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부

전선형

기자

톡톡!금융

  • [톡톡!금융] 금감원, 항소했는데…2심 로펌 구인난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어디 금융감독원 제재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우리금융지주(316140) 손태승 회장에 맞서 금감원 항소심(2심)을 대리할 곳 없나요?”금감원이 손태승 회장의 취소소송 항소심을 대리할 로펌 구인난에 빠졌다. 굴지의 로펌들 상당수가 사모펀드와 관련해 금융회사나 임직원들의 법률 대리나 자문에 나서면서 이들과 반대편에서 서서 금감원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로펌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제기한 취소소송 항소심의 법률대리인을 물색 중이다. 법률 대리는 1·2·3심마다 새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금감원은 1심을 맡았던 법무법인 충정과 다른 로펌을 고민 중이다. 최근 손태승 회장의 1심 금감원 법률 대리를 담당했던 충정 팀이 모두 법무법인 지평으로 이동했지만, 금감원은 지평을 제외하고 다른 로펌을 검토 중이다.문제는 금감원 편에 서 줄 법률 대리인을 찾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를 대리하는 시장이 금감원을 대리하는 것보다 휠씬 규모가 크다”며 “돈으로 움직이는 로펌이 그 시장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펌으로서는 금감원의 법률 대리를 맡아 비싼 수임료를 부르는 금융회사를 적(適)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금감원은 1심에서 중견 로펌 충정을 선임하면서 비용으로 3000만원을 지출했다. 금융권은 소송전 이전 단계인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부터 금융회사 임직원 제재를 두고 금감원과 다른 입장을 보인다. 제재심 단계에서도 금융회사 임직원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DLF 사태로 금감원 징계 처분과 분쟁 조정절차에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김앤장과 광장, 세종, 율촌 등 대형 로펌 7곳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중인 ‘금융회사 대 금감원 소송전’에 관계된 로펌 외에도 금감원과 한배를 탈 수 있는 로펌이 더 적은 이유다. 금감원은 ‘손태승 회장의 1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문책경고 중징계 처분을 취소당하기는 했지만, 크게 두 가지 점을 인정받았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금융회사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있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경우 금감원이 은행장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봤다.금감원은 이런 측면에서 실무 부서 차원에서는 대외적으로 항소 여부를 결정·발표한 것보다 일찌감치 항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률 분쟁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법률 대리인 간 싸움이라 금감원 역시 실력있는 로펌을 수소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희준 기자 2021.09.2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어디 금융감독원 제재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우리금융지주(316140) 손태승 회장에 맞서 금감원 항소심(2심)을 대리할 곳 없나요?”금감원이 손태승 회장의 취소소송 항소심을 대리할 로펌 구인난에 빠졌다. 굴지의 로펌들 상당수가 사모펀드와 관련해 금융회사나 임직원들의 법률 대리나 자문에 나서면서 이들과 반대편에서 서서 금감원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로펌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제기한 취소소송 항소심의 법률대리인을 물색 중이다. 법률 대리는 1·2·3심마다 새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금감원은 1심을 맡았던 법무법인 충정과 다른 로펌을 고민 중이다. 최근 손태승 회장의 1심 금감원 법률 대리를 담당했던 충정 팀이 모두 법무법인 지평으로 이동했지만, 금감원은 지평을 제외하고 다른 로펌을 검토 중이다.문제는 금감원 편에 서 줄 법률 대리인을 찾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를 대리하는 시장이 금감원을 대리하는 것보다 휠씬 규모가 크다”며 “돈으로 움직이는 로펌이 그 시장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펌으로서는 금감원의 법률 대리를 맡아 비싼 수임료를 부르는 금융회사를 적(適)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금감원은 1심에서 중견 로펌 충정을 선임하면서 비용으로 3000만원을 지출했다. 금융권은 소송전 이전 단계인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부터 금융회사 임직원 제재를 두고 금감원과 다른 입장을 보인다. 제재심 단계에서도 금융회사 임직원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DLF 사태로 금감원 징계 처분과 분쟁 조정절차에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김앤장과 광장, 세종, 율촌 등 대형 로펌 7곳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중인 ‘금융회사 대 금감원 소송전’에 관계된 로펌 외에도 금감원과 한배를 탈 수 있는 로펌이 더 적은 이유다. 금감원은 ‘손태승 회장의 1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문책경고 중징계 처분을 취소당하기는 했지만, 크게 두 가지 점을 인정받았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금융회사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있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경우 금감원이 은행장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봤다.금감원은 이런 측면에서 실무 부서 차원에서는 대외적으로 항소 여부를 결정·발표한 것보다 일찌감치 항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률 분쟁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법률 대리인 간 싸움이라 금감원 역시 실력있는 로펌을 수소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톡톡!금융]"중금리 늘려야 하는데"…카뱅·케뱅 대출증가 딜레마
    [이데일리 전선형 황병서 기자] 인터넷뱅크들이 고민에 빠졌다. 올해 가계대출이 10% 이상 급증하면서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서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상반된 과제를 안고 있어 내부적으로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두 은행은 연봉 한도 규제는 두지 않고, 차주 신용도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책정하고 있다. 다만, 최고 한도는 카카오뱅크가 1억원, 케이뱅크는 2억5000만원 이내에서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신용자에 대해서는 신용대출이 70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앞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게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설정토록 하고,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 이내로 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 가계대출이 계속 팽창하며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은행을 시작으로 전방위적 대출 규제 압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농협은행 등 일부은행은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의 주요 상품을 판매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물론 인터넷은행들도 연초 금융당국에게 각기 증가 목표치를 제출했으며, 그에 맞춘 가계부채 관리를 당부받았다. 최근에는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 이내로 조정하라는 내용도 요청 받았다. 인터넷은행이 제출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금융당국이 전체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가계부채 총량 계획의 평균은 6% 수준이다. 하지만 막 성장을 시작한 두 인터넷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상당히 빠른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체 대출잔액은 23조9416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7.86%가 늘었다.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5% 이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중 신용대출은 16조7965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1%(9700억원)가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7월말 기준 전체 대출잔액이 5조5100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84.2%가 증가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체 대출이 중단된 뒤, 최근 정상화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인터넷은행들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빠르다는 걸 인지는 하고 있다. 그러나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 등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대출 규모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증가세를 줄이면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맞추려면 사실상 다른 상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0.2% 수준이던 중금리 대출을 올해 말 20.8%, 내년 말 25%, 2023년 말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말까지 21.5%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재 두 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연말까지 무난하게 비중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내부적으로는 시중은행보다 신용대출 규모도 작고, 중금리대출에 있어서 금융당국이 조금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물론 고신용자 대출을 억제하는 정책 등은 시중은행 진행 상황에 따라 후속조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선형 기자 2021.08.25
