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근로시간, MZ말고 다른 세대 의견은요

  • 등록 2023-04-03 오전 12:05:00

    수정 2023-04-03 오전 12:05:0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모든 정책을 MZ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최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이 논란이 되자 이를 점검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말이다. 논란이 된 개편안을 내놨을 때도 정부는 MZ세대는 일을 몰아서 하고 몰아서 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정작 MZ세대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재점검에 들어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노동시간 제도의 개편 필요성, 개편안의 점검, 설득의 과정 모두가 MZ세대에 집중돼 있다. 기성세대가 아닌 젊은층의 의견을 듣겠다는 의도가 처음에는 바람직했지만, 모든 과정에 MZ가 반복되면서 갈수록 다른 세대는 소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MZ세대는 사전적 의미로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나이로 따지면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정도의 세월과 경험의 차이가 있는 세대를 한번에 아우른 말이다. 하지만 사회통념상의 의미는 ‘청년’, ‘2030’ 세대 정도를 지칭한다. 80년대 초반생들은 사전적 의미로 MZ세대에 속한다해서 본인이 MZ라고도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다른 2030세대도 끼워주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MZ세대’로 통칭되는 세대는 ‘Z세대’라 해도 무리가 없을듯하다.

그러다 보니 정책에서 ‘MZ세대의 의견을 듣는다’고 할 때 소외감을 느끼는 게 밀레니얼 세대다. MZ의 테두리에선 발언권이 없고 테두리 밖에선 포지션이 애매하다. 노동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의사 표시를 해야 하는 중간 관리자급인데도 말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해 온 장년층,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의견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사회 분위기에선 상대적 박탈감만 늘어날 뿐이다.

그렇다고 노동시간에 대한 의견이 세대별로 크게 다를 것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세대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하다는 얘기다. MZ세대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세대 간 인식차, 갈등만 더 부각되는 부작용도 있다.

높은 집값, 초저출산 등 우리나라에 당면한 다른 문제들은 기성세대보다는 MZ세대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맞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상황에 직면한 세대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강조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노동시간에 있어서는 MZ세대에 국한하기보다는 세대와 성별, 고용형태와 사업장별 다양한 여론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지금도 다른 나라보다 오래 일하는 나라다. 이번 근로시간 개편안 논란을 보도한 외신들은 △한국인은 1년에 평균 1915시간을 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16시간을 크게 넘는다 △다른 국가들이 주 4일 근무를 논의할때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에는 극심한 노동으로 심부전이나 뇌졸중으로 급사하는 과로사가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해외에서 보는 한국의 노동환경에 대한 시각이고, 이 문제를 대하는 인식은 MZ세대나 비(非) MZ세대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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