘색깔 공세’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은 법률 개정에 따라 2024년부터 경찰로 이관되는데 이를 되찾기 위한 ‘쇼’라고도 주장했습니다.다음날엔 양대 노총 압수수색도 이어졌습니다. 경찰이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관련해 양대 노총 산별노조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건설노조를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화물연대 총파업을 제압한 것을 계기로 ‘노동 현장에서의 불법행위 근절’을 노동 개혁 과제로 삼은 정부의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큰 불이 나 소방관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소방청)◇ ‘강남 유일 판자촌’ 구룡마을, 10개월 만에 또 큰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6시27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순식간에 판잣집 60여채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큰불은 약 5시간 만인 오전 11시46분께 완전히 꺼졌습니다. 소방당국은 오전 7시2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헬기 10대를 투입했습니다. 화재 진압에 동원된 인력은 소방·경찰 등 900여명에 달합니다.1980년대 후반 강남 도심 개발로 주거지에서 밀려난 영세민 1000여 가구가 모여 판자촌을 이룬 구룡마을에서 화재는 2009년부터 최소 16차례에 달합니다. 비닐과 합판 같은 가연성 물질로 집을 지은 판자촌 특성상 불이 났다 하면 크게 번지곤 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도 발생한 화재로 11채가 소실됐고, 2017년 3월에도 주택 29채가 불에 탔습니다. 2014년 11월에는 고물상에서 벌어진 화재가 63가구를 태우고 주민 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민 약 500명은 대피했으며, 화재로 집이 소실된 이재민은 총 62명입니다. 구룡마을 주민은 설 연휴를 앞두고 덮친 화마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재난에 취약한 구룡마을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이임재(왼쪽)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사진=이데일리, 연합)◇ ‘이태원 참사’, ‘블랙리스트 의혹’ 공무원들 재판行검찰에서 이태원 참사와 블랙리스트 의혹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가 잇따랐습니다.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8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정현우 용산서 여성청소년과장(경정)과 112상황실 박모 팀장(경감), 생활안전과 소속 최모 경위 등 용산서 경찰관 3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허위 상황보고서 작성에 연루된 용산서 정 과장은 검찰에서 새로 입건·기소된 인물입니다.지난 20일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과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청의 부적절한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을 시켜 사고 현장 도착 시간 등을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하도록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도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최 전 과장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현장 수습을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이들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늘었습니다.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9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현옥 전 인사수석비서관,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등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의 실체가 있다고 보고 당시 장관과 청와대 인사참모들을 재판에 넘긴 것인데요. 백 전 장관 등의 기소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년 만입니다.
  • 자백했는데 왜 무죄일까…제주 변호사 피살사건, 다시 미궁[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사건 발생 22년 만인 2021년 용의자의 한국 송환으로 미제사건 해결의 기대감이 높았던 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12일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다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은 1999년 11월 5일 새벽 시간 제주도 삼도동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안에서 검사 출신 이승용 변호사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20년 넘게 미제로 남았던 사건은 전직 조폭 A씨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생각에 자신을 ‘공범’이라 한 언론에 제보하며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2021년 8월 강제송환되는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 용의자 A씨. (사진=연합뉴스)공소시효가 남은 것을 확인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A씨(57)를 2021년 8월 한국으로 송환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며 사건을 광주고법 제주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언론 인터뷰서부터 검경 조사, 법정 진술에 이르기까지 오락가락한 A씨 주장 외엔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고 결론 냈다. 일단 A씨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던 공범 B씨 등과 관련된 진술이 수차례 번복되는 등 일관성이 없었을뿐더러 객관적 사실과도 맞지 않았다. ◇공소시효 끝났다 착각해 ‘내가 공범’ 자백 인터뷰A씨가 가장 먼저 밝혔던 ‘자백’ 제보를 뒷받침할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설사 제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A씨에게 ‘살인 공범’이 아닌,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상해치사 공범’ 정도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었다.A씨는 2019년 8월 후배를 통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이 변호사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제보를 했고, 두 달 후인 10월 전화통화와 캄보디아에서의 대면을 통해 담당 PD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다음과 같은 취지(이하 첫 번째 진술)로 말했다.“1999년 여름께 유탁파 두목이던 C씨 전화를 받고 찾아가고, 지인과 만나고 있는 C씨와 단둘이 C씨 집에 간 후 피해자를 가장 믿을 수 있는 조직 동생과 함께 혼내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았고 친구인 B씨와 상의해 범행을 준비를 했다. 미행 등을 통해 피해자 동선을 파악했다. 범행 당일 상해만 가하려고 했는데 B씨가 혼자 혼내주러 갔다가 피해자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일이 잘못돼 피해자가 사망했다.”“C씨에게 경비 명목으로 받은 현금 3000만원을 범행 이후 B씨에게 모두 줬다. 범행 이틀 후엔 도피 목적으로 B씨를 서울로 올려 보냈고, B씨는 이후 4~5년 간 제주도로 돌아오지 못했다.”“B씨가 이후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B씨가 자수할 것을 염려해 ‘절대 그 일에 대해선 어떤 생각도 가지면 안 된다. 네가 일부러 한 것도 우리가 일부러 한 것도 아니잖아. 시간도 다 되었고’라고 말해줬다. 하지만 B씨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 2014년 8월 자살했다.”하지만 A씨가 처음 범행 지시자로 지목한 C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1995년 11월부터 수감 생활을 한 C씨는 이 변호사 사망 이후인 1999년 11월 16일에야 출소했다. 또 도피시켰다는 B씨의 경우도 피살사건 이듬해 2000년 중반 제주도에서 행인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경찰 재수사 착수하자 자취 감추고 PD 협박담당 PD가 이후 C씨의 이 같은 수감기록을 언급하자, A씨는 첫 방송 이후 뒤늦게 “지시한 사람은 C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끝까지 지시를 한 ‘다른 사람’의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이후 A씨 진술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020년 7월 중순 담당 PD와의 통화에서 “사실 직접 오더를 받은 것은 B씨며, 저는 B씨가 상의를 요청해 함께 의논만 했다”(이하 두 번째 진술)고 주장했다.방송 이후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A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경찰이 인터폴에 A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캄보디아 측은 2021년 6월 A씨를 검거했다. 이후 A씨는 두 달 후 한국으로 송환됐다.1999년 11월 5일 발생한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씨 진술은 한국 송환 이후에도 오락가락을 반복했다. 경찰의 1~4회 조사에선 두 번째 진술을 유지하다가 5회 조사에선 “저와 B씨 모두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고, 단지 방송에서 들은 얘기를 토대로 이야기한 소설”이라고 주장(이하 세 번째 진술)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조사부턴 다시 첫 번째 진술을 꺼내며 “범행 사주 윗선은 검찰에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검찰 송치 이후에도 A씨의 오락가락 진술은 반복됐다. 그는 1~2회 조사에선 첫 번째 진술을 유지하면서도 윗선에 대해선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바로 다음 조사에선 세 번째 진술을 폈다. 그다음부터는 또 두 번째 진술을 꺼내 들었다.◇A씨, 수시로 말바꿔…마지막엔 “들은 내용에 과장 보태”검찰은 결국 지시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첫 번째 진술을 공소사실로 적시해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주장(이하 네 번째 진술)을 폈다. “B씨로부터 2011년 8월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말을 들어 알게 된 것뿐이다. 범행을 모의하거나 가담하지 않았고, 인터뷰 내용은 들은 내용에 허위와 과장을 보탠 것이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다른 진술이 아닌 첫 번째 진술을 근거로 A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999년 11월 범행으로서 애초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뻔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이전 A씨가 해외 도피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공소시효가 사라졌다. 