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김관용

기자

김관용의 軍界一學

  • 국군의날 공개된 '괴물 미사일'…유사시 평양 초토화[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을 주제로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행사 도중 국군 첨단 무기체계를 설명하는 영상 도중 한국형 3축 체계를 소개하면서 대량응징보복(KMPR) 부분에 ‘현무’ 미사일 모습이 나왔습니다. 영상은 이에 대해 “여기(KMPR)에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이를 두고 언론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무기인 ‘괴물 미사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소개하면서, ‘현무-5(Ⅴ)’로 명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사에서 공개된 영상은 기존 현무-2(II)의 2021년 개량형 발사 영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해 그 실체는 아직 정확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북한 핵 사용 시 응징·대응의 역할을 맡을 ‘괴물 미사일’의 모습이 영상으로 처음 공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文대통령, 취임 초 북핵대응TF 조직주목할 점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탄두 중량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초 북한의 잇딴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청와대 내 ‘북핵대응TF’를 만들었습니다. 이 TF에는 박종승 현 국방과학연구소장 등 국내 대표 미사일 전문가들도 참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선 핵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급의 무기여야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 보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해 TF는 고위력의 재래식 미사일을 여러 발 동시에 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평양에 주요 기구와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밀집해 있고, 주요 시설들은 지하에 벙커화 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에 탄두 중량이 8~9t에 달하는 미사일을 평양에 1000여발 쏟아 부을 경우 그 파괴력과 피해 정도는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합니다. 보통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은 1~2t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독특한 접근입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미사일 지침 개정에 매달린 이유입니다. ◇탄두중량 해제 합의…결국 지침 종료까지과거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면서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백곰’ 프로젝트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1979년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 ‘사거리 180㎞ 이내, 탄두 중량 500㎏ 이내’로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의 ‘족쇄’가 된 한미 미사일 지침의 탄생이었습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실사격 훈련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사진=합참)하지만 우리가 1985년 9월 공개 시험발사에서 ‘현무’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성하자, 한국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한다는 미국의 의심은 계속됐습니다. 1990년 10월 두 번째 한미 미사일 지침을 체결한 배경입니다. 사거리 180㎞ 제한 뿐만 아니라 탄두중량 500㎏ 이상의 어떤 로켓 시스템도 개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가 핵무장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각서였습니다. 핵탄두를 만드는 최소한의 중량이 500㎏였기 때문입니다.이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문제와 맞물려 한미는 1차로 2001년, 2차로 2012년 지침을 개정합니다. 그러나 최대사거리 300~800㎞, 탄두중량 500㎏ 수준에 그쳤습니다. ◇단번에 평양 초토화 ‘괴물 미사일’그러나 문 대통령은 2017년 최대사거리는 그대로 두고 탄두중량을 무제한 늘릴 수 있도록 미국과 미사일 지침을 개정합니다. 탄두중량 제한 해제 합의로 2t 이상의 고위력 탄두를 탑재하는 탄도미사일 개발이 본격화 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를 이끌어 내고, 2021년 5월, 결국 미사일 지침 종료까지 얻어냅니다. 국내 개발 미사일의 최대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없어진 것입니다. 42년만의 미사일 주권 회복이었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현재 개발되고 있는 고위력의 현무 탄도미사일은 제원 등이 극비 사항입니다. 2020년 7월 시험발사 성공 당시 문 대통령은 국방과학연구소를 직접 찾아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데 대해 축하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9월 군 당국은 350㎞를 날아 3m 안팎의 정확도로 표적에 명중하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이 영상은 현무 계열의 다른 미사일 영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2021년 12월 28일 북한 매체는 우리 군이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6~9t이라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끝을 모르는 동족 대결 광기’라는 글을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은 9월 3000t급 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 발사와 탄두 중량이 6~9t 정도인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놀음을 벌여놨다”고 했습니다. 이번 국군의날 영상에 공개된 미사일이 과거 현무 미사일이건, 8~9t의 ‘괴물 미사일’이건 북한을 두려움에 떨게하는 무기체계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김관용 기자 2022.10.0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튼튼한 국방, 과학기술 강군’을 주제로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행사 도중 국군 첨단 무기체계를 설명하는 영상 도중 한국형 3축 체계를 소개하면서 대량응징보복(KMPR) 부분에 ‘현무’ 미사일 모습이 나왔습니다. 영상은 이에 대해 “여기(KMPR)에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이를 두고 언론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무기인 ‘괴물 미사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소개하면서, ‘현무-5(Ⅴ)’로 명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사에서 공개된 영상은 기존 현무-2(II)의 2021년 개량형 발사 영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해 그 실체는 아직 정확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북한 핵 사용 시 응징·대응의 역할을 맡을 ‘괴물 미사일’의 모습이 영상으로 처음 공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文대통령, 취임 초 북핵대응TF 조직주목할 점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탄두 중량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초 북한의 잇딴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청와대 내 ‘북핵대응TF’를 만들었습니다. 이 TF에는 박종승 현 국방과학연구소장 등 국내 대표 미사일 전문가들도 참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선 핵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급의 무기여야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 보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해 TF는 고위력의 재래식 미사일을 여러 발 동시에 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평양에 주요 기구와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밀집해 있고, 주요 시설들은 지하에 벙커화 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에 탄두 중량이 8~9t에 달하는 미사일을 평양에 1000여발 쏟아 부을 경우 그 파괴력과 피해 정도는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합니다. 보통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은 1~2t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독특한 접근입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미사일 지침 개정에 매달린 이유입니다. ◇탄두중량 해제 합의…결국 지침 종료까지과거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면서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백곰’ 프로젝트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1979년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 ‘사거리 180㎞ 이내, 탄두 중량 500㎏ 이내’로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의 ‘족쇄’가 된 한미 미사일 지침의 탄생이었습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실사격 훈련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사진=합참)하지만 우리가 1985년 9월 공개 시험발사에서 ‘현무’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성하자, 한국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한다는 미국의 의심은 계속됐습니다. 1990년 10월 두 번째 한미 미사일 지침을 체결한 배경입니다. 사거리 180㎞ 제한 뿐만 아니라 탄두중량 500㎏ 이상의 어떤 로켓 시스템도 개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가 핵무장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각서였습니다. 핵탄두를 만드는 최소한의 중량이 500㎏였기 때문입니다.이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문제와 맞물려 한미는 1차로 2001년, 2차로 2012년 지침을 개정합니다. 그러나 최대사거리 300~800㎞, 탄두중량 500㎏ 수준에 그쳤습니다. ◇단번에 평양 초토화 ‘괴물 미사일’그러나 문 대통령은 2017년 최대사거리는 그대로 두고 탄두중량을 무제한 늘릴 수 있도록 미국과 미사일 지침을 개정합니다. 탄두중량 제한 해제 합의로 2t 이상의 고위력 탄두를 탑재하는 탄도미사일 개발이 본격화 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를 이끌어 내고, 2021년 5월, 결국 미사일 지침 종료까지 얻어냅니다. 국내 개발 미사일의 최대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없어진 것입니다. 42년만의 미사일 주권 회복이었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현재 개발되고 있는 고위력의 현무 탄도미사일은 제원 등이 극비 사항입니다. 2020년 7월 시험발사 성공 당시 문 대통령은 국방과학연구소를 직접 찾아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데 대해 축하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9월 군 당국은 350㎞를 날아 3m 안팎의 정확도로 표적에 명중하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이 영상은 현무 계열의 다른 미사일 영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2021년 12월 28일 북한 매체는 우리 군이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6~9t이라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끝을 모르는 동족 대결 광기’라는 글을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은 9월 3000t급 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 발사와 탄두 중량이 6~9t 정도인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놀음을 벌여놨다”고 했습니다. 이번 국군의날 영상에 공개된 미사일이 과거 현무 미사일이건, 8~9t의 ‘괴물 미사일’이건 북한을 두려움에 떨게하는 무기체계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 '첨단무기의 역설' 시대…핵심으로 떠오른 전자전 능력[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당시의 일입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화국수비대 소탕을 위해 투입된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라크군의 소총(AK-47) 공격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32대 중 31대가 손상되고 그 중 1대가 추락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은 구식 무기로 첨단무기가 곤혹을 치르는 일련의 현상을 ‘첨단무기의 역설’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이라크전 이외에도 1993년 모가디슈 전투, 2001년 아프간 전쟁, 2014년 이후 예멘 내전 등 값싼 무기를 지닌 게릴라성 무장조직에 의해 첨단무기가 고전하는 상황은 심심치 않게 목격됐습니다. 이 때문에 군사력 수준이 높은 국가를 상대하는 약소국 또는 무장조직은 전면전 대신 회색지대 분쟁, 게릴라전 위주의 군사작전을 펼치곤 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세계 군사력 3위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첨단무기가 소형·저가 드론과 단거리지대공미사일을 상대로 압도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첨단무기가 전쟁에서의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군 제25사단을 방문해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의 드론봇 전투체계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또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이와는 달리 무기의 첨단화 측면에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무기체계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무인화·지능화·고성능이 특징입니다. 육지에서는 지능화된 드롯과 로봇이 지상전을 지원하고 바다에서는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이 인명피해 없이 감시·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합니다. 공중에서는 다수의 무인전투기가 5세대 전투기와 짝을 이뤄 합동작전을 수행합니다. 이같은 모습은 탱크-함정-전투기로 인식되던 기존 재래식 무기의 이미지를 뒤바꿔 놨습니다. 