    [이데일리 전선형 황병서 기자] 인터넷뱅크들이 고민에 빠졌다. 올해 가계대출이 10% 이상 급증하면서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서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상반된 과제를 안고 있어 내부적으로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두 은행은 연봉 한도 규제는 두지 않고, 차주 신용도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책정하고 있다. 다만, 최고 한도는 카카오뱅크가 1억원, 케이뱅크는 2억5000만원 이내에서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신용자에 대해서는 신용대출이 70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앞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게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설정토록 하고,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 이내로 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 가계대출이 계속 팽창하며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은행을 시작으로 전방위적 대출 규제 압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농협은행 등 일부은행은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의 주요 상품을 판매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물론 인터넷은행들도 연초 금융당국에게 각기 증가 목표치를 제출했으며, 그에 맞춘 가계부채 관리를 당부받았다. 최근에는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봉 한도 이내로 조정하라는 내용도 요청 받았다. 인터넷은행이 제출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금융당국이 전체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가계부채 총량 계획의 평균은 6% 수준이다. 하지만 막 성장을 시작한 두 인터넷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상당히 빠른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체 대출잔액은 23조9416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7.86%가 늘었다.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5% 이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중 신용대출은 16조7965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1%(9700억원)가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7월말 기준 전체 대출잔액이 5조5100억원으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84.2%가 증가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체 대출이 중단된 뒤, 최근 정상화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인터넷은행들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빠르다는 걸 인지는 하고 있다. 그러나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 등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대출 규모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증가세를 줄이면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맞추려면 사실상 다른 상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0.2% 수준이던 중금리 대출을 올해 말 20.8%, 내년 말 25%, 2023년 말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말까지 21.5%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재 두 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연말까지 무난하게 비중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내부적으로는 시중은행보다 신용대출 규모도 작고, 중금리대출에 있어서 금융당국이 조금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물론 고신용자 대출을 억제하는 정책 등은 시중은행 진행 상황에 따라 후속조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톡톡!금융]주담대 중단, 왜 농협은행이 가장 먼저 했나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23일부터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직접 소비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예금을 받는 소매금융 은행에서 주담대가 중단되기는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오는 11월30일까지 한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초유의 사태임에는 분명하다. 금융소비자들의 궁금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내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도 주담대 등의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일지, 왜 농협은행부터 대출을 중단했는지 등이다. NH농협은행 사옥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구조를 보면 이 궁금증은 쉽게 풀릴 수 있다. 다수의 주주들이 버티고 있는 시중은행은 농협처럼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기 힘들다. 우선 농협은행부터 살펴보자.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이다. 일반 시중은행처럼 대다수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여신(대출)과 수신(예금) 업무를 하지만, 설립 목적 자체가 ‘특수목적’에 있다는 얘기다. 바로 농민들을 위한 은행이다. 비슷한 성격의 은행으로 수협은행이 있다. 어민을 위한 은행이 수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100%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NH투자증권, NH농협카드 등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는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다. 쉽게 생각해보면 주담대 중지라는 초유의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농협은행은 수많은 주주, 특히 외국인 주주 눈치를 볼 일이 없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 주주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은행이 주담대를 중단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주주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지역성이다. 농협은행 전체 영업점의 30%는 수도권, 나머지 70%가 지방 도시에 있다. 지방 소도시와 읍면에 있는 농·축협(농협중앙회 직접 관할)까지 합하면 사실상 지방 금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농협은행 점포 분포 (2021년 3월 기준, 자료 : 금감원)이런 이유로 점포 수도 농협은행이 가장 많다. 지난 3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지점 수는 1121곳으로 국내 19개 은행 중 가장 많다. 이중 서울·경기·인천 점포 수(420)를 제외한 지방 점포 비율은 63% 정도 된다. 지방 분양 시장에서 농협은행의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지방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면서 “수도권 주담대 수요 증가가 대출 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거나 금리가 오를 지언정 대출 중단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대출 중단 사태가 다른 은행으로까지 퍼져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유성 기자 2021.08.2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23일부터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직접 소비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예금을 받는 소매금융 은행에서 주담대가 중단되기는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오는 11월30일까지 한시적이라고는 하지만 초유의 사태임에는 분명하다. 금융소비자들의 궁금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내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도 주담대 등의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일지, 왜 농협은행부터 대출을 중단했는지 등이다. NH농협은행 사옥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구조를 보면 이 궁금증은 쉽게 풀릴 수 있다. 다수의 주주들이 버티고 있는 시중은행은 농협처럼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기 힘들다. 우선 농협은행부터 살펴보자. 농협은행은 특수은행이다. 일반 시중은행처럼 대다수 금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여신(대출)과 수신(예금) 업무를 하지만, 설립 목적 자체가 ‘특수목적’에 있다는 얘기다. 바로 농민들을 위한 은행이다. 비슷한 성격의 은행으로 수협은행이 있다. 어민을 위한 은행이 수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100%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NH투자증권, NH농협카드 등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는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다. 쉽게 생각해보면 주담대 중지라는 초유의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농협은행은 수많은 주주, 특히 외국인 주주 눈치를 볼 일이 없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 주주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은행이 주담대를 중단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주주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농협은행이 갖고 있는 지역성이다. 농협은행 전체 영업점의 30%는 수도권, 나머지 70%가 지방 도시에 있다. 지방 소도시와 읍면에 있는 농·축협(농협중앙회 직접 관할)까지 합하면 사실상 지방 금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농협은행 점포 분포 (2021년 3월 기준, 자료 : 금감원)이런 이유로 점포 수도 농협은행이 가장 많다. 지난 3월말 기준 농협은행의 지점 수는 1121곳으로 국내 19개 은행 중 가장 많다. 이중 서울·경기·인천 점포 수(420)를 제외한 지방 점포 비율은 63% 정도 된다. 지방 분양 시장에서 농협은행의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지방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면서 “수도권 주담대 수요 증가가 대출 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거나 금리가 오를 지언정 대출 중단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대출 중단 사태가 다른 은행으로까지 퍼져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톡톡!금융]KB·농협 대출도 비교하고 싶은데, 왜 없지?