실제 A씨가 범행에 가담했더라도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가 인정될 경우엔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1심은 “A씨 첫 진술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범 B씨가 피해자를 죽일 의도를 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A씨가 살인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A씨에 대해 살인 혐의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PD에 대한 협박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2심은 “A씨와 B씨가 상당기간 폭력단체 조직원으로 활동했고 다른 조직원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흉기 사용 범행의 경우 의도와 달리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대법, 조목조목 2심 유죄판결 문제점 지적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협박 혐의는 유죄를 확정하고, 살인 혐의에 대해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구체적으로 보면 A씨 진술에 따른 범행시 주요 인물인 B씨, C씨가 이미 모두 사망한 사람으로서 제보 진술 신빙성 확인이 애초 불가능하고, 이들과 관련한 A씨 제보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지시를 받았다거나 돈을 받았다는 자체도 객관적 입증이 전혀 되지 않았다. 또 A씨가 뒷조사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이라며 피해자를 ‘평소 운동을 즐기는 검도 유단자’라고 설명했던 것 역시 사실과 전혀 달랐다. A씨가 첫 번째 제보에서 ‘죄책감으로 자살했다’는 B씨의 경우 실제 남긴 유서에는 변호사 피살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고 평소 금전적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증언만 있었다. 대법원은 이처럼 A씨 첫 번째 진술의 구체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설사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B씨의 범행에 대한 객관적 증거 없이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의 공모를 A씨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결론 냈다.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결정적 유죄 증거를 확보하지 않는 한 A씨는 파기환송심에서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미 유죄가 확정된 협박죄로만 양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광범 기자 2023.01.15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사건 발생 22년 만인 2021년 용의자의 한국 송환으로 미제사건 해결의 기대감이 높았던 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12일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다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제주 변호사 피살 사건은 1999년 11월 5일 새벽 시간 제주도 삼도동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안에서 검사 출신 이승용 변호사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20년 넘게 미제로 남았던 사건은 전직 조폭 A씨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생각에 자신을 ‘공범’이라 한 언론에 제보하며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2021년 8월 강제송환되는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 용의자 A씨. (사진=연합뉴스)공소시효가 남은 것을 확인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A씨(57)를 2021년 8월 한국으로 송환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며 사건을 광주고법 제주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언론 인터뷰서부터 검경 조사, 법정 진술에 이르기까지 오락가락한 A씨 주장 외엔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고 결론 냈다. 일단 A씨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혔던 공범 B씨 등과 관련된 진술이 수차례 번복되는 등 일관성이 없었을뿐더러 객관적 사실과도 맞지 않았다. ◇공소시효 끝났다 착각해 ‘내가 공범’ 자백 인터뷰A씨가 가장 먼저 밝혔던 ‘자백’ 제보를 뒷받침할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설사 제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A씨에게 ‘살인 공범’이 아닌,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상해치사 공범’ 정도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었다.A씨는 2019년 8월 후배를 통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이 변호사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제보를 했고, 두 달 후인 10월 전화통화와 캄보디아에서의 대면을 통해 담당 PD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다음과 같은 취지(이하 첫 번째 진술)로 말했다.“1999년 여름께 유탁파 두목이던 C씨 전화를 받고 찾아가고, 지인과 만나고 있는 C씨와 단둘이 C씨 집에 간 후 피해자를 가장 믿을 수 있는 조직 동생과 함께 혼내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았고 친구인 B씨와 상의해 범행을 준비를 했다. 미행 등을 통해 피해자 동선을 파악했다. 범행 당일 상해만 가하려고 했는데 B씨가 혼자 혼내주러 갔다가 피해자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일이 잘못돼 피해자가 사망했다.”“C씨에게 경비 명목으로 받은 현금 3000만원을 범행 이후 B씨에게 모두 줬다. 범행 이틀 후엔 도피 목적으로 B씨를 서울로 올려 보냈고, B씨는 이후 4~5년 간 제주도로 돌아오지 못했다.”“B씨가 이후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B씨가 자수할 것을 염려해 ‘절대 그 일에 대해선 어떤 생각도 가지면 안 된다. 네가 일부러 한 것도 우리가 일부러 한 것도 아니잖아. 시간도 다 되었고’라고 말해줬다. 하지만 B씨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 2014년 8월 자살했다.”하지만 A씨가 처음 범행 지시자로 지목한 C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1995년 11월부터 수감 생활을 한 C씨는 이 변호사 사망 이후인 1999년 11월 16일에야 출소했다. 또 도피시켰다는 B씨의 경우도 피살사건 이듬해 2000년 중반 제주도에서 행인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경찰 재수사 착수하자 자취 감추고 PD 협박담당 PD가 이후 C씨의 이 같은 수감기록을 언급하자, A씨는 첫 방송 이후 뒤늦게 “지시한 사람은 C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끝까지 지시를 한 ‘다른 사람’의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이후 A씨 진술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020년 7월 중순 담당 PD와의 통화에서 “사실 직접 오더를 받은 것은 B씨며, 저는 B씨가 상의를 요청해 함께 의논만 했다”(이하 두 번째 진술)고 주장했다.방송 이후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A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경찰이 인터폴에 A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캄보디아 측은 2021년 6월 A씨를 검거했다. 이후 A씨는 두 달 후 한국으로 송환됐다.1999년 11월 5일 발생한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씨 진술은 한국 송환 이후에도 오락가락을 반복했다. 경찰의 1~4회 조사에선 두 번째 진술을 유지하다가 5회 조사에선 “저와 B씨 모두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고, 단지 방송에서 들은 얘기를 토대로 이야기한 소설”이라고 주장(이하 세 번째 진술)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조사부턴 다시 첫 번째 진술을 꺼내며 “범행 사주 윗선은 검찰에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검찰 송치 이후에도 A씨의 오락가락 진술은 반복됐다. 그는 1~2회 조사에선 첫 번째 진술을 유지하면서도 윗선에 대해선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바로 다음 조사에선 세 번째 진술을 폈다. 그다음부터는 또 두 번째 진술을 꺼내 들었다.◇A씨, 수시로 말바꿔…마지막엔 “들은 내용에 과장 보태”검찰은 결국 지시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첫 번째 진술을 공소사실로 적시해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주장(이하 네 번째 진술)을 폈다. “B씨로부터 2011년 8월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말을 들어 알게 된 것뿐이다. 범행을 모의하거나 가담하지 않았고, 인터뷰 내용은 들은 내용에 허위와 과장을 보탠 것이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다른 진술이 아닌 첫 번째 진술을 근거로 A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999년 11월 범행으로서 애초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뻔했지만, 공소시효 만료 이전 A씨가 해외 도피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공소시효가 사라졌다. 실제 A씨가 범행에 가담했더라도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가 인정될 경우엔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1심은 “A씨 첫 진술이 전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범 B씨가 피해자를 죽일 의도를 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A씨가 살인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A씨에 대해 살인 혐의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PD에 대한 협박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2심은 “A씨와 B씨가 상당기간 폭력단체 조직원으로 활동했고 다른 조직원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흉기 사용 범행의 경우 의도와 달리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대법, 조목조목 2심 유죄판결 문제점 지적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협박 혐의는 유죄를 확정하고, 살인 혐의에 대해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구체적으로 보면 A씨 진술에 따른 범행시 주요 인물인 B씨, C씨가 이미 모두 사망한 사람으로서 제보 진술 신빙성 확인이 애초 불가능하고, 이들과 관련한 A씨 제보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지시를 받았다거나 돈을 받았다는 자체도 객관적 입증이 전혀 되지 않았다. 