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부

김정남

기자

미국은 지금

  • 美 19일 국가부채 상한선 도달…또 부채한도 논쟁[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국가부채 한도가 턱밑까지 차오르면서 미국이 또 국가 부채 상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 의회는 오는 7월 이전 부채한도를 높이는 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백악관의 한도 상향 요구에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며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 부채가 오는 19일 법정 한도(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은 나랏빚 상한선을 법률로 정한다. 부채가 상한선에 가까워졌을 때 의회가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로는 디폴트를 맞는다. 미국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연방 부채는 30조9289억달러(약 3경8414조원)다. 옐런 장관은 “디폴트를 피하고자 특별 조치 시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무원 퇴직 기금에 대한 지출 유예 같은 정부 차원의 조치로 버텨보겠지만 의회가 손을 놓으면 올해 6월 이후에는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게 옐런 장관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새 의회는 출범하자마자 정치 공방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두고 “협상 불가”라고 밝혔다.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고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공화당은 지출 삭감 문제까지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부채한도 논쟁 2011년엔 경제 위기설도 미국의 부채 상한 논쟁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잊을 만하면 빚 문제로 협상을 벌였고, 거의 대다수는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해결했다. 1939년 국가 부채 한도 제도를 도입한 후 부도를 낸 적은 없다. 유일하게 세계 경제 위기설까지 불거졌던 게 2011년 8월이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우량인 ‘AAA’에서 ‘AA+’로 낮췄다. 하지만 2011년 위기설도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정치적으로는 요란했지만 결국 ‘찻잔 속 미풍’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2011년 3분기 미국 연방 부채는 14조7903억달러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94.52%였다. 이후 수차례 한도를 증액해 현재(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는 31조9289억달러로 두 배 이상 불어났고 부채 비율은 120.23%로 치솟았다. 만약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당장 재정위기 공포가 커졌겠지만, 미국은 흔들림이 없었다. S&P는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고 무디스와 피치는 최우량인 Aaa, AAA 등급을 각각 매기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세 곳 모두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이 그 정도로 빚을 냈다면 환율이 폭등(화폐가치 하락)하고 물가가 치솟았을 게 뻔하다. 유럽 역시 2010년 재정위기를 겪었으니, 오로지 미국만 굳건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치 공방이 커질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무난하게 한도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슈가 일부 소음을 야기하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세계 유일한 ‘달러화 패권국’의 특권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미국이 달러화 패권을 쥔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로’에 가까우니, 미국 입장에서는 한도를 늘려 국채를 발행하고 이자 비용만 투자자들에게 지불하면 그만이다. 돈을 찍어내면 되니 굳이 갚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기류도 있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 제공)그렇다면 미국은 무한정 빚을 져도 괜찮을 것일까. 월가에서는 ‘달러화 위기론’ 보고서가 종종 나온다. 빚더미에 허덕였던 영국이 미국에 패권을 빼앗겼듯, 현재 세계 최대 채무국인 미국이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크 팬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5월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가 과대평가돼 있다”며 “침체가 닥치면 강달러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킹달러’ 현상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어긋난 예측으로 판명됐다. 월가의 몇몇 인사들은 “골드만 보고서가 달러화의 몰락으로 결론 내린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패권은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 가깝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달러화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이 가진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에 이르는 유무형의 파워 덕이다.그렇다고 역대급 빚더미를 둘러싼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디폴트는 재앙”이라며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싼 여야 협상은) 가장 멍청한 토론”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급증과 (중국의 도전에 대한) 국방비 지출 등으로 향후 재정이 상당폭 증가할 필요성을 고려할 때 재정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토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남 기자 2023.01.1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국가부채 한도가 턱밑까지 차오르면서 미국이 또 국가 부채 상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 의회는 오는 7월 이전 부채한도를 높이는 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백악관의 한도 상향 요구에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며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 부채가 오는 19일 법정 한도(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은 나랏빚 상한선을 법률로 정한다. 부채가 상한선에 가까워졌을 때 의회가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로는 디폴트를 맞는다. 미국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연방 부채는 30조9289억달러(약 3경8414조원)다. 옐런 장관은 “디폴트를 피하고자 특별 조치 시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무원 퇴직 기금에 대한 지출 유예 같은 정부 차원의 조치로 버텨보겠지만 의회가 손을 놓으면 올해 6월 이후에는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게 옐런 장관의 설명이다.이에 따라 새 의회는 출범하자마자 정치 공방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두고 “협상 불가”라고 밝혔다.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고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공화당은 지출 삭감 문제까지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부채한도 논쟁 2011년엔 경제 위기설도 미국의 부채 상한 논쟁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잊을 만하면 빚 문제로 협상을 벌였고, 거의 대다수는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해결했다. 1939년 국가 부채 한도 제도를 도입한 후 부도를 낸 적은 없다. 유일하게 세계 경제 위기설까지 불거졌던 게 2011년 8월이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우량인 ‘AAA’에서 ‘AA+’로 낮췄다. 하지만 2011년 위기설도 시간이 흐르고 보니 정치적으로는 요란했지만 결국 ‘찻잔 속 미풍’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2011년 3분기 미국 연방 부채는 14조7903억달러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94.52%였다. 이후 수차례 한도를 증액해 현재(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는 31조9289억달러로 두 배 이상 불어났고 부채 비율은 120.23%로 치솟았다. 만약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당장 재정위기 공포가 커졌겠지만, 미국은 흔들림이 없었다. S&P는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고 무디스와 피치는 최우량인 Aaa, AAA 등급을 각각 매기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세 곳 모두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이 그 정도로 빚을 냈다면 환율이 폭등(화폐가치 하락)하고 물가가 치솟았을 게 뻔하다. 유럽 역시 2010년 재정위기를 겪었으니, 오로지 미국만 굳건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치 공방이 커질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무난하게 한도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슈가 일부 소음을 야기하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세계 유일한 ‘달러화 패권국’의 특권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미국이 달러화 패권을 쥔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로’에 가까우니, 미국 입장에서는 한도를 늘려 국채를 발행하고 이자 비용만 투자자들에게 지불하면 그만이다. 돈을 찍어내면 되니 굳이 갚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기류도 있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 제공)그렇다면 미국은 무한정 빚을 져도 괜찮을 것일까. 월가에서는 ‘달러화 위기론’ 보고서가 종종 나온다. 빚더미에 허덕였던 영국이 미국에 패권을 빼앗겼듯, 현재 세계 최대 채무국인 미국이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크 팬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5월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가 과대평가돼 있다”며 “침체가 닥치면 강달러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킹달러’ 현상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어긋난 예측으로 판명됐다. 월가의 몇몇 인사들은 “골드만 보고서가 달러화의 몰락으로 결론 내린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패권은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 가깝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달러화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미국이 가진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에 이르는 유무형의 파워 덕이다.그렇다고 역대급 빚더미를 둘러싼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디폴트는 재앙”이라며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싼 여야 협상은) 가장 멍청한 토론”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급증과 (중국의 도전에 대한) 국방비 지출 등으로 향후 재정이 상당폭 증가할 필요성을 고려할 때 재정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토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번엔 맞을까…새해 美 증시 또 '위험한 낙관론'[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오펜하이머 5330. 도이치방크 5250. 크레디트스위스 5200. 골드만삭스 5100.1년 전 이맘때 월가 주요 기관들이 내놓았던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예상치다. 지난 2021년 말 S&P 지수가 4766.18에 마감했으니, 최대 12% 가까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는 의미다. 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4600), 모건스탠리(4400) 정도를 제외하면 5000선 안착론은 대세였다.1년이 지난 현재 월가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S&P 지수는 지난해 무려 19.44% 폭락한 3839.50에 거래를 마쳤다. 