    [이데일리 전선형 노희준 기자]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구축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시 서비스 제공의 중심축이 될 빅테크ㆍ핀테크사들과의 제휴도 불편해하는 눈치다.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혁신금융서비스 업체로 지정한 15개 사업자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과 제휴를 맺은 곳은 2~3곳에 불과했다.(사진=연합뉴스)◇핀테크 ‘대출 비교’ 서비스에 안보이는 이유KB국민ㆍNH농협은행은 제휴처가 없었고, 신한은행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에 신용대출 한도 조회만을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에 ‘우리WON직장인대출’ 상품을 제공하며, 하나은행은 카카오페이, 토스, 핀크에 ‘하나원큐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핀크는 모바일금융을 하는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해 ‘1사 전속주의’ 조항을 풀었다. 1사 전속주의는 대출모집인이 금융사 한 곳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금융사의 대출상품만 팔 수 있도록 한 규제다. 온라인 플랫폼도 해당 규제가 적용돼 여러 금융사 대출을 비교할 수 없었다. 금융위가 지난 2019년 금융위는 해당 내용을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 규제를 풀게 되면서 빅테크ㆍ핀테크사들이 자유롭게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지난 3월 금융소비자법 시행에 따라 온라인사업자는 금융혁신서비스 지정 없이도 대출 비교플랫폼을 할 수 있다. 금융위로부터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정받았던 곳은 토스ㆍ카카오페이, 핀다, NHN페이코, 핀셋N, 마이뱅크, 핀마트, 팀윙크, 뱅크샐러드, 머니랩스, 핀테크, 로니에프앤, SK프래닛, 핀크, 오라인포 등 15곳이며, 이 중 13개사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빅테크ㆍ핀테크사와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제휴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실익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전 금융사들 통틀어 시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크고, 고객도 많다. 금리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 얻을 것보다 사실상 잃을 게 많은 셈이다.특히 ‘가계 대출’ 강자로 불리는 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의 걱정이 크다. 실제 6월 기준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잔액) 규모는 689조원 수준이다. 이 중 KB국민은행은 164조원, NH농협은행도 133조원 규모다. 더군다나 두 은행 모두 과거부터 끌고 온 충성 고객이 많다.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 시절부터 유지 중인 고객도 많은 편이다.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통합했다. KB국민은행의 개인 고객 수는 30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다. 여타 시중은행 대비 지방 곳곳에 지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중금리대출부터 하겠다는 속내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은 금융당국이 빅테크ㆍ핀테크사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에서도 가장 격렬한 저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전반적으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불편해 하고 있지만, 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의 반대가 유독 심했다”며 “그나마 나머지는 이미 신용대출 상품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상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두 은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에 계속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높은 수수료 지급과 가계대출 관리 부담, 빅테크ㆍ핀테크 종속 등이 이유다. 최근엔 금융당국에 대환대출 플랫폼의 서비스 범위를 중금리 대출로만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 주력상품이 아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은행들이 사실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비교나, 대환대출 모두 소비자에게 너무 편하고 좋은 환경이지만, 공급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곤한 상황”이라며 “특히 집토끼가 충분히 많은 은행들의 경우 이 같은 경쟁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선형 기자 2021.08.12
    [이데일리 전선형 노희준 기자]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구축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시 서비스 제공의 중심축이 될 빅테크ㆍ핀테크사들과의 제휴도 불편해하는 눈치다.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혁신금융서비스 업체로 지정한 15개 사업자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과 제휴를 맺은 곳은 2~3곳에 불과했다.(사진=연합뉴스)◇핀테크 ‘대출 비교’ 서비스에 안보이는 이유KB국민ㆍNH농협은행은 제휴처가 없었고, 신한은행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에 신용대출 한도 조회만을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에 ‘우리WON직장인대출’ 상품을 제공하며, 하나은행은 카카오페이, 토스, 핀크에 ‘하나원큐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핀크는 모바일금융을 하는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해 ‘1사 전속주의’ 조항을 풀었다. 1사 전속주의는 대출모집인이 금융사 한 곳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금융사의 대출상품만 팔 수 있도록 한 규제다. 온라인 플랫폼도 해당 규제가 적용돼 여러 금융사 대출을 비교할 수 없었다. 금융위가 지난 2019년 금융위는 해당 내용을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 규제를 풀게 되면서 빅테크ㆍ핀테크사들이 자유롭게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지난 3월 금융소비자법 시행에 따라 온라인사업자는 금융혁신서비스 지정 없이도 대출 비교플랫폼을 할 수 있다. 금융위로부터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정받았던 곳은 토스ㆍ카카오페이, 핀다, NHN페이코, 핀셋N, 마이뱅크, 핀마트, 팀윙크, 뱅크샐러드, 머니랩스, 핀테크, 로니에프앤, SK프래닛, 핀크, 오라인포 등 15곳이며, 이 중 13개사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빅테크ㆍ핀테크사와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제휴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실익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전 금융사들 통틀어 시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가장 크고, 고객도 많다. 금리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 얻을 것보다 사실상 잃을 게 많은 셈이다.특히 ‘가계 대출’ 강자로 불리는 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의 걱정이 크다. 실제 6월 기준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잔액) 규모는 689조원 수준이다. 이 중 KB국민은행은 164조원, NH농협은행도 133조원 규모다. 더군다나 두 은행 모두 과거부터 끌고 온 충성 고객이 많다.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 시절부터 유지 중인 고객도 많은 편이다.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통합했다. KB국민은행의 개인 고객 수는 30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다. 여타 시중은행 대비 지방 곳곳에 지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중금리대출부터 하겠다는 속내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은 금융당국이 빅테크ㆍ핀테크사 대출금리 비교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에서도 가장 격렬한 저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전반적으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불편해 하고 있지만, KB국민은행와 NH농협은행의 반대가 유독 심했다”며 “그나마 나머지는 이미 신용대출 상품 대출금리 비교서비스 상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두 은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에 계속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높은 수수료 지급과 가계대출 관리 부담, 빅테크ㆍ핀테크 종속 등이 이유다. 최근엔 금융당국에 대환대출 플랫폼의 서비스 범위를 중금리 대출로만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 주력상품이 아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은행들이 사실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비교나, 대환대출 모두 소비자에게 너무 편하고 좋은 환경이지만, 공급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곤한 상황”이라며 “특히 집토끼가 충분히 많은 은행들의 경우 이 같은 경쟁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 [톡톡!