또 A씨가 뒷조사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이라며 피해자를 ‘평소 운동을 즐기는 검도 유단자’라고 설명했던 것 역시 사실과 전혀 달랐다. A씨가 첫 번째 제보에서 ‘죄책감으로 자살했다’는 B씨의 경우 실제 남긴 유서에는 변호사 피살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고 평소 금전적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증언만 있었다. 대법원은 이처럼 A씨 첫 번째 진술의 구체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에서, 설사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B씨의 범행에 대한 객관적 증거 없이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의 공모를 A씨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결론 냈다.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결정적 유죄 증거를 확보하지 않는 한 A씨는 파기환송심에서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미 유죄가 확정된 협박죄로만 양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드러나는 ‘빌라왕’ 배후…회삿돈 2215억 빼돌린 대가는[사사건건]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수백채 빌라와 오피스텔을 소유하며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배후 인물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수차례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형량이 낮다고 보고 즉시 항소해 2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세사기와 마약 근절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내세운 ‘국민체감’ 1·2호 약속이기도 한데요, 언제쯤 뉴스에서 사라지게 될까요.한편 회삿돈 2215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려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직원도 잡힌 지 1년만에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징역 35년에 추징금 약 1152억원입니다.◇ 수백채 전세사기 ‘빌라왕’ 배후는…숨진 빌라·오피스텔 임대업자 정모씨 사건 관련 배후로 추정되는 신모씨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빌라왕’ 사건 배후 인물로 떠오른 부동산 매매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7)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무자본 갭투기’로 주택 628채를 매수하고 임차인 37명에게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신씨 등 78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바지 사장’ 역할을 한 정모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지난해 7월 연고가 없는 제주에서 사망했습니다. 다른 빌라왕 김모씨는 지난달 28일 구속된 상태입니다. 경찰은 신씨가 분양업자 및 중개사와 공모해 자본 없이 이들의 명의로 주택을 매수한 뒤 전세 계약을 한 실질적 배후로 보고 있습니다.전세사기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국민 체감약속’ 1호로 꼽은 집중 단속 범죄입니다. 윤 청장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새해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 7월 사망한 40대 정모씨의 배후를 확인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그 부분까지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약’ 돈스파이크 1심 집유…檢 “중형 필요” 항소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가 지난해 11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필로폰을 상습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아온 돈스파이크(46·김민수)가 일단 교도소행은 피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오권철)는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돈스파이크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보호관찰 및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추징금 3985만 7500원도 선고했습니다.재판부는 필로폰 양이 다량이고 여러 명과 같이 마약을 투약하는 등 범죄의 질이 좋지 않단 점, 그럼에도 돈스파이트가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한 점 등을 양형 기준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그러자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마약범죄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동종 범죄전력 등을 볼 때, 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앞서 검찰은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9회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총 14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5회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고, 7차례 다른 사람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건네거나 20g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습니다.◇ 회삿돈 2215억 빼돌린 대가, ‘징역 35년과 추징금’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이모씨가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팀장 이모(46)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151억8797만555원을 명령했습니다. 또 횡령금을 은닉하고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씨의 아내 A씨에겐 징역 3년을, 여동생과 처제에겐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법원에 따르면 이씨가 작성한 메모지엔 어느 정도 처벌을 받은 후 횡령금을 활용한 이익을 누리려는 계획이 적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원은 이씨와 A씨가 형을 복역한 이후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을 활용해 이익을 얻으려 계획한 사실을 양형의 중요 요소로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계좌에서 본인의 증권 계좌로 15차례에 걸쳐 2215억원을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횡령금을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이 중 335억원만 회사에 돌려놨습니다. 여기에 수사기관이 몰수한 이씨와 그 가족의 재산을 뺀 나머지 횡령금을 추징액으로 매겼습니다.
    김범준 기자 2023.01.14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수백채 빌라와 오피스텔을 소유하며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배후 인물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수차례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형량이 낮다고 보고 즉시 항소해 2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세사기와 마약 근절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내세운 ‘국민체감’ 1·2호 약속이기도 한데요, 언제쯤 뉴스에서 사라지게 될까요.한편 회삿돈 2215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려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직원도 잡힌 지 1년만에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징역 35년에 추징금 약 1152억원입니다.◇ 수백채 전세사기 ‘빌라왕’ 배후는…숨진 빌라·오피스텔 임대업자 정모씨 사건 관련 배후로 추정되는 신모씨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빌라왕’ 사건 배후 인물로 떠오른 부동산 매매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7)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무자본 갭투기’로 주택 628채를 매수하고 임차인 37명에게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신씨 등 78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바지 사장’ 역할을 한 정모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지난해 7월 연고가 없는 제주에서 사망했습니다. 다른 빌라왕 김모씨는 지난달 28일 구속된 상태입니다. 경찰은 신씨가 분양업자 및 중개사와 공모해 자본 없이 이들의 명의로 주택을 매수한 뒤 전세 계약을 한 실질적 배후로 보고 있습니다.전세사기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국민 체감약속’ 1호로 꼽은 집중 단속 범죄입니다. 윤 청장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새해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 7월 사망한 40대 정모씨의 배후를 확인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그 부분까지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약’ 돈스파이크 1심 집유…檢 “중형 필요” 항소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가 지난해 11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필로폰을 상습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아온 돈스파이크(46·김민수)가 일단 교도소행은 피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오권철)는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돈스파이크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보호관찰 및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추징금 3985만 7500원도 선고했습니다.재판부는 필로폰 양이 다량이고 여러 명과 같이 마약을 투약하는 등 범죄의 질이 좋지 않단 점, 그럼에도 돈스파이트가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한 점 등을 양형 기준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그러자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마약범죄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동종 범죄전력 등을 볼 때, 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앞서 검찰은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9회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총 14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5회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고, 7차례 다른 사람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건네거나 20g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습니다.