기존 예상치와 크게는 150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8.78%, 33.10%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볼 수 없었던 낙폭이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이 정도로 빠를 것이라고 점치지 못했던 게 가장 뼈아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 어드바이저는 “통상 기관들이 10% 안팎은 더 긍정적으로 예상한다고는 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예측이 빗나간 것은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월가 “새해 S&P 10% 안팎 오른다”그렇다면 새해 월가 기관들의 예측은 어떨까. 이데일리가 22개 주요 기관들의 올해 말 S&P 전망치를 분석해보니, 평균 4169.54로 나타났다. 올해보다 8.60% 더 오를 것이라는 뜻이다. 다른 조사 역시 대동소이하다. 로이터통신(4200), 블룸버그(4009) 모두 4000 초반대로 오를 것이라는 집계를 내놓았다. CNBC가 최근 400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중 4명은 올해 S&P 지수가 6~10% 오를 것으로 봤다. 11~19% 치솟을 것이라는 답변도 10명 중 2명이나 됐다. CNBC는 “올해 금융시장 대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새해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맞고 있다”고 전했다.지난해보다 지수 자체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곳은 바클레이스(3675), 소시에테 제네랄(3800), 캐피털 이코노믹스(3800) 정도에 불과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약세장이 이어지겠지만 지난해만큼은 아닐 것”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약세장을 점친 이들마저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셈이다.그외 대다수 기관들은 오히려 ‘장밋빛’에 가깝다. 중립 기조의 뱅크오브아메리카(4000), 골드만삭스(4000), RBC 캐피털(4100) 등은 시장 평균값 혹은 중간값과 비슷했다. JP모건(4200), 제프리스(4200), BMO(4300) 등은 다소 긍정적으로 봤고, 오펜하이머(4400), 웰스파고(4300~4500), 도이치방크(4500), 야데니 리서치(4800) 등은 아예 강세장 반전을 점쳤다. 루톨드그룹은 올해 말 S&P 지수가 5000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기 침체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가 무색한 지경이다.◇“1년 전과 판박이”…일각서 신중론이들이 상승장을 점치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CNBC 설문 결과 전문가의 73%는 올해 가장 큰 우려로 연준 통화정책을 꼽았다. 중국의 대만 침공(12%), 노동시장과 공급망 대란(9%),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6%) 등은 10% 안팎에 그쳤다. 이는 곧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등에 업고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에 나선다면, 지난해 움츠렸던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반기까지 연준의 긴축을 소화한 뒤 하반기에는 뛰어오르는 ‘상저하고’ 흐름을 띨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RBC 캐피털의 로리 칼바시나 주식전략 헤드는 “연준 정책이 전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소비자와 노동시장이 견고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도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 지수 5000을 점친 루톨드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아예 현재 레벨을 ‘저점’으로 규정하면서 “향후 12개월간 새로운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그러나 월가 일각에서는 현재 낙관론이 다소 위험하다는 평가도 있다. 1년 전 이맘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세심한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가 반등을 용인할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뛰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것이 연준에 좋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올해 1분기는 일단 투자하지 말고 기다려야 하는 시기”라며 “S&P 지수는 3500~3600 레벨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행사에서 “시장은 연준이 조만간 최종금리가 도달하고 다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긴축의) 초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김정남 기자 2023.01.0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오펜하이머 5330. 도이치방크 5250. 크레디트스위스 5200. 골드만삭스 5100.1년 전 이맘때 월가 주요 기관들이 내놓았던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예상치다. 지난 2021년 말 S&P 지수가 4766.18에 마감했으니, 최대 12% 가까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는 의미다. 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4600), 모건스탠리(4400) 정도를 제외하면 5000선 안착론은 대세였다.1년이 지난 현재 월가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S&P 지수는 지난해 무려 19.44% 폭락한 3839.50에 거래를 마쳤다. 기존 예상치와 크게는 150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8.78%, 33.10%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볼 수 없었던 낙폭이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이 정도로 빠를 것이라고 점치지 못했던 게 가장 뼈아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 어드바이저는 “통상 기관들이 10% 안팎은 더 긍정적으로 예상한다고는 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예측이 빗나간 것은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월가 “새해 S&P 10% 안팎 오른다”그렇다면 새해 월가 기관들의 예측은 어떨까. 이데일리가 22개 주요 기관들의 올해 말 S&P 전망치를 분석해보니, 평균 4169.54로 나타났다. 올해보다 8.60% 더 오를 것이라는 뜻이다. 다른 조사 역시 대동소이하다. 로이터통신(4200), 블룸버그(4009) 모두 4000 초반대로 오를 것이라는 집계를 내놓았다. CNBC가 최근 400명의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10명 중 4명은 올해 S&P 지수가 6~10% 오를 것으로 봤다. 11~19% 치솟을 것이라는 답변도 10명 중 2명이나 됐다. CNBC는 “올해 금융시장 대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새해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맞고 있다”고 전했다.지난해보다 지수 자체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곳은 바클레이스(3675), 소시에테 제네랄(3800), 캐피털 이코노믹스(3800) 정도에 불과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약세장이 이어지겠지만 지난해만큼은 아닐 것”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약세장을 점친 이들마저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셈이다.그외 대다수 기관들은 오히려 ‘장밋빛’에 가깝다. 중립 기조의 뱅크오브아메리카(4000), 골드만삭스(4000), RBC 캐피털(4100) 등은 시장 평균값 혹은 중간값과 비슷했다. JP모건(4200), 제프리스(4200), BMO(4300) 등은 다소 긍정적으로 봤고, 오펜하이머(4400), 웰스파고(4300~4500), 도이치방크(4500), 야데니 리서치(4800) 등은 아예 강세장 반전을 점쳤다. 루톨드그룹은 올해 말 S&P 지수가 5000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기 침체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가 무색한 지경이다.◇“1년 전과 판박이”…일각서 신중론이들이 상승장을 점치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CNBC 설문 결과 전문가의 73%는 올해 가장 큰 우려로 연준 통화정책을 꼽았다. 중국의 대만 침공(12%), 노동시장과 공급망 대란(9%), 중국의 코로나19 재유행(6%) 등은 10% 안팎에 그쳤다. 이는 곧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등에 업고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에 나선다면, 지난해 움츠렸던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반기까지 연준의 긴축을 소화한 뒤 하반기에는 뛰어오르는 ‘상저하고’ 흐름을 띨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RBC 캐피털의 로리 칼바시나 주식전략 헤드는 “연준 정책이 전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소비자와 노동시장이 견고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도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 지수 5000을 점친 루톨드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아예 현재 레벨을 ‘저점’으로 규정하면서 “향후 12개월간 새로운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그러나 월가 일각에서는 현재 낙관론이 다소 위험하다는 평가도 있다. 1년 전 이맘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세심한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가 반등을 용인할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뛰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것이 연준에 좋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올해 1분기는 일단 투자하지 말고 기다려야 하는 시기”라며 “S&P 지수는 3500~3600 레벨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행사에서 “시장은 연준이 조만간 최종금리가 도달하고 다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가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긴축의) 초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 침체 온다…미국式 속전속결 구조조정을 대하는 자세[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최대 기술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14년 넘게 일한 인도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브히 자인(43)씨. 그는 MS의 지원을 받아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소지하면서 미국 영주권 취득을 기다렸다. 그랬던 그는 지난 10월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강타한 빅테크 해고 칼바람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자인씨는 뉴욕타임스(NYT)에 “가족과 함께 워싱턴주 벨뷰의 차고가 있는 침실 네 개짜리 집에 정착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 가족의 미래가 불확실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60일 이내에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지원할 회사를 찾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 할 처지다. 최근 살인적인 구조조정을 했던 트위터는 직원들의 충격이 어떤 회사보다 크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해 버렸다. 최근 트위터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자타 크리슈나스와미씨는 “임신 중에도 회사의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며 “지금은 매우 불안하다”고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실리콘밸리부터 월가까지 해고 바람미국의 연말 연휴 시즌이 뒤숭숭하다. 최근 10년 이상 경제를 이끌다시피 한 빅테크부터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산업 곳곳으로 감원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어느덧 월가까지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사회 불안이 커지고 소비가 흔들리는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내년 더 큰 침체를 막을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근래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에는 한 그래픽이 유독 눈에 띄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가 만든 올해 월별 미국 기술회사들의 해고 현황이다. 그 규모는 1월만 해도 631명에 불과했는데, 2~4월 들어 수천명 단위로 불어났다. 5월부터는 월 2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11월에는 5만9710명으로 폭증했다. 연말을 앞둔 11월 들어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트위터가 본격 감원에 나서면서다. 12월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해고 관련 조사업체 레이오프(layoffs.fyi) 집계를 보면, 올해 해고 당한 기술회사 근로자는 15만2000명에 육박한다. 그 중 11월 규모는 5만1489명이다. 최소 5만명 이상이 한 달 만에 실리콘밸리 바닥을 떠났다는 의미다. 