금융]"ESG 열공하겠다"…“휴가에 공부하는 금융리더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집 콕’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이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휴가가 정해지면 집에서 책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여름 금융그룹 수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ESG와 팬데믹 그리고 MZ세대다. 먼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리더 금융사답게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챙길 예정이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10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기후 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다루고 있다. 2050년 선진국부터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제로 탄소(넷 제로, Net ZERO)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정부ㆍ기업이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뇌 과학자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포함해 경영ㆍ사회ㆍ 역사ㆍ경제 분야 석학들이 집필한 ‘초가속’을 선택했다. 이 책은 팬데믹과 감염병이 가져올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대해 발제하고 함께 토의ㆍ공부한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를 꼽았다. ESG, 디지털 전환, 코로나 팬데믹 등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마천 역사서 ‘사기’에 기술된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현재를 마주하고 미래를 대비할 지혜를 얻겠다는 취지에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 트렌드 코드’를 추천했다. 이 책은 스스로 전형적인 MZ세대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주위의 90년대생들을 설문 조사해 실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손 회장은 금융권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MZ세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독서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쓴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과 댄 히스가 지은 ‘업스트림’ 두 책을 집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으로, 리더로서 진 행장의 깊은 고민을 보여준다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필립 코틀러의 ‘마켓 5.0’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함에 있어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정교함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 행장은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화두인 요즘,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마이크 월시의 ‘알고리즘 리더’를 꼽았다. 이 책은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 알고리즘 관련 산업의 예를 통해 아날로그 시대의 리더들과는 다른 사고와 행동력을 가진 미래 기업의 리더십인 ‘알고리즘 리더’의 사고와 행동법을 알려주는 책이다.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유효상 교수의 ‘리더의오판’을 추천했다. 이 책은 리더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이슈들을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 풀었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ESG 등 금융권의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면서 이에 따른 금융권 수장들의 고뇌가 깊을 것”이라며 “아직 금융권 수장들은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가더라도 하루 이틀 휴가 정도를 쓰면서 관련 책들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선형 기자 2021.08.06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집 콕’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이 휴가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휴가가 정해지면 집에서 책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전략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여름 금융그룹 수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ESG와 팬데믹 그리고 MZ세대다. 먼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리더 금융사답게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챙길 예정이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10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기후 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다루고 있다. 2050년 선진국부터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제로 탄소(넷 제로, Net ZERO)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정부ㆍ기업이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뇌 과학자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포함해 경영ㆍ사회ㆍ 역사ㆍ경제 분야 석학들이 집필한 ‘초가속’을 선택했다. 이 책은 팬데믹과 감염병이 가져올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대해 발제하고 함께 토의ㆍ공부한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를 꼽았다. ESG, 디지털 전환, 코로나 팬데믹 등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마천 역사서 ‘사기’에 기술된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현재를 마주하고 미래를 대비할 지혜를 얻겠다는 취지에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 트렌드 코드’를 추천했다. 이 책은 스스로 전형적인 MZ세대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주위의 90년대생들을 설문 조사해 실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손 회장은 금융권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MZ세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독서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쓴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과 댄 히스가 지은 ‘업스트림’ 두 책을 집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으로, 리더로서 진 행장의 깊은 고민을 보여준다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필립 코틀러의 ‘마켓 5.0’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함에 있어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정교함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 행장은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화두인 요즘,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마이크 월시의 ‘알고리즘 리더’를 꼽았다. 이 책은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 알고리즘 관련 산업의 예를 통해 아날로그 시대의 리더들과는 다른 사고와 행동력을 가진 미래 기업의 리더십인 ‘알고리즘 리더’의 사고와 행동법을 알려주는 책이다.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유효상 교수의 ‘리더의오판’을 추천했다. 이 책은 리더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이슈들을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 풀었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ESG 등 금융권의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면서 이에 따른 금융권 수장들의 고뇌가 깊을 것”이라며 “아직 금융권 수장들은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가더라도 하루 이틀 휴가 정도를 쓰면서 관련 책들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톡톡!금융]카뱅 공모주 청약 다음날 26조원 되돌아온 까닭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7월 마지막 주(26~30일)는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열기가 은행권 여수신 계정을 휩쓸었다. 청약 기간인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요구불예금에서만 19조7454억원이 빠져나갈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눈길을 끄는 건 다음날인 28일 다시 이들 계좌에 25조8720억원이 되돌아온 것이다. 