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빛바랜 일자리 풍년, 성장없는 고용은 사상누각이다

  • 등록 2022-08-11 오전 5:00:00

    수정 2022-08-11 오전 5:00:00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불황 속에 일자리가 풍년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2847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2만6000명 늘었다. 7월 기준으로 취업자 수는 역대 최대이며 증가폭은 2000년(103만명) 이후 22년만에 최대다. 실업률은 2.9%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졌고 고용률(15세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2.9%로 1.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고용률은 월별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2년 이후 7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동기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82만 6000명)은 직전 5년간(2016년 7~2021년 7월)증가폭(88만 3000명)과 거의 맞먹는다. 올들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1~2월 100만명 선을 넘었으며 이후 완만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80만명 선을 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일자리 수가 23만 4000개(6월 기준)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이런 일자리 풍년이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취업자 수 증가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47만9000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고령층 일자리는 정부가 예산으로 만든 것이 주류여서 예산이 끊기면 사라지는 것이 많다. 게다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영향으로 기업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최근의 고용 호조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일자리가 급증한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고용이 향후에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도 4분기부터 고용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일자리 증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는 성장 잠재력 확충 노력을 강화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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