이렇듯 기술 발전에 힘입은 현대의 무기는 점점 지능화·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컴퓨팅 기술 등 정보기술(IT)과 전자통신 기술 역량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즉, 현대 무기체계의 지능화·고도화를 가능하게 한 이같은 기술들이 무력화 된다면 이라크 전쟁에서와는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이 일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8월 2일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태우고 타이완으로 향하던 미 전용기를 중국 함정과 군용기가 추적해 감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 항공모함의 전자전 능력 행사로 중국군의 거의 모든 전자전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끝내 추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첨단 컴퓨팅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로 무장한 무기체계를 전자공격으로 무력화하는 전자전 능력은 ‘첨단무기의 역설’로 불리울 만 합니다. ◇한반도 안보 환경에 최적의 솔루션 ‘전자전’전자전은 상대의 추적을 거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 미사일을 기만(Jamming)해 우군을 방어하고, 원거리의 전파·통신신호를 수집해 적 움직임을 조기에 식별하는 등 그 영역과 활용성이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자전 능력은 적의 무기에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하드 킬’(Hard kill)수단이 아닌 ‘소프트 킬’(Soft kill) 수단이기 때문에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전면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 개전 초기 등 본격 무력사용 이전 초기에 적극적·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얘기입니다.우리 해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함정용전자전장비-II 운용 개념도 (출처=LIG넥스원)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감안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인기가 수시로 영공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군용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심심찮게 넘어옵니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해양력 확장과 한때는 세계 2위 해군력을 보유했던 일본과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안보 환경은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전면전 보다는 저강도 또는 회색지대 분쟁이 노골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드럽게 상대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수 있는 전자전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자전 기술, 세계 7위권 수준으로 발전기술적·지정학적 난관 탓에 전자전장비를 국산화해 자주적으로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등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들 국가는 핵심 우방에게 조차도 해당 기술과 전자파 데이터베이스(DB) 공유에 신중합니다.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전자전 장비를 국산화해 세계 7위권 기술 수준을 달성한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우리 해군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함정용 재밍 장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전자전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없던 우리는 외산 장비를 기반으로 한국에 맞게 개량해 개발하기로 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해군 호위함과 초계함에 재밍 장비가 탑재된 것입니다. 대형함의 전자전 장비는 해외 제품을 구매해 운용했는데, 노후화와 수리 등 후속 군수지원의 문제를 드러내 국내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른바 ‘소나타’(SONATA) 체계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함정용 전자전 장비입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해군의 중대형 전투함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KF-21, 최첨단 전자전 능력…新함정용 장비 도입도공군도 국내에서 항공기용 전자전 장비를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앞서 개량 개발 방식으로 함정용 장비를 개발한 경험이 있던 ADD가 사업을 주관했습니다.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1990년대 초 장비를 개발했지만, 2000년대 들어 신형 항공기용 전자전장비 개발 필요성에 따라 ‘ALQ-X’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시험비행을 위해 공군사천기지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이렇게 태어난 ‘ALQ-200’ 장비는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와 RF-4C 항공기에 탑재돼 적 레이더 위협과 미사일을 회피하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ALQ-200 개발은 핵심 원천기술인 ‘RF 재머’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때 확보한 RF 재머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최초의 국산 초음속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이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KF-21 탑재용 통합전자전장비(EW SUITE)는 현재 시제품까지 완성돼 시험평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군은 새로운 함정용 전자전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나타를 대체해 향후 2029년부터 양산되는 중대형 신형 함정과 성능개량 함정에 탑재해 운용할 신형 장비를 개발한다는 것입니다. 미래 전자전 수행능력은 첨단무기의 등장에 따라 이전보다 더욱 명확하게 교전에서 승패가 드러나는 분야인 만큼, 신뢰성이 보장된 우수한 체계로 개발돼야 합니다. 현재 운용 중인 소나타와 비교할 때, 새로운 유형의 전자파 위협에 대한 탐지·분석·식별이 가능한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전파방해(재밍) 능력을 갖출 예정입니다.
    김관용 기자 2022.09.2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당시의 일입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화국수비대 소탕을 위해 투입된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라크군의 소총(AK-47) 공격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32대 중 31대가 손상되고 그 중 1대가 추락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은 구식 무기로 첨단무기가 곤혹을 치르는 일련의 현상을 ‘첨단무기의 역설’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이라크전 이외에도 1993년 모가디슈 전투, 2001년 아프간 전쟁, 2014년 이후 예멘 내전 등 값싼 무기를 지닌 게릴라성 무장조직에 의해 첨단무기가 고전하는 상황은 심심치 않게 목격됐습니다. 이 때문에 군사력 수준이 높은 국가를 상대하는 약소국 또는 무장조직은 전면전 대신 회색지대 분쟁, 게릴라전 위주의 군사작전을 펼치곤 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세계 군사력 3위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첨단무기가 소형·저가 드론과 단거리지대공미사일을 상대로 압도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첨단무기가 전쟁에서의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군 제25사단을 방문해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의 드론봇 전투체계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또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이와는 달리 무기의 첨단화 측면에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무기체계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무인화·지능화·고성능이 특징입니다. 육지에서는 지능화된 드롯과 로봇이 지상전을 지원하고 바다에서는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이 인명피해 없이 감시·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합니다. 공중에서는 다수의 무인전투기가 5세대 전투기와 짝을 이뤄 합동작전을 수행합니다. 이같은 모습은 탱크-함정-전투기로 인식되던 기존 재래식 무기의 이미지를 뒤바꿔 놨습니다. 이렇듯 기술 발전에 힘입은 현대의 무기는 점점 지능화·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컴퓨팅 기술 등 정보기술(IT)과 전자통신 기술 역량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즉, 현대 무기체계의 지능화·고도화를 가능하게 한 이같은 기술들이 무력화 된다면 이라크 전쟁에서와는 다른 의미의 ‘첨단무기의 역설’ 현상이 일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8월 2일 낸시 팰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태우고 타이완으로 향하던 미 전용기를 중국 함정과 군용기가 추적해 감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 항공모함의 전자전 능력 행사로 중국군의 거의 모든 전자전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끝내 추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첨단 컴퓨팅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로 무장한 무기체계를 전자공격으로 무력화하는 전자전 능력은 ‘첨단무기의 역설’로 불리울 만 합니다. ◇한반도 안보 환경에 최적의 솔루션 ‘전자전’전자전은 상대의 추적을 거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적 미사일을 기만(Jamming)해 우군을 방어하고, 원거리의 전파·통신신호를 수집해 적 움직임을 조기에 식별하는 등 그 영역과 활용성이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자전 능력은 적의 무기에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하드 킬’(Hard kill)수단이 아닌 ‘소프트 킬’(Soft kill) 수단이기 때문에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전면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 개전 초기 등 본격 무력사용 이전 초기에 적극적·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얘기입니다.우리 해군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함정용전자전장비-II 운용 개념도 (출처=LIG넥스원)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감안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인기가 수시로 영공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군용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심심찮게 넘어옵니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해양력 확장과 한때는 세계 2위 해군력을 보유했던 일본과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안보 환경은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전면전 보다는 저강도 또는 회색지대 분쟁이 노골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드럽게 상대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수 있는 전자전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자전 기술, 세계 7위권 수준으로 발전기술적·지정학적 난관 탓에 전자전장비를 국산화해 자주적으로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등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들 국가는 핵심 우방에게 조차도 해당 기술과 전자파 데이터베이스(DB) 공유에 신중합니다.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전자전 장비를 국산화해 세계 7위권 기술 수준을 달성한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우리 해군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함정용 재밍 장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전자전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없던 우리는 외산 장비를 기반으로 한국에 맞게 개량해 개발하기로 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해군 호위함과 초계함에 재밍 장비가 탑재된 것입니다. 대형함의 전자전 장비는 해외 제품을 구매해 운용했는데, 노후화와 수리 등 후속 군수지원의 문제를 드러내 국내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른바 ‘소나타’(SONATA) 체계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함정용 전자전 장비입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해군의 중대형 전투함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KF-21, 최첨단 전자전 능력…新함정용 장비 도입도공군도 국내에서 항공기용 전자전 장비를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앞서 개량 개발 방식으로 함정용 장비를 개발한 경험이 있던 ADD가 사업을 주관했습니다.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1990년대 초 장비를 개발했지만, 2000년대 들어 신형 항공기용 전자전장비 개발 필요성에 따라 ‘ALQ-X’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시험비행을 위해 공군사천기지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이렇게 태어난 ‘ALQ-200’ 장비는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와 RF-4C 항공기에 탑재돼 적 레이더 위협과 미사일을 회피하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ALQ-200 개발은 핵심 원천기술인 ‘RF 재머’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때 확보한 RF 재머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최초의 국산 초음속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이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KF-21 탑재용 통합전자전장비(EW SUITE)는 현재 시제품까지 완성돼 시험평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군은 새로운 함정용 전자전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소나타를 대체해 향후 2029년부터 양산되는 중대형 신형 함정과 성능개량 함정에 탑재해 운용할 신형 장비를 개발한다는 것입니다. 미래 전자전 수행능력은 첨단무기의 등장에 따라 이전보다 더욱 명확하게 교전에서 승패가 드러나는 분야인 만큼, 신뢰성이 보장된 우수한 체계로 개발돼야 합니다. 현재 운용 중인 소나타와 비교할 때, 새로운 유형의 전자파 위협에 대한 탐지·분석·식별이 가능한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전파방해(재밍) 능력을 갖출 예정입니다.