시애틀에서 주로 활동하는 타미나 왓슨 이민 변호사는 “특히 H-1B 비자를 가진 외국인 IT 엔지니어가 이 정도로 해고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테크업계가 감원와 동시에 신규 고용을 하지 않고 있어 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서부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다. 동부 월가까지 구조조정 충격파가 닥쳤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 전체 직원의 최대 8%를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최대 4000명이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 탓에 금융 거래가 주춤하면서 이미 인력 감축에 나섰다. NYT는 “월마트, 포드자동차, 펩시 등이 모두 직원을 줄이고 있다”며 “남은 직원들은 ‘다음은 나인가’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선제적인 침체 대비 위한 고육지책”상황이 이렇자 미국 경제는 벌써부터 얼어붙을 조짐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0%)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제조업 경기 전망도 어두워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집계를 보면,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1.2로 전월(4.5) 대비 15.7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와 생산이 갑자기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미국 사회 전반이 불안해질 조짐도 보인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SNS 링크드인 등에는 연일 전(前) 직장에 작별을 고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IT업체 아폴로 그래프QL를 떠나게 된 자네사씨는 트위터를 통해 “연말 파티 때 입으려고 산 새 스웨터를 못 입게 됐다”며 슬퍼했다.그러나 내년 최악의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목소리 역시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것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년 침체를 경고하면서 “우리는 민첩성을 유지하고 회사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말 연휴 때 쉰 뒤 내년부터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글들을 실제 SNS에서 적잖이 볼 수 있다.아폴로 그래프QL의 지오프 슈미츠 CEO는 지난 15일 임직원 성명을 통해 15% 구조조정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게 분석하고 다른 많은 선택지를 고려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료비, 비자, 재취업 등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남 기자 2022.12.1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최대 기술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14년 넘게 일한 인도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브히 자인(43)씨. 그는 MS의 지원을 받아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소지하면서 미국 영주권 취득을 기다렸다. 그랬던 그는 지난 10월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강타한 빅테크 해고 칼바람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자인씨는 뉴욕타임스(NYT)에 “가족과 함께 워싱턴주 벨뷰의 차고가 있는 침실 네 개짜리 집에 정착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 가족의 미래가 불확실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60일 이내에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지원할 회사를 찾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 할 처지다. 최근 살인적인 구조조정을 했던 트위터는 직원들의 충격이 어떤 회사보다 크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전체 직원의 절반을 해고해 버렸다. 최근 트위터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자타 크리슈나스와미씨는 “임신 중에도 회사의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며 “지금은 매우 불안하다”고 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실리콘밸리부터 월가까지 해고 바람미국의 연말 연휴 시즌이 뒤숭숭하다. 최근 10년 이상 경제를 이끌다시피 한 빅테크부터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산업 곳곳으로 감원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어느덧 월가까지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사회 불안이 커지고 소비가 흔들리는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내년 더 큰 침체를 막을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근래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에는 한 그래픽이 유독 눈에 띄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가 만든 올해 월별 미국 기술회사들의 해고 현황이다. 그 규모는 1월만 해도 631명에 불과했는데, 2~4월 들어 수천명 단위로 불어났다. 5월부터는 월 2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11월에는 5만9710명으로 폭증했다. 연말을 앞둔 11월 들어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트위터가 본격 감원에 나서면서다. 12월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해고 관련 조사업체 레이오프(layoffs.fyi) 집계를 보면, 올해 해고 당한 기술회사 근로자는 15만2000명에 육박한다. 그 중 11월 규모는 5만1489명이다. 최소 5만명 이상이 한 달 만에 실리콘밸리 바닥을 떠났다는 의미다. 시애틀에서 주로 활동하는 타미나 왓슨 이민 변호사는 “특히 H-1B 비자를 가진 외국인 IT 엔지니어가 이 정도로 해고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테크업계가 감원와 동시에 신규 고용을 하지 않고 있어 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서부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다. 동부 월가까지 구조조정 충격파가 닥쳤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 전체 직원의 최대 8%를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최대 4000명이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 탓에 금융 거래가 주춤하면서 이미 인력 감축에 나섰다. NYT는 “월마트, 포드자동차, 펩시 등이 모두 직원을 줄이고 있다”며 “남은 직원들은 ‘다음은 나인가’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선제적인 침체 대비 위한 고육지책”상황이 이렇자 미국 경제는 벌써부터 얼어붙을 조짐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0%)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제조업 경기 전망도 어두워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집계를 보면,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1.2로 전월(4.5) 대비 15.7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와 생산이 갑자기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미국 사회 전반이 불안해질 조짐도 보인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SNS 링크드인 등에는 연일 전(前) 직장에 작별을 고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IT업체 아폴로 그래프QL를 떠나게 된 자네사씨는 트위터를 통해 “연말 파티 때 입으려고 산 새 스웨터를 못 입게 됐다”며 슬퍼했다.그러나 내년 최악의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목소리 역시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것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년 침체를 경고하면서 “우리는 민첩성을 유지하고 회사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말 연휴 때 쉰 뒤 내년부터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글들을 실제 SNS에서 적잖이 볼 수 있다.아폴로 그래프QL의 지오프 슈미츠 CEO는 지난 15일 임직원 성명을 통해 15% 구조조정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게 분석하고 다른 많은 선택지를 고려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료비, 비자, 재취업 등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블랙록의 경고 "5% 장기 고물가, 모든 것이 달라진다"[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세계 금융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속도조절론과 경기 연착륙론 희망에 부풀어 있다. 내년 미국 경제는 2%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지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고, 이에 따라 연준은 돈줄 조이기 강도를 늦춰가겠다는 것이다. 시장에는 이미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이 가득 차 있다.과연 희망대로 그렇게 될까. 1경원 이상의 돈을 굴리는 ‘큰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다른 견해를 피력해 관심을 모은다. 이데일리는 파월 의장이 긴축 속도조절을 언급한 브루킹스연구소 연설 직전인 지난달 30일 블랙록 투자연구소(BII)의 고객 웹캐스트를 들어봤다.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사진=AFP 제공)◇“2% 인플레 시대 다시 못 간다”“지난 40년의 대안정기는 끝났다.”블랙록의 내년 경제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장 보이빈 BII 소장은 “우리는 이제 높은 변동성과 경기 침체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들어섰다”며 “지난 40년간 봤던 꾸준한 성장은 지났다”고 했다. 그는 “그 대신 생산 제약(production constraints)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는 지금 수준으로 경제가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고령화 △세계 공급망 재연결 △저탄소 전환 등을 두고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노동력 등이 비싼 미국이 생산·제조까지 하겠다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은 기조적으로 물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2% 인플레이션 경제로 당분간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중앙은행이 긴축을 강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진정되겠지만 2% 목표치는 계속 상회할 것”이라며 “그보다 (장기적으로) 5%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떻게든 2% 목표치를 고수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는 대다수 연준 인사들의 언급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보이빈 소장은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연착륙은 가능성 있는 결과로 보지 않는다”며 “물가를 낮추려면 경기 침체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이 너무 과도하게 돈줄을 조이면서 의도적으로 침체를 야기하고 있는 만큼 내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보이빈 소장은 “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장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BII) 소장. (사진=블랙록 제공)◇“포트폴리오 더 자주 조정해야”이에 블랙록이 제안한 투자 조언은 ‘민첩성’이다. 웹캐스트에 함께 나온 웨이 리 BII 최고투자전략가는 “우리는 거시 변동성과 시장 변동성이 더 높은 새로운 체제에 있다”며 “더 민첩해야 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더 자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특히 경기순환주 가운데 에너지주와 금융주를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정유업체들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12배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유럽 회사들은 그 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조언이다. 또 풍력,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들은 에너지 섹터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고 블랙록은 덧붙였다. 헬스케어 관련주 등 고령층 급증을 겨냥한 투자 역시 추천했다.