◇ 회삿돈 2215억 빼돌린 대가, ‘징역 35년과 추징금’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이모씨가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팀장 이모(46)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151억8797만555원을 명령했습니다. 또 횡령금을 은닉하고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씨의 아내 A씨에겐 징역 3년을, 여동생과 처제에겐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법원에 따르면 이씨가 작성한 메모지엔 어느 정도 처벌을 받은 후 횡령금을 활용한 이익을 누리려는 계획이 적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원은 이씨와 A씨가 형을 복역한 이후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을 활용해 이익을 얻으려 계획한 사실을 양형의 중요 요소로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계좌에서 본인의 증권 계좌로 15차례에 걸쳐 2215억원을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횡령금을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이 중 335억원만 회사에 돌려놨습니다. 여기에 수사기관이 몰수한 이씨와 그 가족의 재산을 뺀 나머지 횡령금을 추징액으로 매겼습니다.
  • 구미 여아 친모 "출산 안했다"…檢, 대법 숙제 결국 못 푸나[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검찰이 ‘구미 아이 바꿔치기’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3세 피해 아동의 친모인 석모(50)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1·2심 때과 같은 구형이다.하지만 1·2심과 같은 징역 8년의 중형이 선고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대법원은 1·2심의 미성년자약취 유죄 판결을 파기하며 유죄 입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대법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추가 증가조사를 진행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다.구미 ‘여아 바꿔치기’ 사건의 친모 석모씨. (사진=뉴시스)10일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상균) 심리로 열린 석씨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다른 남성과 사이에서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 해 사회를 경악시켰다. 수 차례 DNA 검사 결과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석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다.석씨 변호인은 “아이 바꿔치기는 입증되지 않은 만큼 미성년자약취 혐의는 독단적 추론에 불과하다”며 미성년자약취 혐의 무죄를 주장했다. 석씨도 “아이를 출산하지 않았다. DNA 검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친모 인정되면 바꿔치기 유죄? 잘못된 논리”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앞서 대법원이 심리 미진이라고 지적한 부분의 입증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적한 일부 사안의 경우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와 재판에서도 밝혀내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검찰은 석씨의 행적 등 대법원 지적사항을 추가로 밝혀내기 위해 석씨 회사 동료, 산부인과 간호사, 수사 경찰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또 귀 사진 등에 감정도 진행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미성년자약취죄 무죄를 주장하는 석씨 역시 ‘출산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키메라 증후군 여부에 대한 추가 심리와 해외기관의 DNA 검사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5번째 DNA 검사에서도 석씨와 숨진 A양은 친모관계로 확인된 상태다.검찰의 추가 증거 조사 결과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따라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한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지적사항을 검찰이 충분히 입증했다고 판단한 경우엔 1·2심과 마찬가지로 중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반면 입증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엔 이미 유죄가 확정된 사체은닉미수 혐의에 대해서만 양형이 결정돼 형량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석씨가 2년 가까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형량에 따라 추가 형기를 살지 않고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도 있다.법조계에선 유죄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성년자약취 혐의의 무죄 판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심리가 미진하다고 지적한 부분은 검경의 강도 높은 수사에서도 못 찾았던 부분“이라며 ”결정적 추가 증거가 없다면 유죄 파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사건은 2021년 2월 석씨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석씨의 둘째 딸 김모(24)씨가 자신의 자녀로 알고 키우던 A양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한 석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수사단계에서 A양 친모가 김씨가 아닌 석씨라는 점을 확인하고 미성년자약취 등의 혐의로 석씨를 구속했다.검찰은 석씨에 대해 아이 바꿔치기에 대해선 미성년자약취, A양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 했던 부분에 대해선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석씨는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이 바꿔치기’는 강력 부인했다.숨진 여아를 집에 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김모씨. 김씨는 숨진 여아를 자신의 친딸로 알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부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1·2심 “간접증거로 유죄”→대법 ‘섣부른 사실인정’ 지적1·2심은 DNA를 통해 친모라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고 간접증거를 통해 석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2심 재판부는 “친딸과 딸의 자녀를 바꿔치기한 것도 모자라 외할머니 행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인 만큼,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하급심의 결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1·2심 판결이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심리가 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은 상고심 판결로는 이례적으로 상당한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1·2심 유죄 판결이 매우 빈약한 간접증거를 통해 내려졌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특히 “법관은 과학적 증거방법이 증명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즉 증거방법과 쟁점이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사실 인정을 해야 한다”며 1·2심 판결의 섣부른 사실인정을 문제 삼았다.대법원은 4차례의 DNA 검사에서 확인된 석씨와 숨진 A양 간의 모녀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곧바로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당사자라고 인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결론 냈다. 석씨가 숨진 A양 친모라고 해서 A양을 바꿔치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쟁점①31일 신생아, 1일 신생아는 다른 아이인가석씨에게 적용된 ‘아이 바꿔치기’ 혐의(미성년자약취) 요지는 ‘석씨가 자신이 낳은 A양과, 자신의 둘째 딸 김씨가 낳은 B양을 2018년 3월 31일 오후 5시 32분부터 다음 날인 4월 1일 오전 8시 17분 사이에 B양이 태어난 병원에서 바꿔치기를 했다’는 것이다.석씨 딸 김씨의 출산 시기는 3월 30일 오후 12시 56분으로 병원에 정확히 기록돼 있다. 반면 석씨의 출산시기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아이가 바꿔치기됐다고 검찰이 특정한 시간 전후로 신생아실에 있던 아이가 서로 다른 아이였는지가 이번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이다.1·2심이 ‘다른 아이’라고 판단한 핵심 증거는 ‘아이의 체중변화’와 ‘벗겨진 식별띠’였다. 체중변화의 경우 병원이 매일 0시 측정했다. 측정된 체중은 3월 31일 3.460㎏이었고, 하루 뒤인 4월 1일엔 3.235㎏로 줄어 있었다.이를 근거로 1·2심은 “다른 사람 몸무게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결론 냈다. 식별띠의 경우 4월 1일 오후 5시 12분 병원 촬영 사진에서 아이의 우측 발목 식별띠가 벗겨져 있던 점을 근거로 “누군가 임의로 분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증거로만 판단하기엔 섣부른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신생아의 경우 체중 변화는 출생 후 3~4일동안 태변과 수분 배출로 출생 직후보다 5~10%를 줄어들어 4일째 되는 날 최저 몸무게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실제 병원에 기록된 아이의 몸무게는 △출생 직후인 3월 30일 3.485㎏ △3월 31일 3.460㎏ △4월 1일 3.235㎏ △4월 2일 3.210㎏ △4월 3일 3.270㎏ △4월 4일 3.305㎏으로 출생 직후부터 4일 차까지 줄다가 이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법원은 “이 같은 몸무게 변화가 이례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식별띠와 관련해서도 해당 병원 간호사 중에서 “영아 식별띠가 분리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계속 분리되면 카트에 붙여놓는다”고 진술한 점을 지적하며 분리된 식별띠 상태에 대한 보다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해 4월 2일 0시부터 0시 반 사이에 진행된 검사에서 아이 혈액형이 A형으로 나왔는데, 이는 김씨 자녀에게선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다. 1·2심도 이 부분에 대해선 “6개월 미만 신생아에게선 혈액형검사 결과 불일치가 흔하게 발생한다”면서도 “오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아 바꿔치기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법원은 아이 확인을 위한 사진에 대한 전문가 심리도 요구했다. 