  • 장병들 모포 없애고 이불로 전면교체…세탁은 어떻게?[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침구류인 모포와 포단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기상 나팔 소리와 함께 일어나 침구류를 정리하면서 이른바 ‘각’을 잡고 점호 집합에 나갑니다. 휴일이면 이들을 야외에 널어 일광 건조를 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모포를 서로 마주 잡고 먼지를 털어냅니다. 훈련 때는 모포를 접어서 군장을 꾸리기도 합니다. 육군과 해병대는 유사시 주둔지를 떠나 야외에서 생활하는 특성 등으로 창군 이후 줄곧 모포와 포단 형태의 침구류를 사용해 왔습니다. 공군은 1974년부터, 해군은 1999년부터 평시 상용 이불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취임 이후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병영생활관에서 훈련병들의 초도보급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그런데 이제 육군과 해병대에서도 모포·포단이 사라질 예정입니다. 국방부가 이를 상용 이불류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내년 상용 침구류 도입 예산으로 213억원을 책정했습니다. 또 유사시 군장 결속품으로 사용하는 모포가 없어도 되도록 4계절용 침낭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모포와 포단 등 병영 침구류는 장병들이 입대 전 사용했던 이불류와 달라 불편함과 거부감이 컸습니다. 이에 따라 장병 어머니들로 구성된 ‘장병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에서도 이불류 도입에 대한 제언이 지속됐습니다. 지난 해 민·관·군 합동위원회 산하 장병 생활여건 개선 분과위원회는 군용 이불류를 솜이불 등 일반 이불류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병영시설 분야 개선방안을 국방부에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올해 1월 시범부대를 지정해 상용 이불에 대한 장병 만족도 평가를 진행했는데, 장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조기 보급을 희망하는 의견이 많아 보급기간을 기존 5년 내에서 2년 내로 단축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병 개인당 여름이불 1세트, 겨울이불 1세트, 메트리스 패드 1개 등 내년까지 총 30여만 세트가 보급될 예정입니다. 향후 여름이불과 패드는 개인당 2세트로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장병들이 병영생활관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다. (출처=육군홈페이지)그런데 문제는 이불 세탁입니다. 사실 모포와 포단을 상용 이불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장병 건강 문제 때문입니다. 모포는 평소 생활하면서 덮고 자고, 훈련 나갈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먼지와 진드기가 많아 제때 세탁하지 않으면 호흡기나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포 세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폐렴, 비염, 피부질환에 걸리는 장병의 수가 늘어났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육군의 물자근무지원계획에 따르면 2개월에 1회 모포를 세탁하도록 돼 있지만, 단위 부대에서 직접 세탁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군수지원사령부 또는 사단급 보급지원부대에서 단체로 세탁을 실시하지만, 부대 사정상 그냥 한 번 털어내고 마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상용 이불로 교체 시 세탁 문제에 대해 육군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장병 10인당 1대를 기준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탁기는 어느 정도 보급이 완료됐지만, 건조기는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육군은 “민간위탁을 통해 건조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제한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병 복무 여건 향상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생관리를 통한 우리 장병들의 건강한 군 생활을 기대합니다.
    김관용 기자 2022.09.1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침구류인 모포와 포단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기상 나팔 소리와 함께 일어나 침구류를 정리하면서 이른바 ‘각’을 잡고 점호 집합에 나갑니다. 휴일이면 이들을 야외에 널어 일광 건조를 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모포를 서로 마주 잡고 먼지를 털어냅니다. 훈련 때는 모포를 접어서 군장을 꾸리기도 합니다. 육군과 해병대는 유사시 주둔지를 떠나 야외에서 생활하는 특성 등으로 창군 이후 줄곧 모포와 포단 형태의 침구류를 사용해 왔습니다. 공군은 1974년부터, 해군은 1999년부터 평시 상용 이불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취임 이후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병영생활관에서 훈련병들의 초도보급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그런데 이제 육군과 해병대에서도 모포·포단이 사라질 예정입니다. 국방부가 이를 상용 이불류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내년 상용 침구류 도입 예산으로 213억원을 책정했습니다. 또 유사시 군장 결속품으로 사용하는 모포가 없어도 되도록 4계절용 침낭을 개발해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모포와 포단 등 병영 침구류는 장병들이 입대 전 사용했던 이불류와 달라 불편함과 거부감이 컸습니다. 이에 따라 장병 어머니들로 구성된 ‘장병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에서도 이불류 도입에 대한 제언이 지속됐습니다. 지난 해 민·관·군 합동위원회 산하 장병 생활여건 개선 분과위원회는 군용 이불류를 솜이불 등 일반 이불류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병영시설 분야 개선방안을 국방부에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올해 1월 시범부대를 지정해 상용 이불에 대한 장병 만족도 평가를 진행했는데, 장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조기 보급을 희망하는 의견이 많아 보급기간을 기존 5년 내에서 2년 내로 단축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병 개인당 여름이불 1세트, 겨울이불 1세트, 메트리스 패드 1개 등 내년까지 총 30여만 세트가 보급될 예정입니다. 향후 여름이불과 패드는 개인당 2세트로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장병들이 병영생활관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다. (출처=육군홈페이지)그런데 문제는 이불 세탁입니다. 사실 모포와 포단을 상용 이불로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장병 건강 문제 때문입니다. 모포는 평소 생활하면서 덮고 자고, 훈련 나갈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먼지와 진드기가 많아 제때 세탁하지 않으면 호흡기나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포 세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폐렴, 비염, 피부질환에 걸리는 장병의 수가 늘어났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육군의 물자근무지원계획에 따르면 2개월에 1회 모포를 세탁하도록 돼 있지만, 단위 부대에서 직접 세탁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군수지원사령부 또는 사단급 보급지원부대에서 단체로 세탁을 실시하지만, 부대 사정상 그냥 한 번 털어내고 마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상용 이불로 교체 시 세탁 문제에 대해 육군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장병 10인당 1대를 기준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탁기는 어느 정도 보급이 완료됐지만, 건조기는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육군은 “민간위탁을 통해 건조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제한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병 복무 여건 향상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생관리를 통한 우리 장병들의 건강한 군 생활을 기대합니다.