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딜북 서밋에 나온 블랙록의 수장인 래리 핑크 회장도 비슷한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그는 “미국 경제는 앞으로 몇 년간 더 높은 금리와 더 높은 물가상승률에 직면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3~4%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중국의 경기 둔화를 두고 “현재 경제의 최대 역풍”이라며 “우리는 실질 성장세에 기반을 둔 경제를 갖지 못하고 (특정한 몇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한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핑크 회장은 아울러 올해 이례적인 주식가격과 채권가격의 동시 급락(채권금리 급등), 달러화 초강세 등을 거론하며 “시장 환경이 완전히 리셋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유지했던 투자 패턴을 바꿀 때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남 기자 2022.12.0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세계 금융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속도조절론과 경기 연착륙론 희망에 부풀어 있다. 내년 미국 경제는 2%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지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고, 이에 따라 연준은 돈줄 조이기 강도를 늦춰가겠다는 것이다. 시장에는 이미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이 가득 차 있다.과연 희망대로 그렇게 될까. 1경원 이상의 돈을 굴리는 ‘큰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다른 견해를 피력해 관심을 모은다. 이데일리는 파월 의장이 긴축 속도조절을 언급한 브루킹스연구소 연설 직전인 지난달 30일 블랙록 투자연구소(BII)의 고객 웹캐스트를 들어봤다.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사진=AFP 제공)◇“2% 인플레 시대 다시 못 간다”“지난 40년의 대안정기는 끝났다.”블랙록의 내년 경제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장 보이빈 BII 소장은 “우리는 이제 높은 변동성과 경기 침체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들어섰다”며 “지난 40년간 봤던 꾸준한 성장은 지났다”고 했다. 그는 “그 대신 생산 제약(production constraints)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는 지금 수준으로 경제가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고령화 △세계 공급망 재연결 △저탄소 전환 등을 두고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노동력 등이 비싼 미국이 생산·제조까지 하겠다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은 기조적으로 물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2% 인플레이션 경제로 당분간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중앙은행이 긴축을 강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진정되겠지만 2% 목표치는 계속 상회할 것”이라며 “그보다 (장기적으로) 5%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떻게든 2% 목표치를 고수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는 대다수 연준 인사들의 언급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보이빈 소장은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연착륙은 가능성 있는 결과로 보지 않는다”며 “물가를 낮추려면 경기 침체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이 너무 과도하게 돈줄을 조이면서 의도적으로 침체를 야기하고 있는 만큼 내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보이빈 소장은 “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장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BII) 소장. (사진=블랙록 제공)◇“포트폴리오 더 자주 조정해야”이에 블랙록이 제안한 투자 조언은 ‘민첩성’이다. 웹캐스트에 함께 나온 웨이 리 BII 최고투자전략가는 “우리는 거시 변동성과 시장 변동성이 더 높은 새로운 체제에 있다”며 “더 민첩해야 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더 자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특히 경기순환주 가운데 에너지주와 금융주를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정유업체들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12배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유럽 회사들은 그 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조언이다. 또 풍력,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들은 에너지 섹터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고 블랙록은 덧붙였다. 헬스케어 관련주 등 고령층 급증을 겨냥한 투자 역시 추천했다.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딜북 서밋에 나온 블랙록의 수장인 래리 핑크 회장도 비슷한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그는 “미국 경제는 앞으로 몇 년간 더 높은 금리와 더 높은 물가상승률에 직면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3~4%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중국의 경기 둔화를 두고 “현재 경제의 최대 역풍”이라며 “우리는 실질 성장세에 기반을 둔 경제를 갖지 못하고 (특정한 몇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한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핑크 회장은 아울러 올해 이례적인 주식가격과 채권가격의 동시 급락(채권금리 급등), 달러화 초강세 등을 거론하며 “시장 환경이 완전히 리셋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유지했던 투자 패턴을 바꿀 때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80세 생일상' 쉬쉬하는 바이든…4050 잠룡들 꿈틀[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은 존댓말이라는 게 없다. 연장자에 대한 예우는 당연히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처럼 나이에 민감하지 않다. 한두살 차이로 ‘형님, 아우’ 하는 문화가 아니다.이런 미국에서 나이, 특히 정치인의 나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재임 중 80세 생일을 맞으면서다. 나이 많은 대통령의 대명사인 로널드 레이건은 1989년 퇴임 당시 77세였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때 78세로 이미 역대 최고령 기록을 썼다. 미국 역사상 80대 대통령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나이에 무던한 미국마저 80대 대통령을 맞는 분위기는 사뭇 미묘해 보인다. 동시에 이런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대통령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인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80세 바이든 생일’이 던진 질문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80세 생일로 정계 최고위직에서 일하는데 어느 정도의 나이가 너무 많은 나이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최근 미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86%는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컷오프(공천 배제) 기준은 75세 이하여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의회 하원에서 민주당 1인자 자리를 지켜왔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세대교체’를 거론하며 백의종군을 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펠로시 의장은 현재 82세다.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없지는 않다. 데보라 카도 스탠퍼드대 장수센터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연장자의 지혜를 무시하면 안된다”고 했다. 노화 전문가인 스튜어트 제이 올샨스키 일리노이대 교수는 “나이를 무기로 삼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 밖 선전한 것은 나이를 떠나 그의 저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러나 워싱턴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 정권처럼 나이 논쟁이 있었던 적이 없다”며 “그가 재선에 도전해 당선된다면 80대 중반(86세)에 퇴임하는데, 이 정도면 나이에 따른 의구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주요 공화당 지지층인 백인 남성 표심까지 자극할 수 있는 바이든 대통령만 한 전국구 스타가 민주당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생물학적인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의 잇따른 말실수가 그 방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이전 민주당 출신 대통령인 빌 클린턴(46세 취임 54세 퇴임)과 버락 오바마(47세 취임 55세 퇴임)가 40세 기수론을 동력으로 삼았던 것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마르케트대 로스쿨의 지난 9월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응답자의 72%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백악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80세 생일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생일 전날인 19일 토요일 맏손녀 나오미 바이든(28)의 결혼식을 백악관에서 연 게 대표적이다. CNN은 결혼식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나오미의 결혼식이 대통령의 생일과 같은 주말에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전했다. 80세 생일이 끼인 주말을 젊게 보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결혼식 이후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으로 이동해 추수감사절 명절 주간을 보낸다. 백악관에 쏠리는 여론을 의식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미 정가 ‘4050 세대교체론’ 비등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 대권 잠룡들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프랭크 브루니 듀크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전면 칼럼을 통해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았지만 나이 문제에 대한 소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무려 19명의 민주당 주요 대권 주자들을 소개했다. 그는 가장 주목해야 할 인사로 카멀라 해리스(58)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40) 교통장관, 그레천 휘트머(51) 미시건 주지사를 꼽았다. 모두 세대교체의 선봉에 설 수 있을 만한 40~50대다. 브루니 교수는 특히 “2024년 대선 국면에서 부티지지 장관은 더이상 새로운 아이(new kid)가 아닐 것이고 (이전과 비교해) 전혀 다른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민주당의 한 고참 전략가의 언급을 실었다. 1982년 1월생인 부티지지 장관은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1978년 9월생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보다 젊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76) 전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도전할 때 78세이며, 당선될 경우 퇴임할 때 82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만큼이나 나이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사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을 지냈던 정치평론가 바카리 셀러스는 NYT에 해리스 부통령, 부티지지 장관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 대권을 다툴 이는) 2~3명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좌파 거물인 버니 샌더스(81) 상원의원을 빼놓을 것을 두고서는 “너무 늙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출처=뉴욕타임스 지면)