출생 무렵부터 퇴원 당시까지의 아이 생김새가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뒤바뀐 시점으로 지목된 시간 전후의 아이 모습에 대한 추가적인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석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021년 4월 2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의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사진=뉴스1)◇쟁점②석씨가 31일 밤~1일 새벽 사이 바꿨나다음 쟁점은 석씨가 3월 31일 오후 5시 32분부터 다음 날인 4월 1일 오전 8시 17분 사이 아이를 바꿔치기 했는지 여부다. 여기서 3월 31일 오후 5시 32분은 석씨가 퇴근한 시간이고, 4월 1일 오전 8시 17분은 석씨가 출근한 시간이다.석씨는 31일 남편, 사위 등과 함께 오후 7시께 산부인과에 도착한 후 병원에 머물다가 오후 8시께 남편 등과 함께 아이를 신생아실로 데려다줬다. 그는 직후 남편과 함께 병원을 나와 오후 8시 30분께 집 근처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햄버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고려할 경우 검찰이 특정한 시간대 중 석씨의 범행 가능 시간은 31일 오후 8시 30분 이후로 한정된다. 석씨 범행이 인정되기 위해선 운전을 하지 못하는 석씨가 어딘가에 있던 A양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 후 신생아실에 있던 B양과 바꿔치기하고, B양을 유기한 후 가족들 몰래 귀가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하지만 석씨의 이 시간 행적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대법원은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석씨 행적에 부합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쟁점③밤 시간 신생아실 출입 자유로웠나또 다른 쟁점은 해당 시간에 석씨가 범행을 위해 병원 신생아실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1·2심은 간접증거로서 해당 산부인과의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웠고 신생아실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도 비교적 용이했던 만큼 마음만 먹으면 아이 바꿔치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이와 관련해 일부 간호사는 신생아실 출입 가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고 그 외의 시간엔 신생아실 외부로 아이들을 내보내지 않았다며 하급심 결론과는 다른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당시 해당 병원 신생아 관찰 기록지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31일 오후 9시부터 1일 오전 9시까지 3시간 간격으로 아이에게 수유를 했다.대법원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3월 31일 오후 9시부터 4월 1일 오전 9시까지 석씨 딸이 출산한 B양이 신생아실에 머물러 있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쟁점④석씨 출산시기는 언제인가석씨가 A양을 출산한 시기도 쟁점이다. 구미의 한 기업에서 2교대로 근무했던 석씨는 2018년 1월 27일 퇴사했다가 2월 26일 재입사했다. 그가 다니던 회사는 이틀 연속 연차를 사용할 수 없는 회사였다. 석씨의 출산 관련 병원 기록이 일절 없는 상황에서 1·2심은 출산 준비를 위해 회사를 일시적으로 그만둔 것이라고 판단했다.검찰은 석씨가 재입사 후인 2018년 3월 6일 조퇴, 3월 7일 결근을 했던 점을 근거로 출산시기를 이 무렵이라고 판단했다. 1·2심은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3월께’로만 출산시기를 추정했다.하지만 대법원은 “3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출산준비를 위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는 석씨가 출산 임박 시점에 굳이 재입사를 했다는 것이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석씨가 쉬는 기간 출산준비를 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고, 석씨 퇴사가 회사 요구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석씨 딸 김씨가 산부인과 퇴원 시 데리고 나온 아이는 4월 9일 탯줄이 떨어졌다. 통상 출생 후 열흘 정도 만에 탯줄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3월 초 태어난 아이일 경우엔 다소 늦은 편이다.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심리도 요구했다.아울러 재입사 후 검찰이 범행 시점으로 지목한 3월 31일 이전, 이틀을 제외하고 하루 10시간씩 근무한 석씨가, A양을 누구를 통해 어디에서 돌봤는지에 대해서도 심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조계에선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할때, 파기환송심에서 친모 석씨(사진)의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쟁점⑤아이 바꿔치기 동기 무엇인가또 다른 쟁점은 석씨가 아이 바꿔치기를 할 동기가 있었는지 여부다. 1심은 “석씨가 B양보다 자신이 출산한 A양을 더 가까이에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김씨가 A양을 양육하게 하려고 바꿔치기 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범행 동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미성년자약취죄에선 범행 동기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별도 판단을 하지 않았다.대법원은 2심 판단에 대해 “범행 동기는 간접증거에 의한 증명 여부가 문제 되는 사건에선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증명력에 한계가 있는 간접증거만 존재하는 경우 범행 동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숨긴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간접증거 증명력이 그만큼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이 형사증거법 이념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1심의 범행동기 판단에 대해서도 “가족을 모두 속이고 바꿔치기 범행을 감행할 만큼 일반적으로 딸과 손녀에 대한 애정이 차이가 있는 존재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상당기간 방치돼 숨진 A양을 돌보지 않았던 행동과 사망 후 사체를 은닉하려 했던 행동 역시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석씨의 목적과 의도는 석씨 행위가 약취 범행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고려요소”라며 “이러한 점에서도 동기에 대해 좀 더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쟁점⑥약취죄 인정될 수 있나대법원 판결에선 무조건적인 미성년자약취죄 인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약취는 폭행·협박이나 불법적 힘을 수단으로 사용해 피해자를 의사에 반해 자유로운 생활관계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나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은 “석씨가 B양의 외할머니이므로 설령 실제 아이를 바꿔치기 한 점이 인정되더라도 B양 친권자인 김씨 등의 의사에 반하지 않고 자유·안전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약취행위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씨 행위의 약취 여부 판단을 위해선 석씨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수단과 방법, B양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광범 기자 2023.01.1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검찰이 ‘구미 아이 바꿔치기’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3세 피해 아동의 친모인 석모(50)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앞서 1·2심 때과 같은 구형이다.하지만 1·2심과 같은 징역 8년의 중형이 선고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대법원은 1·2심의 미성년자약취 유죄 판결을 파기하며 유죄 입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대법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추가 증가조사를 진행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다.구미 ‘여아 바꿔치기’ 사건의 친모 석모씨. (사진=뉴시스)10일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상균) 심리로 열린 석씨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다른 남성과 사이에서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 해 사회를 경악시켰다. 수 차례 DNA 검사 결과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석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다.석씨 변호인은 “아이 바꿔치기는 입증되지 않은 만큼 미성년자약취 혐의는 독단적 추론에 불과하다”며 미성년자약취 혐의 무죄를 주장했다. 석씨도 “아이를 출산하지 않았다. DNA 검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친모 인정되면 바꿔치기 유죄? 잘못된 논리”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앞서 대법원이 심리 미진이라고 지적한 부분의 입증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적한 일부 사안의 경우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와 재판에서도 밝혀내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검찰은 석씨의 행적 등 대법원 지적사항을 추가로 밝혀내기 위해 석씨 회사 동료, 산부인과 간호사, 수사 경찰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또 귀 사진 등에 감정도 진행했다. 하지만 유의미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미성년자약취죄 무죄를 주장하는 석씨 역시 ‘출산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키메라 증후군 여부에 대한 추가 심리와 해외기관의 DNA 검사를 추가로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5번째 DNA 검사에서도 석씨와 숨진 A양은 친모관계로 확인된 상태다.