  • K2전차 첫 수출 쾌거…'반쪽 심장'에 대한 아쉬움[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에 대한 대량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980대 수출을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한 이후 1차 인도분인 180대 규모 33억6000만 달러(약 4조 5125억원) 계약까지 완료한 것입니다. ◇현대로템 첫 수출…폴란드형 K2PL 전차 공급현대로템은 앞서 터키에 K2 전차 기술 수출을 진행한바 있지만 완제품 수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80대 우선 물량 이후 800대는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6~9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 30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현지 특성에 맞게 현지화 한 K2PL 모델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K2흑표전차 (사진=현대로템)일명 ‘흑표전차’로 불리는 K2 전차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의 기갑전력에 대한 대응은 물론 한반도 미래 전장환경과 전력구조에 적합한 전차를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물론 먼저 도입된 K1 전차도 국내 생산한 전차이긴 합니다. 그러나 미국 크라이슬러사가 설계한 K1 전차와 이를 국내기술로 개량한 K1A1 전차는 미국이 설계·개발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국산 전차는 아닙니다. 2014년부터 우리 육군에 전력화 된 K2 전차는 당초 도입 물량 목표가 680여대 였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계획이 줄었습니다.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추가 도입 필요성에 따라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입니다. 200여대 도입 사업에 이어 현재 50여대 규모의 3차 양산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내년 예산 1788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우수한 충격 흡수…사격 정확도·승차감↑K2 전차는 산악지형이 특성인 우리나라 지형에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수한 성능의 서스펜션(현수장치)을 갖추고 있습니다. 암내장형(in-arm) 유기압 현수장치는 주행 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해 안정된 차체를 유지합니다. 사격의 정확도를 높여주고 임무를 수행하는 승조원의 승차감도 보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서스펜션을 조절해 자유자재로 차체의 앞뒤 좌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차체 앞을 낮추면 포신의 각도를 낮춰 하향 사격을 할 수 있고, 반대로 차체 뒤를 낮추면 포신의 각도를 높여 상향 사격을 할 수 있습니다. 차체 전체를 낮추면 적의 전차로부터 몸을 숨기는 은폐를 할 수도 있고, 차체를 높이면 지면이 고르지 못한 험지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6~9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 30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서 K2PL 모델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특히 K2 전차의 자랑은 표적을 빠르고 강하게 격파하는 ‘주포’입니다. 자체 개발한 120㎜ 55구경장의 장포신은 기존 전차의 포신보다 구경이 늘어나 명중률과 관통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차를 위협하는 헬기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토우(TOW)와 대전차 미사일을 쏘기 위해 제자리 비행을 하는 헬기를 향해 발사하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성형작약탄을 탑재하기 때문입니다.K2 전차는 4명이 탑승하는 기존 전차와 달리 3명만 탑승합니다. 자동장전장치가 탑재돼 탄약수가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직접 장전하지 않아 전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후속탄을 장전해 전차포를 발사합니다. 이 밖에도 화생방 여과기가 있어 외부 공기가 오염되더라도 승무원은 방독면을 착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탐지해 복합연막탄을 발사하고 회피기동을 하는 능동방호시스템도 탑재돼 있습니다. 깊이 4.1m의 하천을 잠수해 건널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완전 국산화 노력에도 여전히 ‘반쪽 심장’하지만 K2 전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팩’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국내 개발 엔진에 독일제 변속기를 달아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2 전차 개발 초기 외산 엔진과 변속기로 파워팩을 구성해 적용하는 것으로 2003년 개발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차의 심장인 파워팩까지 국산화해 완전한 국산 전차를 만들자는 계획에 따라 2005년 964억 원(엔진 488억+변속기 476억 원)을 들여 국산파워팩을 만들기로 했습니다.SNT중공업이 개발한 1500마력 변속기 (이데일리DB)그러나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1500마력급 파워팩을 3년만에 개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불가능이었습니다. 게다가 핵심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개발에 성공한 이후 이를 탑재할 차체를 개발하는게 정상적이지만, 거꾸로 차체 먼저 개발하다 보니 당연히 K2 전차 사업 자체가 정체되는 꼴이 됐습니다. 국산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독일 제품을 장착해 2014년 1차 양산분 100여대를 우선 전력화한 이유입니다.2차 양산하는 100여대에 다시 국산 파워팩 탑재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양산을 위한 국방기술품질원의 최초 생산품 검사 중 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후 현재까지 국산 변속기 테스트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2차 양산에 이어 3차 양산 역시 국산 엔진에 외산 변속기를 달아 납품키로 했습니다. 업체와 관련기관 간 국방규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독일제 변속기를 단 K2 전차가 우선 폴란드에도 공급될 예정이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K2 전차 4차 양산 사업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 사업에선 국산 변속기가 탑재돼 완전 국산화 된 K2 전차가 양산될지 주목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후 폴란드에 공급될 물량에도 국산 변속기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관용 기자 2022.09.1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에 대한 대량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980대 수출을 위한 기본 계약을 체결한 이후 1차 인도분인 180대 규모 33억6000만 달러(약 4조 5125억원) 계약까지 완료한 것입니다. ◇현대로템 첫 수출…폴란드형 K2PL 전차 공급현대로템은 앞서 터키에 K2 전차 기술 수출을 진행한바 있지만 완제품 수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80대 우선 물량 이후 800대는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6~9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 30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현지 특성에 맞게 현지화 한 K2PL 모델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K2흑표전차 (사진=현대로템)일명 ‘흑표전차’로 불리는 K2 전차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의 기갑전력에 대한 대응은 물론 한반도 미래 전장환경과 전력구조에 적합한 전차를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물론 먼저 도입된 K1 전차도 국내 생산한 전차이긴 합니다. 그러나 미국 크라이슬러사가 설계한 K1 전차와 이를 국내기술로 개량한 K1A1 전차는 미국이 설계·개발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국산 전차는 아닙니다. 2014년부터 우리 육군에 전력화 된 K2 전차는 당초 도입 물량 목표가 680여대 였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계획이 줄었습니다.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추가 도입 필요성에 따라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입니다. 200여대 도입 사업에 이어 현재 50여대 규모의 3차 양산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내년 예산 1788억원을 배정했습니다. ◇우수한 충격 흡수…사격 정확도·승차감↑K2 전차는 산악지형이 특성인 우리나라 지형에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우수한 성능의 서스펜션(현수장치)을 갖추고 있습니다. 암내장형(in-arm) 유기압 현수장치는 주행 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해 안정된 차체를 유지합니다. 사격의 정확도를 높여주고 임무를 수행하는 승조원의 승차감도 보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서스펜션을 조절해 자유자재로 차체의 앞뒤 좌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차체 앞을 낮추면 포신의 각도를 낮춰 하향 사격을 할 수 있고, 반대로 차체 뒤를 낮추면 포신의 각도를 높여 상향 사격을 할 수 있습니다. 차체 전체를 낮추면 적의 전차로부터 몸을 숨기는 은폐를 할 수도 있고, 차체를 높이면 지면이 고르지 못한 험지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6~9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 30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에서 K2PL 모델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현대로템)특히 K2 전차의 자랑은 표적을 빠르고 강하게 격파하는 ‘주포’입니다. 자체 개발한 120㎜ 55구경장의 장포신은 기존 전차의 포신보다 구경이 늘어나 명중률과 관통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차를 위협하는 헬기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토우(TOW)와 대전차 미사일을 쏘기 위해 제자리 비행을 하는 헬기를 향해 발사하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성형작약탄을 탑재하기 때문입니다.K2 전차는 4명이 탑승하는 기존 전차와 달리 3명만 탑승합니다. 자동장전장치가 탑재돼 탄약수가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직접 장전하지 않아 전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후속탄을 장전해 전차포를 발사합니다. 이 밖에도 화생방 여과기가 있어 외부 공기가 오염되더라도 승무원은 방독면을 착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탐지해 복합연막탄을 발사하고 회피기동을 하는 능동방호시스템도 탑재돼 있습니다. 깊이 4.1m의 하천을 잠수해 건널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완전 국산화 노력에도 여전히 ‘반쪽 심장’하지만 K2 전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팩’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국내 개발 엔진에 독일제 변속기를 달아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2 전차 개발 초기 외산 엔진과 변속기로 파워팩을 구성해 적용하는 것으로 2003년 개발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차의 심장인 파워팩까지 국산화해 완전한 국산 전차를 만들자는 계획에 따라 2005년 964억 원(엔진 488억+변속기 476억 원)을 들여 국산파워팩을 만들기로 했습니다.SNT중공업이 개발한 1500마력 변속기 (이데일리DB)그러나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1500마력급 파워팩을 3년만에 개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불가능이었습니다. 게다가 핵심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 개발에 성공한 이후 이를 탑재할 차체를 개발하는게 정상적이지만, 거꾸로 차체 먼저 개발하다 보니 당연히 K2 전차 사업 자체가 정체되는 꼴이 됐습니다. 국산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독일 제품을 장착해 2014년 1차 양산분 100여대를 우선 전력화한 이유입니다.2차 양산하는 100여대에 다시 국산 파워팩 탑재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양산을 위한 국방기술품질원의 최초 생산품 검사 중 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후 현재까지 국산 변속기 테스트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2차 양산에 이어 3차 양산 역시 국산 엔진에 외산 변속기를 달아 납품키로 했습니다. 업체와 관련기관 간 국방규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독일제 변속기를 단 K2 전차가 우선 폴란드에도 공급될 예정이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K2 전차 4차 양산 사업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 사업에선 국산 변속기가 탑재돼 완전 국산화 된 K2 전차가 양산될지 주목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후 폴란드에 공급될 물량에도 국산 변속기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단순 기재 오류로 6개월 영업정지?…과도한 방산규제 논란[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가계약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지체상금이나 입찰 참가 제한 등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방산업체들 얘기입니다. 이를 피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습니다.”지난 6월 취임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언론과의 첫 만남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방위사업 계약에 관한 별도 법률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무기체계 사업에서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무시한채 일반 상용품과 동일하게 기존 국가계약법을 적용하다 보니 과도한 지체상금과 부정당 제재 등 각종 ‘징벌적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기체계는 그 특성상 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한 기술 변경이나 성능 보완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의 제도는 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단순 실수나 착오까지도 비리라고 처벌하는게 현재의 국가계약법입니다. 육군 특공부대원들이 수리온 헬기에서 패스트로프를 이용해 강하하고 있다. (사진=육군)국가계약법에 따른 부정당 업자 제재는 방위산업체에게는 사망선고와 마찬가지입니다. 입찰참가 제한 뿐만 아니라 착·중도금 지급 제한, 부당이득금 환수 및 가산금 부과, 이윤 삭감 등의 제재가 뒤따릅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로 사업장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로까지 내모는게 현 제도라는 얘기입니다. 