    김정남 기자 2022.11.2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은 존댓말이라는 게 없다. 연장자에 대한 예우는 당연히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처럼 나이에 민감하지 않다. 한두살 차이로 ‘형님, 아우’ 하는 문화가 아니다.이런 미국에서 나이, 특히 정치인의 나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재임 중 80세 생일을 맞으면서다. 나이 많은 대통령의 대명사인 로널드 레이건은 1989년 퇴임 당시 77세였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때 78세로 이미 역대 최고령 기록을 썼다. 미국 역사상 80대 대통령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나이에 무던한 미국마저 80대 대통령을 맞는 분위기는 사뭇 미묘해 보인다. 동시에 이런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대통령에게 나이는 중요한 것인가.”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80세 바이든 생일’이 던진 질문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80세 생일로 정계 최고위직에서 일하는데 어느 정도의 나이가 너무 많은 나이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최근 미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86%는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컷오프(공천 배제) 기준은 75세 이하여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의회 하원에서 민주당 1인자 자리를 지켜왔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세대교체’를 거론하며 백의종군을 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펠로시 의장은 현재 82세다.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없지는 않다. 데보라 카도 스탠퍼드대 장수센터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연장자의 지혜를 무시하면 안된다”고 했다. 노화 전문가인 스튜어트 제이 올샨스키 일리노이대 교수는 “나이를 무기로 삼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 밖 선전한 것은 나이를 떠나 그의 저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러나 워싱턴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 정권처럼 나이 논쟁이 있었던 적이 없다”며 “그가 재선에 도전해 당선된다면 80대 중반(86세)에 퇴임하는데, 이 정도면 나이에 따른 의구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주요 공화당 지지층인 백인 남성 표심까지 자극할 수 있는 바이든 대통령만 한 전국구 스타가 민주당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생물학적인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의 잇따른 말실수가 그 방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이전 민주당 출신 대통령인 빌 클린턴(46세 취임 54세 퇴임)과 버락 오바마(47세 취임 55세 퇴임)가 40세 기수론을 동력으로 삼았던 것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마르케트대 로스쿨의 지난 9월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응답자의 72%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백악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80세 생일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생일 전날인 19일 토요일 맏손녀 나오미 바이든(28)의 결혼식을 백악관에서 연 게 대표적이다. CNN은 결혼식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나오미의 결혼식이 대통령의 생일과 같은 주말에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전했다. 80세 생일이 끼인 주말을 젊게 보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결혼식 이후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으로 이동해 추수감사절 명절 주간을 보낸다. 백악관에 쏠리는 여론을 의식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미 정가 ‘4050 세대교체론’ 비등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 대권 잠룡들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프랭크 브루니 듀크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전면 칼럼을 통해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았지만 나이 문제에 대한 소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무려 19명의 민주당 주요 대권 주자들을 소개했다. 그는 가장 주목해야 할 인사로 카멀라 해리스(58)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40) 교통장관, 그레천 휘트머(51) 미시건 주지사를 꼽았다. 모두 세대교체의 선봉에 설 수 있을 만한 40~50대다. 브루니 교수는 특히 “2024년 대선 국면에서 부티지지 장관은 더이상 새로운 아이(new kid)가 아닐 것이고 (이전과 비교해) 전혀 다른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민주당의 한 고참 전략가의 언급을 실었다. 1982년 1월생인 부티지지 장관은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1978년 9월생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보다 젊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76) 전 대통령은 2024년 재선에 도전할 때 78세이며, 당선될 경우 퇴임할 때 82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만큼이나 나이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사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을 지냈던 정치평론가 바카리 셀러스는 NYT에 해리스 부통령, 부티지지 장관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 대권을 다툴 이는) 2~3명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좌파 거물인 버니 샌더스(81) 상원의원을 빼놓을 것을 두고서는 “너무 늙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출처=뉴욕타임스 지면)
  • '블루 스테이트' 뉴욕마저…심상찮은 바이든 심판론[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명문 여성 사립대인 버나드 칼리지는 거물 정치인들의 등장으로 떠들썩했다. 선거 유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중간선거에 나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후보(현 주지사)를 지원 방문했기 때문이다. 상원의장을 당연직으로 겸하는 민주당 소속 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까지 합류했다.유세 주제는 ‘뉴욕 여성이여 투표하라’(new york women vote). 엄청난 환호성과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등장한 힐러리는 잠시 놀랍다는 표정을 지은 후 두 팔을 벌려 화답했다. CNN은 “힐러리가 직접 지지 유세 무대에 오른 것은 매우 낯선 장면”이라고 했다. 힐러리는 “공화당은 낙태권에 대한 (역사의)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낙태권을 폐지하기 위해 50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선거 의제에서 경제에 밀린 낙태 이슈를 재점화해 여성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캐시 호컬 민주당 뉴욕주지사 후보(현 주지사),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버나드 컬리지에서 중간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바이든·힐러리·해리스, 뉴욕 총출동정가에서는 떠들썩했던 이번 유세전이 역설적으로 민주당의 위기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바짝 쫓기고 있는 탓이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대통령)는 뉴욕주에서 60.9%를 득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득표율은 37.7%였다. 무려 23.2%포인트 차이다. 1994년 조지 파타키 이후 공화당 소속 뉴욕주지사는 28년간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각 여론조사를 종합한 지지율을 보면, 5일 현재 호컬 후보는 51.0%로 리 젤딘 공화당 후보(43.6%)에 7.4%포인트 앞서 있다. 지난 7월만 해도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으나, 격차가 확 줄었다. 심지어 트라팔가 그룹이 뉴욕주민 119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컬 후보가 47.6%로 젤딘 후보(48.4%)에 뒤졌다. 민주당 색이 짙은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 뉴욕주가 갑자기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 이유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성향이 강한 뉴욕주 북부보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맨해튼 등 뉴욕시에서) 민주당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호컬 후보를 돕기 위해 당내에서 가장 소중한 인사들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뉴욕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힐러리와 해리스가 동시에 나온 것은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뉴욕주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까지 오는 6일 뉴욕주 유세전에 함께 할 예정이다.더 놀라운 것은 젤딘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다. 젤딘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가장 먼저 한 인사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에서 인기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점에서 선거전에 마이너스(-)일 수 있는데도, 젤딘 후보는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젤딘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지더라도 정치적인 ‘무게감’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리 젤딘 공화당 뉴욕주지사 후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젤딘 돌풍’ 28년 만에 균열 일으켰다그렇다면 민주당이 텃밭에서 고전하는 기현상은 왜 벌어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팬데믹 이후 급증하고 있는 뉴욕시의 범죄 문제가 꼽힌다. 올해 뉴욕시의 강도 발생 건수가 33% 폭증하는 등 안전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퍼지면서, 젤딘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젤딘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당선 첫날 행정명령을 발동해 뉴욕주에 범죄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선거 초반 낙태 문제 등을 내세웠던 호컬 후보는 최근 총기 규제 등 안전 이슈까지 강화하고 있다. 김동석 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민주당은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호컬 후보도 범죄 안전 문제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선거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 충격파 역시 뉴욕주를 덮쳤다. 이른바 ‘바이든플레이션’(biden+inflation)이다. 요즘 맨해튼에서는 방이 없는 원룸형 스튜디오의 월세는 웬만하면 4000달러(약 560만원)가 넘는다. 방 하나짜리 아파트 월세는 6000달러(약 850만원) 안팎은 줘야 한다. 말 그대로 살인적인 물가다. 이 역시 현직인 호컬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뉴욕주뿐만 아니다. 대도시 시카고가 있는 또 다른 민주당 텃밭인 일리노이주는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의 득표율은 각각 57.5%, 40.6%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의 J.B 프리츠커 현 주지사가 여전히 유리해 보이지만, 대런 베일리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김동석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진 전국적인 민주당 역풍 현상이 각 선거 지역 곳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심판론’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정남 기자 2022.11.0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명문 여성 사립대인 버나드 칼리지는 거물 정치인들의 등장으로 떠들썩했다. 선거 유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중간선거에 나선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후보(현 주지사)를 지원 방문했기 때문이다. 상원의장을 당연직으로 겸하는 민주당 소속 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까지 합류했다.유세 주제는 ‘뉴욕 여성이여 투표하라’(new york women vote). 엄청난 환호성과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등장한 힐러리는 잠시 놀랍다는 표정을 지은 후 두 팔을 벌려 화답했다. CNN은 “힐러리가 직접 지지 유세 무대에 오른 것은 매우 낯선 장면”이라고 했다. 힐러리는 “공화당은 낙태권에 대한 (역사의)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낙태권을 폐지하기 위해 50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선거 의제에서 경제에 밀린 낙태 이슈를 재점화해 여성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캐시 호컬 민주당 뉴욕주지사 후보(현 주지사),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버나드 컬리지에서 중간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바이든·힐러리·해리스, 뉴욕 총출동정가에서는 떠들썩했던 이번 유세전이 역설적으로 민주당의 위기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바짝 쫓기고 있는 탓이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대통령)는 뉴욕주에서 60.9%를 득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득표율은 37.7%였다. 