검찰의 추가 증거 조사 결과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따라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한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지적사항을 검찰이 충분히 입증했다고 판단한 경우엔 1·2심과 마찬가지로 중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반면 입증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엔 이미 유죄가 확정된 사체은닉미수 혐의에 대해서만 양형이 결정돼 형량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석씨가 2년 가까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형량에 따라 추가 형기를 살지 않고 자유의 몸이 될 가능성도 있다.법조계에선 유죄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성년자약취 혐의의 무죄 판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심리가 미진하다고 지적한 부분은 검경의 강도 높은 수사에서도 못 찾았던 부분“이라며 ”결정적 추가 증거가 없다면 유죄 파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사건은 2021년 2월 석씨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석씨의 둘째 딸 김모(24)씨가 자신의 자녀로 알고 키우던 A양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한 석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수사단계에서 A양 친모가 김씨가 아닌 석씨라는 점을 확인하고 미성년자약취 등의 혐의로 석씨를 구속했다.검찰은 석씨에 대해 아이 바꿔치기에 대해선 미성년자약취, A양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 했던 부분에 대해선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석씨는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이 바꿔치기’는 강력 부인했다.숨진 여아를 집에 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김모씨. 김씨는 숨진 여아를 자신의 친딸로 알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부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1·2심 “간접증거로 유죄”→대법 ‘섣부른 사실인정’ 지적1·2심은 DNA를 통해 친모라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고 간접증거를 통해 석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2심 재판부는 “친딸과 딸의 자녀를 바꿔치기한 것도 모자라 외할머니 행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인 만큼,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하급심의 결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1·2심 판결이 사실관계에 대한 충분한 심리가 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은 상고심 판결로는 이례적으로 상당한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1·2심 유죄 판결이 매우 빈약한 간접증거를 통해 내려졌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특히 “법관은 과학적 증거방법이 증명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즉 증거방법과 쟁점이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사실 인정을 해야 한다”며 1·2심 판결의 섣부른 사실인정을 문제 삼았다.대법원은 4차례의 DNA 검사에서 확인된 석씨와 숨진 A양 간의 모녀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곧바로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당사자라고 인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결론 냈다. 석씨가 숨진 A양 친모라고 해서 A양을 바꿔치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쟁점①31일 신생아, 1일 신생아는 다른 아이인가석씨에게 적용된 ‘아이 바꿔치기’ 혐의(미성년자약취) 요지는 ‘석씨가 자신이 낳은 A양과, 자신의 둘째 딸 김씨가 낳은 B양을 2018년 3월 31일 오후 5시 32분부터 다음 날인 4월 1일 오전 8시 17분 사이에 B양이 태어난 병원에서 바꿔치기를 했다’는 것이다.석씨 딸 김씨의 출산 시기는 3월 30일 오후 12시 56분으로 병원에 정확히 기록돼 있다. 반면 석씨의 출산시기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아이가 바꿔치기됐다고 검찰이 특정한 시간 전후로 신생아실에 있던 아이가 서로 다른 아이였는지가 이번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이다.1·2심이 ‘다른 아이’라고 판단한 핵심 증거는 ‘아이의 체중변화’와 ‘벗겨진 식별띠’였다. 체중변화의 경우 병원이 매일 0시 측정했다. 측정된 체중은 3월 31일 3.460㎏이었고, 하루 뒤인 4월 1일엔 3.235㎏로 줄어 있었다.이를 근거로 1·2심은 “다른 사람 몸무게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결론 냈다. 식별띠의 경우 4월 1일 오후 5시 12분 병원 촬영 사진에서 아이의 우측 발목 식별띠가 벗겨져 있던 점을 근거로 “누군가 임의로 분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증거로만 판단하기엔 섣부른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신생아의 경우 체중 변화는 출생 후 3~4일동안 태변과 수분 배출로 출생 직후보다 5~10%를 줄어들어 4일째 되는 날 최저 몸무게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실제 병원에 기록된 아이의 몸무게는 △출생 직후인 3월 30일 3.485㎏ △3월 31일 3.460㎏ △4월 1일 3.235㎏ △4월 2일 3.210㎏ △4월 3일 3.270㎏ △4월 4일 3.305㎏으로 출생 직후부터 4일 차까지 줄다가 이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법원은 “이 같은 몸무게 변화가 이례적인 것인지 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식별띠와 관련해서도 해당 병원 간호사 중에서 “영아 식별띠가 분리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계속 분리되면 카트에 붙여놓는다”고 진술한 점을 지적하며 분리된 식별띠 상태에 대한 보다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해 4월 2일 0시부터 0시 반 사이에 진행된 검사에서 아이 혈액형이 A형으로 나왔는데, 이는 김씨 자녀에게선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다. 1·2심도 이 부분에 대해선 “6개월 미만 신생아에게선 혈액형검사 결과 불일치가 흔하게 발생한다”면서도 “오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아 바꿔치기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법원은 아이 확인을 위한 사진에 대한 전문가 심리도 요구했다. 출생 무렵부터 퇴원 당시까지의 아이 생김새가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뒤바뀐 시점으로 지목된 시간 전후의 아이 모습에 대한 추가적인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석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021년 4월 2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의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사진=뉴스1)◇쟁점②석씨가 31일 밤~1일 새벽 사이 바꿨나다음 쟁점은 석씨가 3월 31일 오후 5시 32분부터 다음 날인 4월 1일 오전 8시 17분 사이 아이를 바꿔치기 했는지 여부다. 여기서 3월 31일 오후 5시 32분은 석씨가 퇴근한 시간이고, 4월 1일 오전 8시 17분은 석씨가 출근한 시간이다.석씨는 31일 남편, 사위 등과 함께 오후 7시께 산부인과에 도착한 후 병원에 머물다가 오후 8시께 남편 등과 함께 아이를 신생아실로 데려다줬다. 그는 직후 남편과 함께 병원을 나와 오후 8시 30분께 집 근처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햄버거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고려할 경우 검찰이 특정한 시간대 중 석씨의 범행 가능 시간은 31일 오후 8시 30분 이후로 한정된다. 석씨 범행이 인정되기 위해선 운전을 하지 못하는 석씨가 어딘가에 있던 A양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 후 신생아실에 있던 B양과 바꿔치기하고, B양을 유기한 후 가족들 몰래 귀가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하지만 석씨의 이 시간 행적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대법원은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석씨 행적에 부합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쟁점③밤 시간 신생아실 출입 자유로웠나또 다른 쟁점은 해당 시간에 석씨가 범행을 위해 병원 신생아실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1·2심은 간접증거로서 해당 산부인과의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웠고 신생아실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도 비교적 용이했던 만큼 마음만 먹으면 아이 바꿔치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이와 관련해 일부 간호사는 신생아실 출입 가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고 그 외의 시간엔 신생아실 외부로 아이들을 내보내지 않았다며 하급심 결론과는 다른 증언을 하기도 했다. 또 당시 해당 병원 신생아 관찰 기록지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31일 오후 9시부터 1일 오전 9시까지 3시간 간격으로 아이에게 수유를 했다.대법원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3월 31일 오후 9시부터 4월 1일 오전 9시까지 석씨 딸이 출산한 B양이 신생아실에 머물러 있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쟁점④석씨 출산시기는 언제인가석씨가 A양을 출산한 시기도 쟁점이다. 구미의 한 기업에서 2교대로 근무했던 석씨는 2018년 1월 27일 퇴사했다가 2월 26일 재입사했다. 그가 다니던 회사는 이틀 연속 연차를 사용할 수 없는 회사였다. 석씨의 출산 관련 병원 기록이 일절 없는 상황에서 1·2심은 출산 준비를 위해 회사를 일시적으로 그만둔 것이라고 판단했다.검찰은 석씨가 재입사 후인 2018년 3월 6일 조퇴, 3월 7일 결근을 했던 점을 근거로 출산시기를 이 무렵이라고 판단했다. 1·2심은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3월께’로만 출산시기를 추정했다.하지만 대법원은 “3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출산준비를 위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는 석씨가 출산 임박 시점에 굳이 재입사를 했다는 것이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석씨가 쉬는 기간 출산준비를 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고, 석씨 퇴사가 회사 요구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석씨 딸 김씨가 산부인과 퇴원 시 데리고 나온 아이는 4월 9일 탯줄이 떨어졌다. 통상 출생 후 열흘 정도 만에 탯줄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3월 초 태어난 아이일 경우엔 다소 늦은 편이다.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심리도 요구했다.