방위사업 계약의 체결과 이행, 제재 전 과정에 방위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법이 절실하다고 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얼마전 실무자의 실수로 당국이 입찰 제한 제재를 가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2021 회계연도 방위사업청 결산안 심사를 했는데 수리온 헬기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사업이 중단에 따른 예산 미집행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이 사업은 수리온 조종사들의 비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모의 비행훈련 장치’를 연구·개발하는 것입니다. 작년부터 3년 간 114억원을 들여 2026년 실전 배치하는게 목표입니다.방사청과 해당 사업을 수주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26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는 KAI가 수리온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체계 개발사업 제안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다며 6개월간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부정당업체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KAI는 기재 내용 오류는 허위 기재가 아닌 단순 실수라며 6개월간 입찰 참여 제한은 과도하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2월 4일 제재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취소 행정소송도 제기했는데, KAI의 집행정지신청은 받아들여진 상태입니다. 연내에 행정소송 1심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항공기 시뮬레이션 모습이다. (출처=KAI)사태의 원인이 된 것은 제안서를 작성한 실무자가 외부망과 내부망 보안 적용 사안을 착각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방산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망분리’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는 네트워크 보안 기법의 일종으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내부 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업무용 내부망과 외부용인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KAI의 해당 실무자는 외부망 보안 관련 내용란에 내부망 보안 관련 질문으로 이해해 잘못 기재했다는 설명입니다. KAI가 허위가 아닌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방사청은 이를 ‘공문서 위조’라고 봤습니다. 행정기관 입장에선 사업의 하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니 현 규정대로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재 실수로 보이는 것을 6개월이나 영업을 못하게 하는건 과도하다고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큰 잘못이나 작은 잘못이나 일괄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잘못에 대해선 벌금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선별적 규제 도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관용 기자 2022.09.04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가계약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지체상금이나 입찰 참가 제한 등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방산업체들 얘기입니다. 이를 피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습니다.”지난 6월 취임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언론과의 첫 만남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방위사업 계약에 관한 별도 법률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무기체계 사업에서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무시한채 일반 상용품과 동일하게 기존 국가계약법을 적용하다 보니 과도한 지체상금과 부정당 제재 등 각종 ‘징벌적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기체계는 그 특성상 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한 기술 변경이나 성능 보완이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의 제도는 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단순 실수나 착오까지도 비리라고 처벌하는게 현재의 국가계약법입니다. 육군 특공부대원들이 수리온 헬기에서 패스트로프를 이용해 강하하고 있다. (사진=육군)국가계약법에 따른 부정당 업자 제재는 방위산업체에게는 사망선고와 마찬가지입니다. 입찰참가 제한 뿐만 아니라 착·중도금 지급 제한, 부당이득금 환수 및 가산금 부과, 이윤 삭감 등의 제재가 뒤따릅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로 사업장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로까지 내모는게 현 제도라는 얘기입니다. 방위사업 계약의 체결과 이행, 제재 전 과정에 방위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특례법이 절실하다고 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얼마전 실무자의 실수로 당국이 입찰 제한 제재를 가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2021 회계연도 방위사업청 결산안 심사를 했는데 수리온 헬기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사업이 중단에 따른 예산 미집행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이 사업은 수리온 조종사들의 비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모의 비행훈련 장치’를 연구·개발하는 것입니다. 작년부터 3년 간 114억원을 들여 2026년 실전 배치하는게 목표입니다.방사청과 해당 사업을 수주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26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는 KAI가 수리온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체계 개발사업 제안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다며 6개월간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부정당업체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KAI는 기재 내용 오류는 허위 기재가 아닌 단순 실수라며 6개월간 입찰 참여 제한은 과도하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2월 4일 제재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취소 행정소송도 제기했는데, KAI의 집행정지신청은 받아들여진 상태입니다. 연내에 행정소송 1심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항공기 시뮬레이션 모습이다. (출처=KAI)사태의 원인이 된 것은 제안서를 작성한 실무자가 외부망과 내부망 보안 적용 사안을 착각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방산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망분리’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는 네트워크 보안 기법의 일종으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내부 자료를 보호하기 위해 업무용 내부망과 외부용인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KAI의 해당 실무자는 외부망 보안 관련 내용란에 내부망 보안 관련 질문으로 이해해 잘못 기재했다는 설명입니다. KAI가 허위가 아닌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방사청은 이를 ‘공문서 위조’라고 봤습니다. 행정기관 입장에선 사업의 하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니 현 규정대로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재 실수로 보이는 것을 6개월이나 영업을 못하게 하는건 과도하다고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큰 잘못이나 작은 잘못이나 일괄적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잘못에 대해선 벌금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선별적 규제 도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 軍 훈련, 총기 소지도 안한다?…한미연합훈련의 '이면'[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대해 ‘훈련 정상화’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통 군의 훈련을 생각하면 전 부대원들이 ‘단독군장’ 이상의 군장을 착용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단독군장은 개인화기에 방탄헬멧과 탄창, 수류탄, 구급대, 대검(집), 수통(피), 방독면, 개인제독처리키트 등을 의미합니다. 육군25보병사단 해룡여단과 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여단 장병들이 지난 24일 UFS 일환으로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진행한 전투훈련에서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은 한국군과 미군의 지상·해상·공중 워게임 모델을 연동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 연습입니다. 사전에 합의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입력해 각종 작전을 컴퓨터 상에서 진행하는 훈련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언론에 공개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훈련 참여 인원들이 별도의 군장을 착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기 역시 소지하지 않습니다. 야외 실기동 훈련을 진행하는 부대들만 단독군장을 착용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미연합훈련은 전 부대가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및 합동참모본부 등과 예하 작전 부대 중심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책부대인 육군본부 등은 훈련에서 일정 부분 제외돼 있습니다. 물론 육군참모총장이 정책·교육훈련·인사·군수 기능 등을 총괄하기 때문에 훈련기간 계룡대 벙커 ‘U-3’에서 일부 훈련에 참가는 합니다. 이 외에는 평소와 같이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기간 중 육군본부의 조치가 눈에 띕니다. 정부위기대응훈련인 ‘을지연습’까지 통합해 진행한 만큼, ‘훈련 군기’ 강조를 위해 개인 화기 지급 ·반납 훈련을 실시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훈련입니다. 계룡대에 함께 근무하고 있는 해군본부나 공군본부 역시 이같은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UFS 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 ‘CP탱고’에서 한미 장병들이 연합작전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사실 작전 부대가 아닌 정책 부대 간부들은 자신의 총기가 어디있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주 업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격하러 갈때나 돼야 자신의 총기와 만납니다. 부대 자체 훈련이나 검열 기간이 아닌 전군 연합훈련 등에서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육군본부 등 최상위 부대들은 그간 훈련 기강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육군본부는 UFS 훈련 첫날 총기 불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주간조의 경우 오전 8시, 야간조는 오전 9시30분 총기 보관함을 개방해 부·실별 담당자 1명이 현장을 통제하면서 총기 수령과 반납 절차를 숙달한 것입니다. 탄약 불출 훈련도 했습니다. 실탄이나 공포탄 배포시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카드’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부·실별 담당자가 탄약고까지 직접 이동해 통합 수령하는 방식을 진행됐습니다. 육군본부는 이같은 훈련에 대해 “간부 개인별로 총기와 탄약을 불출·확인·반납하는 절차를 직접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흡한 분야를 도출해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당국이 연합훈련 정상화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실전 상황 유지’를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김관용 기자 2022.08.2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대해 ‘훈련 정상화’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통 군의 훈련을 생각하면 전 부대원들이 ‘단독군장’ 이상의 군장을 착용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단독군장은 개인화기에 방탄헬멧과 탄창, 수류탄, 구급대, 대검(집), 수통(피), 방독면, 개인제독처리키트 등을 의미합니다. 육군25보병사단 해룡여단과 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여단 장병들이 지난 24일 UFS 일환으로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진행한 전투훈련에서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은 한국군과 미군의 지상·해상·공중 워게임 모델을 연동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 연습입니다. 사전에 합의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입력해 각종 작전을 컴퓨터 상에서 진행하는 훈련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언론에 공개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훈련 참여 인원들이 별도의 군장을 착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기 역시 소지하지 않습니다. 야외 실기동 훈련을 진행하는 부대들만 단독군장을 착용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미연합훈련은 전 부대가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및 합동참모본부 등과 예하 작전 부대 중심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책부대인 육군본부 등은 훈련에서 일정 부분 제외돼 있습니다. 물론 육군참모총장이 정책·교육훈련·인사·군수 기능 등을 총괄하기 때문에 훈련기간 계룡대 벙커 ‘U-3’에서 일부 훈련에 참가는 합니다. 이 외에는 평소와 같이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기간 중 육군본부의 조치가 눈에 띕니다. 정부위기대응훈련인 ‘을지연습’까지 통합해 진행한 만큼, ‘훈련 군기’ 강조를 위해 개인 화기 지급 ·반납 훈련을 실시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훈련입니다. 계룡대에 함께 근무하고 있는 해군본부나 공군본부 역시 이같은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UFS 연습이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 ‘CP탱고’에서 한미 장병들이 연합작전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사실 작전 부대가 아닌 정책 부대 간부들은 자신의 총기가 어디있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주 업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격하러 갈때나 돼야 자신의 총기와 만납니다. 