월말이긴 하지만 연말연시나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 26조원의 유동성이 들어왔다는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의 이동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증거금 환불은 29일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해 돈을 뺐던 청약 희망자들의 돈이 되돌아오기 시작한 시점은 29일 이후부터라는 뜻이다. 자료 : 5대은행 여수신 계정 합산28일 요구불예금으로 들어온 26조원의 돈은 어떻게 설명되는 것일까.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도 본인들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예탁금 계좌가 있지만, 증거금 등을 넣어 놓는 시중은행 계좌도 있다”면서 “28일 몰린 26조원의 돈은 증권사 계좌에 들어온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28일 들어온 돈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희망자들이 은행에 다시 입금한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다. 한국증권금융은 다시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계좌에 이를 입금한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도 “시중은행에서 운용하는 MMDA”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운용하는 MMDA가 한국증권금융의 수탁 계좌가 되는 것이다. MMDA는 일종의 파킹 통장으로 증권사의 CMA에 대항해 나온 은행 상품이다. 하루만 넣어도 보통예금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기업이나 자산가들이 임시 자금 보관용으로 사용한다. MMDA는 파킹통장이라는 성격 때문에 시중은행 중에서는 요구불예금으로 합산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28일 시중은행 요구불 예금 증가분 중 상당수는 MMDA에 예치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한편 29일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3조7293억원 순감한다. 29일 있었던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에 넣기 위한 돈이 일부 빠져나갔겠지만, 증권사 은행 계좌에서 증거금 환불로 빠져나간 돈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유성 기자 2021.08.0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7월 마지막 주(26~30일)는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열기가 은행권 여수신 계정을 휩쓸었다. 청약 기간인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요구불예금에서만 19조7454억원이 빠져나갈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눈길을 끄는 건 다음날인 28일 다시 이들 계좌에 25조8720억원이 되돌아온 것이다. 월말이긴 하지만 연말연시나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 26조원의 유동성이 들어왔다는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의 이동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증거금 환불은 29일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해 돈을 뺐던 청약 희망자들의 돈이 되돌아오기 시작한 시점은 29일 이후부터라는 뜻이다. 자료 : 5대은행 여수신 계정 합산28일 요구불예금으로 들어온 26조원의 돈은 어떻게 설명되는 것일까.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도 본인들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예탁금 계좌가 있지만, 증거금 등을 넣어 놓는 시중은행 계좌도 있다”면서 “28일 몰린 26조원의 돈은 증권사 계좌에 들어온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28일 들어온 돈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희망자들이 은행에 다시 입금한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다. 한국증권금융은 다시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계좌에 이를 입금한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도 “시중은행에서 운용하는 MMDA”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운용하는 MMDA가 한국증권금융의 수탁 계좌가 되는 것이다. MMDA는 일종의 파킹 통장으로 증권사의 CMA에 대항해 나온 은행 상품이다. 하루만 넣어도 보통예금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기업이나 자산가들이 임시 자금 보관용으로 사용한다. MMDA는 파킹통장이라는 성격 때문에 시중은행 중에서는 요구불예금으로 합산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28일 시중은행 요구불 예금 증가분 중 상당수는 MMDA에 예치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한편 29일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3조7293억원 순감한다. 29일 있었던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에 넣기 위한 돈이 일부 빠져나갔겠지만, 증권사 은행 계좌에서 증거금 환불로 빠져나간 돈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 [톡톡!금융]우리금융 실적은 올들어 왜 뛰었을까?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우리금융이 올 2분기와 상반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1조4197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14.9%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순이익 증가 폭은 더 커진다. 2분기 당기 순이익은 753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430억원) 대비 413.9%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우리금융이 (금융지주로서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한 해 사이 금융사의 이익 증가율이 수백 퍼센트 넘게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금리 떨어지면 실적도 하락하는 사업 구조 이 같은 구조는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사업구조에서 기인한다. 여타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지 못하다보니 은행 실적 의존도가 크다. 과거 상업은행 등을 인수했던 우리은행은 대출 자산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코리보와 연계된 기업대출 비중이 높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익이 증가하지만, 지난해처럼 금리가 급박하게 떨어질 때는 쇼크에 가까운 실적 부진을 보인다. 실제 우리금융이 지난해 2분기 때 거둔 당기순이익은 1430억원이다. 2000년대 한때 국내 최대 금융사였고 4대 금융사 속하는 금융지주사의 실적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우리금융 2019년 2분기 ~ 2020년 2분기 NIM 추이 (우리금융 실적자료)2020년 상반기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인하했던 때다.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월 17일 0.75%로 인하되었고 5월 28일에는 0.5%로 낮아졌다. 불과 석달 사이에 기준금리가 반토막 밑으로 내려가면서 시장 금리도 급락했다. 내수 시장 침체를 막고 치솟는 시장금리를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에는 직격탄이 됐다. 2019년 2분기 1.75%(카드+은행)였던 NIM은 2020년 2분기 1.58%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NIM은 이보다 더 낮은 1.34%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따른 금융 부실을 막기 위한 대손충당금(미래 있을 손실을 대비해 적립하는 예비금) 전입 이슈가 있었다. 2020년 상반기 우리금융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44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019년 상반기 1369억원) 대비 228.7% 증가했다. 그만큼 지주에 편입되는 이익 규모는 줄었다. 이밖에 지난해 상반기 금융 당국으로부터 잇따른 제재 결정을 받으면서 일선 영업점에서 영업이 부진했던 점도 한몫했다. 2020년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우리금융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610억원으로 전년동기(2019년 상반기 1조1800억원)대비 44% 격감했다. 2020년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감소치는 72.4%에 달했다. ◇증권사 빈자리 → 2020년 ‘나홀로’ 실적쇼크사실 다른 금융지주들도 NIM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이들도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려야 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사모펀드 피해자 보상을 대비한 선제적인 적립까지 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만큼의 실적 하락은 없었다. KB금융의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떨어지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80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34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오히려 11.6% 증가했다.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과 다른 3개 금융지주사 간 실적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분야에서의 차이를 봤다. 2020년 2분기부터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에 따라 증권사들의 이익이 늘었고, 이는 줄어든 은행 이익을 벌충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로 증권사가 없던 상황이었다. 