무려 23.2%포인트 차이다. 1994년 조지 파타키 이후 공화당 소속 뉴욕주지사는 28년간 한 명도 없었다.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각 여론조사를 종합한 지지율을 보면, 5일 현재 호컬 후보는 51.0%로 리 젤딘 공화당 후보(43.6%)에 7.4%포인트 앞서 있다. 지난 7월만 해도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으나, 격차가 확 줄었다. 심지어 트라팔가 그룹이 뉴욕주민 119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컬 후보가 47.6%로 젤딘 후보(48.4%)에 뒤졌다. 민주당 색이 짙은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 뉴욕주가 갑자기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 이유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성향이 강한 뉴욕주 북부보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맨해튼 등 뉴욕시에서) 민주당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호컬 후보를 돕기 위해 당내에서 가장 소중한 인사들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뉴욕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힐러리와 해리스가 동시에 나온 것은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뉴욕주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까지 오는 6일 뉴욕주 유세전에 함께 할 예정이다.더 놀라운 것은 젤딘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다. 젤딘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가장 먼저 한 인사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에서 인기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점에서 선거전에 마이너스(-)일 수 있는데도, 젤딘 후보는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젤딘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지더라도 정치적인 ‘무게감’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리 젤딘 공화당 뉴욕주지사 후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젤딘 돌풍’ 28년 만에 균열 일으켰다그렇다면 민주당이 텃밭에서 고전하는 기현상은 왜 벌어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팬데믹 이후 급증하고 있는 뉴욕시의 범죄 문제가 꼽힌다. 올해 뉴욕시의 강도 발생 건수가 33% 폭증하는 등 안전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퍼지면서, 젤딘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젤딘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당선 첫날 행정명령을 발동해 뉴욕주에 범죄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선거 초반 낙태 문제 등을 내세웠던 호컬 후보는 최근 총기 규제 등 안전 이슈까지 강화하고 있다. 김동석 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민주당은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호컬 후보도 범죄 안전 문제를 우선시하는 쪽으로 선거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 충격파 역시 뉴욕주를 덮쳤다. 이른바 ‘바이든플레이션’(biden+inflation)이다. 요즘 맨해튼에서는 방이 없는 원룸형 스튜디오의 월세는 웬만하면 4000달러(약 560만원)가 넘는다. 방 하나짜리 아파트 월세는 6000달러(약 850만원) 안팎은 줘야 한다. 말 그대로 살인적인 물가다. 이 역시 현직인 호컬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뉴욕주뿐만 아니다. 대도시 시카고가 있는 또 다른 민주당 텃밭인 일리노이주는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의 득표율은 각각 57.5%, 40.6%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의 J.B 프리츠커 현 주지사가 여전히 유리해 보이지만, 대런 베일리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김동석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진 전국적인 민주당 역풍 현상이 각 선거 지역 곳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심판론’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 '한마디에 시장 출렁' 연은 총재들 성향 분석해보니[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발언 주목도가 높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제롬 파월 의장 외에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인다. 이들이 최근 어떻게 변했기에 시장은 공포로 가득 차 있을까.(출처=IT 캐피털 마켓츠)◇월가 놀라게 한 카시카리의 변신가장 주목할 인사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다. 시장분석기관 IT 캐피털 마켓츠의 분석을 보면, 그는 지난해 8월 당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가장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포) 성향이 강한 위원으로 꼽혔다. 돈을 풀어야 한다고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했다는 의미다.그런데 1년여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추정에 따르면 카시카리 총재는 엄연히 매파 인사로 자리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정도의 초강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변신은 연준의 급격한 노선 전환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많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7일 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거의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고, 당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 안팎 떨어졌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카시카리 총재는 같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일 만큼 발언 톤이 달라져 더 놀랍다”고 전했다.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메스터 총재도 비슷하다. 1년 전만 해도 중립에 가까웠던 그는 이제 불라드 총재와 함께 가장 강력한 매파로 변신했다. 그는 최근 “현재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긴축을 너무 적게 하면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이어져 경제에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바뀐 인사다. ‘왕비둘기’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긴축 언급을 쏟아내고 있다. IT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현재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FOMC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의 최근 언급은 더이상 비둘기라고 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 10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다시 이동하도록 하기 위해 당분간 제약적일 것”이라며 “긴축의 누적 효과가 작동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재무장관, 연준 의장 등의 하마평에 올랐던 실력자다.◇‘유일한 비둘기’ 에반스 떠난다월가는 그나마 마지막 남은 비둘기파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로 보고 있다. IT 캐피털 마켓츠는 현재 FOMC 19명 위원 중 4명을 비둘기파로 꼽았는데, 에반스 총재 외에 나머지 3명은 이미 장기간 돈줄 조이기를 지지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에반스 총재는 지난달 27일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 대담에 나와 “연준 정책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at some point) 긴축의 속도를 늦추고 (금리 수준을) 변동 없이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등에 업은 투자자들은 당일 장 초반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반등을 시도했다. 월가의 또다른 인사는 “연은 총재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다 시장의 재료가 됐다”며 놀라워했다.현재 매파로 분류돼 있는 위원은 11명에 달한다. 중립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 4명이다. FOMC가 당분간 초강경 면모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주목할 것은 내년이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에반스 총재는 내년 초 사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임이 매파 인사일지, 비둘기파 인사일지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 불라드 총재와 메스터 총재는 FOMC 내 의결권을 내려놓지만 하커 총재와 카시카리 총재는 의결권을 새로 행사하는 등 강성 매파들의 힘도 여전할 가능성이 높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 오른쪽)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김정남 기자 2022.10.17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발언 주목도가 높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제롬 파월 의장 외에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인다. 이들이 최근 어떻게 변했기에 시장은 공포로 가득 차 있을까.(출처=IT 캐피털 마켓츠)◇월가 놀라게 한 카시카리의 변신가장 주목할 인사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다. 시장분석기관 IT 캐피털 마켓츠의 분석을 보면, 그는 지난해 8월 당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가장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포) 성향이 강한 위원으로 꼽혔다. 돈을 풀어야 한다고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했다는 의미다.그런데 1년여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추정에 따르면 카시카리 총재는 엄연히 매파 인사로 자리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정도의 초강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의 변신은 연준의 급격한 노선 전환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많다.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7일 한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거의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고, 당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 안팎 떨어졌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카시카리 총재는 같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일 만큼 발언 톤이 달라져 더 놀랍다”고 전했다.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메스터 총재도 비슷하다. 1년 전만 해도 중립에 가까웠던 그는 이제 불라드 총재와 함께 가장 강력한 매파로 변신했다. 그는 최근 “현재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긴축을 너무 적게 하면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이어져 경제에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바뀐 인사다. ‘왕비둘기’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긴축 언급을 쏟아내고 있다. IT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현재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FOMC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의 최근 언급은 더이상 비둘기라고 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 10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다시 이동하도록 하기 위해 당분간 제약적일 것”이라며 “긴축의 누적 효과가 작동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재무장관, 연준 의장 등의 하마평에 올랐던 실력자다.