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속도 조절의 배경은 미국의 인플레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CPI)는 인플레 국면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세(-0.1%)를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두어 번의 금리인상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파월 의장 발언과 물가 상황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금리 정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향후 베이비 스텝으로 2회 추가인상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상반기 안에 상단을 기준으로 5.25%에서 금리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럼에도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수출(-5.8%)과 민간소비(-0.4%)가 감소세를 보이며 역성장(-0.4%)했다. 올 들어 1월에는 수출 감소율이 16.6%로 확대되고 무역수지도 126억 9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적자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역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는 연쇄 도산 위험이 커지고 있고 IT업계에는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예측 기관들은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격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누적효과로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이제는 경기 방어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