은행 실적이 곧 지주 실적으로 연결되다보니, 은행 수익에 치명적인 금리 하락 타격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증권사에 부재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21일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인수 대상 기업 1순위로 증권사를 꼽았다. ◇금리 상승기, 실적 효자가 된 대출상품들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시장금리 상승은 우리금융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 은행 이자 수익은 물론 계열 캐피탈사와 카드, 종금사 수익 증가에도 순영향을 줬다. 2020년 상반기 금리 하락기 ‘직격탄’이었던 이들 상품이 2021년 하반기 금리 상승기에 효자가 된 셈이다. 우리금융 측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2021년 상반기 실적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는 하지만, 그들 계열사마저도 시장금리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다. 주요 자회사별 연결 당기순이익은 우리은행 1조 2793억원(전년동기 대비 88.6%↑), 우리카드 1214억원(전년동기 대비 51.3%↑), 우리금융캐피탈 825억원,(전년동기대비 33.6% ↑), 우리종합금융 440억원(전년동기대비 40.1%↑)을 시현했다.우리은행은 대출과 예금에서 나오는 예대마진, 우리카드는 결제 수수료 외 카드론 등의 단기금융서비스, 우리금융캐피탈도 중장기 대출 이자가 주요 수익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예고는 하반기 우리금융 실적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격하게’ 이익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왔다.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대출 비중이 많기 때문이다. 6월말 기준 우리은행 금리 유형별 대출 자산 비중 비교 (우리금융 실적자료)이날(21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은행 내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대출 비중이 34%”라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빠른 속도로 이익이 증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현재 0.5%에서 0.75%로 25bp(0.25%포인트)가 오르게 되면 1750억원 가량의 이자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고까지 말했다. 타 금융지주의 은행과 비교해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우리금융이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더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제자리였던 CD와 코리보(KORIBOR) 등 6개월 이하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와 동반 상승한다면 우리은행의 수익 증가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가중될 수 있고 금리 인상에 따른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이 연기될 수 있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처럼 안정적인 이익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나 보험사 등 비이자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군을 늘려야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M&A 시장에서도 우리금융이 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곤 한다”고 말했다.
    김유성 기자 2021.07.22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우리금융이 올 2분기와 상반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1조4197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14.9%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순이익 증가 폭은 더 커진다. 2분기 당기 순이익은 753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430억원) 대비 413.9%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우리금융이 (금융지주로서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한 해 사이 금융사의 이익 증가율이 수백 퍼센트 넘게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금리 떨어지면 실적도 하락하는 사업 구조 이 같은 구조는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사업구조에서 기인한다. 여타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지 못하다보니 은행 실적 의존도가 크다. 과거 상업은행 등을 인수했던 우리은행은 대출 자산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코리보와 연계된 기업대출 비중이 높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익이 증가하지만, 지난해처럼 금리가 급박하게 떨어질 때는 쇼크에 가까운 실적 부진을 보인다. 실제 우리금융이 지난해 2분기 때 거둔 당기순이익은 1430억원이다. 2000년대 한때 국내 최대 금융사였고 4대 금융사 속하는 금융지주사의 실적으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우리금융 2019년 2분기 ~ 2020년 2분기 NIM 추이 (우리금융 실적자료)2020년 상반기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인하했던 때다.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월 17일 0.75%로 인하되었고 5월 28일에는 0.5%로 낮아졌다. 불과 석달 사이에 기준금리가 반토막 밑으로 내려가면서 시장 금리도 급락했다. 내수 시장 침체를 막고 치솟는 시장금리를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는 하지만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에는 직격탄이 됐다. 2019년 2분기 1.75%(카드+은행)였던 NIM은 2020년 2분기 1.58%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NIM은 이보다 더 낮은 1.34%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따른 금융 부실을 막기 위한 대손충당금(미래 있을 손실을 대비해 적립하는 예비금) 전입 이슈가 있었다. 2020년 상반기 우리금융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44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019년 상반기 1369억원) 대비 228.7% 증가했다. 그만큼 지주에 편입되는 이익 규모는 줄었다. 이밖에 지난해 상반기 금융 당국으로부터 잇따른 제재 결정을 받으면서 일선 영업점에서 영업이 부진했던 점도 한몫했다. 2020년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우리금융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610억원으로 전년동기(2019년 상반기 1조1800억원)대비 44% 격감했다. 2020년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감소치는 72.4%에 달했다. ◇증권사 빈자리 → 2020년 ‘나홀로’ 실적쇼크사실 다른 금융지주들도 NIM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이들도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려야 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사모펀드 피해자 보상을 대비한 선제적인 적립까지 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만큼의 실적 하락은 없었다. KB금융의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11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떨어지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80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2020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34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오히려 11.6% 증가했다.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과 다른 3개 금융지주사 간 실적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분야에서의 차이를 봤다. 2020년 2분기부터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에 따라 증권사들의 이익이 늘었고, 이는 줄어든 은행 이익을 벌충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로 증권사가 없던 상황이었다. 은행 실적이 곧 지주 실적으로 연결되다보니, 은행 수익에 치명적인 금리 하락 타격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증권사에 부재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21일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인수 대상 기업 1순위로 증권사를 꼽았다. ◇금리 상승기, 실적 효자가 된 대출상품들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시장금리 상승은 우리금융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 은행 이자 수익은 물론 계열 캐피탈사와 카드, 종금사 수익 증가에도 순영향을 줬다. 2020년 상반기 금리 하락기 ‘직격탄’이었던 이들 상품이 2021년 하반기 금리 상승기에 효자가 된 셈이다. 우리금융 측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2021년 상반기 실적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는 하지만, 그들 계열사마저도 시장금리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 업종들이다. 