◇‘유일한 비둘기’ 에반스 떠난다월가는 그나마 마지막 남은 비둘기파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로 보고 있다. IT 캐피털 마켓츠는 현재 FOMC 19명 위원 중 4명을 비둘기파로 꼽았는데, 에반스 총재 외에 나머지 3명은 이미 장기간 돈줄 조이기를 지지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에반스 총재는 지난달 27일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 대담에 나와 “연준 정책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at some point) 긴축의 속도를 늦추고 (금리 수준을) 변동 없이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등에 업은 투자자들은 당일 장 초반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반등을 시도했다. 월가의 또다른 인사는 “연은 총재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다 시장의 재료가 됐다”며 놀라워했다.현재 매파로 분류돼 있는 위원은 11명에 달한다. 중립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 4명이다. FOMC가 당분간 초강경 면모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주목할 것은 내년이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에반스 총재는 내년 초 사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임이 매파 인사일지, 비둘기파 인사일지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 불라드 총재와 메스터 총재는 FOMC 내 의결권을 내려놓지만 하커 총재와 카시카리 총재는 의결권을 새로 행사하는 등 강성 매파들의 힘도 여전할 가능성이 높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 오른쪽)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 "연준, 경제를 쓰레기장으로"…채권왕의 작심 비판[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쓰레기장 안으로(into a dumpster) 몰아넣을 것입니다.”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데일리 등이 참석한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은 너무 공격적”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4시1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데일리가 참석한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상 대담 캡처)◇건들락 “연준, 경제를 쓰레기통으로”건들락은 억만장자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월가 내 영향력이 큰 인사다.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신(新)채권왕으로 불린다.건들락은 “연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75bp가 아닌 25bp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로(0) 금리를 고수하던 연준은 지난 3월 인상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로 돈줄을 조여 왔다. 이번달 75bp 인상 자이언트스텝을 또 밟는다면 기준금리는 3.00~3.25%다. 울트라스텝을 강행할 경우 3.25~3.50%다. 불과 반년 사이 300bp 이상 올리는 것이다. 올해 초만 해도 이 정도 인상 폭을 점친 월가 인사는 거의 없었다. 만약 100bp를 올리는 울트라스텝이 현실화한다면, 연준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를 정책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건들락은 “긴축 전망이 ‘없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갑자기 바뀌어서 달러화가 폭등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그러면서 “너무 과도한 긴축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준은 숨을 고르고 (긴축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주목할 것은 건들락이 2년여 전부터 누구보다 앞장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당시 “지금은 1970년대 중반을 생각나게 한다”며 “올해 금리를 4번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지난해 내내 돈을 풀었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건들락이 갑자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연준의 정책 실기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연준이 정작 긴축을 해야 할 때 방관하다가 돌연 공격 긴축에 나선 ‘뒷북’으로 경기 경착륙 충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건들락의 이날 발언은 지난 2년여간의 화상 대담 중 가장 단호한 어조였다. 건들락은 “미국은 지금 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면서도 “내년은 침체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하는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금리는 최근 6.01%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 6%를 넘었다. 미국인들은 임대료, 이자, 세금 등 주거 관련 비용이 높은 편이다. 주거 비용이 급증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들락은 또 “주식 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뉴욕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건들락은 아울러 미국의 부채 중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성장세 둔화를 빚 내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부채가 성장세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부채 중독을 끊고 재활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국가부채는 2008년 4분기 10조7000억달러 규모였는데,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인 30조57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산적한 부채는 연준의 돈줄 조이기로 국채금리가 폭등할 경우 이자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는 점에서 문제다.◇“연준 예측가능성 떨어졌다” 볼멘소리월가 안팎에서는 근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연준에 대한 볼멘소리가 상당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지난해부터 초기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추후 전망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금융사에서 채권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한 인사는 “요즘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최종금리가 5% 내외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숫자”라며 “연준의 기조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종 금리에 대한 예측이 며칠 사이에 3% 중후반→4% 초중반→5% 내외 등으로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는 사이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 4%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인 달러인덱스는 2002년 이후 처음 110선에서 고착화하고 있다. 금리와 달러가 움직이면서 뉴욕 증시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건들락의 연준 ‘작심 비판’은 다른 나라에 시사점이 더 크다. 연준이 미국 수입물가를 낮추고자 ‘킹달러’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데, 달러화 가치가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이 어려운 탓이다. 당장 한국부터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가 목전에 왔다.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공포감도 있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 (사진=AFP 제공)
    김정남 기자 2022.09.1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쓰레기장 안으로(into a dumpster) 몰아넣을 것입니다.”월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데일리 등이 참석한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은 너무 공격적”이라며 이렇게 비판했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4시1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데일리가 참석한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상 대담 캡처)◇건들락 “연준, 경제를 쓰레기통으로”건들락은 억만장자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월가 내 영향력이 큰 인사다.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신(新)채권왕으로 불린다.건들락은 “연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75bp가 아닌 25bp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로(0) 금리를 고수하던 연준은 지난 3월 인상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로 돈줄을 조여 왔다. 이번달 75bp 인상 자이언트스텝을 또 밟는다면 기준금리는 3.00~3.25%다. 울트라스텝을 강행할 경우 3.25~3.50%다. 불과 반년 사이 300bp 이상 올리는 것이다. 올해 초만 해도 이 정도 인상 폭을 점친 월가 인사는 거의 없었다. 만약 100bp를 올리는 울트라스텝이 현실화한다면, 연준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를 정책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건들락은 “긴축 전망이 ‘없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갑자기 바뀌어서 달러화가 폭등하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그러면서 “너무 과도한 긴축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준은 숨을 고르고 (긴축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주목할 것은 건들락이 2년여 전부터 누구보다 앞장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당시 “지금은 1970년대 중반을 생각나게 한다”며 “올해 금리를 4번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지난해 내내 돈을 풀었다.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건들락이 갑자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연준의 정책 실기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연준이 정작 긴축을 해야 할 때 방관하다가 돌연 공격 긴축에 나선 ‘뒷북’으로 경기 경착륙 충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건들락의 이날 발언은 지난 2년여간의 화상 대담 중 가장 단호한 어조였다. 건들락은 “미국은 지금 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면서도 “내년은 침체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하는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금리는 최근 6.01%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 6%를 넘었다. 미국인들은 임대료, 이자, 세금 등 주거 관련 비용이 높은 편이다. 주거 비용이 급증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들락은 또 “주식 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뉴욕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건들락은 아울러 미국의 부채 중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성장세 둔화를 빚 내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부채가 성장세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부채 중독을 끊고 재활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국가부채는 2008년 4분기 10조7000억달러 규모였는데,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인 30조57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산적한 부채는 연준의 돈줄 조이기로 국채금리가 폭등할 경우 이자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는 점에서 문제다.◇“연준 예측가능성 떨어졌다” 볼멘소리월가 안팎에서는 근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연준에 대한 볼멘소리가 상당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이 지난해부터 초기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추후 전망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금융사에서 채권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한 인사는 “요즘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최종금리가 5% 내외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숫자”라며 “연준의 기조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종 금리에 대한 예측이 며칠 사이에 3% 중후반→4% 초중반→5% 내외 등으로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는 사이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 4%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인 달러인덱스는 2002년 이후 처음 110선에서 고착화하고 있다. 금리와 달러가 움직이면서 뉴욕 증시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건들락의 연준 ‘작심 비판’은 다른 나라에 시사점이 더 크다. 연준이 미국 수입물가를 낮추고자 ‘킹달러’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데, 달러화 가치가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이 어려운 탓이다. 당장 한국부터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가 목전에 왔다.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공포감도 있다.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 (사진=AFP 제공)
