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28일 미국 연준(Fed)이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 했을 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며 위기 대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당시 1300원 수준에 머물던 환율은 이후 폭등하기 시작했다. 환율이 1200원에서 1300원 가는 데는 6개월 보름이 걸렸지만 1300원에서 1400원 가는 데는 두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그제 긴급 대응에 나서 채권시장에 5조원을 투입하고 증시안정펀드도 재가동하기로 했지만 뒷북 대응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긴축은 우리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지만 통화 스와프와 무역수지 문제는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이 가능하다.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IRA)도 문제지만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는데 통화 스와프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이 실망스럽다. 수출산업의 전면적 재정비를 통해 무역수지를 다시 흑자 구조로 되돌리는 작업도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