주요 자회사별 연결 당기순이익은 우리은행 1조 2793억원(전년동기 대비 88.6%↑), 우리카드 1214억원(전년동기 대비 51.3%↑), 우리금융캐피탈 825억원,(전년동기대비 33.6% ↑), 우리종합금융 440억원(전년동기대비 40.1%↑)을 시현했다.우리은행은 대출과 예금에서 나오는 예대마진, 우리카드는 결제 수수료 외 카드론 등의 단기금융서비스, 우리금융캐피탈도 중장기 대출 이자가 주요 수익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예고는 하반기 우리금융 실적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격하게’ 이익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왔다.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대출 비중이 많기 때문이다. 6월말 기준 우리은행 금리 유형별 대출 자산 비중 비교 (우리금융 실적자료)이날(21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은행 내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대출 비중이 34%”라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빠른 속도로 이익이 증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현재 0.5%에서 0.75%로 25bp(0.25%포인트)가 오르게 되면 1750억원 가량의 이자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고까지 말했다. 타 금융지주의 은행과 비교해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우리금융이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더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제자리였던 CD와 코리보(KORIBOR) 등 6개월 이하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와 동반 상승한다면 우리은행의 수익 증가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가중될 수 있고 금리 인상에 따른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이 연기될 수 있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처럼 안정적인 이익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나 보험사 등 비이자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군을 늘려야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M&A 시장에서도 우리금융이 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곤 한다”고 말했다.
  • [톡톡!금융]“튀어야 산다”...특허 경쟁 나선 보험사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사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판 특허제도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은 상반기에 받은 15건이나 부여되며 이미 전년 동기를 추월했다. 보험사들은 틈새를 파고드는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과 홍보 효과를 누리는 효과를 보겠다는 의지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최근 현대해상 ‘무배당 소중하고든든한 어린이보험’에 내 새로운 담보 2건에 대해 3개월 기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했다. 새로운 담보는 척추측만증과 급성신우신염이다. 그 중 척추측만증 진단담보는 콥스(Cobb’s)각도 20도 이상으로 진단받았을 경우 최초 1회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간 척추측만증은 수술 진행 시에만 대부분 보장이 가능해 조기 치료가 필요한 20~40도 사이 환자들의 보장 공백이 존재했다. 이들은 보조기 착용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다. 현대해상의 척추측만증 진단담보는 진단 시 보험금 지급을 통해 보조기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해상의 이번 베타적사용권 획득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달에는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에 ‘31주이내출생ㆍ특정고위험산모질환 진단’ 등의 내용으로 3개월 기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으며, 지난 4월에는 마음드림메디컬보험 정신질환 치료(7ㆍ3종 치료 90일이상약물처방)와 관련한 보장으로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바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 간 상품 모방 관행을 방지하고, 보험상품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창의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독점판매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1년부터 15년 동안 간 매년 10건 미만으로 부여되며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2016년부터는 10건 이상씩 부여되며 제도 활용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상품개발과 관련한 사전규제권이 사라진 탓이다. 최근에는 소액보험 등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이 늘었고, 중소형사들의 개발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치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생명ㆍ손해보험사들의 지난 2018년 배타적사용권 수는 16건이며, 2019년 18건 2020년 1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15건으로 전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제도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배타적사용권 침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운전자보험 관련 특약을 두고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최근엔 삼성화재가 백신보험과 관련해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받았음에도, 이 기간 동안 토스가 DB손해보험이 만드는 백신보험을 활용해 홍보를 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손해보험협회는 배타적사용권에 대해 상품 판매 뿐만 아니라, 제 3자를 통한 침해 등 협정상 배타적사용권 침해 행위 조항을 구체화하는 작업중에 있다. 한 보험권 관계자는 “이미 보험시장은 포화상태에 들어섰고, 영업 확대를 위해서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최근엔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거나, 헬스케어 등을 이용한 상품이 많이 나와 관련한 배타적사용권 획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선형 기자 2021.07.15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사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판 특허제도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은 상반기에 받은 15건이나 부여되며 이미 전년 동기를 추월했다. 보험사들은 틈새를 파고드는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과 홍보 효과를 누리는 효과를 보겠다는 의지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최근 현대해상 ‘무배당 소중하고든든한 어린이보험’에 내 새로운 담보 2건에 대해 3개월 기간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했다. 새로운 담보는 척추측만증과 급성신우신염이다. 그 중 척추측만증 진단담보는 콥스(Cobb’s)각도 20도 이상으로 진단받았을 경우 최초 1회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간 척추측만증은 수술 진행 시에만 대부분 보장이 가능해 조기 치료가 필요한 20~40도 사이 환자들의 보장 공백이 존재했다. 이들은 보조기 착용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다. 현대해상의 척추측만증 진단담보는 진단 시 보험금 지급을 통해 보조기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해상의 이번 베타적사용권 획득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달에는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에 ‘31주이내출생ㆍ특정고위험산모질환 진단’ 등의 내용으로 3개월 기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으며, 지난 4월에는 마음드림메디컬보험 정신질환 치료(7ㆍ3종 치료 90일이상약물처방)와 관련한 보장으로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바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 간 상품 모방 관행을 방지하고, 보험상품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창의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독점판매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1년부터 15년 동안 간 매년 10건 미만으로 부여되며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2016년부터는 10건 이상씩 부여되며 제도 활용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상품개발과 관련한 사전규제권이 사라진 탓이다. 