부대 자체 훈련이나 검열 기간이 아닌 전군 연합훈련 등에서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육군본부 등 최상위 부대들은 그간 훈련 기강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육군본부는 UFS 훈련 첫날 총기 불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주간조의 경우 오전 8시, 야간조는 오전 9시30분 총기 보관함을 개방해 부·실별 담당자 1명이 현장을 통제하면서 총기 수령과 반납 절차를 숙달한 것입니다. 탄약 불출 훈련도 했습니다. 실탄이나 공포탄 배포시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카드’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부·실별 담당자가 탄약고까지 직접 이동해 통합 수령하는 방식을 진행됐습니다. 육군본부는 이같은 훈련에 대해 “간부 개인별로 총기와 탄약을 불출·확인·반납하는 절차를 직접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흡한 분야를 도출해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당국이 연합훈련 정상화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실전 상황 유지’를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 증원 전력없고 시나리오도 예년 수준…연합훈련 '정상화'?[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2일부터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됩니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대한 사전 브리핑에서 “상당기간 축소·조정 시행돼 온 한미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을 정상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지휘소 연습(CPX)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과 실기동 군사 훈련도 연례 실시해 오던 것을 시기를 조정해 실시한다는 것으로 증원 전력 없는 제한적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즉 UFS의 지휘소 연습 시나리오는 문재인 정부 당시 연합훈련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1부 방어 훈련에서는 동원령 선포 이후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화력전이 이뤄집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대피 절차인 비전투원 후송 작전(NEO)과 페바(FEBA) A(알파) 전투를 끝으로 방어 훈련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사실상 이전 훈련들과 비슷한 범위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전투지역을 북한과 가까운 순서대로 GP, GOP, 페바 A·B(브라보)·C(찰리)·D(델타)·E(에코)로 구분합니다. 문재인 정부 뿐만 아니라 그간 군 훈련 시뮬레이션은 개전 초기 GP 및 GOP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인 페바 A 지역에서 전투가 이뤄집니다. 페바 B 지역부터 미군 증원 병력이 오면 반격해 올라가는 것이 전통적인 우리 군의 작전 개념입니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사전 연습이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훈련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부 반격 훈련 역시 평양까지 진격하지 않고 개성 축선상 모 지역을 강제진압하는 것으로 종료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전 훈련들에서도 수도권 방어에 집중하고 반격 역시 비슷한 수준까지 북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훈련 범위가 확대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이번 훈련에 투입되는 인원들도 당초 계획했던 훈련 규모보다 축소돼 파견 명령까지 냈다가 취소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정부연습인 을지연습을 함께 시행해 과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수준의 연합훈련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 UFG를 폐지하면서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의 태극연습을 합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되긴 했지만, 이번 훈련의 부활은 코로나19 관련 집합금지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2022년 후반기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시 연합 야외기동훈련 계획 (출처=합동참모본부)특히 연합훈련과 함께 진행되는 13종의 연합 야외 실기동 훈련도 그간 따로 진행돼 왔던 것들입니다. 대규모 훈련으로 볼 수 있는 여단급 이상 훈련은 ‘연합과학화전투훈련’ 단 1개에 그칩니다. 이마저도 미 증원 전력 없이 미 8군 소속 몇 개 중대만 참여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육군은 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여단 소속 2개 중대와 동일한 규모의 과학화전투훈련을 했었습니다. 군이 예고했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연중 분산해 시행해 오던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연합연습에 적용되는 작전계획에 기반한 훈련상황을 상정해 시행함으로써 훈련 성과를 높이고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기술했듯, 그동안 군은 꾸준히 훈련을 해 왔습니다. 이전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코로나19 대응 정책 등 여러 제반 요건들에 따라 규모 및 일정을 조정하고 대국민 홍보를 이른바 ‘로우키’(low-key)로 진행해 왔다고 보는게 설득력이 있습니다.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항모전단 등 미군 전력들에게 일일히 PCR 검사 ‘음성’ 확인을 강요하는게 가능했었을까도 의문입니다. 여기에 미 트럼프 정부의 한미군사훈련을 보는 정치적 계산도 한 몫 했습니다. 결국 군은 상황 변화와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연합훈련 등을 지속하며 ‘담금질’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군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한미동맹이 약화돼 재건한다느니, 실질적인 훈련이 되도록 하겠다느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간 그들이 했던 훈련을 부정하는 뉘앙스입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군의 입장으로서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김관용 기자 2022.08.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2일부터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됩니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대한 사전 브리핑에서 “상당기간 축소·조정 시행돼 온 한미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을 정상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지휘소 연습(CPX)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과 실기동 군사 훈련도 연례 실시해 오던 것을 시기를 조정해 실시한다는 것으로 증원 전력 없는 제한적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즉 UFS의 지휘소 연습 시나리오는 문재인 정부 당시 연합훈련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번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1부 방어 훈련에서는 동원령 선포 이후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화력전이 이뤄집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대피 절차인 비전투원 후송 작전(NEO)과 페바(FEBA) A(알파) 전투를 끝으로 방어 훈련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사실상 이전 훈련들과 비슷한 범위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전투지역을 북한과 가까운 순서대로 GP, GOP, 페바 A·B(브라보)·C(찰리)·D(델타)·E(에코)로 구분합니다. 문재인 정부 뿐만 아니라 그간 군 훈련 시뮬레이션은 개전 초기 GP 및 GOP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인 페바 A 지역에서 전투가 이뤄집니다. 페바 B 지역부터 미군 증원 병력이 오면 반격해 올라가는 것이 전통적인 우리 군의 작전 개념입니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사전 연습이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훈련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부 반격 훈련 역시 평양까지 진격하지 않고 개성 축선상 모 지역을 강제진압하는 것으로 종료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전 훈련들에서도 수도권 방어에 집중하고 반격 역시 비슷한 수준까지 북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훈련 범위가 확대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이번 훈련에 투입되는 인원들도 당초 계획했던 훈련 규모보다 축소돼 파견 명령까지 냈다가 취소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정부연습인 을지연습을 함께 시행해 과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수준의 연합훈련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 UFG를 폐지하면서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의 태극연습을 합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되긴 했지만, 이번 훈련의 부활은 코로나19 관련 집합금지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2022년 후반기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시 연합 야외기동훈련 계획 (출처=합동참모본부)특히 연합훈련과 함께 진행되는 13종의 연합 야외 실기동 훈련도 그간 따로 진행돼 왔던 것들입니다. 대규모 훈련으로 볼 수 있는 여단급 이상 훈련은 ‘연합과학화전투훈련’ 단 1개에 그칩니다. 이마저도 미 증원 전력 없이 미 8군 소속 몇 개 중대만 참여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육군은 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여단 소속 2개 중대와 동일한 규모의 과학화전투훈련을 했었습니다. 군이 예고했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연중 분산해 시행해 오던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연합연습에 적용되는 작전계획에 기반한 훈련상황을 상정해 시행함으로써 훈련 성과를 높이고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기술했듯, 그동안 군은 꾸준히 훈련을 해 왔습니다. 이전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코로나19 대응 정책 등 여러 제반 요건들에 따라 규모 및 일정을 조정하고 대국민 홍보를 이른바 ‘로우키’(low-key)로 진행해 왔다고 보는게 설득력이 있습니다.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하는 항모전단 등 미군 전력들에게 일일히 PCR 검사 ‘음성’ 확인을 강요하는게 가능했었을까도 의문입니다. 여기에 미 트럼프 정부의 한미군사훈련을 보는 정치적 계산도 한 몫 했습니다. 결국 군은 상황 변화와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연합훈련 등을 지속하며 ‘담금질’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군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한미동맹이 약화돼 재건한다느니, 실질적인 훈련이 되도록 하겠다느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간 그들이 했던 훈련을 부정하는 뉘앙스입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군의 입장으로서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 '1천대의 꿈'…초음속 항공기 수출국 주목받는 한국[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FA-50 경(輕)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구매하기 위한 기본 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습니다. 기본 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의 성격입니다. 본 계약 체결을 위한 폴란드의 무기구매법에 따른 것입니다. 곧 정식 계약이 체결될 예정입니다. 도입 규모는 FA-50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2문 등입니다. 한국 방위산업 수출 사상 최대입니다. 우선 물량인 FA-50 48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50여문 계약 규모는 10조원대, 현지생산 등을 포함한 사업 규모는 총 25조원대로 추산됩니다. 이번 수출은 국산 주력 전차의 첫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특히 국산 항공기의 첫 유럽 진출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습니다.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A-50 경전투기가 임무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공군창군 50년, T-50 탄생우리나라는 KT-1 기본훈련기 개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1990년대 들어 고등훈련기(KTX-2)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프랑스 및 독일의 ‘알파젯’ 고등훈련기와 영국의 ‘호크’기를 분석해 우리의 고등훈련기 모델을 정립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F-16이 선정되면서, 기술도입생산의 절충교역을 활용해 고등훈련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전략이 수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과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금속정밀 등 업체 관계자들이 F-16 생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에 파견돼 3년여 만에 고등훈련기 기본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이후 체계개발 단계에서 사업추진 방식이 업체 주도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공군사업단이 개발 사업을 주관하고 삼성항공(현 KAI)과 록히드마틴이 협력하는 국제공동개발로 진행된 것입니다. 총 개발비 2조여 원 중 우리 정부가 70%, KAI 17%, 록히드마틴이 13%의 비용을 부담했습니다. 10여년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고등훈련기 양산 1호기는 2005년부터 공군에 전력화 됐습니다. 이 훈련기의 이름이 T-50으로 정해졌는데, 공군 창군 50년에 따른 것입니다. ◇T-50, 다양한 항공기로 파생T-50은 여러 파생형으로도 개발됐습니다. TA-50, T-50B, FA-50 등입니다. TA-50은 전환훈련기입니다. 공대공 미사일 등의 무장이 가능해 고등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의 전술입문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T-50B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용 항공기로 기존 T-50에 기동성능 등을 개량한 것입니다. FA-50은 각종 무장 뿐만 아니라 레이더와 레이더 조준 경보장치(RWR), 레이더 유도 미사일 교란 장치 등을 탑재해 전투 임무가 가능한 항공기입니다. 