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이룬 ‘용진이형’ 꿈…신세계, 랜더스 우승으로 ‘본업’도 탄력

SSG 랜더스,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반신반의’하던 야구단 인수…2년 만에 최고 성적 내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통해…인천 연고 구단 최다관중
신세계 “랜더스를 중심으로 스벅·이마트 등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 기대”
  • 등록 2022-10-06 오전 5:30:00

    수정 2022-10-06 오전 8:31:5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프로야구단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야구에 진심’을 보였던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우승을 발판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효과 뿐만 아니라 2027년 ‘인천 청라 돔 야구장’ 건립 등 야구와 연계한 유통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열린 정규시즌 우승 행사에서 SSG 구단주인 정용진(오른쪽) 신세계 그룹 부회장과 주장 한유섬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반신반의 야구단 인수…‘1년 만에 흑자, 2년 만에 우승’

SSG 랜더스는 지난 4일 2위였던 LG 트윈스가 패배하면서 남은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2022년 KBO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사상 최초로 시즌 개막일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달성해 의미를 더했다.

랜더스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신인 SK 와이번스가 지난 2010년 1위에 오른 이후 12년 만이다. 와이번스 시절까지 합하면 2007, 2008, 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정 부회장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구부능선 넘었다. 가즈아 랜더스. 언제나 너의 곁에 있을께”라고 기쁨을 나타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월 SK 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키로 발표한 것은 그야말로 ‘깜짝 뉴스’였다. 구단 수뇌부 아무도 몰랐으며 정 부회장의 지시로 속전속결로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국내 프로야구단은 네이밍 스폰서를 받아 구단비를 충당하는 야구 전문 기업 ‘서울(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모두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다. ‘SK도 손을 떼는 마당에 돈 먹는 하마를 왜 인수하느냐’는 시선이 그룹 안팎으로 팽배했다.

지난 5월 정용진(왼쪽에서 두 번째)이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어린이날 기념 ‘스타워즈’ 굿즈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SSG닷컴)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단 인수 직후 정식 유니폼도 나오지 않았던 때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2년 동안 활약한 팀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을 국내에 복귀시켰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연이어 실행하면서 구단 인수 시 약속했던 ‘아낌 없는 투자’를 이행했고 올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실제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한 각종 발언 때문에 ‘안티’도 많이 형성돼 있지만, 야구팬들에게는 ‘용진이형’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최고의 구단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인천 홈 경기를 거의 ‘직관(직접관람)’하고 선수들에게 명함과 사원증, 스타벅스 전 지점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지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건 몰라도 정용진이 야구에는 ‘찐’이다”라는 평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SSG 랜더스는 막대한 투자에도 효율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은 운영 첫 해인 작년 매출액 392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 관중입장 제한으로 매출액은 예년 수준은 아니었지만 경기 진행비용 등을 줄이면서 2018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관중수도 급증해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삼미·청보·태평양·현대·SK) 최초로 10월 현재 한 시즌 최다 관중수(약 98만명) 기록을 깼다.

‘명문 구단’ 초석…스타필드 청라·돔구장 속도 불붙을듯

랜더스의 우승은 프로스포츠 한 종목의 우승을 넘어 신세계그룹에도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인 랜더스 필드에는 노브랜드버거와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다. 올해 홈 구장 입장객이 100만명에 이르면서 두 매장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랜더스의 성공을 통해 신세계그룹이 기대하는 것은 소위 ‘신세계 유니버스’의 확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야구단을 통해 현재의 신세계 고객충성도는 더욱 높이고 잠재고객이 신세계·이마트·스타벅스·SSG 등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브랜드와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통업은 결국 고객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랜더스는 결국 많은 고객들을 신세계 유니버스로 유입시키는 마중물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고지인 인천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는 ‘명문 구단’으로 가는 초석을 닦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시민과 야구팬들의 숙원 사업인 인천 ‘청라 돔 야구장’ 건립에 속도가 더욱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2027년을 목표로 인천 서구 청라신도시 일대에 16만5000㎡(약 5만평) 규모의 ‘스타필드 청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 지하 3층~지상 6층, 2만석 규모로 랜더스의 홈 청라돔도 짓는다. 청라돔은 프로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K팝 및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 대회 및 각종 전시장으로 활용 가능한 수도권 서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천지역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배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KBO리그는 구단주가 관심을 얼마나 갖고 지원하는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SSG 랜더스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모회사인 유통사업과의 시너지까지 창출하면서 구단의 성적이 그룹 다른 계열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랜더스도 장기적으로 명문구단으로 발돋움 하려면 단순히 우승 횟수만을 늘릴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호흡하면서 구단 가치와 철학을 잘 구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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