최근에는 소액보험 등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이 늘었고, 중소형사들의 개발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수치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생명ㆍ손해보험사들의 지난 2018년 배타적사용권 수는 16건이며, 2019년 18건 2020년 1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15건으로 전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제도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배타적사용권 침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운전자보험 관련 특약을 두고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최근엔 삼성화재가 백신보험과 관련해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받았음에도, 이 기간 동안 토스가 DB손해보험이 만드는 백신보험을 활용해 홍보를 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손해보험협회는 배타적사용권에 대해 상품 판매 뿐만 아니라, 제 3자를 통한 침해 등 협정상 배타적사용권 침해 행위 조항을 구체화하는 작업중에 있다. 한 보험권 관계자는 “이미 보험시장은 포화상태에 들어섰고, 영업 확대를 위해서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최근엔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거나, 헬스케어 등을 이용한 상품이 많이 나와 관련한 배타적사용권 획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톡톡!금융] “보수적인 보험도 변했다”...유리천장 깨는 금융권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최근 생명보험협회 내에서 신입사원들의 성비(性比)가 화제가 됐다. 올해 상반기 선발된 신입사원 총 5명의 신입사원 중 4명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가 출범한 이래 신입사원 중 여성 비중이 과반을 넘은 건 처음이다. 생명보험협회의 신입사원 선별방식이 올해 특별히 변한 건 아니다. 신입사원 선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미 블라인드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름이랑 출신은 보지 않고, 면접과 서류 전형 등 점수만을 두고 최종 선발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신입사원 중 여성 인재가 많았을 뿐 공정한 선발을 했다”고 설명한다.금융업계에서는 생명보험협회 사례를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보험업계는 금융권 중에서도 보수적인 집단이다. 그중 협회 등 유관기관은 사실상 남초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내에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험업계도 시대에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내 여성 파워는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책임자(과장)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이 55%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까지 책임자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이 약 40%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55%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주 40시간 근로제 시행을 통해 육아휴직 후 퇴직 대신 복직을 선택한 30~40대 워킹맘의 승진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은행도 올해초 단행한 상반기 인사에서 전체 지점장 승진자 77명 가운데 여성이 23명을 차지했다. 비율은 30%. 기업은행 역대 최다 비중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금융권 여성 비중은 절반에 다다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 여성 직원 비중은 48.2%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여성직원 비중은 각각 52.8%, 49.8%다. 하지만 금융권 여성 임원은 여전히 태부족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사 444곳의 여성 임원은 7.4%(358명)에 그쳤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다’고 평가받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조차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상무 이상의 여성 임원 수는 총 4명에 불과했다. 전체 임원 수가 1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고작 4%다. 심지어 전년 6.7%에 비해 2.7%가 줄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8월 사실상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지만, 금융사들의 준비는 아직도 미흡하다.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금융사는 이사진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금융권은 여성 임원 인재풀(pool)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과거 결혼 및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 단절이 누적되면서 마땅한 선발 인원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 임원 선발을 위해서는 중장기기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금융업계는 오랫동안 지속됐던 남성위주의 젠더 문화가 깔려 있고, 이를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해결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유럽연합(EU)과 OECD의 금융감독그룹처럼 내부보다는 외부 규제기관의 감독정책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전선형 기자 2021.07.12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최근 생명보험협회 내에서 신입사원들의 성비(性比)가 화제가 됐다. 올해 상반기 선발된 신입사원 총 5명의 신입사원 중 4명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가 출범한 이래 신입사원 중 여성 비중이 과반을 넘은 건 처음이다. 생명보험협회의 신입사원 선별방식이 올해 특별히 변한 건 아니다. 신입사원 선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미 블라인드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름이랑 출신은 보지 않고, 면접과 서류 전형 등 점수만을 두고 최종 선발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신입사원 중 여성 인재가 많았을 뿐 공정한 선발을 했다”고 설명한다.금융업계에서는 생명보험협회 사례를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보험업계는 금융권 중에서도 보수적인 집단이다. 그중 협회 등 유관기관은 사실상 남초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내에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험업계도 시대에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내 여성 파워는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책임자(과장)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이 55%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까지 책임자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이 약 40%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55%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주 40시간 근로제 시행을 통해 육아휴직 후 퇴직 대신 복직을 선택한 30~40대 워킹맘의 승진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은행도 올해초 단행한 상반기 인사에서 전체 지점장 승진자 77명 가운데 여성이 23명을 차지했다. 비율은 30%. 기업은행 역대 최다 비중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금융권 여성 비중은 절반에 다다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 여성 직원 비중은 48.2%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보험사의 여성직원 비중은 각각 52.8%, 49.8%다. 하지만 금융권 여성 임원은 여전히 태부족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사 444곳의 여성 임원은 7.4%(358명)에 그쳤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다’고 평가받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조차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상무 이상의 여성 임원 수는 총 4명에 불과했다. 전체 임원 수가 1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고작 4%다. 심지어 전년 6.7%에 비해 2.7%가 줄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8월 사실상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지만, 금융사들의 준비는 아직도 미흡하다.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금융사는 이사진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금융권은 여성 임원 인재풀(pool)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과거 결혼 및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 단절이 누적되면서 마땅한 선발 인원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 임원 선발을 위해서는 중장기기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금융업계는 오랫동안 지속됐던 남성위주의 젠더 문화가 깔려 있고, 이를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해결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유럽연합(EU)과 OECD의 금융감독그룹처럼 내부보다는 외부 규제기관의 감독정책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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