지난 달 2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한국 무기체계 계약 체결 이후 FA-50 경전투기를 납품할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이같은 T-50 계열 항공기는 지금까지 한국 공군 납품 144대, 해외 수출 64대 등 총 208대가 생산됐습니다. 한국 공군에 20대, 인도네시아 6대 및 태국 2대 수출 등 28대의 추가물량이 있어 총 236대의 양산 실적을 갖게 됩니다. 이에 더해 폴란드 48대 수출이 성사돼 총 284대가 이미 생산됐거나 생산될 예정입니다.◇두 번의 수출 도전서 내리 ‘패배’T-50 계열 항공기 수출의 역사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온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협상 규모는 48대, 10억 유로 어치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최종 수주전에서 이탈리아의 M346 고등훈련기에 고배를 마십니다. 성능면에서는 T-50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실제로 T-50은 최고속도 마하 1.5를 자랑하는 초음속 훈련기인데 반해 M346은 아음속 항공기입니다. T-50이 F414-GE-400 단발 엔진 항공기임에도 두개의 엔진을 단 M346 대비 엔진 출력이 40% 가량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패배 요인은 UAE와의 산업협력 부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항공부문 산업협력 뿐만 아니라 포뮬러1(F1) 경기장 건설을 제시해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F1 경기장 건설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가 생산한 M-346 고등훈련기 (사진=AFPBBNews)T-50은 이후 싱가포르 수출 경쟁에서도 M346에 졌습니다. 2008년 당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제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계기로 테오 치 힌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만나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한 이후 2009년 공군참모총장도 싱가포르를 찾아 조종사 수탁교육과 후속 군수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T-50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게다가 록히드마틴은 2010년 T-50 가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GE사의 엔진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T-50 수출 지원을 위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특별히 싱가포르를 초청국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수출 성사 분위기가 고조된데 따른 것이었지만, 결국 이탈리아의 M346에 또 고배를 마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이어 이라크·필리핀 수출 성공이후 우리 T-50은 세 번째 수출 도전에서 드디어 성공합니다. 2011년 총 16대 4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에 최종 서명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한 T-50은 연이어 이라크와 필리핀 사업에서도 승리합니다. 특히 이라크와 필리핀 수출 모델은 FA-50형 이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 F-16 전투기를 도입하려 했는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하면서도 유사시 제한적인 공격임무까지 가능한 훈련기가 필요했습니다. 영국 호크기와 러시아 야크-130, 체코 L-159 등을 따돌린 이유입니다. 필리핀에서도 역시 이들 항공기와 경쟁했지만 T-50은 우수성과 안정성, 운용경제성, 조종사 훈련 지원 등의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점됐습니다. 수출 규모는 12대, 4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세계 경전투기 시장, 37% 점유율 도전공군과 방위사업청, KAI 등 ‘국산 항공기 수출지원팀’은 이번 폴란드 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1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 지역에서 50여대의 추가 수요가 있고, 미국,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 KAI는 지난 6월 록히드마틴과 협약(Teaming Agreement)을 맺고 공동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4~2025년 미국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입니다.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를 도입하는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대상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했던 지난 2016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도날슨 센터 공항에서 당시 제안 항공기였던 T-50A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게다가 FA-50은 말레이시아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만 180여대 추가 수요가 예상됩니다. 콜롬비아 등과도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남미 지역 6개국 90여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이집트 등 6개국 150여대 수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FA-50 1000대 수출이 성공하면, 2800여대의 전 세계 경전투기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합니다. 단순 액수로만 따져봐도 37조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KAI는 현지에 맞는 FA-50 모델을 따로 개발해 적극 세일즈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유럽형에는 공중급유장치와 정밀타격 유도장치, 최신 항공전자장비 등을 탑재해 폴란드에 우선 수출될 예정입니다. 이집트 등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 항공업체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스탠다드 버전도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김관용 기자 2022.08.0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FA-50 경(輕)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구매하기 위한 기본 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습니다. 기본 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의 성격입니다. 본 계약 체결을 위한 폴란드의 무기구매법에 따른 것입니다. 곧 정식 계약이 체결될 예정입니다. 도입 규모는 FA-50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2문 등입니다. 한국 방위산업 수출 사상 최대입니다. 우선 물량인 FA-50 48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50여문 계약 규모는 10조원대, 현지생산 등을 포함한 사업 규모는 총 25조원대로 추산됩니다. 이번 수출은 국산 주력 전차의 첫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특히 국산 항공기의 첫 유럽 진출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습니다.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A-50 경전투기가 임무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공군창군 50년, T-50 탄생우리나라는 KT-1 기본훈련기 개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1990년대 들어 고등훈련기(KTX-2)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프랑스 및 독일의 ‘알파젯’ 고등훈련기와 영국의 ‘호크’기를 분석해 우리의 고등훈련기 모델을 정립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F-16이 선정되면서, 기술도입생산의 절충교역을 활용해 고등훈련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전략이 수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과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금속정밀 등 업체 관계자들이 F-16 생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에 파견돼 3년여 만에 고등훈련기 기본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이후 체계개발 단계에서 사업추진 방식이 업체 주도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공군사업단이 개발 사업을 주관하고 삼성항공(현 KAI)과 록히드마틴이 협력하는 국제공동개발로 진행된 것입니다. 총 개발비 2조여 원 중 우리 정부가 70%, KAI 17%, 록히드마틴이 13%의 비용을 부담했습니다. 10여년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고등훈련기 양산 1호기는 2005년부터 공군에 전력화 됐습니다. 이 훈련기의 이름이 T-50으로 정해졌는데, 공군 창군 50년에 따른 것입니다. ◇T-50, 다양한 항공기로 파생T-50은 여러 파생형으로도 개발됐습니다. TA-50, T-50B, FA-50 등입니다. TA-50은 전환훈련기입니다. 공대공 미사일 등의 무장이 가능해 고등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의 전술입문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T-50B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용 항공기로 기존 T-50에 기동성능 등을 개량한 것입니다. FA-50은 각종 무장 뿐만 아니라 레이더와 레이더 조준 경보장치(RWR), 레이더 유도 미사일 교란 장치 등을 탑재해 전투 임무가 가능한 항공기입니다. 지난 달 2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한국 무기체계 계약 체결 이후 FA-50 경전투기를 납품할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이같은 T-50 계열 항공기는 지금까지 한국 공군 납품 144대, 해외 수출 64대 등 총 208대가 생산됐습니다. 한국 공군에 20대, 인도네시아 6대 및 태국 2대 수출 등 28대의 추가물량이 있어 총 236대의 양산 실적을 갖게 됩니다. 이에 더해 폴란드 48대 수출이 성사돼 총 284대가 이미 생산됐거나 생산될 예정입니다.◇두 번의 수출 도전서 내리 ‘패배’T-50 계열 항공기 수출의 역사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온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협상 규모는 48대, 10억 유로 어치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최종 수주전에서 이탈리아의 M346 고등훈련기에 고배를 마십니다. 성능면에서는 T-50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실제로 T-50은 최고속도 마하 1.5를 자랑하는 초음속 훈련기인데 반해 M346은 아음속 항공기입니다. T-50이 F414-GE-400 단발 엔진 항공기임에도 두개의 엔진을 단 M346 대비 엔진 출력이 40% 가량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패배 요인은 UAE와의 산업협력 부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항공부문 산업협력 뿐만 아니라 포뮬러1(F1) 경기장 건설을 제시해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F1 경기장 건설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가 생산한 M-346 고등훈련기 (사진=AFPBBNews)T-50은 이후 싱가포르 수출 경쟁에서도 M346에 졌습니다. 2008년 당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제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계기로 테오 치 힌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만나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한 이후 2009년 공군참모총장도 싱가포르를 찾아 조종사 수탁교육과 후속 군수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T-50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게다가 록히드마틴은 2010년 T-50 가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GE사의 엔진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T-50 수출 지원을 위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특별히 싱가포르를 초청국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수출 성사 분위기가 고조된데 따른 것이었지만, 결국 이탈리아의 M346에 또 고배를 마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이어 이라크·필리핀 수출 성공이후 우리 T-50은 세 번째 수출 도전에서 드디어 성공합니다. 2011년 총 16대 4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에 최종 서명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한 T-50은 연이어 이라크와 필리핀 사업에서도 승리합니다. 특히 이라크와 필리핀 수출 모델은 FA-50형 이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 F-16 전투기를 도입하려 했는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하면서도 유사시 제한적인 공격임무까지 가능한 훈련기가 필요했습니다. 영국 호크기와 러시아 야크-130, 체코 L-159 등을 따돌린 이유입니다. 필리핀에서도 역시 이들 항공기와 경쟁했지만 T-50은 우수성과 안정성, 운용경제성, 조종사 훈련 지원 등의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점됐습니다. 수출 규모는 12대, 4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세계 경전투기 시장, 37% 점유율 도전공군과 방위사업청, KAI 등 ‘국산 항공기 수출지원팀’은 이번 폴란드 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1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 지역에서 50여대의 추가 수요가 있고, 미국,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 KAI는 지난 6월 록히드마틴과 협약(Teaming Agreement)을 맺고 공동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4~2025년 미국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입니다.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를 도입하는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대상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했던 지난 2016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도날슨 센터 공항에서 당시 제안 항공기였던 T-50A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게다가 FA-50은 말레이시아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만 180여대 추가 수요가 예상됩니다. 