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환율 쏠림현상시 외환보유액 줄어도 개입한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 백브리핑
9월말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감소…4167.7억달러 수준
  • 등록 2022-10-06 오전 6:00:00

    수정 2022-10-06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9월 한 달 새 196억6000만달러 감소해 역대 두 번째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6일 밝혔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백브리핑을 통해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며 “외환보유액이 줄어들더라도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거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돼 환율이 오를 경우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환보유액은 최근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활용하기 위해 비축한 것”이라며 “저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9월 외환보유액은 언제 이후 최대 감소했나.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으로 감소했다. 당시에는 274억달러 정도 줄었다. 다만 금융위기때 감소율에 비해선 적다. 당시엔 월간 감소액이 70억~80억달러에 달했다. 최근에는 40억~50억달러 규모로 감소폭이 적다.

-왜 갑자기 외환보유액 관련 백브리핑을 하게 됐나.

△상대적으로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컸다.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설명하게 됐다.

-올 들어 미국 국채 매도폭이 커졌다. 이 역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위한 실탄 마련이라고 볼 수 있나.

△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환보유액을 써서 환율 방어에 성공했다고 보나.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특정 환율 (레벨)을 타깃하지 않는다. 국내 외환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있고 시장 기대가 한쪽 방향으로 쏠려 있을 때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개입을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시장 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단순히 환율 수준이나 상승폭을 갖고 실효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 후 쏠림 현상은 완화됐나.

△ 개입은 시장이 질서 있게 작동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외환을 사고 파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고 이를 통해 수출입 업체들이 결제가 원활해졌다. 실물 경기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줬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었다.

-9월에 특히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컸다고 보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쏠림 현상은 실시간 상황이나 매물량을 보면서 판단한다. 그런 점에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최근 환율 상승 기대가 있으면서 수입업체에서 조금 당겨서 외환을 매입하고 수출업체에선 조금 더 달러를 늦춰서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개입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의미가 있었다.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0월에도 쏠림이 나타나면 개입할 것인가.

△ 쏠림 현상은 환율 기대가 한쪽 방향으로 발생하게 되면 나타난다. 반대 방향으로 갈 때도 한쪽으로 몰릴 수 있고 이런 쏠림에 대해서도 완화 조치는 분명히 할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최근과 같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 활용하기 위해 비축한 것이다. 한은과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과거 가장 큰 폭의 감소가 있었던 시기(2008년 10월)와 비교해 두 배가 많다. 충분한 규모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은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하루 10원 이상 장중 환율을 끌어내린 경우를 보면 질서 있는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라서 개입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쏠림만 없다면 레벨도 개의치 않는 것인가.

△ 경제 펀더멘털과 어긋나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이 가도록 하는 것도 저희의 목적이다. 펀더멘털에 맞는 수준이 돼야 외환시장 가격 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펀더멘털에서 벗어난다면 개입이 필요하다. 글로벌 현상이고 우리나라 고유의 요인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

-한은은 한 달 기준으로 일본은행의 단기간 개입과 비슷한 규모로 개입했다. 고강도 일본은행 방식보다 지금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목적이 다르다. 일본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유동성이 훨씬 크고 쏠림이 적다. 다만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다고 판단해 고강도 정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 대비 상대적으로 외환시장 깊이와 넓이가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쏠림이 더 나타날 수 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면서 스무스하게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시장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고 이 경우 중앙은행이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 개입 방식이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40%대로 높은 상황인데 이런 속도라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국가 신인도에 문제가 없는지, 금융위기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말해달라.

△ 2008년과는 크게 다르다. 신용등급도 일본보다 높은 최고 수준에 근접해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적정 비율 100~150% 기준은 신흥국 기준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적정 수준인가.

△IMF 적정비율 기준은 신흥국 기준이 맞다. 우리나라처럼 큰 규모의 선진국의 경우 그 기준이 적절하다고 보진 않는다. IMF에서도 결코 외환보유액을 더 쌓으라고 추천하지 않는다. 그 기준이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포뮬러(공식)이기에 그렇게 나온 것 같다. 우리나라와 규모가 비슷한 대규모 선진국은 외환보유액이 아주 적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로는 선진국이지만 금융시장은 아직 신흥국 아닌가. 외환보유액은 어느 정도 수준이 적절한가.

△ 외환보유액의 적절성은 단기적 충격이 있을 때 충분한 규모의 예비적 외환을 보유했는지로 따지는데 이에 적절하다고 본다. IMF는 나라는 선진국, 신흥국, 개발도상국으로 세 가지로 구분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게 신흥국 100~150% 기준인데 2014년 페이퍼를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신흥국 경계에 있다고 한다. 다만 2014년 페이퍼는 2012년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당시엔 금융위기 충격도 받았고 순대외채권국가도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으로 변신했고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민간이 보유한 외화자산도 많다. 공적 부문에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식에 의해서 도출해서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외환보유액을 장부가액으로 작성한다. 시가 평가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외환보유액은 적정한지 궁금하다.

△ 각국마다 상황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작성할 때 원가 또는 시장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클 경우 이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별도의 IMF 권고 사항은 없다. 일반 기업은 시가 평가를 하는데 한은은 도산 우려 등이 없기 때문에 원가법을 채택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 세계 8위로 한 단계 올라갔다. 2014년부터 우리나라는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7%가 대외자산이다. 외환보유액이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달 말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동일 신용등급 국가에 비해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가 한달새 197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도 같이 고려해서 평가한 것인가.

△피치가 지난달에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보를 갖고 그렇게 평가했는지는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한 두 달의 개입을 갖고 ‘견실하다’는 평가가 ‘위험하다’로 바뀌진 않을 것이다.

-일정 기간 외환보유액이 일정 비중 이상으로 감소하면 외환위기라는 국제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위기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할지 어렵다. 원화가 큰 폭으로 절하된 것은 우리 고유의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 달러 강세 요인이다. 환율 움직임만 갖고 외환위기라고 말하기 어렵다. 외환보유액 많이 썼지만 일본은행은 며칠 만에 200억달러 상당의 시장 개입을 했다. 8월 중만 보더라도 다른 나라도 크게 외환보유액이 줄었다.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별로 적절 해보이지 않는다.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은 왜 줄었나.

△예치금은 외환지급 준비금이다. 은행들이 외화 예수금에 대해 한은에 지준예치금을 맡기는 것이다. 9월중 외화예금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 만큼 변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외화예치금은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방어에 나설 의향이 있는가.

△ 4000억달러가 기준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한 규모로 외환보유액을 쌓고 있고 외환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 연간으론 경상수지는 흑자이고 펀더멘털 감안시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

-연준과 계약한 FIMA(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하는 것)를 사용할 계획이 있나.

△ 외환보유액과 시장 상황을 감안해 결정할 내용이다. 연준은 미국 국채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고 해외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도하면서 시장 불안을 가속화할 경우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FIMA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 시장은 현재 원활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시장 교란이 있다면 연준과 협의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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