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재연장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금융당국이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이다. 당시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감이 워낙 커 음식점과 유흥업소 등의 손님이 10분의1 수준으로 격감했던 때다. 방역당국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휴·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긴급 구호조치가 필요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경제상황 악화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올들어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이 계속 늘고 있어 연쇄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당국은 그래서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주의 대출금을 대폭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과 정상 여신이지만 고금리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 대한 저금리대환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9월말 종료에 대비해 2중의 안전판을 도입했음에도 연장·유예 조치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의 중복이다. 당장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더 큰 불씨를 만들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