아울러 재입사 후 검찰이 범행 시점으로 지목한 3월 31일 이전, 이틀을 제외하고 하루 10시간씩 근무한 석씨가, A양을 누구를 통해 어디에서 돌봤는지에 대해서도 심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조계에선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고려할때, 파기환송심에서 친모 석씨(사진)의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쟁점⑤아이 바꿔치기 동기 무엇인가또 다른 쟁점은 석씨가 아이 바꿔치기를 할 동기가 있었는지 여부다. 1심은 “석씨가 B양보다 자신이 출산한 A양을 더 가까이에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김씨가 A양을 양육하게 하려고 바꿔치기 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범행 동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미성년자약취죄에선 범행 동기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별도 판단을 하지 않았다.대법원은 2심 판단에 대해 “범행 동기는 간접증거에 의한 증명 여부가 문제 되는 사건에선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증명력에 한계가 있는 간접증거만 존재하는 경우 범행 동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숨긴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간접증거 증명력이 그만큼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것이 형사증거법 이념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1심의 범행동기 판단에 대해서도 “가족을 모두 속이고 바꿔치기 범행을 감행할 만큼 일반적으로 딸과 손녀에 대한 애정이 차이가 있는 존재라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상당기간 방치돼 숨진 A양을 돌보지 않았던 행동과 사망 후 사체를 은닉하려 했던 행동 역시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석씨의 목적과 의도는 석씨 행위가 약취 범행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고려요소”라며 “이러한 점에서도 동기에 대해 좀 더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쟁점⑥약취죄 인정될 수 있나대법원 판결에선 무조건적인 미성년자약취죄 인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약취는 폭행·협박이나 불법적 힘을 수단으로 사용해 피해자를 의사에 반해 자유로운 생활관계나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나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은 “석씨가 B양의 외할머니이므로 설령 실제 아이를 바꿔치기 한 점이 인정되더라도 B양 친권자인 김씨 등의 의사에 반하지 않고 자유·안전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약취행위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씨 행위의 약취 여부 판단을 위해선 석씨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수단과 방법, B양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교사 고소한 학부모 '교권침해' 처분한 학교…법원 "취소하라"[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자녀의 말을 믿고 교사를 형사고소한 학부모의 행동은 교권침해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재판장 엄상문)는 모 고등학교 학생 A양과 A양 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교권보호 징계조치처분 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A양 부모는 2021년 6월 자녀로부터 ‘담임교사 B씨가 제게 성적 언동을 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 A양 부모는 곧바로 B씨에게 전화해 항의했지만 B씨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왜 하지도 않은 말로 그러시냐”고 따졌다.결국 “잘못을 인정하라”는 A양 부모와 “인정할 수 없다”는 B씨 사이엔 언쟁이 벌어지며 상호 수위 높은 발언이 오갔다. A양 부모는 통화 말미에 “교육청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겠다”고 B씨에게 경고했다.같은 해 11월 A양 부모는 경찰에 B씨에 대해 “A양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같은 내용으로 교육청에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라 B씨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됐다.◇교사 “신고하겠다며 협박” vs 학부모 “모욕 아니다”하지만 교육청은 같은 해 12월 “학교폭력을 인정할 증가가 부족하다”며 조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도 해를 넘긴 지난해 5월 A양 부모의 고소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B씨는 교육청 조치없음 처분 직후 “A양과 A양 부모가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으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했다”며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그리고 같은 달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A양과 A양 부모의 교육화동 침해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각각 심리치료 10시간 부과를 의결했고, 학교를 통해 통지했다.교권보호위는 A양 부모가 B씨와 통화하던 중 사실과 다른 말로 모욕하는 말을 했고 교육청에 신고할 것이라고 협박을 했다며 이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또 A양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A양 부모가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해 결과적으로 B씨를 교육활동에서 배제하게 했다며 이 역시도 교육활동 침해라고 결론 내렸다.아울러 A양 부모가 고소 직전 B씨에게 “아이들에게 사랑이 없다면 교사 생활을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발언한 것도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A양과 A양 부모는 이 같은 학교의 교권보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B씨에게 사실과 다른 말로 모욕한 바 없고, 학교폭력 신고 자체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며 “‘사랑이 없다면 교사 생활을 그만두는 것이 맞다’는 발언은 개인 의견 표명일뿐”이라고 주장했다.◇교사도 학생 등 두드린 것 인정…“학생이 과장해 인식 가능”법원도 A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신고내용에 일부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있더라도 그것이 정황을 과장하는 내용에 불과하다면 이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수사기관 역시 A양의 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구체적 신고내용과 관련해서도 “B씨 역시 A양을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거나 등 뒤쪽으로 툭툭 친근한 표정으로 두드렸다는 등의 일부 행위를 인정하고 있다”며 “비교적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서 행위를 과장해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고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허위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를 쉽게 인정할 경우 피해자가 위축돼 신고를 꺼리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재판부는 다른 처분 사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미성년자 학생의 말을 듣고 보호자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해 학생에게까지 책임을 돌린 학교의 처분 그 자체도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한광범 기자 2023.01.1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자녀의 말을 믿고 교사를 형사고소한 학부모의 행동은 교권침해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행정3부(재판장 엄상문)는 모 고등학교 학생 A양과 A양 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교권보호 징계조치처분 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A양 부모는 2021년 6월 자녀로부터 ‘담임교사 B씨가 제게 성적 언동을 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 A양 부모는 곧바로 B씨에게 전화해 항의했지만 B씨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왜 하지도 않은 말로 그러시냐”고 따졌다.결국 “잘못을 인정하라”는 A양 부모와 “인정할 수 없다”는 B씨 사이엔 언쟁이 벌어지며 상호 수위 높은 발언이 오갔다. A양 부모는 통화 말미에 “교육청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겠다”고 B씨에게 경고했다.같은 해 11월 A양 부모는 경찰에 B씨에 대해 “A양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같은 내용으로 교육청에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학교폭력 예방법에 따라 B씨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됐다.◇교사 “신고하겠다며 협박” vs 학부모 “모욕 아니다”하지만 교육청은 같은 해 12월 “학교폭력을 인정할 증가가 부족하다”며 조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도 해를 넘긴 지난해 5월 A양 부모의 고소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B씨는 교육청 조치없음 처분 직후 “A양과 A양 부모가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으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했다”며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그리고 같은 달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A양과 A양 부모의 교육화동 침해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각각 심리치료 10시간 부과를 의결했고, 학교를 통해 통지했다.교권보호위는 A양 부모가 B씨와 통화하던 중 사실과 다른 말로 모욕하는 말을 했고 교육청에 신고할 것이라고 협박을 했다며 이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또 A양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A양 부모가 경찰과 교육청에 신고해 결과적으로 B씨를 교육활동에서 배제하게 했다며 이 역시도 교육활동 침해라고 결론 내렸다.아울러 A양 부모가 고소 직전 B씨에게 “아이들에게 사랑이 없다면 교사 생활을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발언한 것도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A양과 A양 부모는 이 같은 학교의 교권보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B씨에게 사실과 다른 말로 모욕한 바 없고, 학교폭력 신고 자체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며 “‘사랑이 없다면 교사 생활을 그만두는 것이 맞다’는 발언은 개인 의견 표명일뿐”이라고 주장했다.