콜롬비아 등과도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남미 지역 6개국 90여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이집트 등 6개국 150여대 수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FA-50 1000대 수출이 성공하면, 2800여대의 전 세계 경전투기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합니다. 단순 액수로만 따져봐도 37조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KAI는 현지에 맞는 FA-50 모델을 따로 개발해 적극 세일즈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유럽형에는 공중급유장치와 정밀타격 유도장치, 최신 항공전자장비 등을 탑재해 폴란드에 우선 수출될 예정입니다. 이집트 등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 항공업체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스탠다드 버전도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때 그때 달라요'…현 정부의 軍 SI 이중잣대[김관용의 軍界一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SI’가 정국의 화두가 된 모양새입니다. 전 정부에서 일어난 대북 관련 사안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는 현 정부·여당은 이 SI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군 SI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규정하고,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역시 16명의 동료를 죽인 ‘흉악범’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입니다. 이른바 SI(Special Intelligence)는 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를 의미합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감시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합니다.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 북한 내부통신을 감청해 얻는 시긴트(SIGINT·신호정보), 북한 내 협조자가 전하는 휴민트(HUMINT·인적정보) 등이 북한 사정을 파악하는 주요 수단입니다. 여기서 SI는 시긴트를 뜻합니다. SI는 무선 감청 등에 의해 수집된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를 분석하면 말 그대로 ‘정보’가 됩니다. 이 때문에 SI로 얻은 내용은 군사기밀보호법상 3등급 이상의 기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북 관련 정국에서 군이 취득한 SI가 너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군이 국회에 설명한 비공개 보고 내용이 언론에 다시 공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밀로서의 가치가 상실됐다는 얘기입니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붉은 원안)이 보이는 우리 영해에서 해군 함정이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軍 SI, ‘기밀’ 보호 못받는 처지 내몰려3년 전 북측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은 군 당국이 실종 피살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등산곶 인근에서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인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30분 전부터 북한군들의 교신 내용을 무선 감청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군과 이씨가 상당히 근거리에서 대화했다는 것, 북한군이 이씨 구조 여부를 자기들끼리 상의한 정황, 북한군이 이씨를 밧줄로 묶어 육지로 ‘예인’하려다 해상에서 ‘분실’한 후 2시간 만에 다시 찾았다는 첩도 등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북한군 내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상황, 북한군 상부와 현장 지휘관의 통신 내용, 북한 해군사령부가 사살 명령을 하달하고 9시 40분께 현장에서 사살했다는 보고가 올라간 정황 등도 공개했습다. 게다가 직접 듣지 않고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첩보는 SI에 신빙성을 더했습니다. 군 당국은 당시 해당 정보 중 상당 부분이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시긴트를 바탕으로 북한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기 위해 애써 반박한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북측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알게 되면 이 정보가 오갔던 통신 암호와 주파수 등 정보체계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이를 복원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려 ‘정보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적이 의도적인 교란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첩보 입수 경로 노출은 우리 군 임무수행에 적잖은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첩보를 즉시 활용해 대응하거나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군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전사(戰史)에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군의 감청자산 보호 노력이 국회의 비공개 정보 발표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일부 내용을 언론에 밝히기도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정보들을 알게 모르게 발설하면서 민감 정보까지 공개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 치는 탈북 어민(사진=통일부)◇軍 정보에 대한 정치화 우려특이한 건, 군 SI에 대한 현 정부·여당의 이중적인 인식입니다. 그들은 군 당국이 SI를 통해 이대준씨 생존 사실을 인지한 이후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또 명확한 월북 근거 없이 왜 월북으로 추정했느냐고 지적합니다. 군이 취득한 SI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적입니다. 그런데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당시 우리 군은 북측에서 이들이 넘어오기 전부터 선상 살인을 비롯한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초 행선지도 남측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작전에 관여했던 군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입니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 어민에 대한 북송이 이뤄졌던 2019년 11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SI로 상황을 확인했고, 북쪽에서 그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군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도 확인하고 있었다”면서 “10월 31일부터 작전을 수행해 11월 2일 나포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여당은 이같은 군 SI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육군본부 정보작전부장을 거쳐 전방 군단장까지 지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증언에 의하면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면서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군 SI가 날조됐다는 얘기입니다. 군 SI는 팩트에 근거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대북 관련 왜곡 논란에, 군이 SI를 정책 결정자 입맛대로 팩트와 다르게 분석해 제공했는지, 아니면 팩트에 근거해 생산된 정보를 사용자가 잘못 활용한건지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군 정보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특정 정치 세력 규합과 대통령 지지율 반전 카드로 사용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관용 기자 2022.07.2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SI’가 정국의 화두가 된 모양새입니다. 전 정부에서 일어난 대북 관련 사안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는 현 정부·여당은 이 SI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군 SI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규정하고,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역시 16명의 동료를 죽인 ‘흉악범’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입니다. 이른바 SI(Special Intelligence)는 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를 의미합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감시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합니다.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 북한 내부통신을 감청해 얻는 시긴트(SIGINT·신호정보), 북한 내 협조자가 전하는 휴민트(HUMINT·인적정보) 등이 북한 사정을 파악하는 주요 수단입니다. 여기서 SI는 시긴트를 뜻합니다. SI는 무선 감청 등에 의해 수집된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를 분석하면 말 그대로 ‘정보’가 됩니다. 이 때문에 SI로 얻은 내용은 군사기밀보호법상 3등급 이상의 기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북 관련 정국에서 군이 취득한 SI가 너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군이 국회에 설명한 비공개 보고 내용이 언론에 다시 공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밀로서의 가치가 상실됐다는 얘기입니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붉은 원안)이 보이는 우리 영해에서 해군 함정이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軍 SI, ‘기밀’ 보호 못받는 처지 내몰려3년 전 북측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은 군 당국이 실종 피살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등산곶 인근에서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인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30분 전부터 북한군들의 교신 내용을 무선 감청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군과 이씨가 상당히 근거리에서 대화했다는 것, 북한군이 이씨 구조 여부를 자기들끼리 상의한 정황, 북한군이 이씨를 밧줄로 묶어 육지로 ‘예인’하려다 해상에서 ‘분실’한 후 2시간 만에 다시 찾았다는 첩도 등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북한군 내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상황, 북한군 상부와 현장 지휘관의 통신 내용, 북한 해군사령부가 사살 명령을 하달하고 9시 40분께 현장에서 사살했다는 보고가 올라간 정황 등도 공개했습다. 게다가 직접 듣지 않고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첩보는 SI에 신빙성을 더했습니다. 군 당국은 당시 해당 정보 중 상당 부분이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시긴트를 바탕으로 북한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기 위해 애써 반박한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북측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알게 되면 이 정보가 오갔던 통신 암호와 주파수 등 정보체계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이를 복원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려 ‘정보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적이 의도적인 교란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첩보 입수 경로 노출은 우리 군 임무수행에 적잖은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첩보를 즉시 활용해 대응하거나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군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전사(戰史)에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군의 감청자산 보호 노력이 국회의 비공개 정보 발표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일부 내용을 언론에 밝히기도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정보들을 알게 모르게 발설하면서 민감 정보까지 공개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 치는 탈북 어민(사진=통일부)◇軍 정보에 대한 정치화 우려특이한 건, 군 SI에 대한 현 정부·여당의 이중적인 인식입니다. 그들은 군 당국이 SI를 통해 이대준씨 생존 사실을 인지한 이후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또 명확한 월북 근거 없이 왜 월북으로 추정했느냐고 지적합니다. 군이 취득한 SI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적입니다. 그런데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당시 우리 군은 북측에서 이들이 넘어오기 전부터 선상 살인을 비롯한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초 행선지도 남측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작전에 관여했던 군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입니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 어민에 대한 북송이 이뤄졌던 2019년 11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SI로 상황을 확인했고, 북쪽에서 그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군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도 확인하고 있었다”면서 “10월 31일부터 작전을 수행해 11월 2일 나포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여당은 이같은 군 SI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육군본부 정보작전부장을 거쳐 전방 군단장까지 지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증언에 의하면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면서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군 SI가 날조됐다는 얘기입니다. 군 SI는 팩트에 근거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대북 관련 왜곡 논란에, 군이 SI를 정책 결정자 입맛대로 팩트와 다르게 분석해 제공했는지, 아니면 팩트에 근거해 생산된 정보를 사용자가 잘못 활용한건지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군 정보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특정 정치 세력 규합과 대통령 지지율 반전 카드로 사용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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