  • "연말 미국도 침체 올 겁니다…미국 주식 투자 조심해야죠"[미국은 지금]
    재미 경제석학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손성원 교수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뉴스를 통해 만나는 세계 경제는 곳곳이 아우성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강대국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끊자 곧바로 위기에 빠졌다. 유럽 경제가 이렇게 취약했나 싶을 정도다.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독 약해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쓰자,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4%까지 고꾸라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자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일본은행(BOJ)은 전혀 긴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 빚을 중앙은행이 떠안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국채가격 하락) 우려가 큰 탓이다. 이는 자칫 엔화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그 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위기감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그나마 ‘비빌 언덕’이 미국이다. 최근 두 달 뉴욕 증시부터 그야말로 호조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3666.77을 단기 저점으로 26일까지 두 달여간 10.66% 뛰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경제 침체”그렇다면 미국 경제는 정말 누구나 투자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줄까. 또 한국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미국 주식은 살 만할까. 이데일리는 이같은 화두를 놓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인 지난 26일 오후 때다.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시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수시로 상의했을 정도로 경제 분석에 밝은 재미 석학이다.손 교수는 추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침체가 아닐지 모르지만 침체로 들어설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에는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만 침체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면서도 추후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봤다.그는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것 같고, 현재 연준이 실시하고 있는 양적긴축(QT)은 적어도 50~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 이 역시 50bp 정도 인상한 것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나빠지는 것도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효과와 같다”며 “이를 종합해서 보면 침체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인터뷰 당일 미시간대가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나타났다. 전월(51.5)과 비교하면 상승했지만, 1년 전(70.3)보다는 큰 폭 낮았다. 손 교수는 이 수치를 거론하면서 “지난달보다는 소비심리가 약간 나아졌지만 지수 자체를 보면 절대 높은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그는 “밀튼 프리드먼이 진단했듯 통화정책 파급 시차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라며 “올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현재 환경서 주식 투자 조심해야”손 교수는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해서는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준이 원하는 것은 2%”라고 단언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전월인 6월 당시 상승률(6.8%)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손 교수는 다만 “6.3%에서 2%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보다 제일 걱정하는 것은 임금 인상과 주택 임대료(렌트) 상승”이라며 “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인플레이션 역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렇다면 최근 두 달여간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는 어떤 흐름을 이어갈까. 그는 “증시가 추가로 더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상승장은 새로운 강세장의 출발점이 아니라 대세 약세장에서의 반짝 상승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손 교수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증시가 올랐다”면서도 “이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그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금리를 더 올린 후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인사들은 이같은 골자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손 교수는 그러면서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 경기 후퇴 등의 환경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손성원 교수는…△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 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포에버21 부회장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
    김정남 기자 2022.08.29
    재미 경제석학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손성원 교수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뉴스를 통해 만나는 세계 경제는 곳곳이 아우성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강대국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끊자 곧바로 위기에 빠졌다. 유럽 경제가 이렇게 취약했나 싶을 정도다.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독 약해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쓰자,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4%까지 고꾸라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자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일본은행(BOJ)은 전혀 긴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 빚을 중앙은행이 떠안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국채가격 하락) 우려가 큰 탓이다. 이는 자칫 엔화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그 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위기감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그나마 ‘비빌 언덕’이 미국이다. 최근 두 달 뉴욕 증시부터 그야말로 호조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3666.77을 단기 저점으로 26일까지 두 달여간 10.66% 뛰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경제 침체”그렇다면 미국 경제는 정말 누구나 투자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줄까. 또 한국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미국 주식은 살 만할까. 이데일리는 이같은 화두를 놓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인 지난 26일 오후 때다.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시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수시로 상의했을 정도로 경제 분석에 밝은 재미 석학이다.손 교수는 추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침체가 아닐지 모르지만 침체로 들어설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에는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만 침체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면서도 추후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봤다.그는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것 같고, 현재 연준이 실시하고 있는 양적긴축(QT)은 적어도 50~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 이 역시 50bp 정도 인상한 것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나빠지는 것도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효과와 같다”며 “이를 종합해서 보면 침체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인터뷰 당일 미시간대가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나타났다. 전월(51.5)과 비교하면 상승했지만, 1년 전(70.3)보다는 큰 폭 낮았다. 손 교수는 이 수치를 거론하면서 “지난달보다는 소비심리가 약간 나아졌지만 지수 자체를 보면 절대 높은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그는 “밀튼 프리드먼이 진단했듯 통화정책 파급 시차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라며 “올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현재 환경서 주식 투자 조심해야”손 교수는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해서는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준이 원하는 것은 2%”라고 단언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전월인 6월 당시 상승률(6.8%)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손 교수는 다만 “6.3%에서 2%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보다 제일 걱정하는 것은 임금 인상과 주택 임대료(렌트) 상승”이라며 “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인플레이션 역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렇다면 최근 두 달여간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는 어떤 흐름을 이어갈까. 그는 “증시가 추가로 더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상승장은 새로운 강세장의 출발점이 아니라 대세 약세장에서의 반짝 상승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손 교수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증시가 올랐다”면서도 “이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그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금리를 더 올린 후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인사들은 이같은 골자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손 교수는 그러면서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 경기 후퇴 등의 환경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손성원 교수는…△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 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포에버21 부회장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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