◇교사도 학생 등 두드린 것 인정…“학생이 과장해 인식 가능”법원도 A양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신고내용에 일부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있더라도 그것이 정황을 과장하는 내용에 불과하다면 이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수사기관 역시 A양의 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구체적 신고내용과 관련해서도 “B씨 역시 A양을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거나 등 뒤쪽으로 툭툭 친근한 표정으로 두드렸다는 등의 일부 행위를 인정하고 있다”며 “비교적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서 행위를 과장해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고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허위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를 쉽게 인정할 경우 피해자가 위축돼 신고를 꺼리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재판부는 다른 처분 사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미성년자 학생의 말을 듣고 보호자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해 학생에게까지 책임을 돌린 학교의 처분 그 자체도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 "나 교수인데 결혼하자"…여성에게 6억 사기친 전과9범[사사건건]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수 행세를 하며 미혼 여성에게 접근해 결혼을 미끼로 6억 6000만원을 뜯는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채까지 끌어 쓴 피해 여성은 인간적 배신감은 물론 수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기혼 남성 A씨는 2020년 한 채팅 앱을 통해 미혼 여성 B씨를 만난 후 교제를 시작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A씨는 자신의 신분을 ‘방송기자 출신 대학교 연구교수’라고 속인 상태였다. 피해여성을 속이려 교수 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했다.중고거래, 전세자금 사기 등 전과 9범이었던 A씨는 피해 여성과 교제를 시작한 2020년 6월부터 여성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돈을 받아가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무선청소기를 저렴하게 구입하게 해주겠다며 받아간 73만원이었다.A씨의 범행은 이후 더 대범해졌다. 그는 같은 해 7월 “돌아가신 아버지 상속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속이 마무리되면 돈을 갚겠다”고 속이고 변호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7550만원을 받아갔다.그 이후엔 ‘전임교수 임용 관련 비용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비용을 요구했다. A씨가 ‘발전기금을 내야 한다’거나 ‘조교 연구비통장이 정지돼 돈이 필요하다’ 등의 명목으로 피해 여성에게 받아간 돈은 3억2200만원에 달했다.◇카톡 대화방·통장 잔고확인서까지 위조 A씨는 이후에도 전세 7억원에 알아본 신혼집 계약에 돈이 조금 부족하다며 6000만원을 더 받아갔다. 그는 이밖에도 식사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챙겨갔다. 범행은 2021년 2월까지 계속됐으며, 받아간 돈만 6억6000만원에 달했다.A씨는 피해여성을 속이기 위해 교수로서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라며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허위로 만들거나, 통장 잔고확인서의 조작하기도 했다.결혼을 생각했던 피해 여성은 A씨의 계속된 금전 요구에 퇴직금 중간정산, 보험 중도해지, 은행 대출은 물론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리면서까지 이에 응했다. A씨는 받은 돈을 생활비나 가상자산 투자 등에 대부분 탕진했다. 피해 여성이 변제를 요구하자 A씨는 결혼을 서두르자며 결혼날짜를 잡고 예식장을 계약해 여성을 안심시키려 했다. 실제 신혼집을 마련해 함께 살기도 했다.하지만 막대한 빚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피해여성은 A씨가 채무 변제 의사를 보이지 않자 경찰에 고소했다. 여성은 경찰 수사로 A씨의 실체가 드러나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던 A씨는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인정한 후 뒤늦게 일부 금액인 1억 6000만원을 여성에게 돌려줬지만 나머지 5억원은 모두 탕진한 상태였다. 결국 여성은 가족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채무를 상황했지만 여전히 수억원의 채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피해여성, 민사소송 걸었지만…피해회복 어려울듯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9~10등급의 신용등급에 별다른 소득도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속여 상당한 금액을 편취했다”며 “피해자는 경제적으로 재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1심은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A씨 배신행위로 좌절하고 분노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형사1-1부(정정미 백승엽 이흥주 부장판사)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행복한 결혼을 꿈꿨던 피해자는 A씨를 평생의 배우자로 생각하고 정성과 애정을 쏟았는데 모든 것이 사기 범행이었다”며 “피해자가 입은 배신의 상처, 자존감의 훼손, 사회관계의 어려움 등 정신적 고통은 금전적으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A씨가 2004년부터 9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사기 범행을 반복하고 있고 처벌을 받고도 성행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의 사기 범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피해 여성은 형사고소와 별도로 A씨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다만 A씨의 경제력 등을 감안할 때 승소하더라도 실제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광범 기자 2023.01.09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교수 행세를 하며 미혼 여성에게 접근해 결혼을 미끼로 6억 6000만원을 뜯는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채까지 끌어 쓴 피해 여성은 인간적 배신감은 물론 수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기혼 남성 A씨는 2020년 한 채팅 앱을 통해 미혼 여성 B씨를 만난 후 교제를 시작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A씨는 자신의 신분을 ‘방송기자 출신 대학교 연구교수’라고 속인 상태였다. 피해여성을 속이려 교수 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했다.중고거래, 전세자금 사기 등 전과 9범이었던 A씨는 피해 여성과 교제를 시작한 2020년 6월부터 여성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돈을 받아가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무선청소기를 저렴하게 구입하게 해주겠다며 받아간 73만원이었다.A씨의 범행은 이후 더 대범해졌다. 그는 같은 해 7월 “돌아가신 아버지 상속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속이 마무리되면 돈을 갚겠다”고 속이고 변호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7550만원을 받아갔다.그 이후엔 ‘전임교수 임용 관련 비용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비용을 요구했다. A씨가 ‘발전기금을 내야 한다’거나 ‘조교 연구비통장이 정지돼 돈이 필요하다’ 등의 명목으로 피해 여성에게 받아간 돈은 3억2200만원에 달했다.◇카톡 대화방·통장 잔고확인서까지 위조 A씨는 이후에도 전세 7억원에 알아본 신혼집 계약에 돈이 조금 부족하다며 6000만원을 더 받아갔다. 그는 이밖에도 식사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챙겨갔다. 범행은 2021년 2월까지 계속됐으며, 받아간 돈만 6억6000만원에 달했다.A씨는 피해여성을 속이기 위해 교수로서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라며 카카오톡 대화내역을 허위로 만들거나, 통장 잔고확인서의 조작하기도 했다.결혼을 생각했던 피해 여성은 A씨의 계속된 금전 요구에 퇴직금 중간정산, 보험 중도해지, 은행 대출은 물론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리면서까지 이에 응했다. A씨는 받은 돈을 생활비나 가상자산 투자 등에 대부분 탕진했다. 피해 여성이 변제를 요구하자 A씨는 결혼을 서두르자며 결혼날짜를 잡고 예식장을 계약해 여성을 안심시키려 했다. 실제 신혼집을 마련해 함께 살기도 했다.하지만 막대한 빚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피해여성은 A씨가 채무 변제 의사를 보이지 않자 경찰에 고소했다. 여성은 경찰 수사로 A씨의 실체가 드러나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던 A씨는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인정한 후 뒤늦게 일부 금액인 1억 6000만원을 여성에게 돌려줬지만 나머지 5억원은 모두 탕진한 상태였다. 결국 여성은 가족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채무를 상황했지만 여전히 수억원의 채무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피해여성, 민사소송 걸었지만…피해회복 어려울듯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9~10등급의 신용등급에 별다른 소득도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속여 상당한 금액을 편취했다”며 “피해자는 경제적으로 재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1심은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A씨 배신행위로 좌절하고 분노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형사1-1부(정정미 백승엽 이흥주 부장판사)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행복한 결혼을 꿈꿨던 피해자는 A씨를 평생의 배우자로 생각하고 정성과 애정을 쏟았는데 모든 것이 사기 범행이었다”며 “피해자가 입은 배신의 상처, 자존감의 훼손, 사회관계의 어려움 등 정신적 고통은 금전적으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A씨가 2004년부터 9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사기 범행을 반복하고 있고 처벌을 받고도 성행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의 사기 범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피해 여성은 형사고소와 별도로 A씨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다만 A씨의 경제력 등을 감안할 때 승소하더라도 실제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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