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엔데믹 시험대 맞이한 이커머스

  • 등록 2022-04-25 오전 6:00:00

    수정 2022-04-2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소비자생활부장] 우리는 지금 2년여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길목에 서 있다.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사실상 일상 회복을 위한 첫 관문이 열린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배달’을 앞세운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이 대표적이다. 배달 수요 급증에 택시기사들 마저 배달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사를 구하지 못한 택시회사들이 택시를 내다 파는 풍경도 벌어졌다. 완성된 음식 배달 못지않게 고기·야채 등 신선식품뿐 아니라 생활 용품 배송 시장도 급성장했다.

배달 수요 급증은 “보다 빠르게, 보다 신선하게”라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Delivery,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마지막 단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대형 이커머스업체뿐 아니라 정육각 등 버티컬 이커머스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라스트 마일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11번가 등이 연이어 기업공개를 추진할 정도로 국내 배송 시장은 격동기를 맞았다.

이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선 쿠팡은 지난해 약 22조 2000억원(전년대비 54%↑) 규모의 매출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엔 시장 장악을 위해 숨가쁘게 풀필먼트와 같은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에 수조원을 쏟아 부은 영향이 가장 크다. 마켓컬리, SSG닷컴 등도 수도권을 넘어 지방까지 물류센터 투자에 집중하면서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은 엔데믹과 맞물리며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말까지 12조원 규모(교보증권 추정)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벽배송 시장에서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과 BGF의 헬로네이처가 사회적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점에 서비스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두 회사 모두 더욱 격화되는 경쟁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새벽배송은 재고 관리 비용뿐 아니라 배송 인건비가 주간보다 2배 정도 들기 때문에 비용 자체가 다른 서비스보다 많이 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엔데믹을 맞이하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행보도 엇갈린다.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롯데온과 BGF 등이 경쟁심화에 따른 도태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사업을 접었다면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은 판을 더 키우려는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마켓컬리가 되레 샛별배송 서비스를 전담하는 배송 솔루션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물류사업을 더 확장하겠다고 밝힌게 대표적이다. 쿠팡 역시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패션 카테고리 강화와 쿠팡이츠 수수료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전문 물류기업 ‘팀프레시’와 협업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티몬과 같이 차별화된 서비스에 나서는 이커머스 기업의 도전도 눈여겨볼만하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급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은 엔데믹을 맞아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욱 진보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글로벌 빗장이 풀리면서 해외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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